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래가 보고 싶거든 - 간절히 기다리는 이에게만 들리는 대답
줄리 폴리아노 글, 에린 E. 스테드 그림, 김경연 옮김 / 문학동네 / 201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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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책/서평] 「고래가 보고 싶거든」 나도 모르는 사이 다가올 그리움





 

고래가 보고 싶거든 - 
줄리 폴리아노 글, 에린 E. 스테드 그림, 김경연 옮김/문학동네어린이



 주인을 잃고 길에서 정처 없이 헤매고 있는 강아지를 볼 때면 꼭 무언가를 기다리고 있는 것 같아 안쓰럽다고 말한 선배가 있다. 그 후로 나에게 무언가 기다림이란 '길 잃은 강아지'와 같은 이미지로 남아 있었는데, 세월이 조금 흐르고 보니 사람도 마찬가지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누구나 무언가를 그리워 하며 산다. 집을 혼자 보고 있던 아이는 굴 따러 간 엄마를 그리워 하기도 하고, 굴 따러 간 엄마는 바다가 불러주는 자장가에 잠든 아이를 그리워 하기도 한다. 인간은 누군가 혹은 무언가에 의지해야만 살 수 있는 사회적인 동물이기에 그리움을 가지는 일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다. 「고래가 보고 싶거든」​은 누구나 가지고 있는 그리움에 관한 이야기고, 기다림을 바라보는 이야기다. 


 그림은 꼭 잔잔한 바다처럼 평화롭고 조금은 쓸쓸하게 느껴진다. 소년은 그곳에서 고래를 기다리고 있다. 고래는 허먼 멜빌의 소설 「모비딕」이후로 인류에게 이룰 수 없이 거대한 꿈 같은 존재였다. 소년이 고래를 그리워 하는 뚜렷한 이유가 나오지 않아도 우리는 어쩐지 그 이유를 알 것만 같다. 세상 모든 게 헤어진 연인과 겹쳐 보이는 것처럼 소년은 모든 그림이 고래로 보인다. 등대가 놓인 고래 모양의 방파제. 하얀 고래를 꼭 닮은 구름. 심지어 펠리컨의 입 모양 마저도 고래로 보인다. 매 장면 시원하고 간결한 색감의 그림에는 아름다운 시처럼 기다림과 그리움이 흐른다. 

 

 바다 근처에 살아본 적도 없고, 고래는 더더욱 본 적도 없어 고래가 보고 싶었던 적은 없지만, 고래를 기다리는 소년의 모습을 보면 꼭 지나온 삶과 앞으로 있을 삶의 모습을 보는 것만 같다. 그렇게 간절히 그리고 그리다 보면 소년은 고래를 만날 수 있지 않을까? 나도 모르는 사이 어느덧 고래는 가까이에 와 있을지도 모른다. 포기하지 말고, 지치지 말고, 한눈 팔지 않고 있다 보면 숙명처럼 기다려 온 그리움의 끝이 보일 수도 있다. 만약 앞으로 고래가 보고 싶어진다면 이 책을 다시 한번 꺼내어 볼 참이다. 많은 그림책을 봐왔지만 이토록 마음을 꽉 채워주는 책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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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을 끊는 식사법 - 3개월 만에 17kg 뺀 의사의 체험
니시와키 슌지 지음, 박유미 옮김 / 솔트앤씨드 / 201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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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서평] 「당을 끊는 식사법」 밥이 건강에 안 좋다고요?



  

당을 끊는 식사법 - 
니시와키 슌지 지음, 박유미 옮김/솔트앤씨드


 건강에 관련된 책을 읽을 때마다 매번 느끼는 거지만 정말 충격인 내용이 많다. 이 책은 제목부터 충격적이다. 「당을 끊는 식사법」​. 표지에는 절반을 잘라 낸 밥공기가 그려져 있다. 수천 년 동안 주식으로 삼았던 밥을 끊어야 된다고 주장하는 책이다. 

