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D] 과학기술혁신정책에 대하여
이영훈 지음 / 부크크(bookk) / 201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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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차 산업혁명'이라는 단어가 이제는 전혀 낯설지 않은 시대가 되었습니다. 2016년 다보스포럼의 의제로서 '4차 산업혁명'이 거론되고, 때마침 구글 딥마인드의 알파고(Alpha Go)와 이세돌 9단의 인공지능 대 인간의 대결을 현장에서 지켜본 우리는 걱정과 불안으로 이 새로운 시대를 맞이하게 되었지요.

통상 이 거대한 변화는 인공지능을 비롯한 진화된 ICT 기술의 산물로 설명을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물론 틀린 말은 아닙니다만.. 그 기반에는 자연현상에 대한 일반적인 진리나 법칙을 연구하는 "과학(Science)"과 과학을 활용하여 인간의 효용을 증가시키는 물건을 생산하는 응용지식인 "기술(Technology)" 그리고 문제해결을 위해 정부의 목표와 행동 방안에 대한 지침인 "정책(Policy)"의 상호작용을 이해할 필요가 있습니다.


오늘 소개해 드리는 <과학 기술 혁신 정책에 대하여>에서는 이러한 과학, 기술, 정책 그리고 혁신(Innovation)에 대한 개별적인 개념에서 출발하여 4가지 핵심요소간의 상호작용으로서의 '과학기술혁신정책(STIP)'의 정의 및 범위와 함께 '과학기술학(STS)', '과학기술혁신(STI)' 그리고 '과학기술혁신정책과 관련한 다양한 사례 연구'를 통해 최근 다양한 미디어를 통해 보고되고 있는 혁신(Innovation)에 대한 오해와 쟁점들에 대한 인사이트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과학기술혁신정책의 과정이 단순히 자연과학/공학과 사회과학 측면에서 다루어지는 것이 아닌 인문사회학적 접근이 반드시 필요한 공공재적 성격을 가지고 있음에 주목해야 합니다. 특히, 대통령 직속의 '4차 산업혁명위원회'와 관련 부서에서 추진하고 있는 4차 산업혁명 기반의 인프라 구축 및 각 지자체의 공공 사업 등에 수조원의 예산이 편성되어 있습니다.

일찌기 경영학의 아버지라 불리는 '피터 드러커'는 공공분야에서의 혁신이 이루어 지기 힘든 이유로 공공 분야의 경우 실적보다는 예산으로 평가 받으며, 스스로 선한 일을 위해 존재한다고 믿으며, 수 많은 이해 관계자가 존재하는 특성을 가지기 때문이라 주장했습니다. 당연히 공공분야 이루어지는 과학기술정책은 공학 혹은 경영학에서 다루는 생산성과 효율성 등의 접근 방식 뿐 아니라 윤리와 철학과 같은 인문사회학적 접근도 필요한 것이지요.

다시 말해 과학기술의 혁신에 있어 단순히 기술경영 측면 뿐 아니라 행정학, 경제학을 포함한 과학기술학과 더불어 자연과학/공학, 사회과학, 인문과학 간의 학제간의 장벽을 넘어 소통과 융합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한가지 더...

'과학과 기술은 과연 사회적 영향을 받을 것인가?' 라는 본질적인 문제에 있어 본서에서는 사회적 영향을 인정하는 '과학사회학 진영'과 사회적 합의와는 무관하다는 순수 '과학자 진영'의 첨예한 대립을 다루고 있습니다.

결론적으로 과학과 기술은 스스로의 규범을 통해 올바른 방향으로 발전해 나가기 때문에 사회학적 접근이 배제되어야 한다는 주장이 일견 일리가 있어 보이지만, 과학과 기술의 결정과정은 사회적 요인과 맥락에 의해 합의되는 과정이며, 과학과 기술의 성과물에 대한 권한과 결과는 과학기술자 집단을 넘어선 '사회'로 영역을 넓히기 때문에, 궁극적으로 경제, 사회, 정치적 이슈가 더 큰 화두로 자리잡은 현 시대에 과학기술혁신정책에 대한 전제조건으로 과학사회학에 대한 이해가 필요한 이유이기도 합니다.

참으로 복잡 다단한 사회현상과 기술들과 조우(遭遇)하는 요즘입니다. 이는 단순히 과학 기술의 혁신으로만 설명할 수 없는 기술과 사회구조 그리고 인구변화와의 상호작용에 대한 이해를 필요로 합니다. 사회가 과학기술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과학기술이 사회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분석하는 '과학기술학(STS)' 분야에 최근 많은 연구들이 집중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본서를 통해 과학기술이 제한적인 사고와 감정을 가진 인간에 의해서, 특정 시기의 사회적이고 물질적인 조건 속에서 발전한다는 '상식'에서 출발한다는 점을 느끼게 됩니다. 과학은 다름아닌 '인간의 활동'이라는 대전제를 받아들인다면 말이죠.

'과학 기술 혁신 정책'에 대한 일련의 과정과 그 속에서 '혁신(Innovation)'에 대한 새로운 이해를 구하는 분들의 일독을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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