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사람에게 배우다 - 인공지능이 만드는 기업의 미래
우정훈 지음 / 비앤컴즈 / 2019년 6월
평점 :
절판


 

인공지능(AI)은 상황을 인식하고, 계획과 학습을 하고, 인간의 타고난 지능을 흉내내는 다양한 인지기술(Cognitive technologies)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수십년 전부터 금방 이뤄질 것처럼 보였지만 실현되지 않은 채, AI 연구는 장기간 계속되어 왔지요.

그러나 최근 컴퓨팅 연산 능력이 대폭 증가하고, 연결된 장치와 센서에서 매일 수많은 데이터를 생성하고 알고리즘과 AI 모델이 정교해지면서 엄청난 성과를 거두고 있습니다. 챗봇(Chatbot)은 기계임을 알 수 없을 정도로 사람의 말을 인식하고 상황에 맞는 대답을 구사할 수 있게 되었고, 자율 주행 자동차는 복잡한 길을 스스로 주행할 수 있는 수준에 이르게 되었습니다.

현재 다양한 산업 분야의 기업들이 1차적으로 고객 요청을 처리하는 비즈니스 프로세스를 자동화할 애플리케이션에 AI 알고리즘을 탑재하고 있는 추세입니다. 세계적인 IT 컨설팅 기업인 가트너(Gatner)의 설문조사에 따르면 AI를 도입한 기업의 수는 지난 4년간 270% 증가해 지난 한 해에만 무료 3배나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오늘 소개해 드리는 <AI 사람에게 배우다>에서는 인공지능(AI)을 기업에 도입할 때 발생할 수 있는 여러 문제점들과 이를 해소하고, 기업 비즈니스 프로세스에 스며들기 위한 조직운영 측면에서의 경험담을 스토리텔링 형식으로 풀어내고 있습니다.

기업의 미덕은 "지속적인 수익 창조"에 있습니다. 그러한 수익은 곧 '생산성의 증가'에 기인합니다.

"같은 수준의 서비스나 재화를 더 적은 비용으로 생산한다는 것 !"

기존 비즈니스 생산성을 극단적으로 향상시켜왔던 기술들 예컨데, 증기, 전기, 컴퓨터, 인터넷과 같은 '범용목적기술(GPT)'에 대응하여, 1, 2, 3차 산업혁명이라는 타이틀을 부여할 수 있었다면 지금의 현시대, 4차 산업혁명의 범용목적기술의 제일선에는 당연 '인공지능(AI)'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3차 산업혁명기의 컴퓨터 제어를 통한 블루칼라의 업무자동화는 어느정도 일단락이 된 듯 보입니다. 지금 불고 있는 혁신의 바람은 화이트 칼라, 즉 '숙련 지식 근로의 자동화'를 의미합니다.

핵심은 기존 '숙련 지식 근로의 자동화'에서 가장 큰 걸림돌이었던 '모호함'이나 '변수'를 처리할 수 있는 인간만의 능력을 빅데이터와 인공지능이 그 자리를 물려받게 되었다는데 있습니다.

컴퓨터가 도입되고, IT 기술이 기업 비즈니스 프로세스의 핵심으로 자리하면서 지난 10~20년간 수 많은 사람들이 동일한 비즈니스 프로세스에서 모호함과 변수를 처리한 기록 즉, 모호성을 해결한 사람의 직관이 녹아있는 빅데이터가 인공지능의 학습을 위한 참고서가 되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빅데이터에 녹아있는 사람의 직관을 머신러닝이라는 알고리즘을 통해 가장 최적화된 답을 우리에게 제시하는 인공지능의 출현을 통해 '숙련 지식 근로의 자동화'는 한 단계 높은 질적 차원의 발전을 이루게 되었습니다. 당연히 인공지능을 활용해 비즈니스 생산성을 극적으로 향상시킬 수 있는 토대가 마련된 것이지요.

사실 대부분의 기업의 입장에서는 반복적이고 행정적인 업무처리와 고객지향적인 창의적 업무처리로 많은 시간을 할애합니다. 이 중 반복적이고 행정적인 업무처리는 분명 필요한 업무이지만 많은 기업이나 공공기관에서 수 많은 인력과 시간을 투입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런 반복적이고 지루한 업무는 직원의 행복감을 저해하고, 기업의 시간과 인력의 기회비용 측면의 낭비로 여겨질 수 있습니다.

저자의 답은 명쾌합니다. '인공지능'을 위시한 첨단 ICT 기술로 반복적이고 지루한 기계적인 업무를 대체하고, 사람은 좀 더 창의적이고 혁신적인 업무에 집중하게 된다면 기업입장에서는 '생산성 향상'이라는 결실로, 직원에게는 '성취감과 행복감'이라는 두마리 토끼를 모두 잡을 수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보통 기업에서 반복적이고 행정적인 그래서 지루한 업무 부서를 꼽으라면 대체로 '인사부서'를 떠올립니다. 그래서 본서에서도 글로벌 기업의 인사부서의 업무인 메일 작업 분류와 관련 부서로의 포워딩을 인공지능으로 자동화하는 비즈니스 프로세스 구축과정을 예로 들고 있습니다.

