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사를 바꾼 명화 이야기
니시오카 후미히코 지음, 서수지 옮김 / 사람과나무사이 / 202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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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이 책은 단순히 명화를 설명하는 미술 교양서가 아니라, 그림과 자본주의의 연결과 세계사의 흐름을 흥미롭게 보여주는 역사서에 가깝습니다. 

예전에도 보던 그림이였지만, 이 책을 보고 난 후의 그림을 보는 느낌은 이전과 완전히 달랐습니다.


각각의 내용들이 모두 흥미로웠지만, ‘종교개혁'과 미술의 연관이 너무 흥미로웠습니다.

교회와 왕실의 주문으로 돌아가던 시스템이 무너지자, 네덜란드 화가들은 ‘기성품 전시 판매’라는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었습니다.

그 결과 성경과 신화 대신 평범한 시민의 일상, 정물화와 풍경화가 당당히 주인공이 되고, 페르메이르의 ‘우유를 따르는 여인’ 같은 작품이 빵집 광고에 활용될 정도로 그림이 생활 속으로 스며든 과정을 생생하게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전에는 그림을 보며 생각지도 못했던 내용들이 이런 ‘시장 논리’와 시대의 욕망이 얽혀 있었다는 사실이 놀랍네요.


미켈란젤로와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작업 방식을 대비시키는 부분은 유머스럽기도 하면서 다른 시각의 통찰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속도와 규모로 승부한 프레스코 화가 미켈란젤로, 그리고 수없이 얇은 유화 층을 쌓아 올리는 다빈치의 집요한 정밀 묘사를 비교하면서 ‘다빈치가 천지창조를 그렸다면 4,000년이 걸린다’는 제목이 나오게 된 것 같습니다.

여기에 다빈치가 후원자를 설득하기 위해 썼다는 ‘자기소개서’ 일화까지 곁들여지니, 위대한 인물도 우리네 일상과 그리 다르지 않다는 동질감이 느껴지네요.


메디치 가문의 금융과 예술 후원, 나폴레옹의 이미지 정치, 인상주의를 쓰레기 취급에서 ‘귀한 작품’으로 끌어올린 미술상의 마케팅까지 이어지는 후반부는, 예술이 결코 순수한 미의 영역에만 머물지 않았음을 보여줍니다. 

집에 있는 금테 액자가 사실은 인상주의 그림을 명품처럼 보이게 만들기 위한 장치였다는 사실을 알게 되니 왠지 역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한 그림이 아닐까란 착각을 하게 되네요.


그림을 통해 역사를 느끼길 원하는 독자라면 이 책이 원픽입니다.

읽기 쉬운 문체 덕분에 교양서이면서도 ‘재미’도 느낄 수 있는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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