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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X 코드 - 디즈니와 넷플릭스 디지털 혁신의 비밀
강정우 지음 / 시크릿하우스 / 2020년 9월
평점 :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될 전망을 보이는 가운데, 코로나 이후 즉,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산업 패러다임 변화에 대한 대응 차원에서 다양한 예측과 대응을 준비하는 기업들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그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전략이 바로 비대면 디지털 기술을 통한 전사적 차원의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Digital Transforamtion; DX)' 입니다.
아시다시피 코로나로 인해 집콕 생활이 늘어나면서 집에서 즐길 수 있는 볼거리와 먹을 거리 관련 산업이 호황을 누리고 있습니다. 그 중 총 구독자수 1억 8300만 명에 달하는 세계 1위 OTT 미디어 기업인 '넷플릭스(Netflix)'의 상승세가 심상치 않아 보입니다. 올 1월 ~3월까지 유료 구독자수가 1600만명이 늘었다고 하니 가히 폭발적인 성장세가 아닐 수 없습니다.

오늘 소개해 드리는 <DX 코드 : 디즈니와 넷플릭스 디지털 혁신의 비밀>에서는 스트리밍 서비스의 최강자인'넷플릭스'와 그 아성에 도전하는 디지털 엔터테인먼트의 오랜 강자 '디즈니'의 성공 전략을 디지털 혁신이라는 키워드로 읽어내고 있습니다.
2010년 초반부터 CRM이나 ERP의 분석 고도화나 모바일 타깃 마케팅이라는 고도화된 경영 전략 쯤으로 여겨지던 '디지털 혁신'은 2016년 구글딥마인드의 알파고로 대변되는 인공지능 및 클라우드 인프라와 데이터 과학(Data Science) 그리고 IoT, SNS를 통한 빅데이터 수집과 분석 기술이 정교화 되면서 '디지털 전환(Digital Transformation)'이라는 좀 더 고차원의 전사적 경영 전략으로 바뀌어, 4차 산업혁명을 관통하는 기업의 최대 화두로 부상하게 되었습니다.
영화라는 디지털 콘텐츠와 소비자 행동 및 선호도에 대한 면밀한 빅데이터 분석으로 무장한 넷플릭스는 웹과 앱상의 데이터로 고객 취향을 예측하고, 데이터로 행동하는 순수 디지털 기업으로 혁신해왔습니다.
한편 디즈니의 경우, 지난 90여년간 오프라인 상의 고객 행동과 요구사항을 항상 최신의 기술로 소화해 온 기업이라 할 수 있답니다. 이제 그 토대위에 넷플릭스가 독식하다시피한 스트리밍 사업을 구축하여 명실상부 온, 오프라인에 걸친 디지털 혁신을 선도하고 있습니다.
넷플릭스 디지털 혁신의 비밀 중 하나로 저자는 '일대일 개인화'를 꼽습니다. 인공지능을 통해 빅데이터를 학습하여 나온 결과물인 '개인화'와 '고객 맞춤형 서비스'는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시대의 많은 기업의 워너비로 자리 잡고 있지요. '데이터 과학을 통한 세분화'를 통해 넷플릭스는 고도화된 고객 개인화 서비스를 완성할 수 있었습니다.
보유한 콘텐츠를 장르, 길이, 완결도, 분위기 등의 변수를 통해 1,000개 이상의 분류법으로 구분하고, 세분화된 특징들의 조합을 통해 77,000여개의 마이크로 장르를 만들어내게 됩니다. 여기에 '고객 취향 분석결과'까지 더한 추천 알고리즘을 통해 추천된 영화는 제 아무리 까다로운 취향의 고객이라해도 75~80%의 긍정적 반응을 보이게 됩니다.
