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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래.물거품 - 위대한 정신 칼릴 지브란과의 만남
칼릴 지브란 지음, 정은하 옮김 / 진선북스(진선출판사) / 2017년 8월
평점 :
품절
이 책, 참으로 오랫만에 봅니다.
대학에 입학 후 처음으로 간 서점 나들이...
그곳에서 만난 칼릴 지브란의 '모래.물거품'과 서정윤님의 '홀로서기'는 한참 들뜬 나의 마음을 더욱 들뜨게 만들었습니다.
이 책은 내용도 좋지만 그 시절, 그 때의 감정을 담고 있는 책이기에 무척 소중합니다.
사실 그 때는 이 글에 담겨있는 의미를 잘 이해하지 못했습니다.
아직 사랑을, 세상을 알지 못하는 열정이라는 이름의 흥분만으로 가득했던 새내기였으니까요.
그저 뭔가 깊은 의미가 있는것처럼 보였던 글이 무척이나 아름답게 느껴졌습니다.
한참동안 잘 책꽂이의 한켠에 자리하고 있던 책이 몇 번의 이사를 통해 잃어버린 모양입니다.
아마 현실속에 푹 파묻혀 추억을 잊고 살았나 봅니다.
이 책을 본 순간 그 때의 추억이 생각나 책꽂이를 샅샅이 찾아보았지만 찾지 못해 다시 새로운 책으로 만나게 되었습니다.
여전히 좋습니다.
이제는 단지 글이 아름답게 느껴지는 것 뿐만 아니라 왜 이 글이 아름다운 것만은 아닌지를 알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만큼 인생도, 사랑도 알고 있다는 의미이겠지요.
책도 음악이나 장소처럼 추억을 간직할 수 있다는 것이 놀랍게 느껴집니다.
좋은 글을 추억과 함께 하니 더욱 좋네요.
"이상한 일입니다.
우리 모두가 잘못을 변명할 때에
옳은 일을 할 때보다 몇 배의 노력을 기울이는 것은."
글을 읽고 곰곰히 생각해 보니 그렇네요.
나의 실수, 잘못을 그렇지 않음으로 포장할 때에는 평상시에는 결코 생각하지 못할 용기와 아이디어가 샘솟는 것 같습니다.
결국 이것이 노력의 결실인 것일까요...
"거북이는 토끼보다
길에 대하여
할 이야기가 많습니다."
어릴 적 토끼와 거북이를 보면서 누구나 토끼처럼 게으름을 피우지 말고, 거북이처럼 꾸준히 하라는 교훈을 배웠습니다.
조금 더 커서는 조금 왜곡하여 거북이처럼 느리게 꾸준히 하는 것보다는 토끼처럼 빨리 하고 적당한 휴식을 취한다면 이길 수 있지 않을까란 생각도 해보았습니다.
이제는 승리가 결코 목표가 아니지 않을까란 생각을 해 봅니다.
내가 하고 싶은 경주가 아닌 다음에야 굳이 이 경주에 참가할 의미를 부여하지 않을 것 같습니다.
어쩌면 저 글의 거북이처럼 길의 아름다움을, 변화를 감상할 수 있는 여유가 목표가 될 수 있지도 않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