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화처럼 술술 읽히는 철학 입문
가게야마 가츠히데 지음, 김선숙 옮김 / 성안당 / 2018년 5월
평점 :
절판


 

지난 날 우리 사회, 우리 교육은 한 가지 정답만을 찾기 위해 고정된 틀에 억지로 자신을 맞추는 획일화된 사고 훈련만을 해왔습니다. 그러다 보니 자연히 창의성이니 창조성이니 하는 유연한 사고를 기를 틈도 없이, 그 속에 매몰되어 획일화된 계산형 인재만을 키워왔던 것도 사실입니다. 시대가 바뀌니 이제 인재의 패러다임도 바뀌는 듯 합니다. 최근들어 여기저기서 교육의 패러다임 변화를 이야기합니다. 문제를 해결하는 것을 넘어 스스로 문제를 찾아내고, 만들어 내어 하나의 답이 아닌 여러 답안을 제시할 줄 아는 4차 산업혁명시대의 인재상에 대한 논의가 활발한데요..

이와 관련하여 핀란드를 포함한 북유럽 국가들은 전통적인 교육방법으로는 더 이상 인류의 성장과 발전이 불가능하다고 판단하여, 2020년부터 모든 교육과정에서 국,영,수와 같은 대입 필수 과목을 없애고, "4C 교육"을 통해 향후 국가 교육의 근간을 이룰 것이라는 혁신적인 교육정책을 발표한 바 있습니다.

"4C 교육"이란 소통(Communication), 창의력(Creative ability), 사고력(Consideration), 협업(Cooperation) 을 일컫는 말로, 이는 모두 인문학 교육이 지향하는 목표이며, 인문학의 고유영역입니다. 그래서 4차 산업혁명이라고 한다면 "인문학적 상상력"을 가장 먼저 이야기하는 것도 이와 같은 맥락이라 할 수 있습니다.



머리도 식힐겸 최근 읽은 철학 입문서가 있습니다. <만화처럼 술술 읽히는 철학입문>이 그것입니다. 4차 산업혁명 시대라 혁신기술에만 눈을 돌리는 요즘입니다. 그러나 그 기술의 탄생 이면에는 인간의 의식, 논리, 규범 등을 정의해왔던 수 많은 철학과 인문학이 있었습니다. 예를 들어, 지금 한창 맹위를 떨치고 있는 인공지능(A.I) 즉, 인간처럼 생각하는 컴퓨터라는 발상은 독일의 철학자이며 수학자인 라이프니츠(Leibniz)로 부터 비롯되었습니다. 라이프니츠는 독일 관념론 철학의 선구자로 알려진 인물입니다.

아시다시피 라이프니츠는 기호(Symbol)을 통해 인간의 사고과정을 유추해내고자 노력했습니다. 세상의 모든 지식을 기호로 바꿀 수 있다면 인간의 사고 일체를 기호로 나타내고, 기호로 표시된 수식과 연산에 의해 인강의 사고과정을 표현할 수 있다고 믿었던 겁니다.즉, 우리가 사용하는 단어, 문장, 개념, 이론 등을 모두 기호로 변환하여 잘 엮어 놓으면 그것이 바로 생각하는 컴퓨터가 된다는 발상입니다. 이를 우리는 "전통적 인공지능(traditional AI)" 혹은 "기호적 인공지능(Symbolic AI)로 부르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발상을 구체화하기 위해 1960~70년대 많은 인공지능 연구자들이 분발하였지만, 실패를 거듭하게 됩니다. 당연하게도 세상의 모든 지식을 잘게 쪼개서 백과사전처럼 집어 넣는다 할지라도, 그리고 그 백과사전의 항목들을 모두 논리적으로 연관짓는다 할지라도 인간과 같은 지능이 탄생할 수는 없었던 것이죠.

본서에서는 아래와 같이 서양 철학사의 시대구분과 발생 지역을 한계 짓고 있습니다.

1. 고대 그리스 철학 (BC. 6~AD. 4), 고대 그리스
2. 기독교 사상 (AD. 1), 로마제국
3. 서양 근대 철학 (14C ~ 16C), 유럽
4. 계몽사상 (18C), 프랑스
5. 독일 관념론 철학 (18C 후반 ~ 19C 중반), 독일
6. 공리주의 (19C 전반), 영국
7. 실존주의 (19 ~ 20C), 유럽
8. 정신분석학 (19C 후반 ~ 20C 전반), 유럽

고대에서 현대에 이르는 긴 철학사의 긴여정을 한 권에 담기에는 불가능해 보이지만, 어쨋든 우리가 익히 들음직한 철학사조와 관련 철학자들은 얼추 모두 망라된 듯 보입니다. 저자가 서문에서도 밝혔다시피 본서는 철학을 전혀 접해 본적 없는 사람도 철학을 '즐길 수 있도록' 쓴 책입니다. 인문학이라는 것이 문화적 행위를 넘어 치열한 삶의 지적 행위를 통해 거대한 사회와 문화를 변화시키고 발전시켜왔다고 한다면, 고도화된 기계문명으로 접근해 가는 바로 이 시점에서 한 번쯤 지난 선현들의 시대를 아우르는 통찰과 혜안을 되짚어보는 것도 큰 의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많은 분들께 일독을 권합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