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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서 가장 재미있는 88가지 심리실험 - 자기계발편 ㅣ 세상에서 가장 재미있는 심리실험
나이토 요시히토 지음, 주노 그림, 서수지 옮김 / 사람과나무사이 / 2020년 8월
평점 :
여러분들은 혹시 "행동 경제학(Behavioral Economics)" 이라고 들어보신 적이 있나요? 합리적으로 사고하는 이성적인 인간상에 기반한 전통적인 경제학에 반해, 진화 경제학, 행동 경제학, 행복 경제학 등 수 많은 비주류 경제학들이 있답니다.
그 중에서도 심리학과 경제학의 중첩된 부분을 다루는 '행동 경제학'은 지난 30여년 동안 굳건한 이론 체계를 갖추고, 전통 경제학에서 설명할 수 없는 인간의 경제 행위들을 심리학 이론을 적용하여 설명해 오고 있습니다. '마음이 경제를 움직인다' 바로 이것이 행동경제학의 모토가 되겠습니다.
어떤 행동을 취할 떄 그 배경에는 반드시 감정, 생각, 애착 등의 다양한 심리상태가 존재하고, 우리는 만족을 높이거나 불안을 낮추기 위해 생각하고 판단하며, 실행으로 연결하게 되는 것이죠.

오늘 소개해 드릴 <세상에서 가장 재미있는 88가지 심리실험>에서는 소비심리를 포함한 인간의 다양한 심리현상을 총6장의 상황으로 나누고, 88가지의 실험과 연구 결과로 재미있게 엮어내고 있습니다.
특히 사회심리학자로서 지금까지 저자가 읽은 논문 중에 특별히 재미있고, 신기해서 눈길이 가고 완전히 몰입했던 연구를 심사숙고하여 선택했을 만큼 본서의 88가지의 심리실험은 '재미있는 심리학책'이라는 기획의도에도 맞게 잘 정리되어 있는 듯 합니다.
몇 가지 기억에 남는 심리실험을 소개해 봅니다.
- 잘나가는 사람일수록 가벼운 가방을 든다고 ? ('무거운 배낭메고, 언덕 각도 예측하기' 실험)
- 가게 매출을 올리고 싶다면 '라벤더 향기'를 활용하라. ('향기가 가게 매출에 미치는 영향 측정' 실험)
- 매출을 올리려면 소비자의 '게으른 속성'을 활용하라. ('고객의 소비행동 메커니즘' 실험)
- 날씨가 맑고, 화창한 날에는 주가가 상승한다는데? ('날씨와 주가의 상관관계 연구')
- 남성이 여성을 볼 때 '전신'에, 여성이 남성을 볼때 '얼굴'에 주목하는 이유 ('남성과 여성이 각각 이성의 외모 중 집중하는 부위 측정' 실험)
- 경제적으로 부유할수록 자식을 적게 낳고, 경제적으로 쪼들릴수록 많이 낳는 이유는? ('경제력과 출산률의 상관관계' 연구)
- 후보자의 '얼굴'만으로 당선 여부를 68.8% 예측할 수 있다고? ('외모와 당선율의 상관관계' 연구)
- 범죄 현장을 목격해도 못 본 척 넘어가는 인간의 '방관심리'는 왜 생겨날까? ('범죄의 경중에 따른 심리변화' 연구)
- 인간은 왜 인구 밀집도가 높아질수록 더 차갑고 불친절해질까? ('인구밀집도와 친절도의 상관관계' 연구)
- 사회가 불안하고 범죄율이 높을수록 이혼율이 낮아지는 까닭은? ('테러와 이혼율의 상관관계' 연구)
- 10대의 결혼과 출산이 사회에 전혀 해롭지 않고, 오히려 도움이 되는 심리학적 이유는? ('10대의 결혼 경험에 대한 자기 평가 조사')
- 밤이 늦을수록 바에서 술 마시는 남자의 눈에 상대여자가 매력적으로 보이는 까닭은? ('바에서 술마시는 남성의 시간대별 여성의 아름다움 평가조사)
- '따돌림'이 집단 유지와 발전에 긍정적인 역할을 한다는게 사실일까? ('조직내 따돌림이 갖는 긍정성에 관한 연구')
- 하얀색 셔츠를 입으면 호감도가 상승한다고? ('흰색 옷에 대한 대중의 호감도 연구')
- 낮보다 밤에 구경꾼의 '야유' 행동이 많아지는 까닭은 ? ('구경꾼의 야유 행동 연구')
- 반려견은 개 주인을 닮아갈까, 아니면 개 주인이 애초 자신을 닮은 개를 선택할까? ('사진만으로 개 주인과 반려견 짝 맞추기' 실험)
88개 각각의 심리실험의 경우 대략 3~4페이지 분량의 짦은 에세이 형식으로 하나의 실험의 소개와 결과 그리고 저자의 코멘트로 정리를 하기 때문에 읽고, 이해하기 쉽게 구성이 되어 있습니다.
먼저 '실험을 소개하는 부분'은 눈에 잘 띄게 컬러풀하게 간단 명료하게 정리하고 있습니다. 예컨데, 개 주인과 반려견 짝 맞추기 실험의 경우, 캘리포니아 주립대 마이클 M.로이 교수의 '사진만으로 개 주인과 반려견 짝 맞추기 실험'이라는 제목 아래, 반려견을 기르는 45명과 그들의 반려견 45마리의 사진을 무작위로 뒤섞은 다음 남여(남 21명, 여24명, 평균연령 36세)에게 보여주고 주인과 반려견을 짝지어보라고 요청을 합니다.
'실험결과와 저자의 코멘트'는 이어지는 2~3페이지에 걸쳐 자세하게 정리해 주고 있습니다. 그나저나 주인과 반려견 짝 맞추기 실험의 결과는 어떻게 되었을까요?
반려견이 순종일때 25쌍 중 16쌍이 정확히 짝지은 결과, 64%의 정답률을 보였습니다. 이에 반해 순종이 아닐 경우, 20쌍중 7쌍으로 저조한 성격을 보였습니다. 이 경우 정답률은 35% 입니다.
연구진은 주인은 자신과 닮은 반려견에 무의식적으로 마음이 끌려 입양 절차를 거쳐 한 식구로 발아들인다는 해석을 내립니다. 이는 '주인이 본래 자신을 닮은 개를 반려견으로 선택한다'는 뜻을 내포합니다. 일반적인 경로, 즉 돈을 내고 분양 받은 경우는 대부분 자신과 닮은 강아지를 고른다는 의미입니다.
왜 이런 현상이 나타날까요? 저자에 의하면 인간이 세상에서 가장 사랑하는 '자기애(自己愛)'에서 해답을 찾고 있습니다. '인간은 자신을 가장 사랑한다'는 심리 매커니즘에서 비롯된 자기애에 따라 자신도 모르게 자신과 가장 닮은 강아지를 선택한다는 것이 결론입니다.
일반인들의 통념을 깨거나 전혀 생각지도 못했던 다양한 심리실험들이 곳곳에 포진되어 있어 정신없이 완독했습니다. 특히, 심리실험의 결과를 과학적으로 뒷받침해주는 유수의 대학 실험 논문 출처가 함께 수록되어 있어, 좀 더 깊이를 더하고 싶은 분들에게 큰 도움이 되리라 생각합니다.
관심있는 많은 분들의 일독을 권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