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웨덴식 전략적 사고 - 복합적인 세상에 필요한 유연한 멘탈모델
레나르트 위트베이 지음, 김지연 옮김 / 예미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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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웨덴하면 무엇이 떠오르는가?
스칸디나비아 반도의 국가, 오로라, 그리고 라곰.
'스웨덴식 전략적 사고'는 기존에 내가 알던 전략과 어떤 차이점이 있을지 무척 궁금했다.


저자는 스웨덴에서 국민들에게 가장 사랑받고 신뢰하는 기관에서 일하고 있다.
어디일까?
'국세청'이다.
도대체 무엇을 어떻게 했길래 세금을 내는 기관을 사랑하고 신뢰할 수 있을까?
세계 최고의 복지 국가라는 타이틀을 유지하기 위해 엄청난 세금을 내고 있음에도 그럴 수 있다는 것이 놀라웠다.

저자는 이 책을 통해 자신이 직접 체득하고 전파한 전략에 대해 말하고 있다.

얀테의 법칙은 스웨덴 문화 전반에 뿌리 깊게 자리 잡은 개념으로 자의식이 과잉되어 자신을 지나치게 중요하게 여기거나 자랑하지 말아야 한다는 생각이다.

'라곰'과 함께 스웨덴의 문화라고 할 수 있는 '얀테의 법칙'을 전략과 접목하였다.
소극적인 마인드로 보여질수도 있지만, 타인에 대한 배려와 공감을 찾을 수도 있다.
바로 이것이 저자가 말하는 '전략적 사고'이다.

모든 문제에 대한 답을 주는 마법의 공식은 없다.
문제에 대한 나만의 해법을 쉽게 찾을 수 있는지는 당신의 사고방식과 주변 세상과의 소통에 달려 있다.
이것이 바로 내가 '전략적 사고'라고 말하는 기술이다.

세상에는 수없이 많은 전략이 있다.
그 모든 전략이 자신만이 답이라고 말하고 있다.
하지만 정말 그런가?
지금까지 수없이 많은 전략들을 배웠고, 도입했다.
일정 성과를 낸 것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것도 많았다.
왜일까?

내가 방법론을 비판하면 항상 이런 말을 듣게 된다.
"방법에는 잘못된 것이 없어요. 단지 그 방법을 잘못된 방식으로 사용되었을 뿐이죠."
실상 많은 방법들은 잘못 사용되고 있다.
그 이유는 그런 방법들은 변화를 만드는 모든 고된 작업을 피할 수 있는 가장 빠른 지름길처럼 보여서 선택된 것들이기 때문이다.
방법과 도구는 그들이 가져오는 실질적인 결과물로 판단해야 하지 그것이 사용된 의도로 판단해서는 안 된다.

바로 '잘못된 방법'으로 사용되었기 때문이다.
명망높은 학자가 발표한 것이다, 세계 유수의 기업들이 사용하고 있다, 가장 최신의 전략이다 등...
이와 같은 부가적인 타이틀을 달고 우리 앞에 나타난 전략들은 지금 우리에게 닥친 모든 문제를 해결해 줄 수 있는 마법의 주문으로 보였다.
하지만, 실상은 그렇지 못했다.
그 이유 중 하나로 아래와 같은 예를 들 수 있다.

나는 의외로 많은 개발 컨설턴트나 개발 전략가들이 자신이 맡아서 변화를 만들어 내야 할 작업의 내용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 경우를 자주 보았다.
그들이 알고 있는 것은 한,두 가지 방법들뿐이다.
그리고 그들은 그러한 방법에 지나치게 매몰되어 있다.
때로 그들은 자신이 다루어야 할 대상이 되는 일에 대해서 아무것도 모른다는 점이 문제 해결의 핵심이라고 주장한다.
그들은 오랫동안 각인되어 온 사고패턴에 의해 자신들의 생각이 영향을 받을까 봐 일부러 알려고 하지 않는다고 말한다.
확실한 것 한 가지는 새로운 시각과 관점도 좋지만, 내가 바꾸려는 대상에 대해서 알 필요는 있다는 점이다.