 바로 어제 「물로 10년 더 건강하게 사는 법」의 서평을 쓰면서 얘기한 것 같지만, 건강을 생각할 때 가장 우선으로 해야 될 건 운동보다 식사법이다. 운동은 '한다', '하지 않는다'의 선택지라도 있지만 물을 마시거나 식사를 하는 것에는 선택지가 없다. 모든 사람이 먹거나 마셔야만 살 수 있다. 히포크라테스는 이미 2,500년 전에 "음식으로 못 고치는 병은 약으로도 못 고친다" 라며 음식의 중요성을 이야기 했다. 의학 드라마 등을 통해 히포크라테스 선서를 접해본 적이 있다면 그가 의학 분야에 미친 영향이 얼마나 대단한지 대강 짐작할 수 있는데, 그런 위인조차 약보다는 음식을 우선했다는 데 의미가 크다. 특히 우리나라는 OECD 국가 중 가장 병원을 자주 찾고 또 오래 입원한다고 한다. 현대에 들어 식습관이 무너지고 불균형한 생활이 몸을 망쳤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우리가 얼마나 '약'에 의존하는지도 알 수 있다. 이제 약보다는 매일 먹는 음식에 관심을 기울여야 되지 않을까? 


 프랑스의 미식가였던 장 앙텔므 브리야 사바랭은 이런 말을 했다.

  "당신이 무엇을 먹는지 말해 달라. 그러면 당신이 어떤 사람인지 말해 주겠다."

 어떤 음식을 먹느냐에 따라 그 사람을 알 수 있다는 뜻인데, 적어도 우리 몸은 우리가 어떤 음식을 먹는지에 따라 만들어진다는 것은 틀림없는 사실이다.

P. 32 

 

 「당을 끊는 식사법」에서 제안한 당 끊기 식사법은 특히 현대에 무척 필요하다. '밥'을 끊어야 건강해질 수 있다고 했을 때 그럼 그동안 주식으로 밥을 하루에 세 번씩 식사 때마다 먹고도 건강한 사람들은 어떻게 설명할 것인가? 라고 되물을 수 있다. 예전에는 상관없었지만 오늘날에서 당을 끊어야 하는 이유는 바로 현대에 들어 놀라울 정도로 개선된 생활의 편리함이다. 예전에는 2~3시간을 걸어 학교에 가는 일이라든지, 우물물을 길어 식사를 준비하는 등의 엄청난 활동량 덕에 몸의 에너지를 많이 소비하고 에어컨 같은 냉난방 시설이 없어 체온을 유지하기 위해서도 마찬가지로 많은 에너지를 소비했다. 현대에는 운동 선수와 같은 사람을 제외하고는 그정도로 에너지를 소비하는 일이 없기 때문에 칼로리를 제대로 소모하지 못하고 섭취한 음식의 대부분이 체지방으로 축적된다는 것이다. 우리가 건강을 챙긴다고 생각하며 먹고 있던 균형잡힌 식사가 오히려 건강을 해치고 있었다니! 책에는 이밖에도 콜레스테롤에 대한 오해(이제 치킨 마음껏 먹어도 되겠다!)나 채소 주스, 현미에 대한 위험성 등 정신을 번쩍 뜨이게 할 정도의 이야기가 많이 담겨 있다. 개인적으로는 바로 어제 읽었던 「물로 10년 더 건강하게 사는 법」에서 읽은 '과일에는 수분이 많으니 많이 먹어라' 라는 주장에 「당을 끊는 식사법」에서는 '과일에는 당이 엄청 많으니 먹지마!' 라고 반박하니 무척 곤란했다.


 처음에 '콜레스테롤이 동맥경화의 원인'으로 알려진 계기는 1913년에 러시아의 의학자 니콜라이 아니쉬코프가 발표한 실험 결과가 발단이 되었다. 그 실험이란 '토끼에게 콜레스테롤이 들어 있는 먹이를 주었더니, 대동맥에 콜레스테롤이 침착되어 동맥경화가 발생했다.'는 것이다.

