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 막혀 죽겠거든, 철학하라 - 인생의 힘든 고비에서 나를 잡아준 책들 인문낙서 1
홍정 지음 / 인간사랑 / 2014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올해는 철학에 대한 쉬운 접근의 책들을 주로 읽어왔다.

그런데, 역시 '철학은 철학이다'라는 책을 만났다.
바로 이 책, '숨 막혀 죽겠거든 철학하라'이다.

동,서양을 넘나드는 어마어마한 철학의 향연에 정신을 차리기 힘들 정도이다.
철학에 대한 어느 정도의 지식과 자신의 생각을 가지고 있지 않으면 그냥 읽기조차 버겁게 느껴지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저자는 아버지의 갑작스러운 죽음과 잇다른 동생의 자살로 현실 회피적인 방안으로 축사에서 지내다가, 갑작스런 홍수로 인해 물에 빠져 죽을 위기에 닥친다.
아버지와 동생이 죽음이 사회로부터의 회피를 하게 만들었다면, 자신이 죽을 위기를 겪은 사건은 다시 사회로의 복귀를 하게 만들었다.

저자는 자신이 다시금 이렇게 생생하게 살게끔 한 원동력이 바로 인문학의 힘이라고 말한다.
어렸을 때 만난 니체의 철학에서부터 동,서양의 철학에 대한 저자의 깊은 내공이 느껴지는 책이다.

저자는 스스로를 인문낙서(樂書)가라고 말하고 있다.
인문이 너무 좋아 그것을 즐기고, 그에 대해 책을 쓰고...
이 책을 보면서 든 생각은 인문낙서이기도 하지만, 인문에 대한 낙서(落書)가 아닐까 하는 생각도 조금 들었다.
머리속에 든 모든 인문학적 지식을 이 책, 단 한 권에 모두 쏟아붇고 싶은 저자의 열정이 느껴졌다.
마치 이 책 한 권으로 모든 것을 끝낸다는 듯한 느낌이랄까...
인문에 관한 책을 보면서 이런 감정을 느끼기는 정말 오랫만인 것 같다.

이런 긴장감과 열정은 좋지만, 그에 반해 흐름의 전개가 자연스럽게 느껴지지 않는다는 것이 조금은 안타깝다.
자신의 인생을 회고하면서 각 사건, 생각 ,행동에 대한 철학적인 고찰을 하는 형식의 책인데, 느닷없이-나만 그렇게 느낀건가?- 나오는 철학이야기... 그것도 동,서양을 가리지 않고 튀어나온다.
이제 좀 적응할만하면 또 다시 저자의 이야기...
초고의 원고를 그대로 출판한 것이 아닐까란 생각이 들 정도로 날 것, 그대로의 느낌이다.

책이란 무릇 흐름을 느끼면서 만끽하는 것이라는 생각을 가진 분들이라면, 정신을 단단히 차리고 마음의 안전벨트를 확실히 매어야 할 것이다.
가벼운 마음으로 철학에 대한 흥미 유발을 위해 이 책을 든 독자들은 이 책이 제목대로 숨 막혀 죽을 듯한 기분을 느낄 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우려도 있다. ^^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