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자도생 사회 - 어설픈 책임 대신 내 행복 채우는 저성장 시대의 대표 생존 키워드
전영수 지음 / 블랙피쉬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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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급격한 경제, 사회적 변화를 통칭하는 용어가 하나 있습니다. 바로 "뉴노멀(New Normal)" 이 그것이며, 특징으로 저성장, 저금리, 고위험, 소비위축, 규제강화, 미국시장의 영향력 감소 등을 주요 흐름으로 꼽고 있답니다.

이는 전 세계적인 문제이기에 앞서 바로 지금 한국의 현실을 규정하는 단어가 아닐까 합니다. 특히, '코로나 사태'를 겪고 있는 지금 시점에서 좀 더 깊은 '뉴노멀'의 구렁텅이로 빠져 들고 있다는 전문가들의 지적이 나오는 것도 무리는 아닐 겁니다. 대표적으로 대면접촉을 꺼리게 되니 자연히 모든 산업에서 오프라인 소비와 생산이 위축되고, 결국 더블딥이라는 경제 침체기에 접어들었다는 분석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입니다.

특히 저출산, 고령인구 급증의 급격한 인구구조 변화를 겪고 있는 우리나라의 경우, 성장은 커녕 국가 생존마저도 위태로울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는 요즘입니다.

그렇다면 이런 '저성장, 고위험 사회' 문제에 직면한 우리들의 생존 키워드는 무엇이 되어야 할까요?


오늘 소개해 드릴 <각자도생 사회>의 저자 '전영수' 교수는 서문을 통해 이렇게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경제 성장률조차 2%대가 고작인 저성장이 고착화됐다. 이제 미래 소득을 당겨와 부양할 가족을 구성한다는 위험을 굳이 현실화할 근거는 줄어 들었다. 혼자도 힘든 판에 결혼과 출산은 어림없다. 기존 가족도 저성장 앞에서 가족 기능의 재구성에 돌입할 수 밖에 없으며.. 맞벌이로의 안착은 아빠다움, 엄마다움이 아닌 개별 멤버의 평등한 질서를 요구한다. 전통 역할이 붕괴되니 가족 구성원은 각각 스스로 행복해지는 방식을 찾아 나선다." (p.9)

기존 연공서열에 따른 안정적인 소득의 증가와 직급의 상승이 뒷받침해왔던 전통 가족 구성원의 안정적 결합은 해체돼고 분해되고 있다는 지적입니다. 모든 변화의 근저에 자리하는 "저성장"과 "고위험" 이라는 특징은 기업으로 하여금 기존 연공서열적 조직체계를 다양한 방식으로 바꿔놓았으며, 가족 내부의 복지 공급을 도맡았던 고용 안정성이 경제불황과 함께 무너지게 되니 자연히 생존을 위한 가족 구성형태 또한 '동거'나 '1인 가구'을 포함한 기존과는 전혀 다른 형태로 나타나게 되었으며, 결혼과 출산 포기는 하나의 문화현상으로 받아들여지게 되었습니다.

저성장 시대는 세대를 불문하고, 무거운 책임에서 벗어나고 싶은 대한민국의 청년, 중년 그리고 노년의 삶을 각자도생이라는 키워드로 규정하고 있습니다.

즉, 연애, 결혼 그리고 출산을 거부하는 신 청년, 아이 양육과 희생을 거부하는 싱글족과 엄마, 아빠의 고정된 성역할에서 탈피하여 자신의 행복을 찾아 제2의 인생을 시작하려는 신 중년 그리고 늘어난 수명만큼이나 새로운 도전으로 무장한 신 노년에 이르기까지 정통적인 생애 흐름을 거부하고, 자신만의 각자도생의 방식으로 그들만의 행복을 추구하는 '1인분 책임 사회'의 등장을 이야기합니다.

본래 '각자도생'이라 하면 어감에서 풍겨나듯 이기적이며, 배타적인 부정적인 뜻으로 사용되고 있습니다만, 저자가 제시하는 '각자도생'은 스스로 본인을 챙겨 불행의 불씨에서 삶을 지켜내는 전략으로 해석되어, 본인만 살겠다는 이기성의 발로가 아닌 긍정적이고 능동적인 삶의 모습이라 생각됩니다. 가족 구성원 각자가 잘 살아나가는 것이야말로 궁극적으로 가족을 그리고 사회 공동체를 지켜내는 이타성의 실현이기 때문일 겁니다.

"앞으로 더 많은 한국인이 스스로 노후를 책임지는 각자도생의 길로 빠질 것이다!" 라던 '로버트 머튼(노벨경제학상 수상자) 교수'의 일성(一聲)이 귓가에 맴돕니다.

많은 분들의 일독을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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