 이 실험의 문제점은 토끼는 초식동물이라는 점이다. 초식동물은 동물성 지방인 콜레스테롤을 이용하지 못하며, 따라서 소장에서 콜레스테롤을 완전히 흡수한다. 그에 반해 인간을 포함한 육식동물은 콜레스테롤 흡수를 소장에서 조절할 수 있기 때문에 토끼 실험을 인간에 적용한 것은 근본적으로 잘못된 것이었다.

P. 117 


 책에는 주식인 밥(당)을 끊는 대신에 주로 육류를 통한 단백질 섭취로 식사를 할 것을 권한다. 고기를 먹으며 다이어트를 하고 건강도 챙길 수 있다니 무척 혁신적인 다이어트가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든다. 그동안 먹었던 당을 대체할 수 있는 음식과 간략한 조리법, 식단 등이 친절하게 나와 있어 정말 당을 끊는 식사법을 해볼 사람들에게 현실적으로 접근하는 모습이 참 좋다. 잠깐 별개의 이야기로 빠지자면 일본의 책은 이렇게 간결하고 핵심에 빨리 근접해서 읽기 편한 경우가 종종 있다. 우리나라 책에서 많이 보이는 쓸데없는 미사여구와 정보 등을 통해 분량을 늘리는 경향보다 훨씬 좋다. 「베스트셀러 절대로 읽지마라」책을 보면 우리나라 출판계는 성형 중독에 빠져 있다며 겉으로 보이는 부분에만 신경 쓴다는 비판을 읽었는데 일본의 책을 읽으면 확실히 그 점을 느끼게 된다.

 다시 「당을 끊는 식사법」으로 돌아오자. 당을 끊는 식사법은 확실히 설득력도 있고 접근성도 있지만 과연 이렇게까지해서 먹는 즐거움을 포기해야 하는가 하는 생각도 든다. '맛있는 음식 먹기'에 대해 대체할 수 있는 음식은 있지만 '밥'이나 '과일' 자체가 먹고 싶을 때는 어떻게 해야 할까? 특히 나는 이유식과 젖을 먹던 때를 빼더라도 약 27년을 '밥을 먹어야 속이 든든하다' 라는 생각으로 살아 오며 하루에 한 끼는 반드시 밥을 먹었는데 하루 아침에 주식을 바꾸라니 받아 들이기 어렵다. 아마 나와 같이 느끼는 사람이 많지 않을까? 무언가 파격적인 삶의 변화를 꿈꾸는 사람, 책에서 언급하는 '당을 끊었을 때 효과를 볼 수 있는 질병'에 걸린 사람이 아니라면 실생활에 적용은 아무래도 힘들어 보인다. 우리가 평생을 주식으로 바라 본 '밥'에 대한 새로운 의식 그 자체는 참신하고 좋았다. 아마 정신 건강에는 이로웠을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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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로 10년 더 건강하게 사는 법 - 이승남 박사의 건강하게 물 마시기 프로젝트
이승남 지음 / 리스컴 / 201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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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서평] 「물로 10년 더 건강하게 사는 법」 매일 마시는 물 건강하게 마시기



 

물로 10년 더 건강하게 사는 법 - 
이승남 지음/리스컴


 어느덧 결혼을 해야 될 나이가 다가오고… 몸이 정말 예전 같지 않구나, 하는 걸 느끼며 부쩍 건강에 관심이 많아졌다. 늦지 않게 되도록 빨리 습관을 들여 지금부터 건강을 챙기자 하는 나름대로 계획적인 노후 대비다. 건강에 대한 정보는 정말 우후죽순처럼 쏟아지고 있기 때문에 그중 옥석을 가리는 일도 쉽지 않다. 우선적으로 어떤 건강법에 관심을 기울이느냐가 문제다. 운동처럼 신체적으로 단련하는 방법도 있고 명상처럼 정신적으로 단련하는 방법이 있는데, 내가 관심을 가진 것은 바로 '물'이었다. 운동이나 명상 같은 건 '한다', '하지 않는다' 라는 선택지라도 있지만 물은 '마신다', '마시지 않는다'의 선택지가 없다. 사람이라면 무조건적으로 하루에 일정량을 마셔야 하기 때문에 물에 대해 알아보는 게 가장 우선 해야 할 건강법이 아닐까, 하고 생각했다. 「물로 10년 더 건강하게 사는 법」​은 어떤 물을 마셔야 하는지부터 어떻게 마셔야 하는지까지 일생생활에 적용하여 습관적으로 건강을 챙길 수 있도록 도와주는 책이다.


