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보다 진실한 육수 아닐까요? 조미료 듬뿍 들어간 육수 말고, 신선한 멸치와 다시마, 황태와 양파,
대파를 넣고 진하게 우린 육수요. 그리고, 탱글탱글 잘 삶은 면도 아주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 P19

삼겹살은 미세먼지에도 효과가 있다는 속설이 있었다. 그 속설은 저녁 아홉시 뉴스에서도 다뤄질 정도로 널리 퍼진 속설이었다. 삼겹살이 무슨 만병통치 식도 아니고... 말이지요. 
- P45

이렇게 사랑받는 국민 음식이다 보니 먹을 때마다단순한 끼니를 넘어 우리를 위협하는 낯선 장애물로부터 보호해 줄 것 같다는 믿음이 자연스레 생겨난게 아닐까 조심스럽게 생각해 본다. 
- P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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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그런 전통의 계승과 발전을 위해선 무엇보다도 원형의 발굴 및 보존이 우선되어야 한다. 그런 면에서 가시식당과 같은 제주 음식의 원형을 보존하고 있는 노포들의 가치는 더욱 도드라져 보인다.
- P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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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많은 노포들에서 공동적으로 찾을 수 있는 특징 중 하나가 부족한 위생 관념이다.
노포에 가면 음식은 맛있는데, 음식을 먹는 공간이나 주방, 화장실 등이 비위생적인 곳을 마주칠 때가 많다. 조금은 나이대가 있는 손님들은 그러려니 하고 넘기지만 젊은 세대들에게는 이런 부분들이 노포를 찾는데 가장 큰 걸림돌이 된다.
- P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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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에 대한 기억은 추억이다‘라는 말이 있다. 음식을 섭취하는 행위가 단순히 한 끼의 허기를 때우기 위한 식사가 아닌,
누군가와 함께 음식을 먹는 것이라면 그 자체로 일종의 ‘관계잇기‘가 된다.
- P162

점심. 한자로는 ‘점찍을 점‘자와 ‘마음 심‘ 자를 쓴다.
‘마음에 작은 점 하나 찍는다‘라는 뜻이다. 우리에게는 아침과 저녁 사이의 끼니지만, 중국식 의미로는 점심나절에 간단히 먹는 음식 모두를 뜻한다. 중국어로 하면 딤섬이 된다. 
- P183

오랜 시간을 고집과 열정으로 버텨왔을 터. 이 집은 분명 시간이라는 땅 위에 노력이라는 벽돌을 차곡차곡 쌓아 올려만들어 온 집일 것이다. 다시 진주에 와야겠다.
- P1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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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는 달랐다. 훨씬 과감했다. 그뻔뻔함은 우리가 알고 있되 헤아리지 못했던 것을 일시에일깨웠다. 바로 우리는 어디에 있든 다층적으로 연결되어있다는 것. 그리고 우리가 사는 세상은 복잡한 데다 사회,
정치, 경제 논리뿐 아니라 인간관계와 정신적으로도 서로 얽혀 있다는 것 말이다.
- P8

나는 글을 쓰며 이 공백기를 보내기로 했다. 뉴스 예보를 주시하면서 눈앞에 펼쳐진 현실을 이해하고 싶어서다. 때때로 글쓰기는 균형을 잡기 어려울 때 땅에 발을 디디고 서 있게 하는 바닥짐이 될 수 있다. 하지만 다른 이유도 있다. 나는 이 전염이 우리 자신에 대해 폭로하는 것에귀를 막고 싶지 않다. 두려운 비상사태가 종료되면, 우리의 일시적 자각은 순식간에 사라질 것이다. 이것이 질병의본질이다.
- P10

그러니 전염은 우리 연결 관계의 감염이다.
- P13

RO값을 낮추는 것은 우리가 코로나19에 저항한다는 수학적 의미다.
- P19

사실 자연 그 자체가 선형적으로 구성되지 않았다. 자연은 급격하거나 훨씬 더 유연한 성장, 지수와 로그를 좋아한다. 자연은 본래 비선형적이다.
전염병도 예외가 아니다. 
- P21

"갈수록 더 빨라지는 확산을 어떻게 멈춰야 하는가?" 이질문에 대한 답은 "모든 힘을 다해 자제와 희생으로, 인내심을 갖고"이다.
- P23

그러나 전염의 시대에는 우리가 무엇을 실제로 기대해도 되고 기대하면 안 되는지를 알아야 한다. 무작정 최선의 것을 바라는 것과 적절한 선에서 기대하는 것은 다르기 때문이다. 
- P26

전염의 시대에 우리는 단일유기체의 일부다. 전염의 시대에서 우리는 하나의 공동체이다.
- P37

감염 가능자들은 각자가 하나의 방역선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전염의 시대에 우리 행위는 전적으로 개인에게 국한되지 않는다. 
- P38

우리는 다수이고, 우리 각자의 행위는 각각 지각되기어려우며, 막연한 전체 결과로 이어진다. 전염의 시대에 연대감 부재는 무엇보다도 상상력의 결여에서 온다.
- P39

전염의 시대에, ‘인간은 섬이 아니다‘라는 존 던 John Donn*의 묵상이 더욱 의미심장하고 새롭게 다가오는 이유다. - P43

그때와 똑같은 상황을 겪으면서, 우리는 분노, 공포,
불안, 냉소, 불신, 체념으로 대응하고 있다. 두려움 앞에 툭튀어나오는 인간의 반응이자 민낯이다. 이것을 인지한다면 우리는 평소보다 조금 더 신중하게 행동하고, 연민의 마음을 갖게 될 것이다. 
- P52

오히려 지금은 더 냉정하게, 코로나19와 같은 사태는 앞으로더 자주 일어날 것이라고 덧붙이고 싶다. 감염은 징후이기때문이다. 전염은 생태학 속에 있다.
- P56

그러므로 지금 우리가 맞닥뜨린 새로운 전염병은 어쩌면 지금 꼭 필요한 ‘생각으로의 초대‘일지도 모른다. 유예된 활동, 격리된 시간들은 그 초대에 응할 기회이다. 무엇을 생각해야 하느냐고? 우리는 단지 인간 공동체의 일부가 아니라는 것. 섬세하고 숭고한 생태계에서 우리야말로 가장 침략적인 종이라는 것.
- P59

막연한 생각일지라도 한번 형성된 추측은 일종의 생태계를 형성한다. 그곳은 마녀의 솥단지처럼 무슨 일이든 벌어질 수 있는 무한 증식의 세계다.
- P69

정상적인 일상이 우리에게 허락하지 않았던
‘생각의 시간‘으로 이 시기를 더 잘 활용할 수 있다. 우리가 어떻게 여기에 이르렀는지, 어떻게 되돌아가고 싶은지 등을 생각하는기회로 삼을 수 있다.
- P76

날수를 세면서, 슬기로운 마음을 얻자. 그리고 이 모든 고통이 헛되이 흘러가게 놔두지 말자.
- P77

생각하는 용기를 내지 않는다면 아무것도 할 수 없다
- P86

하지만 지금부터 미래를 떠올리며 도모하자. 그래서 상상할 수 없는 것이 또다시 우리를 기습하는 일이 없게 하자.
- P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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