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을 얻는 지혜 (국내 최초 스페인어 완역본) 현대지성 클래식 46
발타자르 그라시안 지음, 김유경 옮김 / 현대지성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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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타자르 그라시안.
내가 좋아하는 인물 중 한 명이다.
그의 글은 이상적인 것이 아니라 현실에 바탕을 두었기에 더욱 와 닿는다.


이 책의 저자, 발타자르 그라시안은 예수회 신부였다.
하지만 이 책에서는 어떤 종교적인 색채를 느낄 수 없다.
아니, 오히려 종교인이 쓴 책이 맞나 싶을 정도로 현실적이고 직설적이다.

살아가면서 부딪히는 여러 문제, 고민들에 대해 명쾌한 정의와 함께 해결방법을 제시하고 있다.
수세기가 흘렀음에도 아직 그의 고언은 여전히 우리에게 유효하다.
그만큼 인간의 마음이 변하지 않았기 때문일 것이다.

다른 사람에게서 자신을 분리할 줄 알라.
거절하는 법을 아는 것이 삶의 큰 교훈일진데, 그보다 더 중한 것은 일이나 사람과의 관계에서 자신을 분리해 낼 줄 아는 것이다.
지혜로운 사람은 남 일에 끼어들지 않는 거로 충분하지 않고, 남의 간섭도 받지 말아야 한다.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다.
그렇기에 타인과의 관계없이 살아갈 수는 없다.
하지만 지나친 간섭이나 관여는 자신을 잃어버리게 만들 수 있다.
남이 아닌, 나의 일, 생각을 해야 한다.

평범하더라도 새로운 것이, 탁월한데 낡은 것보다 낫다.
용기와 재능, 행운 등 모든 면을 새롭게 해야 한다.
오래된 것이 새로운 것보다 좋은 것은 친구, 골동품 등 몇개 밖에 없다.
아무리 탁월하고 훌륭한 것일지라도 시간이 지나면 그보다 더 좋은 것이 나온다.
오래된 것이 편하기는 하다.
하지만 그 편안함에 안주하다보면 어느새 뒤처지게 된다.
항상 새로움의 변화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예의 바르다는 평판을 얻어라.
무례할 때 모두의 분노와 경멸이 일어나듯, 예의가 바를 때 모두의 호의를 얻는다.
무례함이 교만함 때문이라면 미움받을 만하고, 무식함 때문이라면 경멸받을 만하다.
예의만 가지고 좋은 평가를 받기는 어렵다.
하지만 더 좋은 평가를 얻는데 도움이 되는 것 중 하나이다.
마지막 문장에서 떠오르는 인물이 있다.
교만하기도 하고, 무식하기도 하고...그래서 그를 결코 좋아할 수 없나 보다.

상황에 순응하라.
통치든 생각이든 모든 일은 상황에 따라야 한다.
미덕에 관한 부분이 아니라면, 정해진 보편적인 삶의 법칙만 따라 살아서는 안 된다.
또, 뭔가를 마음먹을 때도 정확한 법칙만 따져서는 안 된다.
현명한 사람은 상황에 순응하는 것이 지혜의 북극성임을 알고 있다.
상황에 순응하라.
참으로 어려운 말이다.
항상 순응할 수도 없고, 거부할 수도 없다.
‘상황' 그 자체를 어떻게 판단하느냐에 따라 다르기 때문이다.
결국 많은 경험과 지혜가 있어야 올바른 판단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지금이 순응해야 할지, 그렇지 않을지를 제대로 결정할 수 있는 지혜를 키워야 한다.

300개의 글이 담겨있다.
내년에는 내 책상에 두고 하루에 하나씩 보려 한다.
힘들 때, 지칠 때, 교만할 때마다 나를 제자리로 돌아가게 해 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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