초기 3~4명으로 이뤄진 혁신부서 형태로 시작된 AI혁신팀은 실제 기술팀이 아닌 관련 이해 부서의 '설득'과 '공감'을 이끌어 내기위한 프로젝트 성격이 강합니다. 특히 최고 경영진의 확고하고, 지속적인 일관된 AI 도입 메시지가 전사적으로 공유되고, 그 비전과 로드맵을 함께 공유함이 중요합니다.

흥미로운 점은...

전혀 다른 업종, 전혀 다른 회사의 비즈니스 프로세스라 하더라도 대부분의 AI의 성능은 비슷한 궤적을 그린다는 점입니다. 대략 개발 시작 후 초기 1~2주 차에 약 70~80%의 그럭저럭 괜찮은 성능에 도달하지만, 남은 20~30% 성능 개선에는 엄청난 시간과 비용이 소요한다는 것이죠.

아마 사람이 처리하는 일 대부분(70~80%)은 쉽고 명료하여, AI가 학습하기에 수월하지만, 나머지 20~30%정도의 일은 복잡하고 어려운 그래서 정확한 정답이 모호한 작업이기 때문일겁니다.

사람의 과거수행 실적을 참고삼아 학습한 AI의 성능은 당연 사람의 실수와 숙련도에 좌우될 수 밖에 없습니다. 지난 수년간 확인한 사람의 정확도가 85~95% 분포사이에 존재한다면 AI의 최고 성능을 95%로 상정하고, 나머지 5%의 예외적인 처리는 인간이 보조, 관리 및 감독해야 한다는 저자의 주장은 타당해 보입니다. 당연히 그렇게 모니터링된 데이터 또한 AI에 지속적으로 학습시켜 비즈니스 환경에 맞게 진화시켜야 합니다.

"AI가 결코 완벽할 수 없다는 것을 인정하더라도 그 에러에 대해 어떻게 대응 할 것인가에 대한 구체적인 프로세스도 정립할 필요가 있다" (p.140)

사람이었다면 당연히 취했을 에러에 대한 대응을 현재의 AI는 사람처럼 창조적인 접근을 하지 못합니다. 사람이었다면 숙련된 경험자에게 물어보거나 의견을 듣고 새로운 가이드라인을 만들었을 그런 창조성 말이죠.

이것이 바로 현재 AI의 모습이며, 현실적 한계입니다. 기업 AI 솔루션 프로세스 곁에 AI를 감시하고, 모니터링하고 백업할 사람 즉, 'Human in the loop'라 불리는 AI에 대한 '인간 참여형 조력자'가 필요한 이유입니다.

모호성을 다룰 수 있는 확률이 매우 높아져 생산성 혁신의 가능성을 제시했지만 동시에 한계를 지닌 인공지능 ! 바로 이것이 저자가 이야기하고자 하는 주제일겁니다.

그리고 한가지 더 !

AI가 숙련 지식 근로를 대체함으로써 기업 비즈니스에서 사람의 역할이 크게 변화할 것이라는 점입니다. 변화하는 비즈니스 환경에 따라 새로운 데이터를 인공지능에 학습시키고, 발생할 수 있는 돌발상황이나 에러를 처리할 수 있는 AI의 조력자로서의 사람의 역할이 강조될 것입니다.

또 하나는 궁극적으로, 반복적이고 지루한 화이트 칼라의 업무는 AI로 자동화된 이후, 생산성 향상과 직결되는 기업의 창의적 혁신과 관련된 업무로 자연스럽게 전환될 것이라는 점입니다. 물론 AI와의 상시적인 협력 능력이 화이트 칼라의 핵심능력으로 부각될 것은 자명해 보입니다.

인공지능을 기업 비즈니스의 일단에 적용하면서 벌어지는 다양한 통찰이 담긴 책입니다. 특히, 기업의 입장에서 핵심 프로세스를 건드리지 않고, 빠르게 적용하면서, 실패하더라도 관리가 가능한 영역에서 시작해 볼 것을 권하는 책이기도 합니다.

아직까지 '실험' 단계에 머물고 있는 우리 기업들의 'AI 불확실성'은 여전해 보입니다. 기술 자체의 문제라기보다는 경제적 여건의 미래 불확실성이 좀 더 큰 원인인듯 보입니다만, 작은 실험을 통해 성공과 관리 가능한 실패를 경험하여, 어떻게 AI를 활용할지 그리고 어떤 투자가 필요한지 가늠해 볼 수 있는 소중한 간접 경험을 할 수 있으리라 생각하며, 일독을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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