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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어 : 철학노트 필사본 ㅣ 10년 후 나를 만드는 생각의 깊이 1
공자 지음, 김형찬 옮김 / 홍익 / 2016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논어’에 대해 무슨 책이다라고 이야기하는 것은 의미가 없을 것이다.
누구의 말을 옮겨놓은 책인지, 어떤 좋은 말이 있는지는 몇 구절 정도는 알고 있을 것이다.
그럼에도 과연 ‘논어를 알고 있는가?’라고 묻는다면 ‘네’라고 자신있게 대답할 수 있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다.
이 책도 바로 그 논어에 대한 책이다.
다른 책들과의 차이라면 바로 ‘필사’이다.
단지 눈으로 보고 머리로 이해하는 것이 아니라, 손으로 따라 쓰면서 한 글자 한글자에 대한 깊은 뜻을 이해하는 책이다.
당연하겠지만 논어의 모든 글을 이 책에 담지는 못했다.
7장으로 나누어 각각의 주제에 맞는 글을 모아 한 장으로 묶었다.
주제에 따라 나눈 논어라고나 할까..
이 책의 첫 페이지를 여는 순간, 내가 가장 좋아하는 문구가 나를 반긴다.
‘배우고 때때로 그것을 익히면 또한 기쁘지 않은가?'
‘벗이 먼 곳에서 찾아모면 또한 기쁘지 않은가?'
한 글자, 한 글자 옮기면서 이전과는 다른 감동을 느낀다.
이것이 필사가 주는 즐거움, 기쁨인가 보다.
손으로 쓰고, 내가 쓴 글을 한참을 들여다 본다.
그냥 눈으로 보는 것과 내가 쓴 글을 보는 맛이 다르다.
나머지 여백에 내가 그 문장을 보면서 느낀 감정, 생각들을 끄적여 본다.
건방진 생각이겠지만 이렇게 함으로써 이 책은 '공자의 논어'가 아니라 '나의 논어'가 되는 듯 하다.
앞에서도 얘기했지만 이 책의 가장 큰 특징은 좌측 페이지에 논어에 대한 글을 담고, 우측 페이지는 노트처럼 두어 직접 그 글을 필사할 수도 있고, 해당 글에 대한 자신만의 생각을 적을 수도 있다.
친철한 해설을 먼저 두고, 논어의 원전을 보여준다.
페이지 말미에는 논어 원본에서 사용된 한자의 뜻이나 부수적인 간략한 설명이 있다.
단지 해석만 한 것이기에 논어에 대한 자의적인 해석이 많이 필요한 책이다.
논어에 대한 여러 종류의 책이 있지만, 대부분은 논어의 해석까지 포함한 책이 주류를 이루었다.
그 해석이란 것이 어느 정도 논어에 대해 검증된 사상을 바탕으로 하겠지만 저자의 주관적인 해석도 있었을 것이다.
이 책은 그런 해석이 전혀 없기에 떠먹여주는 것을 기대했던 사람들에게는 실망을 줄 수 있다.
그러나 자신만의 논어를 원하는 사람들에게는 그러한 해석이 없기에 좋은 책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