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미니멀리즘 - 딥 워크를 뛰어넘는 삶의 원칙
칼 뉴포트 지음, 김태훈 옮김 / 세종(세종서적) / 2019년 5월
평점 :
절판


 

지난 5월 25일 세계보건기구(WHO)는 "게임 중독은 질병"이라 분류하면서 우리사회에 큰 파장을 불러왔습니다. 당연히 게임 업체와 관련 산업계에서는 큰 반발을 불러왔지요. 물론 WHO가 개정한 승인안은 2021년에야 발효가 되며, 우리나라에서는 2026년이 되어서야 게임이 질병코드로 등재가 되는 만큼 아직은 큰 의미가 없다는 보건복지부의 입장에 일견 이해가 가는 부분도 있지만, 아무튼 게임 중독(게임이용장애)은 정신적, 행동적, 신경발달 장애 영역에서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WHO의 경고에 귀 기울일 필요가 있습니다.


오늘 소개해 드릴 <디지털 미니멀리즘 : Digital Minimalism>은 중독의 범위를 이러한 게임 뿐 아니라 '디지털 적인 모든 것'으로 넓혀나가는 듯 보입니다. 영국 We are social 사가 발표한 최신 보고서인 "Digital in 2019"에 따르면 인터넷 사용자가 1초마다 전 세계적으로 11명 씩 증가하고 있다고 합니다. 참고로 세계 인터넷 사용자 수는 43.9억(전년대비 9% 증가) 명이며, 평균 6시간 42분을 온라인에서 보내고 있다고 합니다.

사실 애초에 온라인에서 많은 시간을 보내고 싶은 사람은 별로 없을 겁니다. 그러나 카톡을 확인하고자, 페이스 북에서 지인의 댓글을 확인하고자, 포탈사이트의 메인에서 최신 뉴스를 업데이트하고자 하는 그런 충동을 억누르기는 쉽지 않습니다.

그렇습니다 ! 우리들은 우리가 원한 적이 없는 '디지털 적인 모든 것' 즉, 2007년, 아이폰이라는 디지털 기기(스마트폰)으로 부터 시작해서 2004년의 페이스북과 각종 포탈사이트가 제공해준 SNS 커뮤니티 그리고 카톡이라는 메신저 서비스 등.. 폭주하는 디지털 문화에 무방비로 노출되어 그 속에서 자신과 사회와 문화를 긍정적으로 바꿔가는 양, 무한대의 가치를 부여해왔습니다.

그러나 일견 생각해 보면, 너무나 많은 정보와 늘 새롭게 업데이트 되는 뉴스들 그리고 가십거리들이 줄기차게 주의를 끌어당기고 심지어 우리의 기분을 조종해오고 있습니다. 가히 '지식의 피로사회(疲勞社會)' 라는 말이 꼭 맞는 듯 합니다.

그러나 본서에서 주장하는 논지는 조금 더 악랄(?)하게 보입니다. 온라인 도구들을 만들고 이익을 얻는 기업들은 각종 심리학적 기전을 활용하여 사람들을 조종하고 급기야 중독에 이르는 방법을 이미 알고 있다는 것입니다.

저자는 이야기합니다. "온라인의 구조의 중독성과 이를 뒷받침하는 문화적 압력은 임시방편으로 막기에는 너무 강하다. ....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깊은 가치에 뿌리를 둔 성숙한 '기술 활용 철학' 이라는 확신을 얻었다." (p.15)

바로 이 기술 활용 철학 중 저자가 제시하는 솔루션이 바로 본서의 제목인 '디지털 미니멀리즘(Digital Minimalism)'인 셈입니다. 디지털 미니멀리즘은 우리가 디지털 도구와 맺은 관계에서는 "더 적은 것이 더욱 나을 수 있다는 믿음"을 가리킵니다.

