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해, 역사가 바뀌다 - 세계사에 새겨진 인류의 결정적 변곡점
주경철 지음 / 21세기북스 / 2017년 2월
평점 :
품절


 

내가 주경철 교수님을 알게 된 것은 EBS를 통해서였다.
내가 알고 있던 내용들을 완전히 새로운 관점으로 풀어주는 그의 역사관이 너무나 신기하고, 재미있었다.
더구나 얼마 전에 최진석 교수님의 '탁월한 사유의 시선'도 '건명원'에서의 강의를 책으로 펴낸 것인데, 이 책 또한 바로 그 곳에서 강의한 내용을 정리한 책이라는 것이 너무나 반가웠다.

이 책에서는 5개의 특별한 년도를 지정해 앞,뒤의 세계적 변화를 말하고, 그 변화가 우리에게 어떤 영향을 끼쳤는지를 설명하고 있다.
첫번째는 1492년, 바로 콜롬버스가 아메리카 대륙을 발견한 해이다.
저자는 이 책에서 콜롬버스를 '예외적 정상'으로 분류하여 소개하고 있다.
내가 알고 있던 콜롬버스는 그냥 위대한 인물이였는데, 그게 아니라 당시 시대적 상황에서 콜롬버스가 인정받기 위해 그럴 수 밖에 없었음을 보여준다.
물론, 서쪽으로 아시아에 접근하겠다는 콜롬버스의 아이디어와 열정은 높이 사야 마땅하지만 결코 그것만이 전부가 아님을 알게 해 준다.

두번째는 1820년으로 역사적으로 기억될 특별한 사건이 발생하지는 않았지만, 동서양의 역사가 바뀌는 기점이 되는 해이다.
당시는 해양을 장악하는 세력이 세계를 지배하는 시대였다.
중국은 그 이전까지는 유럽보다 훨씬 더 부강하고 잘 사는 나라였고 정화가 이끌던 선단과 같은 대규모의 해양활동은 유럽에서도 몇백년뒤애서나 가능할 정도였다.
중국은 단지 육지와 가까운 연안 근처만 항해한 것이 아니라, 인도 중동 등 멀리 떨어진 외국과의 교류도 활발하였다.
당시에 가장 핫한 바다는 바로 인도양이였고, 그 인도양을 장악한 것이 중국이였다.
그런데 중국 북쪽에서의 이민족의 반란과 도발로 인해 해양활동을 중단하고 북쪽에 신경을 쓰는 사이에 유럽이 인도양을 장악하게 되었다.이는 훗날 동아시아의 유럽으로의 진출을 허용하게 되고 그 이후의 역사는 우리가 알고 있는 것과 같다.

세번째는 1914년으로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역사와는 다른 접근을 하고 있다.
이 해는 나그네 비둘기가 멸종된 해이다.
이 비둘기는 아메리카에서 수천만 마리가 있었을 정도로 생태계에서 엄청난 규모였던 생물이였는데 갑자기 멸종을 하게 되었고, 이를 계기로 자연에 대한 인간의 시각이 바뀌게 되었다.
인간의 신대륙으로의 이동, 잦은 왕래는 동,식물의 이동을 가져왔고, 이는 생태계에 엄청난 파장을 일으켰다.
개인적으로 무척 흥미있게 본 부분이기도 하다.

네번째는 1945년으로 제 2차 세계대전이 끝난 해이다.
가장 근대이기도 하고 별다른 설명이 필요없을 정도로 잘 알고 있는 년도이지만 전,후의 세계적 흐름을 보여주어 지금까지 단순하게 알던 단엽적인 시각을 벗어날 수 있게 해 준다.
역사란 결국 어느 사건, 사고로 이루어진 것이 아니라, 전후의 분명한 이유가 있는 흐름이다.
그 흐름을 꿰뚫고 있는 사람이 역사의 주인공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마지막은 바로 오늘이다.
결국 우리가 앞의 4개의 연도를 되짚은 이유가 바로 이것일 것이다.
오늘을 어떻게 맞이하고, 살아가느냐에 따라 미래가 달라질 것이다.

책 소개에 년도로 역사를 설명한다고 하여 기존의 역사관과 비슷하지 않을까 우려를 하였는데 기우였다.
사건,사고뿐만 아니라 자연까지 포함한 저자의 통찰을 역사에 대한 나의 시각을 바꾸게 해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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