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켄슈타인의 일상 - 생명공학시대의 건강과 의료
백영경.박연규 지음 / 밈 / 200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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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기술의 발달은 우리에게 무엇이든 할 수 있다는 장밋빛 미래를 보장해 주는 것만 같았다. 하지만 과학기술의 발달이 가져다 주는 편의와 안락함의 긍정적인 측면에 드리워진 부정적인 측면은 간혹 과학기술이 가져다 주는 장점으로 인해 무시되거나 축소되어져 왔던 것이 사실이다. 특히 인간의 생명과 관련된 생명공학의 발달에 대해서는 그와 같은 경향이 두드러졌다.

그런데 최근 우리사회에서는 황우석 사태와 존엄사를 인정하는 하급심 판결 등을 통해 생명윤리에 대한 문제가 부각되면서 이제껏 관심 밖에 있었던 생명윤리에 대한 논의가 활발해졌다. 그런데 생명공학이 가지는 기술적 측면으로 인해 과학적, 법적, 철학적 논의에 집중되는 경향이 강해 전문가가 아니면 일반인의 입장에서는 생명윤리라는 문제에 접근하기가 쉽지 않았다.

이 책은 그와 같은 이제까지의 논의에 주목하여 생명윤리에 대한 새로운 접근을 시도하고 있다. 일상적, 페미니즘적인 접근을 시도하고 있는 것이다. 생명윤리라는 것도 우리 일상 속에서 일어나는 것인만큼 일상속에서 논의되고 이해되어져야 하며, 해결책을 찾아야 한다는 것이다.

대리모, 의료관광, 장애․재생산․유연한 우생학, 성장호르몬, 감시 테크놀로지로서 정기검진, 생명과학기술과 여성의 몸, 생명윤리를 넘어서, 난자소송에 이르기까지, 문제는 바이오 경제라는 9가지의 주제는, 현재 우리 사회에서 문제되고 있는 생명윤리에 관한 모든 논의를 포함하고 있다고 봐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그런데 특이한 것은 이 책은 우리에게 어떤 해답을 제시하지 않는다. 어떤 생명공학이 답이라고 보여지는 문제설정, 질문 자체를 성찰하고 바꾸는 일이 중요하다고 한다. 즉 우리의 일상과 자유에 관한 질문이 이 책이 의도하는 바다. 사물의 여러 면을 볼 수 있는 눈을 길러야 한다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우리가 상상하지 못했던 가능성을 열어주는 새로운 기술이나 다른 미래는 과학자의 실험실로부터 오는 것이라기보다는 우리가 당연하게 여기는 일상의 관행들과 도덕들을 성찰하고 바꿔가는 데서 만들어진다는 것이다(32쪽 참조).” 라는 이야기는 의미심장하게 들려온다.

생명과학기술을 과학자 등과 같은 전문가에게만 맡겨서는 안되는 것이다. 우리의 건강을 위한 생명과학기술은 모든 사람들이 의견을 개진하고 참여할 수 있는 열린 공간이 되어야 하는 것이다. 이는 우리들이 일상을 통해서 몸으로 체득하고 느낄 수 있는 것이 되어야만 하는 것이다. 그래야만 어떠한 선택의 문제에 봉착했을때 다양한 각도에서 사물을 바라볼 수 있는 눈이 생기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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