 수분을 보충하는 가장 이상적인 방법은 음식으로 직접 섭취하는 것이다. 대부분의 과일이나 채소는 수분이 풍부하다. 트깋 수박이나 포도, 오렌지 등은 95%가 수분으로, 과즙을 껍질로 싸놓은 것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채소 중에서는 배추나 상추 류에 특히 수분이 풍부하다. 그러므로 쌈채소를 식사에 곁들이거나 식후에 과일이나 채소 등 수분이 풍부한 음식을 곁들이는 것은 수분을 보충하는 아주 좋은 습관이다.

 P. 77 


 건강 정보가 담긴 기사나 책을 볼 때마다 느끼는 거지만 정말 충격적인 내용이 많다. 내가 도대체 지금까지 누구에게 속고 살았는지 묻고 따지고 싶을 정도다. 「물로 10년 더 건강하게 사는 법」​에서도 마찬가지로 그동안 알고 있었던 물에 대한 상식의 뿌리와 줄기는 물론 바탕까지 뒤흔드는 내용이 많았다. 건강을 챙긴답시고 마셨던 유산균 음료나 우유, 녹즙과 같은 건강 음료(라고 생각했던 것), 옥수수수염차와 같이 미인이 되는 필수품(이라고 생각하는 것) 등 대부분의 차 종류와 음료가 이뇨작용 때문에 오히려 몸을 건조하게 만든다. 그 음료 속의 다양한 성분들이 소화·흡수되려면 많은 양의 수분이 필요하기 때문에 마실수록 갈증을 느낄 수 있다는 말이다. 

 몸이 건조해지면 일어나는 증상을 살펴보면 내가 지금까지 살아있는 게 감사할 정도다. 각종 질병은 물론 노화까지 가속시킨다고 하니 물의 중요성을 새삼 느끼고 '건조'에 대한 경각심이 커진다. 물에 관한 잘못된 건강 상식과 정보가 내 몸을 망치고 있었다. 무지란 이렇게 무섭다. 


 그런데 무조건 물을 많이 마시는 것이 과연 능사일까? 수분이 아무리 세포 안팎을 오가며 신진대사를 활발하게 하고 독소와 노폐물을 배출시킨다고 해도, 물을 많이 마실수록 건강에 좋기만 할까? 짐작했겠지만 답은 '아니요'다.

