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서에서 다루는 주요 경영학적 이슈들 중 특히 '혁신 기술의 구 기술 대체와 상품화' 와 관련하여 주목할 만한 내용은 아래와 같습니다.
1. 기술은 옳았지만 타이밍이 틀렸다 By 론 애드너(다트머스 대학 경영대학원 교수) & 라홀 카푸어(와튼 대학원 경영학과 교수)
기술자체의 문제 보다는 기술이 적용될 타이밍(신기술이 구기술을 대체할 타이밍)은 결국 신기술을 뒷받침할 새로운 생태계의 조성여부에 달려있습니다. 즉, 관련기술, 서비스, 기준, 규정 등이 타이밍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말입니다. 새로운 기술이 바로 시행될 수 있는 유형이라면 도입은 신속하게 이뤄지겠지만, 보완 요소가 필요하다면 대체 속도는 장애요인이 해결될 때까지 늦어지게 됩니다.
전기자동차의 경우, 전기 충전소의 확산여부가 관건이 됩니다. 스타트업의 경우, 그들의 신기술이 언제 실행가능한지와 더불어 외부적인 장애요소가 발생할 것인지 고민할 필요가 있으며, 그 사이 기존 기업들은 전환기간을 이용해 개선과 장기적 생존전략을 마련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2. 블록체인, 생각보다 오래 걸릴 것이다 By 마르코 이안시티 & 카림 R. 라카니(하버드 경영대학원 교수)
최근 4차 산업혁명과 관련하여 가장 큰 핫이슈는 단연 블록체인기술과 블록체인 비즈니스일 겁니다. 매일 뉴스기사를 통해 보도되는 블록체인 기술의 우월성과 기업과 공공 적용 사례들로 인해 지금 당장이라도 이 신기술이 비즈니스 혁명을 가져올 것으로 여겨집니다. 그러나 본 컬럼에서는 많은 사람이 주장하는 것 보다 훨씬 더 긴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예측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인터넷 기술의 핵심을 TCP/IP의 도입으로 나타난 분산 컴퓨터 네트워킹 기술을 꼽습니다. 1972년 도입된 TCP/IP는 처음에는 단일용도 기술 즉, 미 국방부의 전신인 아르파넷(Arpanet)에서 연구자간 이메일 교환을 위한 기반기술로 주목을 받게 됩니다. 기존 두 당사간의 회선교환을 기반으로 한 네트워킹 모델을 근본적으로 바꿔, 디지털화된 패킷(Packets)을 쪼개어 송신하고, 회신 시 다시 재조합 하는 방식의 TCP/IP는 누구라도 수신자로 하여 네트워킹이 가능하게끔 하는 열린 네트워킹 시대를 열게 되고, 이것이 오늘날 월드와이드웹으로 대변되는 인터넷 시대를 열게 된 것입니다.
1990년대 이후 급속히 보급된 인터넷 환경 속에서 관련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의 폭발적인 성장과 더불어 웹 어플리케이션을 포함한 상업용 서비스를 지향하는 인터넷 기반 기업들이 기존 사업의 매력적인 '대체제'인 인터넷 서비스를 통해 저비용 연결성을 활용하게 된 것입니다.
결국 TCP/IP라는 인터넷 기반기술은 기술도입의 단계 즉, 단일 용도 -> 지역적인 용도(지역화) -> 대체재 -> 혁신의 모든 단계를 거쳐 비즈니스 패러다임을 바꿔놓은 데는 30년이상이 걸렸습니다. 블록체인 또한 TCP/IP와 비슷한 길을 걷게 될 것이라는 저자들의 주장입니다. 블록체인 또한 TCP/IP와 본질적으로 동일한 기반기술 혹은 범용목적기술(GPT)이기 때문입니다.
블록체인은 우리 경제 사회 시스템을 위한 새로운 토대를 창조할 잠재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러나 기존 사업모델을 공격하면서 기존 기업을 빠르게 추월하는 파괴적인 기술이 아닌 기반 기술이기에 TCP/IP 처럼 경제와 사회 인프라에 스며들기까지 수십 년이 걸릴 것입니다. 기술과 제도 변화의 흐름에 탄력이 붙듯, 블록체인의 도입은 갑작스럽기 보다는 점진적이고, 꾸준한 과정이 될 것입니다.
이러한 신기술의 적용과 그 타이밍의 문제 이외에도 본서에서는 과대평가된 고객충성도의 문제, 의사결정의 일관성 문제, 데이터 시각화 노하우, 과거의 성과평가법의 한계 문제 그리고 노동계층의 문제 등 복잡 다단한 현재 경영학의 이슈들에 대한 최근 케이스과 해법에 대한 글로벌 석학들의 진지한 논의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특히, 본서는 과거와 현재를 통해 미래를 대비하고자 하는기업의 CEO를 포함한 의사결정권자들의 일독을 권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