정말 어처구니 없지만, 실제로 이렇게 진행되고 있는 컨설팅이 많다.
지금의 문제는 전혀 다른 방법과 생각으로 접근해야 히기에 기존의 생각, 방법을 버려야 한다.
그렇기에 해당 비즈니스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는, 하지만 최신의 전략 기법을 알고 있는 우리가 최적의 솔루션을 제공할 수 있다.
이런 말을 듣고 내 귀를 의심했다.
수억원의 비용과 시간, 그리고 이에 따른 직원들의 노고까지 생각한다면 엄청난 손실이다.
어쩌다 해결책을 찾을 수 있겠지만, 대부분은 그렇지 못하다.
무엇을 만드는지, 어떻게 만드는지를 알아야 기존의 방법이나 생각을 피할 것이 아닌가?

이 책은 '이것이다'라고 내세우는 명확한 전략 기법은 없다.
하지만 '전략'이 무엇인지, 왜 해야 하는지에 대해 스스로 묻고 답을 찾게 만든다.
그에 대한 답을 찾을 수 있다면 '방법'은 부수적인 것이 된다.
지금까지 우리는 전략'방법'에 대해 고민을 했지, '전략' 그 자체에 대한 고민을 하지 않았었다.

저자는 이 책을 통해 전략, 그 자체를 설명하고 있다.
사회, 문화, 생물 등의 지식을 통해 전략에 대해 다양한 관점에서 바라본다.
당장 사용할 수 있는 '방법'을 찾는 분들에게는 답답하고 아쉽게 느껴질 수도 있다.
하지만, 전략에 대해 관심을 갖고 있다면 이 책을 꼭 권하고 싶다.
전략의 본질에 대해 더 깊고, 다양하게 생각해 볼 수 있는 화두를 제시하고 있기 때문이다.

저자는 '전략적 사고'에 대해 말하고 있다.

전략적 사고란 새로운 지식을 찾고 축적하고, 계속 이전에 생각하던 방식을 점검하는 것이다.
여기에는 우리가 다른 사람의 의견에 설사 동의하지 않는 경우에도 다른 사람의 관점에서 세상을 보려고 노력하는 것까지 포함된다.
다른 관점을 통해서 무언가를 배우기 위해 누군가의 세계관에 동의할 필요까지는 없다.

다양성에 대한 자유로운 공유를 말하고 있다.
위에서 말한 얀테의 법칙이 적용되는 것이다.

이 기술의 핵심은 이해하려는 태도이다.
기본 원칙은 사물을 있는 그대로 보는 것이다.
누구도 완벽하게 해내기 어려운 일이기에 끊임없는 노력이 요구된다.
언제나 새로운 아이디어에 열린 자세를 갖고, 사물과 현상을 새로운 시각으로 바라봐야 한다.

있는 그대로를 받아들이고, 그것에 대한 해결책을 찾는 방법을 다양한 관점에서 바라보는 것이다.
미리 방법을 정해놓고, 그 방법에 문제를 억지로 맞추는 것이 아니라 문제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당연하다고 생각하겠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가 꽤 있다.
지금까지 해결책을 찾도록 도와준 방법이 앞으로도 계속 유효하지 않을수도 있음을 알아야 한다.

내가 말하려는 핵심은 방법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도구와 방법은 우리가 하고 있는 작업을 제대로 파악한 상태에서 보조적인 수단 정도로만 여긴다면 유용하겠지만, 그것이 해결책을 제시해주지는 않는다.
좋은 연장은 일을 더 수월하게 할 수 있게 해주지만, 그것이 기술이나 지식의 원천은 아니다.
목공 과제를 수행하기 위해서는 어떤 연장을 사용하든지 간에, 거기에 필요한 목공 기술을 습득해야 한다는 것이 핵심이다.
이 기술을 완전히 습득한 후에야 어떤 도구가 어떤 상황에서 가장 효과적인지 깨우치게 된다.