디지털 적인 모든 것에 중독(?)된 현대인 들에게 저자가 제안하는 디지털 미니멀리즘과 실천사례는 다소 파격적으로 들릴지도 모릅니다. 예컨데, 30일간 부차적인 온라인 활동을 중단하라거나, 산책을 하거나 친구들과 대화를 나누거나 지역사회 활동에 참여하거나 책을 보는 등 오프라인 활동에 좀 더 많은 시간을 할애하라는 이야기입니다. 저자는 이를 "디지털 정돈(Digital declutter)"이라 부릅니다.

30일 간의 디지털 정돈 기간이 지나면 가치있는 소수의 온라인 활동을 엄선한 뒤 재개할 수 있으며, 그간 시간과 주의를 빼앗았던 다른 산만한 온라인 활동은 대부분 그만 둠으로써 삶의 방식을 재설정하게 되는 긍정적인 효과를 거두게 될 것이라는 주장입니다.

즉, 온라인에서 쓰는 시간을 가차 없이 줄이고 소수의 고부가가치 활동에 전념한다면 좀 더 긍정적이고 집중력 있는 삶의 변화를 만끽할 것이라는 것이죠. 이 대목에서 "선택과 집중"이라는 진부한 표현이 생각납니다. 일과 사업 그리고 생활이 디지털 환경과 뗄래야 뗄 수 없고, 어차피 이제는 디지털 환경 이전으로 돌아가기에는 너무나 요원하므로, 차라리 자신에게 정말 필요한 최소한의 디지털 환경만을 선택하고, 나머지 부차적이고, 쓸데없는 에너지 소모는 의미없음을 주장하는 저자의 생각에 동의하게 됩니다.

저자가 제안하는 '디지털 미니멀리즘 실천 전략' 중 몇 가지를 발췌해 봅니다.

혼자만의 시간(고독)을 사수하라

휴대전화를 집에 둬라.

오래 산책하라.

의미없는 '좋아요'를 누르지 말라.

대화 시간을 마련하라.

여가계획을 세워라.

지속적으로 주의를 빼앗는 소셜 미디어 앱을 삭제하라.

휴대기기를 단일 목적으로 활용하라.

심지어는 ...

항상 스마트폰을 지니고 다녀야 한다는 생각을 버려라.

우리가 그토록 큰 의미와 가치를 부여하고, 심지어 무료로 사용해왔던 SNS와 각종 디지털 서비스들이 사실은 그들의 치밀한 계획과 전략에 다름 아니 없음은 눈치채고 있는 분들은 많지 않아 보입니다. 또한 자신이 자발적으로 중독되었다고 여기는 사람들도 마찬가질겁니다.

그러나 우리가 명확히 알아야 할 그들이 만든 공식 하나 !

'당신의 (시간) = 그들의 (돈)'

멀리 있는, 혹은 오랜 기간 만나지 못했던 친구들과 연락하려고 페이스북에 가입했는데, 어느덧 페이스북을 하느라 정작 같은 테이블에 있는 친구와 제대로 대화를 하지 못하는 이 아이러니를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요?

또 하나의 아이러니는 본서의 저자인 '칼 뉴포트(Carl Newport)' 교수는 조지타운대학교 컴퓨터 공학과 부교수이며 분산 알고리즘 이론을 연구하는 공학자라는 점입니다. 왜 컴퓨터 공학자가 "디지털 적인 모든 것"에 중독된 사람들을 연구하고, 그 폐해를 알리며, 그 것에서 벗어나는 방법인 '디지털 미니멀리즘'을 주장하고 있는 걸까요?

아마 그 또한 어디까지나 온라인 세상은 오프라인의 생활을 지원하고, Support 하는 생활의 일부라고 느꼈기 때문일겁니다. 오히려 컴퓨터 공학자이기에 그들(?) 기술의 노림수와 중독의 이면을 명확히 들여다 볼 수 있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오히려 디지털 기술이 진화할 수록 오프라인 세계의 평온과 즐거움의 재발견이 필요한 시점이 아닐까 합니다. 온전히 자신에게 집중하여 몰입하는 것 ! 이것이야말로 진화하는 기술을 온전히 지배하는 온, 오프라인의 라이프 스타일을 최적화하는 디지털 미니멀리즘(Digital Minimalism)의 핵심이라 믿습니다.

많은 분들의 일독을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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