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십을 처음 겪는 당신에게 - 아직 하고 싶은 게 많은 나이
한창욱 지음 / 스몰빅라이프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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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십.
공자는 이 나이를 하늘의 뜻을 안다는 의미로 '지천명'이라고 했다.
4,50대는 지식과 경험의 조화가 최고치를 보여줄 나이라 생각한다.
하지만 지금 사회는 오륙도, 사오정도 모자라 삼팔육까지 언급되고 있다.
빠르게 변하는 세상속에서 나이를 먹는다는 것이 기대보다는 두려움으로 다가오는 것 같다.
이 책은 '오십'이라는 나이가 결코 두렵거나 주눅들 나이가 아님을 보여주고 있다.


저자는 백세시대에 오십은 딱 중간으로 전반생을 마치고, 후반생을 시작하는 시기로 보고 있다.
축구처럼 인생을 전반과 후반으로 나눈 것이 독특하다.

전반생에서는 우리는 위를 보면 살아왔다.
가진 것보다 가지지 못한 것을 열망했고, 현재보다 미래에 더 많은 시간과 정열을 투자했다.
물론 그 나름대로 의미 있는 삶이다.
그러나 후반생에서는 전반생과는 조금 다른 삶을 살아야 한다.
가지지 못한 것만을 추구하며 살기보다는 내가 가진 것에 감사하며 나를 사랑하는 삶을 살도록 노력해야 한다.

전반생은 앞으로 다가올 미래를 준비하고, 하나라도 더 얻기 위해 노력해야만 했다.
후반생도 그렇다면 정말 인생이 슬플 것이다.
인생에 정답이 어디 있겠느냐만은 후반생은 전반생의 치열함을 조금은 덜어도 되지 않을까 싶다.
물론 이는 현실이 어느 정도 뒷받침되어야 가능하다.
현실이 뒷받침되지 않는다면 치열함은 생존을 위해 유지해야 할 것이다.

성공과 찬란한 인생은 별개다.
성공하지 못해도 얼마든지 찬란한 인생을 살 수 있다.
성공에는 사회적 인정이 필요하지만 찬란한 인생은 스스로 자신의 인생을 인정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하기 때문이다.
후반생에서는 내 인생에 대한 평가를 타인에게 맡기지 말고, 나 스스로 내리자.
성공할 수 있다면 좋겠지만, 꼭 성공해야 행복한 인생은 아니지 않은가.
"성공해서 만족하는 것이 아니라, 만족하기 때문에 성공한 것이다"라는 말처럼 스스로 만족하면 되지 않겠는가.

'성공해서 만족하는 것이 아니라, 만족하기 때문에 성공한 것이다.'
후반생에서 이 말만큼 성공을 잘 나타내는 말은 없을 것이다.
전반생에서는 좋은 집, 좋은 차, 높은 지위가 성공을 나타냈다면, 후반생에서는 얼마나 자신의 삶에 만족을 느끼느냐가 성공을 보여준다.
전반생에서의 성공은 타인의 평가에 의존하지만, 후반생에서의 성공은 스스로 평가한다.
그렇기에 전반생에 성공한 사람도 후반생에 실패한 경우도 많고, 그 반대도 많다.
후반생은 전반생과 다른 또 다른 인생이라 생각해야 한다.

재테크의 기본은 기다림이다.
투자의 귀재라 불리는 하워드 막스는 이렇게 말한다.
"잘 사기만 하다면 절반은 판 것이나 다름없다.
즉 보유 자산을 얼마에, 언제, 누구에게, 어떤 방법으로 팔지에 대해 고심하느라 많은 시간을 보내지 않아도 된다는 의미다.
자산을 저가에 매수했다면 위의 문제들은 저절로 해결될 것이다."
성공적인 재테크를 하려면 인내심을 갖고 적절한 매수 타이밍을 기다릴 줄 알아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경험도 필요하지만 지식도 필요하다.
지식을 쌓아놓고 때를 기다려라!

전반생에서는 때를 만들었다면, 후반생에서는 때를 기다려야 한다.
이는 재테크뿐만 아니라 모든 것이 그러하다.
후반생은 무언가를 만들기 보다는 그동안의 경험과 지식으로 오는 기회를 포착하기에 더 적합하다.

후반생에서 중요한 것은 시간이다.
과거에 집착하지도 말고, 오지 않은 미래 때문에 지나치게 불안해하지 말고, 오늘 이 순간을 충실히 살아가야 한다.
아직 포기하지 마라.
마음을 활짝 열어놓고, 틈틈이 성공 기회를 엿보며 살아가다 보면, 새로운 문이 열린다.

전반생도 그러하지만 후반생에서는 더더욱 내일을 기약하지 마라.
오늘 할 일, 할 수 있는 일은 오늘 해야 한다.

'유산소 운동'이라는 용어를 처음으로 사용한 케너스 쿠퍼는 "우리가 늙어서 운동을 그만두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운동을 그만두기 때문에 늙는 것이다"라고 했다.
후반생에서 운동은 '시간이 있을 때 하는 것'이 아니라 매일 밥을 먹고, 잠을 자는 것처럼, 하루를 살면서 반드시 해야만 하는 일이다.

오래 사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오래 '건강하게' 사는 것이 중요하다.
건강하게 살기 위해서는 운동이 필수다.
먹고 자는 것처럼 운동도 그렇게 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전반생에서는 대화의 결론이 중요했지만 후반생에서는 결론이 없는 대화를 나눌 때도 많다.
그런 경우 굳이 결론을 도출해 내려고 애쓰지 마라.
마음속으로 승복하고 싶지 않은 결론은 사이를 멀어지게 하는 계기가 된다.

대화는 반드시 결론을 목적으로 하지 않음을 기억해야 한다.
특히, 후반생에서는 자기만의 생각이 공고해지는 시기이므로 다툼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
서로 다름을 인정하는 것이 더욱 필요한 시기가 후반생이다.

'호랑이에게 물려가도 정신만 차리면 산다'는 속담처럼, 좋은 일이 하나 없는 삶이라도 불행에 통째로 먹혀서는 안 된다.
힘든 상황일수록 마음의 여유를 찾아야 한다.
유머는 내가 아직 삶의 통제권을 쥐고 있음을 나의 뇌세포와 주변 사람들에게 알릴 수 있는 유일한 신호다.

힘들더라도 유머 감각을 잃지 마라.
머잖아 상황은 바뀌게 마련이다.
마지막까지 웃는 사람이 진정한 승리자다.

유머는 전,후반생을 가리지 않고 꼭 필요한 요소이다.
특히 더 불안하고, 급박하고, 힘든 상황에서 필요하다.
이때의 유머는 지금 상황을 이겨나갈, 적어도 버텨낼 수 있는 힘을 준다.
지금은 힘겨워 찡그리더라도 마지막엔 웃을 수 있는 여유를 가져야 한다.

이 책을 보면서 특이했던 점은 글자가 크다는 것이다.
오십을 처음 맞는 독자라면 노안과 친숙할 것이다.
안경을 쓰지 않고도 볼 수 있도록 한 편집의 멋진 배려이다.

책을 보고 나니 '아직은 하고 싶은 게 많은 나이'라는 부제에 무척 공감이 간다.
후반생.
결국 다시 시작하는 거다.
전반생이 얼마나 화려했든, 얼마나 초라했든 중요하지 않다.
전반생에 얽매이면 후반생이 아니라 전반생 연장전을 사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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