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여줄 수 있는 사랑은 아주 작습니다
칼릴 지브란.메리 해스켈 지음, 정은하 엮음 / 진선북스(진선출판사) / 201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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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를 잘 보지 않는 나도 챙겨보는 것이 있었다.
바로 '응답하라' 시리즈이다.
왜 이 드라마를 챙겨볼까 생각해봤는데 그 시절을 함께 보낸 사람들과 공유할 수 있는 '추억'을 다시 떠올릴 수 있기 때문인 듯 하다.
그래서인지 드라마에 나오는 인물들의 스토리에 집중하기 보다는 그들이 입고, 보고, 쓰는 물건들에 더 관심이 갔다.
그 중 하나가 바로 지금 소개하는 이 시집 '보여줄 수 있는 사랑은 아주 작습니다'이다.
사실 난 이 시집을 조금 늦은 90년대에 처음 접했다.
'홀로서기'와 함께 항상 내 책꽂이를 장식(?)했던 대표적인 시집인데, 어느 순간 사라져 버렸다.
그런데 진선books에서 복간을 하였다. 그것도 당시 내가 보았던 그대로...
그래서일까.. 오랫만에 접한 책임에도 불구하고 당시 그 느낌, 그 기분이 조금씩 되살아 나는 듯 하다.
이제 나에게 이 책은 '한 권의 책'이 아니라, 나의 젊은 시절을 회상할 수 있는 '하나의 추억의 물건'이다.

이 책은 '예언자'로 유명한 칼릴 지브란과 매리 해스켈의 연애(?) 편지중에서 좋은 문장들을 모은 책이다.
이 책의 제목도 그 문장 중 하나이고, 이 밖에도 아주 고귀만 문장들이 많이 있다.
당시에 시집의 유행을 했다 하더라도, 이 책이 주는 사랑에 대한 멋진 글은 당시 비교적 가볍고 직설적인 표현으로 유행하던 시집과는 다른 레벨임을 보여주었다.
어쩌면 이 둘의 사랑이 이루어지지 않았기에 그 스토리에, 구절 하나하나에 더 깊은 애정이 묻어있다고 느껴지는 것일 수도 있다.

연애편지를 옮겼다고 해서 서로에 대해 사랑을 갈구하는 문장만 있다면 무척 큰 오해이다.
이 둘은 애로틱한 사랑을 한 것이 아니라 플라토닉한 사랑을 하였고-비록 지브란의 청혼을 해스캘이 거절했다 할지라도- 지브란의 예술적 감각을 높이 평가한 해스캘에 대한 감사와 서로 감정을 공유하는 글로 엮어져있다.
내가 처음 이 책을 접한 후 강산이 몇번은 변하였지만 아직도 무척 귀하고 멋지게 보인다.

한장한장 넘기면서 이런 멋진 시집과 함께 했던 내 시절이 있었음이 무척 소중하게 느껴진다.
뭉글뭉글 올라오는 그 시절의 감동과 추억이 쉬이 페이지를 넘기지 못하게 만든다.
지금 누군가를 사랑하고 있다면 이 책을 그 사람에게 선물하고, 누군가를 사랑하고 싶다면 직접 이 책을 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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