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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한국경제 대전망
이근 외 지음 / 21세기북스 / 2019년 11월
평점 :

매년 연말을 즈음해서 가깝게는 2~3년, 멀게는 10년 이상의 거시적 미래 비전을 제시하는 트렌드 서적들이 서점가를 장식합니다. 특히 최근들어 '불확실성'이라는 악재에 직면한 세계 경제와 한국 경제를 전망하는 서적들이 많이 나오고 있지요.
오늘 소개해 드리는 <2020 한국경제 대전망> 또한 그러한 트렌드 서적 중 하나입니다. 특히 본서는 2017년 부터 올해까지 한국 경제와 이를 둘러싼 대내외적 변수들을 다양한 각도에서 조망하여, 가급적 주관적 서술은 최대한 배제하고 객관적 사실 중심으로 전개되고 있다는 점이 특징입니다.
우선 '2018년 한국경제'의 키워드가 '외화내빈' 이었고, 올해 2019년은 '내우외환' 이었다면, 내년 2020년의 키워드는 '오리무중 속의 고군분투'로 지정하고 있습니다.
2019년은 한국 경제는 단연 미중 갈등과 투자 부진 그리고 잠재성장률 하락 등 안팎으로 어려운 상황이었습니다. 여기에 최근 불거진 한일 경제 갈등 또한 불확실성에 한 몫하고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이러한 불확실성이 내년으로 이어져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저자들은 분석하고 있습니다. 2년 넘게 지속되다 보니 이제는 승자가 누군지 조차도 불분명해진 미중 무역 전쟁이 확전의 가능성 보다는 절충적 타협으로 진행되는 듯 보입니다만, 트럼프 대통령의 개인 성향과 예측 불가능성 그리고 미중 간의 헤게모니 갈등이 어떤 형태로든 지속될 것이라는 점이 향후 불확실성의 주된 요인 이 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또한 금융 시장발 미국경제 침체가 일어날 가능성과 함께 중국 경제성장률 방어문제 그리고 영국의 브렉시트의 출구전략 모색 등도 이러한 불확실성에 힘을 실어주고 있는 모양새입니다.
국내 경제의 경우, 2020년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대략 2%를 근소하게 상회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합니다. 물론 이러한 전망의 근저에는 미중 무역전쟁의 협상 타결을 전제합니다. 미중 전쟁이 봉합되어 무역의존도 70%의 우리나라가 극적 회생할 수 있다는 논리인 것이죠.
또 하나의 회복 가능성은 5G혁신으로 인한 반도체 사이클이 회복될 가능성입니다. 특히, 일본의 수출규제 이후 불거진 소, 부, 장(소재, 부품, 장비) 산업부문 및 각종 연구개발에 거의 10조 가까운 막대한 자금 투입증액을 결정함으로서 투자율이 전년도보다 상승할 것이라는 기대감을 들 수 있습니다.
결론적으로 상반기까지 심각한 침체를 겪고 난 후, 하반기 부터 서서히 회복세로 접어드는 상저하고(上低下高)의 양상을 보일 것이라는 예측입니다.
특히 본서에서는 한국 산업이 4차 산업혁명과 이에 따른 디지털 사회 2.0 시대에 맞는 새로운 디지털 인프라에 대한 투자의 필요성을 역설하고 있습니다. 즉, 과거 디지털 사회 1.0에 걸맞는 초고속 인터넷망에 과감히 투자하여 성장을 이끌어내었듯, 디지털 사회 2.0에서 요구하는 교육, 노동시장, 헬스, 도시 등 여러 분야에 결친 새로운 디지털 인프라에 대한 과감한 투자를 제안하고 있습니다.
2020년은 총선이 있는 해이기도 합니다. 총선 결과는 현 정부의 남은 2년간의 경제 정책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이기에 기업들은 이에 촉각을 곤두세울 것입니다. 물론 경제상황의 어려움과 북핵 협상의 반전이라는 변수가 남아 있지만, 집권 만 3년차가되는 시점의 중간평가라는 불리한 프레임 아래 총선이 치러지게 되어 집권당에게는 어려운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다가올 2020년, 대내외적인 다양한 변수들을 분석함으로써 불확실함속에서도 고군분투해야할 한국경제가 반전의 모멘텀을 어디에서 찾을 것인가를 전망해 주는 임팩트 있는 책으로 기억될 듯합니다.
많은 분들의 일독을 권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