훌륭한 목수는 연장을 탓하지 않는다.
물론 좋은 연장은 작업을 편하고 안전하게 할 수 있게 해 준다.
하지만 그 연장이 없다고 집을 짓지 못한다면 좋은 목수라 할 수 없다.
우리는 목수고, 전략 방법은 도구일 뿐이다.
너무 도구에 집착하는 것은 아닌지 생각해 보게 된다.

이 문장이 이 책의 핵심이고, 내가 가장 인상깊게 보았던 문장이다.
이 책을 처음 접할 때 기존과 다른, 모든 것을 완벽하게 해결할 수 있는 마법의 공식을 찾을 수 있기를 기대했다.
내가 원했던 것은 아니지만 마법의 공식은 찾은 것 같다.

'전략적 사고'와 함께 '역동적 사고'도 제시하고 있다.

역동적 사고란 습관적인 사고방식을 버리고, 과감히 질문을 던져보고, 상황을 여러 각도에서 바라보면서 새로운 관점을 얻으려고 노력하는 것이다.

우리가 살고 있는 사회는 '복잡'과 '복합'으로 뒤섞여있다.
'복잡'한 것은 풀어서 설명할 수도, 해결할 수도 있지만, '복합'적인 것은 그리 단순하지 않다.
그렇지만 해결책이 없는 것은 아니다.
저자는 아래의 4가지 사고방식을 통해 복합적인 것을 해결할 수 있다고 말하고 있다.

역동적 사고와 복합성을 특징으로 하는 4가지의 사고방식

  1. 부분이 아닌 전체를 보라.
  2. 인과관계는 단순하게 이어지지 않는다.
  3. 모든 것은 그대로가 아니라 변화는 계속 일어난다고 가정하라.
  4. 행동보다는 상호작용에 주목하라.

'복합적'이라는 것은 단순한 행동과 결과로 설명할 수 없다.
지난번과 같은 결과가 나왔다고 해서 그 과정이, 그 해결책도 같다고 할 수 없다.
'결과', '행동'이 아닌 인과관계와 상호작용까지 고려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전체적으로 바라볼 수 있어야 한다.
그리고 언제든지 다시 결과가 상황이 변할 수 있음을 인지해야 한다.
이것이 복합적인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이다.

문제를 해결한다는 것은 항상 새로운 것을 배우는 것이고, 현재의 시점에서는 어떤 가능성이 가장 큰지 확인하는 것이기도 하다.
최적의 결과를 얻기 위한 방법을 알아내는 것은 불가능하다.
단지 더 좋거나 덜 좋은 수많은 해결책이 있을 뿐이다.
...
문제 해결이란 복합적응시스템의 내부 생태계를 파악하고 이해하여 '복합적인' 것과 '복잡한' 것을 구별하는 것이다.
이것이 바로 시스템을 행위자와 과정들의 집합체로 볼 것이 아니라, 시스템 그 자체를 전체적으로 바라보아야 할 이유이다.

'복합적인' 것과 '복잡한' 것을 구분할 수 있어야 한다.
단순한 것들이 모여 복잡해 보이는 것도 있고, 복합적인 것도 있다.
서로 영향을 주지 않는다면 복잡한 것이고 이는 단순한 것들 해결하는 것만으로 정리될 수 있다.
하지만 복합적인 것이라면 그리 단순하지 않다.
서로의 영향과 관계까지 고려해야 한다.

또 하나의 전략 방법을 알고 싶다는 가벼운(?) 마음으로 보기 시작했는데, '전략'에 대해 많이, 깊게 생각하게 되었다.
'답'은 찾지 못했지만, '답을 찾는 방법'을 찾았다고나 할까...
당분간 '멘탈모델'에 대해 많이 생각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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