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로운 시장의 조건 - 동양의 애덤 스미스 이시다 바이간에게 배우다
모리타 켄지 지음, 한원 옮김, 이용택 감수 / 매일경제신문사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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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석문심학'이라는 일본의 경영철학을 만든 이시다 바이간에 대한 내용을 담고 있다.
동양의 애덤 스미스라고 불리는 이시다 바이간은 애도 시대에 학자로 어릴 적 부모품을 떠나 상인 밑에서 장사를 배우다가 고향으로 돌아와 자신이 그동안 배우고 느꼈던 경영, 상업에 대한 사상을 후학들에게 교육했다.

이 책은 '석문심학'에 대한 모든 내용을 보여주고 있지는 않다.
이시다 바이간이 추구하고자 했던 상업은 어떤 모습인지, 그의 사상이 일본 경영에 미친 영향은 무엇이었는지를 보여준다.

석문심학은 교토의 상인이였던 이시다 바이간이 창시한 학문이다.
이시다 바이간은 '사람은 어떻게 사는 것이 올바른가?'에 관해 깊이 고민했다.
즉 현대 용어로는 '학문'이라기보다는 '철학'에 가깝다.
그러나 바이간은 인간에 관해서만 고찰한 것이 아니라, 사회 구조와 다양한 직업이 어떤 역할을 맡고 있는지도 탐구했다.

보다시피 '상업'에 대한 학문적 접근이 아닌 인생에 대한 심오한 철학적 고찰을 근거로 한다.
개인에 대한 접근은 그 개인들이 구성하고 있는 사회나 일상에 대한 탐구와 같은 확장으로 이어졌다.

책을 보다보면 석문심학을 줄여서 '심학'이라고 한다.
그만큼 마음에 중점을 두고 있다.
경영에 대한 방법이나 기교가 아니라 인간의 마음에 대한 깊은 이해를 바탕으로 경영, 상업으로 접근한다.

이시다 바이간이 상업 활동에 있어 가장 중요시한 3가지 덕목이 있다.
바로 '검약', '근면', '정직'이다.
누구나 알고 있는, 비밀이라고 할 수도 없는 좋은 덕목들이다.
그런데 이 덕목들을 '행동으로 실천하고 있는가'라고 묻는다면 모두 예라고 대답할 수 있을까?

바이간은 이익이라는 관념을 강하게 정당화하는 동시에 정당한 이익과 부정한 이익에 관해 매우 단호한 생각을 지녔다.
그가 '정직'의 중요성을 논하는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정직이라는 보편적 가치는 그의 사상에서 가장 큰 의미를 가진다.
정직하게 이익을 얻으면 번영하고, 부정하게 이익을 얻으면 파멸한다.

상인이 이익을 추구하는 것은 올바른 것이라 했다.
하지만 '정직한 이익'만을 추구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부정한 이익은 상인이 취해야 할 행동이 아니다.
지금 당장의 이익에 현혹되어 올바르지 않은 행위를 하는 장사치들이 얼마나 많은지는 뉴스를 보면 알 수 있다.
오늘 하루만 할 장사가 아니라면 결코 해서는 안되는 것이다.

공동체의 파괴는 단독으로 살아갈 수 없는 인간이라는 존재의 본성마저 허물어버리는 것이며, 인간이라는 종의 자멸을 의미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특히 경제학이 과학으로 다듬어져가는 과정에서 결정적인 문제가 발생했다.
언제부터인가 '자기 이익만을 추구하는 시장 참가자'라는 표현은 문자 그대로 '자기의 이익을 위해서라면 매우 뻔뻔하 행동마저 서슴지 않는 사람들'을 의미하기 시작한 것이다.

애덤 스미스의 '국부론'이 곡해되어 사용되고 있음을 말하고 있다.
'이익'을 추구할 수 있다면 모든 것이 이해된다는 것이 아니다.
인간은 홀로 살아갈 수 없는 존재이다.

인간의 본성은 공동체를 존속하는 행동을 옳다고 판단한다.
인간이 단독으로 살아갈 수 없는 존재이기 때문이다.
상인의 일은 거래처와 고객이 있어야만 성립된다.
혼자서만 큰 부자가 된다고 한들 주변 사람들이 떠나버린다면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
그러므로 '진정한 상인은 상대방에게도 이롭고 자신에게도 이로운 일을 생각하는 법'이다.

'함께' 살아가야 이익도 의미가 있는 것이다.
지금 추구하고자 하는 것이 '아무도 없는 세상에서 혼자만의 이익'인지 '함께 사는 세상속에서의 이익'인지를 생각해보라.

코로나19로 인해 많은 자영업자분들이 힘들어 하고 있다.
이렇게 힘들 때 올바르지 않은 이익에 마음이 끌리기 마련이다.
하지만 지금까지의 올바른 마음을 조금만 더 지켜주시면 반드시 그 보답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 믿는다.
나 또한 그런 곳을 더욱 많이 이용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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