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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고 싶다는 말처럼 아픈 말은 없다
최인숙 지음, 이진 그림 / 매직하우스 / 2015년 1월
평점 :
오랫만에 만나는 시집이다.
겨울비 내리는 밤, 따뜻한 방안에서 읽는 시가 참으로 멋진 시간을 만들어 주었다.
아직은 추운 겨울이지만, 시를 통해 따뜻한 봄을 만날 수도 있었고, 바깥보다 더 추운 시린 감정도 느끼게 해주었다.
이것이 시가 가지고 있는 매력이리라...
이 책에 담겨있는 시의 주제는 바로 '사람'이다.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있으면 따뜻하고, 함께 있지 못하면 가슴에 저리저리한 감정이 들고, 헤어지면 세상이 무너질듯한 아픔을 느끼고...
결국, 사랑이다.
세상의 모든 것이 그 사람과 연결이 되고, 그 사람을 생각나게 하고...
그 구구절절함을 풀어놓자면 책 열 권으로도 모자라겠지만, 이렇게 짧은 글로도 충분히 그 느낌이 전달되어 온다.
시와 어울리는 멋진 일러스트는 튀지도 않으면서 더욱 시를 돋보이게 만든다.
이 시집을 보면서 그간 내가 너무 삭막하게 산 것은 아닌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인생이란 것이 이리 삭막한 것만은 아닐진데..
그 또한 누군가가 아닌 내가 한 것이고, 원한 것일테니 원망은 없다. 다만, 후회만이 있을뿐...
시 한 편을 보고 너무 감상에 빠진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그러나, 이것이야말로 시의 매력이 아니겠는가..
한 편의 시로 삭막했던 내 가슴이 조금은 촉촉해지는 듯 하다. 지금 내리는 이 비처럼...
이런 감정이 아직 살아있음에 감사하고, 행복해진다.
내가 가지고 있는 지식만이, 기술만이 지금의 나를, 미래의 나를 책임지는 것은 아니다.
이 책이 담고 있는 풍부한 감성 또한 내가 잊지 말고 지켜야 할 것이다.
주변의 사물에 이토록 많은 감정을 담을 수도 있는데, 난 주변에 너무 인색했던 것은 아닌지...
시집 한 권으로 너무 많은 것들에 대해 생각하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그러나, 지금 이 순간만큼은 이런 자유로운 생각을 그냥 풀어놓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