P. 43 


 책은 '몸이 촉촉해지는 생활실천법' 이라든지 '촉촉해지는 제철 식품', '질병별 건조 대책' 등 유용한 정보를 많이 제공하고 있지만 구성에 있어서 조금 아쉬운 느낌이 든다. 내가 이 책을 읽으며 가장 얻고 싶었던 대답은 바로 어떤 물을 마셔야 하는가? 에 대한 정답이다. 일상생활에서 쉽게 구할 수 있으면서도 부담스럽지 않은 그런 물의 종류를 바랬다. 슈퍼에서 파는 생수라도 어떤 생수가 좋은지 구분하는 방법이 있길 바랐는데, 책을 끝까지 읽어도 속 시원하게 '어떤 물'을 마셔야 하는지 해답을 얻지 못했다. 아무것도 섞지 않고 미네랄이 많이 들어간 생수를 마시라는데 그게 어떤 건지도 잘 모르겠고… 수돗물은 깨끗하긴한데 마시라는 건지 말라는 건지… 숯으로 정화를 하거나 전날 저녁에 미리 물을 받아 두거나, 중금속이 밑으로 가라앉기 때문에 윗물을 마시라거나… 조금 이야기가 중구난방이다. 건강하게 물을 마시는 방법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데 갑자기 '웃기'가 건강에 좋다며 '웃기' 건강법이 나오는 것도 조금 생뚱맞다. 억지로 웃어도 자연스럽게 웃는 것의 90% 효과가 있다고 말 하지만, 억지로 웃을 경우 부정 정서가 형성된다는 연구 결과(「만 3세부터 행복을 가르쳐라」P. 69)도 있기 때문에 전부 받아들이기에는 힘들었다. 뭐 작은 아쉬움일 뿐이다. 위에서 언급한대로 책에는 '상황별 정보'가 무척 많이 담겨 있기 때문에 책장에 꽂아두고 닥치는 상황마다 적절하게 정보를 얻기에 좋은 책임은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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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수력 - 100세를 건강하게 사는 힘
시라사와 다쿠지 지음, 김춘석 옮김 / 부광 / 201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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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서평] 「백수력」 올바른 건강 도미노 세우기



 

백수력 - 
시라사와 다쿠지 지음, 김춘석 옮김/부광


 가끔 책을 읽다 길을 잃을 때가 있다. 마치 여행지에서 길을 잃고 헤매다가 새로운 재미와 특별한 경험, 기억에 남는 추억거리가 생기듯이 책에서도 예상하지 못했던 의외의 즐거움을 느낄 때가 있다. 작가의 의도와는 전혀 상관없이, 주제나 내용과는 걸맞지 않은 생각이 들 때가 그런 때다. 바보같이 느껴지기도 하지만 이같은 독서도 긍정적인 독서라고 평가하는 전문가가 많다. 「백수력」​을 읽으면서 일본 서적은 역시 일본의 성향을 많이 타는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일본인들이 음식을 적게 먹고 담백하게 먹는 것처럼 책도 간결하게 만들어진 경우가 많다. 「백수력」​도 그런 식이다. 건강 정보가 담긴 신문 기사를 읽는 것처럼 부담없이 편하게 읽을 수 있는 그런 책이다.


 잘 차려진 식사 시간, 무얼 먼저 먹는 것이 좋을까. 먹는 순서에도 노화를 방지하는 비결이 있다.

 우선 야채부터 먹도록 하자. 당분이 많은 밥부터 먹게 되면 혈액속의 당이 급격하게 불어난다. 그 때문에 인슐린이 대량으로 분비되는데 인슐린을 잘못 사용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 노화를 막는 데도 중요하다. 야채는 칼로리가 낮기 때문에 지방의 과다 섭취를 막아 준다. (…)

P. 117 

 신체 능력이 꺽이는 나이가 되니 건강에 대해 관심이 많아졌다. 분명 몇년 전과 활동량은 비슷한데 배가 더 나오는 것 같고 주량은 비슷하지만 후유증이 더 가혹하기도 하다. 먹을 거 가리지 않고, 잘 곳 가리지 않던 나이를 지나니 경각심이 생긴다. 절대 끊을 수 없을 것 같았던 담배도 끊었다(아니 쉬고 있다...). 지금부터 일상적인 습관을 개선해 건강을 축적해야 된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핵심은 오래 사는 게 아니라 건강하게 오래 사는 것이다. 건강하지 않으면 오래 사는 게 다 무슨 소용이란 말인가. 

 「백수력」​에 나오는 '건강하게 오래 사는 사람들'이 그런 식이다. 이들은 전부 100세를 넘겼는대도 왕성하게 취미 생활을 하며 적극적인 삶의 태도를 보이고 있다. 오래 사는 것 뿐만 아니라 적극적인 삶의 태도를 배울 수 있다는 점이 「백수력」​의 장점이다. 


