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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드 경제학 - 4만 년 인류 진화의 비밀
필립 E. 워스월드 지음, 이영래 옮김 / 동아엠앤비 / 2018년 7월
평점 :

보통 우리가 코드(Code)라고 하면 주로 컴퓨터 프로그래밍 언어의 논리적 조합 혹은 모스(Morse) 암호 부호, 유전자 정보 그리고 피아노 같은 악기의 화음 등을 이야기 합니다. 혹은 어느 특정 집단이나 조직의 규약이나 관례 혹은 성격이나 성향등을 말할 때 언급하기도 합니다. 예를 들어, '드레스 코드(Dress Code)'라고 할때 어떤 모임의 목적, 시간, 만나는 사람 등에 따라 갖추어야 할 옷차림새를 뜻하는 것이지요.
사실 코드(Code)라는 말의 어원은 "법체계(a system of laws)"를 뜻하는 라틴어 "코덱스(Codex)"에서 비롯합니다. 앞서 말씀드린 대로 오늘날 상황에 따른 다양한 의미로 표현되고 있는 코드(Code)라는 단어에는 하나의 공통된 특징을 가지고 있답니다. 즉, "의도한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필요한 공정을 요구하는 명령"을 담고 있지요.
이러한 코드를 통해 4만년의 인류 진화의 비밀을 발견하고, 인류의 미래를 예견하고자 하는 학자가 있습니다. 바로 조지 메이슨 대학교의 행정대학 교수이자 벤처 투자 전문가 교육을 시행하는 카우프만 재단의 선임연구원인 '필립 E. 워스월드(Philip E. Auerswald)' 교수 입니다.
그는 본서 <코드 경제학 The Code Economy>에서 인간의 생산활동이 지난 4만년 동안 단순성에서 복잡성으로 진화해왔다고 주장합니다. 즉, 고대로 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정형화되고 표준화된 플랫폼으로 진화한 생산방식인 "코드(Code)"를 를 만들고 발전시킴으로써 생존과 번영을 달성했다는 것이죠. 도시의 기저가 되는 인프라나 문자 그리고 인터넷은 모두 코드 경제에 꼭 필요한 구조를 제공합니다.
그렇습니다. 그가 제시하는 코드(Code)라는 개념은 '무언가를 만드는 방법'으로 통상 '생산방식'으로 불립니다. 레시피, 공정, 루틴, 알고리즘, 프로그램으로 불리는 이 코드의 속성 예컨데, 저장, 전달, 수신, 수정이라는 속성을 통해 인류는 단순성에서 복잡성으로 끊임없는 진화를 거듭해왔던 것입니다.
저자의 주장을 아래 3가지로 요약해 봅니다.
1. 코드를 만들고 개선함으로써 인류는 과거를 기반으로 미래를 만들어 가는 방법을 끊임없이 개척해 왔다.
2. 코드의 발전을 통해 경제는 진화해왔다.
3. 코드를 만들고 발전시키는 일은 단순히 새로운 장난감을 발명하는 것이 아닌 새로운 형태의 개념, 경험 그리고 새로운 세상으로 진일보하는 길을 만드는 것이다.
본서는 총 3장으로 나눠져 있습니다.
1장 : 코드의 발전 : 흑요석 도끼의 생산, 문자의 발명, 요리법의 등장, 도시의 진화를 통한 코드의 기원과 인간 대 기계의 논쟁
2장 : 코드 경제학 : 코드와 생산에 초점을 맞춰 '학습, 진화, 플랫폼 개발을 통한 복잡도의 누적'이라는 코드 발전의 3가지 핵심기제
3장 : 인간의 우위 : 코드의 발전과 인간 경험 사이의 관계
아마 저자의 논의의 핵심은 아래 키워드로 요약할 수 있지 않을까 합니다.
인간이 디지털 컴퓨터보다 잘하는 일이 있을까?
인간은 인간적인 부분에서 더 낫다.
인간적이 되는 것은 비판적으로 사고 하는 것으로
협력과 소통 그리고 창의적이 되는 것이다.
우리가 '경제'라 부르는 것은 이런 활동의 연장이며,
우리가 코드를 개발하고 발전시키는 영역이다 !
코드는 인류문명의 DNA이며, 진보의 레시피이다 !
기존 경제학과 인류 역사에 대한 기본 지식을 가지신 분들이 읽으시면 큰 도움이 되겠으나, 기본 지식이 없더라도 저자의 집필의도를 이해하기에는 큰 무리는 없어 보입니다. 처음 읽었을 때는 이해하시는 데 어려움이 있을 수 있습니다만, 앞 뒤장이 서로 연관이 되어 있고, 같은 개념이 여러번 다른 장들에서 소개되기 때문에 일단 다음 장으로 넘어가셔도 좋을 것 같다는 생각입니다.
인류 역사의 진보와 그 속에 녹아있는 '기술과 플랫폼과 같은 코드(Code)'가 어떻게 돌도끼로 부터 4차 산업혁명까지의 인류의 역사에 영향을 끼치게 되었는지의 경제사에 관심이 있는 분들의 일독을 권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