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현의 감각 - 매력적인 사람의 감각적 언어 표현에 대하여
한경혜 지음 / 애플북스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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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의 어느 멋진 날에, 아름다운 구속.
내가 좋아하는 노래들이다.
이 노래들은 멜로디도 좋지만 가사가 너무 좋다.
이 노래들의 작사가가 쓴 책이라면 얼마나 아름다운 문장들로 가득 차 있을까.
이 책 '표현의 감각'의 저자가 바로 한경혜이다.

책의 구성이 독특하다.
소설같기도 하고, 에세이같기도 하고, 자기계발서 같기도 하다.
이 모두가 한 권에 담겨있다.
'말의 표현'에 대한 저자의 생각을 소설형식으로 보여주고 있다.

단어 하나, 조사 하나에 따라 어감이, 내용이 이렇게 달라질 수 있을까?
읽는 도중 책을 덮고 생각하는 시간을 많이 가졌다.
나의 언어 패턴이 어떠했는지 생각해 보게 되었다.

관심을 기울여 묻는 말마다 관습화된 사회적 시각이 개입되어 있다.
주기율에 따라 사는 것만이 제대로 된 삶인 양하며.
..
다만 자신이 정한 방향을 따라 자신의 몸에 맞는 속도로 살고 싶었다.

처음 접하는 내용의 글이 아닌데 갑자기 가슴 한 군데에서 뜨거운 것이 올라오는 것을 느꼈다.
내가 낼 수 있는 최대한 빠른 속도로 달리고 있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그 속도는 내가 원한 것이 아니라 주위에서 요구한 속도인 것 같다.
무엇보다...방향이었다.
지금이라도 내가 원한 방향으로 조금씩 돌아가고 있지만, 예전을 생각하면 조금 억울하다는 생각도 든다.
예전에 내가 원한다고 생각했던 성공, 행복은 내 것이 아니였다.
누군가가 알려준 것이거나, 해야 된다고 강요한 것이었다.
시간이 지나면 알 것이다.
나만의 방향, 나만의 속도가 얼마나 귀하고 소중한지를...
더 늦기 전에 알았음에 감사한다.

동감은 머리로 이해하는 것이고 공감은 가슴으로 이해하는 것이다.

'공감한다' 말하면서 '동감'한 것 같다.
정말 가슴으로 함께 이해한 것이 얼마나 될까?
그동안 말했었던 많은 공감과 상대방에게 심심한 사과를 전하고 싶다.
내가 한 것은 공감이 아니라 동감이였다고...

"노력은 결과로 말해야 한다고 알고 있습니다.
방향을 잘못 잡은 노력이니 노력했다고 보기 힘듭니다."
열심히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잘하는 게 더 중요하다.
노력이 가치 없다고 말하려는 게 아니다.
다만 결과 없는 노력은 무소용한 것이 사회라고 말하고 싶은 것이다.

너무나 현실적인, 그렇지만 부인할 수 없는 글이다.
근면? 성실?
결과가 뒷받침되지 않는 근면함과 성실함은 오히려 해가 될 수 있다.
속된 말로 '삽질한다'는 표현이 어울릴 것 같다.
누군가 엉뚱한 곳을 열심히 삽질하면 또 다른 누군가가 메꿔야 한다.
근면, 성실을 논하기 전에 올바른 일을 하고 있는지부터 확인해야 한다.

소설의 요소를 가지고 있지만, 줄거리보다는 문장 하나하나의 느낌이 너무 좋다.
때론 따뜻하게, 때론 냉정하다 싶을 정도로 현실적이게..
이 둘이 이렇게 조화를 이룰 수 있는 것이 신기하게 느껴질 정도였다.
무의식적으로, '대충' 사용하던 단어 하나하나의 의미에 대해 깊게 생각해 보는 시간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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