 그녀는 고령이 되었어도 자원봉사나 지역 활동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했고, 매일 꼼꼼하게 신문을 읽으며 세상사에 큰 관심을 기울였다.

 그녀는 늘 주위 사람들에게 "내가 은퇴할 때는 밤에 잠을 자고 있을 때 뿐"이라고 말했다고 한다. 

P. 017 


 처음 책의 제목을 봤을 때 백수력이라 하길래, 백수가 생활하는 힘인가? 하는 생각을 하기도 했는데, 정말 연관이 없지는 않았다. 책의 제목 백수력(百壽力)은 100세를 사는 힘을 말하는데 이는 백수처럼 나태한 삶의 정반대에 위치한 삶의 태도를 말하기도 한다. 모든 백수가 그렇지는 않겠지만 집에서 뒹걸거리거나 무기력한 모습을 보여주는 백수는 절대 100살까지 살 수 없다. 100살까지 사는 데 가장 중요한 원동력은 바로 몸과 정신에 끊임없이 자극을 주는 일이다. 부지런한 정신과 건강이 바로 백수력(百壽力)을 키워주는 것이다. 건강에 관심을 가지고 관심을 행동으로 바꾸는 일은 올바른 건강 도미노를 세우는 일과 같다. 언젠가 쓰러질테지만 그 과정이 아름다움으로 남는가, 아쉬운 실패로 남는가 하는 점에 차이가 있다. 「백수력」​은 도미노를 세울 부지런함을 가르친다. 


 여러 가지 자극을 받아들이는 인푸트(input)와 거기에 반응해 정보를 발산하는 아웃푸트(output)가 더욱 중요하다. 신문이나 잡지, 책을 읽거나 텔레비전을 보는 것은 인푸트다. 이들로부터 자극을 받는 것은 아주 중요하지만 그것만으로는 불충분하다. 받아들인 지식을 정리하고 생각해 표현하는 아웃푸트가 중요하다. 자신을 표현하는 것은 치매와 같은 질병을 예방할 뿐만 아니라, 인생을 보다 즐겁게 한다.

 하나의 취미를 가지고 몰두해 보자. 그것이 뇌에 자극을 주게 되고 뇌의 노화를 방지한다. 또한 많은 사람들과 적극적으로 관계를 갖는 것도 뇌의 젊음을 유지하게 한다.

P. 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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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어디에도 없는 호주 TOP10 TOP10 시리즈
앨리스 리 지음 / 홍익 / 201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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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서평]「세상 어디에도 없는 호주 TOP10」 육감 만족 호주 여행 가이드



 

 21살 때 잠깐 휴학을 하고 애버랜드에서 아르바이트를 했다. 꽤 많은 손님이 애버랜드를 제대로 즐기지 못하는 거 같아 개인적인 아쉬움을 많이 느꼈다. 애버랜드에는 가족끼리 즐길만한 화려한 서커스도 있고, 친구끼리 즐길만한 신 나는 이벤트도 있고, 연인끼리 즐길만한 낭만적인 공연도 있었다. 대부분 시간과 장소를 제대로 알지 못하고 효율적이지 못한 동선으로 어트랙션(놀이기구)를 왔다갔다 하다 넓은 애버랜드를 헤매고, 집에 돌아가는 차 시간에 쫓겨 내가 오늘 어떤 즐거움을 놓친지도 모른 체 집으로 가게 된다.

 그때 내가 알고 있던 정보는 애버랜드가 특별했기 때문이 아니라, 그곳에서 오랫동안(이라고 해봤자 3개월이지만) 일 했기 때문에 알 수 있었던 정보였다. 이처럼 가까이에 있는 사람이어야 알고 있는 고급 정보를 얻을 수 있는 경우가 많다. 요즘에는 인터넷이 무척 발달해서 많은 사람이 검색을 통해 정보를 얻지만 그만큼 바다처럼 다양한 정보 때문에 질 낮은 정보가 수면 위로 떠오르기 마련이고 블로거와의 불건전한 거래를 통해 조작된 가짜 정보도 심심치 않게 눈에 띄어 신빙성을 의심할만하다.

