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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광인의 이야기 - 칼릴 지브란이 들려주는 우화와 시
칼릴 지브란 지음, 권루시안 옮김 / 진선북스(진선출판사) / 2017년 8월
평점 :
품절
칼릴 지브란의 대표작이라고 하는 '예언자'는 아직 보지 못했다.
내가 좋아하는 그의 작품은 나의 청춘을 함께 했던 '모래.물거품'과 '보여줄 수 있는 사랑은 아주 작습니다'였다.
이번에 그의 작품 '모래.물거품'을 새로이 접하면서 함께 이 책도 보게 되었다.
이 책은 내가 전에 봤던 칼릴 지브란의 책들과는 달리 조금은 긴 호흡을 가지고 있다.
다른 작품들은 명상집이나 연인간의 편지를 모아놓은 책이였으나, 이번 책은 완벽한 형태의 시를 보여주고 있다.
시와 함께 있는 우화들은 짧은 글이지만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한다.
시도 좋지만 책 속에 있는 우화들이 더 많이 생각이 나는 것 같다.
그만큼 생각을 할 수 있는 화두를 많이 던졌다는 의미일 것이다.
고양이와 개들의 기도를 보면서 난 개와 같이 고양이들을 비웃고 있는 것은 아닌지 되돌아본다.
나만의 언어로, 나만의 생각을 남들에게 강요하거나 비웃지 않았는가?
그리고 '기도'라는 무형의 열정이나 마음만으로 '생선'이나 '뼈다귀'와 같은 유형의 환상적인 결과를 원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생각해 본다.
실천으로 옮겨지지 않는 기도는 그저 기도로 끝날뿐이다.
그것을 현실로 이루기 위한 '행동'이 수반되지 않는 기도는 유의미한 결과를 가져다 줄 수 없다.
책의 마지막 부분에 칼릴 지브란의 연대기를 담고 있는 글이 있다.
그의 글을 좋아했지만 그에 대해서는 잘 모르고 있었는데 이번 기회에 보다 상세히 알게 되었다.
레바논에서 태어난 칼릴 지브란은 미국에서 자라고 성장했으며 그와 함께 떠오르는 이름, 메리 헤스켈과의 관계도 알려준다.
48세의 이른 나이로 사망한 그의 묘비명이 무척이나 인상적이다.
"나는 당신처럼 살아있습니다.
나는 당신 곁에 서 있습니다.
눈을 감아 보십시오."
세상에 있는 사랑하는 사람에게 아픔을 주기 않기 위한 그의 따뜻한 마음을 알 수 있다.
작품과 저자의 연대기를 함께 보니 머리에 머물고 있던 글귀들이 가슴으로 내려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앞으로도 작품 자체에 주목하는 것도 좋지만 저자의 인생에도 관심을 가져봐야겠다.
조금은 더 깊은 맛을 음미할 수 있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