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의 에티켓 - 누구도 말해주지 않은 당신의 마지막에 관하여, 개정판
롤란트 슐츠 지음, 노선정 옮김 / 스노우폭스북스 / 202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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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

누구나 피할 수 없는 것이지만, 깊게 생각해 보기를 꺼리는 주제입니다.

생각을 하기 어려운 이유 중 하나는, 우리는 무언가를 계획하고, 고민하는 것들 대부분은 그 이후에 나에게 어떤 영향이 있을까에 대한 선택이기 때문입니다.

어느 학교를 입학하고, 어느 직장에 취업하고, 누구와 결혼하고…

거의 모든 결정은 그 이후의 인생에 큰 영향이 끼칩니다.

하지만, 죽음은 생의 마지막이고, 그 이후를 생각할 수가 없습니다.

그렇기에 생각하기도 싫고, 어렵습니다.



이 책은 ‘죽음'에 대해 무척 구체적으로 설명하고 있습니다.

죽음을 앞둔 순간부터 장례 그 이후의 시간까지 길지 않은 시간동안의 육체적, 정신적 변화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죽은 사람은 말이 없다는데 어떻게 이런 데이터를 얻을 수 있었는지 신기하네요.

몸이 임종을 향해 조금씩 변해 가는 과정, 가족들이 어떤 말을 건네고-때로는 침묵하고-, 그리고 의료진은 무엇을 하고 있는지 자세하게 설명하고 있습니다.

마치 임종을 앞둔 사람옆에서 죽음에 대해 설명해주는 느낌이였습니다.


위에서 서술했듯 이 책은 ‘죽음'의 전,후 며칠 동안의 기록입니다.

웰다이-잘 죽는 법-에 대해 말하지도 않고, 죽음에 대한 철학적 의미도 제시하지 않습니다.

오로지 ‘죽음' 그 자체에 대한 객관적인 내용을 전달하고 있습니다.

그렇기에 죽음이라는 무거운 주제의 책임에도 감정적으로 크게 동요되지 않고 볼 수 있었습니다.


이 책에서 가장 인상깊었던 부분은 ‘아무것도 하지 않는 시간’에 대한 내용이였습니다.

사랑하는 이를 세상을 떠나 보내는 정신적인 충격은 이루 말할 수 없습니다.

그 충격에서 빨리 벗어나고자 정신없이 바쁘게 몸을 움직이라는 조언을 받았습니다.

그런데 지금 생각해 보면 저자의 말대로 그냥 아무것도 하지 않고 그 시간을 온전히 누리지 못한 것이 아쉽게 느껴지네요.

당장의 슬픔에서 벗어나고자 너무 몸부림친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드네요.


이 책은 죽음에 관한 책이지만, 역설적으로 살아있는 지금 이 시간이 더욱 소중하게 느끼게 되네요.

지금 이 공간, 곁에 있는 사람들과 더 많은 시간을 함께 해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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