 그에 반해 책이라는 텍스트의 모음은 한번 인쇄 하면 돌이킬 수 없는 고유의 특성상 신뢰할 수 있는 정보가 많은 데다가 「세상 어디에도 없는 호주 TOP10」​를 배출해낸 저자의 12년 호주 생활은 충분히 납득할만한 호주의 진수임이 틀림없었다.


 한 사람의 인생이 이곳 호주에서 새롭게 시작되었듯, 여러분에게도 호주가 아픔을 치유하고 새로운 에너지를 가득 불어넣는 공간이 되었으면 한다. 더불어, 밝아올 새해는 한여름 아웃백만큼이나 뜨거운 한 해가 되길 바란다.

P. 9 


 일상의 반복에 지루함을 느꼈을 땐 여행만한 일탈이 없다. 낯섦과 만나고 새로움에 익숙해지는 여행이야말로 탄력적인 일상을 위한 원동력이 되기도 한다. 모든 사람이 각자만의 색깔을 지닌 매력적인 여행을 통해 에너지를 충전할 수 있다며 좋으련만, 물리적인 시간의 부담과 경제적인 압박에 자유롭지 못해 여행을 즐기지 못하는 이가 대다수다. 이 역시 책이 활약하기에 가장 적합한 환경이다. 책은 본래 간접 체험을 위해 태어난 콘텐츠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지금은 세상에 없는, 있다 해도 만나기가 하늘의 별 따는 것처럼 어려운 인물과 책을 통해 간접적인 대화를 나눌 수 있다. 인문이라는 무대를 통해 새로운 지식을 전달하기도 하고 우리의 일상과 닮은 가슴 먹먹한 세상을 소설이라는 형식으로 보여주기도 한다. 어쩌면 여행 장르는 간접 체험이라는 책의 소중한 특성을 가장 잘 살린 장르일지도 모른다. 호주를 찾아가 직접 체험하는 것 외에 가장 근접하게 경험할 수 있는 방법은 아마 책밖에 없을 것이다. '상상력'이라는 부분을 포함한다면 오히려 책이 우위에 있기도 하다.


 이처럼 아름답고 큰 동물이 살고 있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그날, 바다는 내게 더 새로운 의미로 다가왔다. 게다가 그 어떤 조급함도, 근심 걱정도 없이 유유히 노니는 고래까지, 드넓은 바다에 안겨 살아가는 그들이 부럽기까지 했다.

P. 74 


 호주라는 공간은 간접 체험을 통해 직접 체험의 욕구를 불러 일으키기 충분한 매력적인 장소다. 여행지를 소개하는 책의 주된 역할은 그곳의 모습을 온전히 전달하는 것이 첫 번째인데 「세상 어디에도 없는 호주 TOP10」​은 그 역할을 무척 충실하게 수행하고 있다. 글과 사진을 통해 보고, 듣고, 느끼고, 맡고, 맛 보는 등 오감을 완벽하게 자극하고 있고, 만약 여행을 간다면 왜 남태평양으로 가야 하는지, 왜 호주로 가야하는지에 대해 충분한 설득력을 갖고 있다. 나는 고등학교 때 제주도로 수학 여행을 가본 것을 시작으로 국내 여행은 꽤 많이 다녀 봤지만 해외에는 한 번도 가본 적이 없는데, 내 첫 해외 여행이 호주가 될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기도 했다. 책을 통해 생긴 육감이었다. 없던 육감마저 자극하는 육감 만족 호주 가이드, 「세상 어디에도 없는 호주 TOP10」​이다. 


 기승전결, 로맨스와 스릴러, 모험과 아름다운 엔딩까지. 자연이 만들어준 멋진 블록버스터의 주인공이 된 기분을 그날, 로열 국립공원의 코스탈 워크가 선물해주었다.

P. 2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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