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면 그는 제 주위에서 계속 계속 원을그리며 계속 계속 반경을 좁히고 그러다가 탁 걸렸다! 곧장제 입으로 날아들 테고 저는 꿀꺽 삼키면 되니까, 몹시 통쾌한일 아닙니까, 헤헤헤! 믿기지 않으십니까?
- P120

"그때는 서로를 철저히 알게 될까요?" 라스콜니코프가 말을 받았다.
"예, 철저히 알게 될 겁니다." 포르피리 페트로비치는 맞장구를 치더니 한쪽 눈을 가늘게 뜨며 극히 진지한 표정으로 그를 쳐다보았다. 
- P145

‘이제 다시 싸워 보자.‘ 계단을 내려가면서 그는 적의에 찬냉소를 머금고 말했다. 적의는 자기 자신을 향한 것이었다. 자기가 얼마나 ‘옹졸‘했는지를 떠올리자 경멸과 수치심이 느껴졌다.
- P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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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그녀가 냉정하다고들 했지만, 세상에 그녀를 돌봐주는 사람이 아무도 없었다. 혼자 육십오년 동안 온갖 풍상을 견디어왔으니 때로는 그녀를 용서해줘야한다.
- P26

카츠 선생님의 뒤쪽 벽난로 위에는 새하얀 돛이 여럿 달린 돛배가 한 척 놓여 있었다. 나는 불행했기 때문에 다른 곳, 아주 먼 곳, 그래서 나로부터 도망칠 수 있는그런 곳으로 가버리고 싶었다. 나는 그 배를 허공에 띄워 몸을 싣고는 대양으로 나아갔다. 내 생각엔, 바로 그때, 카츠 선생님의 돛배에 올라탄 그때, 나는 난생처음 먼 곳으로 떠날 수 있었다. 그때 그 순간, 비로소 나는 어린아이가 되었다. 
- P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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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일이 다 이놈 탓, 이놈 하나 탓이라고 여겨졌다. 한데 주목할 만한 것은 이미 계단을 내려가는 중에도 그가 줄곧 이 일은 아직 말짱 도루묵은 아닐 것이다, 두 여인만 놓고 보면 심지어 ‘충분히, 충분히‘ 만회할 수 있다, 라고 생각했다는 점이다.
- P57

라스콜니코프는 한 번 더 걸음을 멈추었다.
"이걸로 영영 끝이야. 나에게 절대 아무것도 묻지 마. 대답해줄 것이 전혀 없어...... 나한테 오지도 마. 내가 이리로 올테니까…… 나를 좀 내버려 두고, 저들은...... 내버려 두지 마.
내 말 알아듣겠어?"
- P71

어떤 채워지지 않는 연민이, 이렇게 표현할 수 있다면, 갑자기 그녀의 얼굴선 하나하나에 어리었다.
- P79

이따위 치욕과 천함이 당신의 내부에서 어떻게 정반대되는 다른 성스러운 감정들과 공존할 수 있는 거지? 
- P87

어쨌거나 그는 한 가지 의문이 생겼다. 물속에 몸을 던질 힘은 없었다손 치더라도 어떻게 이토록 오랫동안 이런 상태로 있으면서도 미치지 않을 수 있었을까? 물론, 그는 소냐의 처지가 불행히도 그녀 혼자만 겪는 예외적인 현상은 아닐지라도 어떻든 이 사회에서 우연한 현상임을 알고 있었다. 하지만 바로 이 우연성과 이 얼마간의 교육과 그 전까지의 삶 때문에 그녀는 이 혐오스러운 길에 첫발을 내딛는 그 순간 단번에 죽어 버렸을 수도 있었으리라. 무엇이 그녀를 지탱해 주었던 것일까? 
- P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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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여움이 세상을 구한다"라는 말이 있다. 우린 귀여운것들에 열광한다. 커여워, 귀여워서 기절, 심장 폭행, 지구뿌셔 등 우리가 귀여운 것들에 반응하는 용어들은 점점 더과격해지는 것 같기도 하다.
- P35

분명히 지금 나는 걔를 볼 수 없지만, 걔는 어딘가에서 나를 보고 있을 것 같고, 어떤 형태로든 이 세계에 남아 있을 것 같은데, 이 세계와 연결이 끊어지지 않았을 것 같은데, 그럼 걔가 내 마음 좀 헤아려줬으면 좋겠다는 것도 있는 것 같아요. 
- P49

사랑이 끝나는 게 아니라, 이 사람이랑의 사랑이끝나고 그다음 사람으로 연결되고, 결국 저라는 병안에 채워지면서 물이 차오르는 느낌에 더 가까운것 같아요.
- P50

짝사랑은 상대의 감정보다 내 감정에 더집중하는 것이다. 나는 이게 잘 안된다. 하지만 ‘짝사랑전문가‘ 같았던 서영님은, 그리움을 간직하며 사랑하는임발님은, 다양한 사랑을 말하며 자신의 감정을 바라볼 줄아는 유보님은, 내가 갖지 못한 것을 가진 사람들이다.
- P91

커티스 
잘은 모르겠고, 더 겪어 봐야 알 것 같긴 한데,
예전에 제가 사랑에 대해 쓴 글에선 "스스로를사랑하지 못하는 자에게 사랑이란 바그라진모래처럼 바람에 쉽게 흩날려 놓쳐지는마음이다."라고 했어요.
- P144

블루미 
지난 저의 삶의 궤적과 제가 해온 연애도 그렇고,
뭐랄까. 굉장히 다이내믹한 사건들이 있었는데,
그걸 어쨌든 다 잘 견디고 무사히 지나와서 지금의내가 됐다는 것에 이제 약간 자부심이 들어요.
- P164

사랑이 뭐 내 인생을 책임져줄 것도 아니고, 지금 내가 나눌 수 있는 마음을 나누는 게 그게 저한테는 지금의 상황이고, 그냥 이게 너무 좋아요.
- P218

‘함께‘한다는 건 사람을 성장시킨다. 혼자 할 수 없는 것을할 수 있게 만들어준다. 상대가 잘 자라길 바라는 마음이 사랑 같다는 오평 사장님의 말처럼 사랑과 성장은 함께 가는것 같다.
그렇게 나는 오늘도 사랑하며 성장하고 있다.
- P221

정진 
애틋함이라는 감정은 뭔가 기다리는 감정이면서약간 슬픔 계열인데, 슬픔이랑은 다르지. 너무 귀하게 여겨주는 게 애틋함 같아.
- P2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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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인의 목소리는 매력적인 설득조로 바뀌어 있었다. 그는 경우에 따라 목소리를 자유자재로 구사했다.
"그럴 만한 이유에서, 지금 시점에서는 이 사건의 범인, 이제부터 이 인물을 X라고 부르기로 하죠. 아무튼 범인의 정체를 당신들에게 밝힐 수가 없습니다. 공범이 있는 듯도 하고요."
- P110

하지만 세부적인 면들이 모두 그래야 할 필요는 없다네. 알겠나? 분장이 아주 꼼꼼하다는 것은 모든 파도를 세세히 그려놓은바다의 풍경이나 모든 잎사귀의 윤곽을 선명하게 그려놓은 나무와도 같은 거네. 모든 파도, 모든 잎사귀, 사람 얼굴의 주름살을 모두 하나하나 꼼꼼하게 그리는 것은 자칫 그림을 엉망으로만들기 쉬운 법이라네.
- P1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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