이것은 바로 "어떻게 하면 고객의 취향을 100% 읽어 낼 수 있을까?"라는 질문에 대한 넷플릭스의 끊임없는 질문에 대한 답일뿐 아니라 '"고객이 즐길 수 있는 영화라면 무슨 수를 써서라도(직접 만들어서라도) 찾아준다" 고객 집착주의의 결과로 평가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에 반해 디즈니의 디지털 혁신의 핵심은 '스토리텔링'이라 할 수 있답니다. 넷플릭스가 고객 자신도 잘 모르는 고객 취향에 관한 물음에 천착하는 반면, 디즈니는 사람들에게 감동을 주는 '스토리'에 목을 맵니다. 만약 많은 사람들에게 영감과 감동을 주는 스토리텔링을 기계(인공지능)가 자동으로 수행할 수 있다면... 혹은 적어도 훌륭한 작가의 역량을 보완해 줄 수만 있다면... 이것이 디즈니의 디지털 엔터테인먼트 기술의 요체입니다.
훌륭한 스토리텔링이 곧 흥행으로 직결되고, 이런 창의적 영역에 재능있는 극작가가 소수라는 점을 고려하면, 디즈니의 이러한 발상은 충분히 공감이 간다 하겠습니다. 그리고 놀랍게도 실제로 이러한 시도는 진행 중에 있습니다.
2015부터 2017년까지 디즈니 리서치에서 데이터 과학자로 근무한 '보양 리'의 증언이 이 사실을 뒷받침해 줍니다.
"스토리는 정말 강력한 커뮤니케이션 수단이자 창의력의 징표이고, 시대에 구애받지 않는 엔터테인먼트 분야다. 디즈니에서 내가 하는 일은 바로 지능화된 기계가 스토리를 이해하고, 창작하며, 양방향의 대화를 적절히 관리하고, 스토리에 적절히 반응하도록 하는 것이다. 우리가 '스토리'라고 부르는 복잡한 대상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인공지능 기술을 혼합 활용해 '의미(meaning)'라는 것을 바닥에서부터 다져 만들어내야 한다." (p.131)
또한 대화형 인공지능 기반의 스토리텔링 구상은 단순히 텍스트 전달에 그치지 않고, 온, 오프라인을 막론하고, 고객과 이야기를 나누고, 서로 공감하고, 소통하는 가상의 에이전트를 구축하는데 이르게 됩니다.이 가상 에이전트가 '로봇'이 되었건 '모바일'이 되었건 요즘 유행하는 '챗봇(가상비서)'이 되었건 고객과의 접점의 형태는 다양해지리라 생각합니다.
"천둥의 신 토르에 나온 주인공의 몸무게는 얼마일까?", "최초의 디즈니 테마파크가 있는 곳은 어디야?", "역사상 가장 흥행에 성공한 디즈니 애니메이션 영화의 주인공 이름은 뭐야?" 등과 같은 다채로운 질문에 대해 데이터 분석과 고차원의 인공지능 QA엔진기술 (그래프 DB 혹은 지식 그래프 기술)이 총망라 되어 활용되고 있음 또한 기억할 필요가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넷플릭스와 디즈니로 대변되는 스트리밍 전쟁에서 저자가 읽어낸 DX코드를 아래와 같이 간단히 정리해 봅니다.
1. 혁신적 비즈니스를 위해서는 디지털 의 힘을 활용해 재화와 서비스 공급의 한계 비용을 획기적으로 떨어뜨려라.
2. 데이터 기반의 '측정과 계산이 가능한 사업'으로 바꿔 체질 개선하라.
3. 데이터를 넘은 눈동이 효과를 설계하라.
4. '가격 인상'을 통한 수익 제고를 노려라.
5. 다양하고 누적적인 수익원을 구축하라.
6. 너무 오래 관망한다면 자칫 자신이 혁신의 대상이 될 수 있다.
7. '친숙함'과 '기대 밖의 놀라움'의 조합이야말로 디지털 혁신의 고객 감동 포인트다.
8. 기술을 친구로 삼되, 친구를 사귀는 안목을 높여라.
9. 그러나 기술도 기업의 소명 아래에 있다.
최근 비대면 경쟁 환경에서 가장 각광받고 있는 미디어 거인들의 스트리밍 전쟁을 통해, 이 시대 기업의 최대 화두인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DX)'의 진가를 확인하고자 하는 분들의 일독을 기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