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태한 유산 - 8명의 가족이 다 때려치우고 미국 횡단 여행을 떠난 이유
제준.제해득 지음 / 안타레스(책인사)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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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로 인해 불편하고, 아쉬운 것이 많지만 그 중 하나가 바로 여행이다.

여행을 자주 다니지는 않았지만, 막상 이렇게 여행을 못하게 되니 무척 그립다.
이 시점에 이 책 '위태한 유산'은 못가는 여행의 아쉬움을 해소해 주고 있다.


여행기는 많지만, 이 책은 특별한 몇가지가 있다.
일단 여행의 구성원이 대규모이고, 한 가족이다.
부모님, 큰누나 가족, 작은누나 가족, 그리고 작가이다.
그리고 여행 기간이 일주일이나 10일이 아니라 무려 40일이다.
사위를 포함한 전체 가족이 이렇게 여행을 떠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무척 특별해 보인다.
이 여행을 위해 육야 휴직을 쓰고, 사표를 내고... 정말 대단한 듯 하다.

그리고 이 책의 작가는 2명이다.
작가가 여러명인 책은 많지만 부자가 공동작가인 책은 처음 보는 것 같다.
어린 손녀를 위해 가족의 여행기를 역사(?)로 남기고 싶은 할아버지의 바램과 작가인 아들의 멋진 조합이다.
아버지의 시선으로, 아들의 시선으로 본 여행의 맛과 멋이 책에 담겨있다.
아들이 주로 풍경이나 여행에서의 사건,사고 위주의 글을 썼다면, 아버지는 여행의 통해 얻은 마음의 여유와 인생의 멋에 대해 기록하고 있다.
한 권의 책으로 2명의 다른 작가의 여행기를 보는 기분을 느낄 수 있다.

책을 보는 내내 이 여행이 부러웠다.
캠핑카로 온 가족이 부대끼며 여행한다는 것이 결코 낭만스러운 것만은 아니다.
저자의 방구로 캠핑카를 세우고 환기를 시켰다는 대목이 오히려 더 현실적이다.
하지만 이들의 그런 모습이 더욱 참된 여행의 모습을 보여주는 것 같다.

두려움을 향해 달려가는 것이 좋은 해답이 되지 않지만, 두려움 뒤에는 항상 빛나는 보석이 있기에 그것이 꼭 나쁜 해답이라고 말할 수는 없다.
두려움은 악마와 같아서, 별것 아닌 것도 무시무시한 것처럼 만든다.
시간이 지나면 알게 된다.
가장 두려웠던 순간이 가장 소중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저자는 공황장애를 앓고 있다.
평상시 생활도 조심스러울텐데 낯선 나라로 오랜기간동안의 여행은 엄청난 두려움이였을 것이다.
그것을 이겨내었기에 더욱 소중하고 멋진 시간으로 기억될 것이다.

행복은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만드는 것이고 선택하는 것이었다.
행복해서 웃는 것이 아니라, 웃음과 함께하기에 행복해지는 것이다.

행복은 수동형이 아니라, 능동형이다.
내가 무엇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서 행복이 결정된다.
지금 행복하지 않다면 남이 아닌, 환경이 아닌, 자신을 돌아봐야 한다.

여행은 가슴이 떨릴 때 떠나야 한다.
여행 생각에 큰 심호흡으로도 심장의 떨림이 진정되지 않는다면 당신은 여행을 짝사랑하는 것이고, 여행 중에도 여행을 그리워한다면 이미 여행과 사랑을 하는 것이며, 여행에서 막 돌아왔을 때 바로 다음 여행을 생각한다면 그것은 여행에 중독된 것이다.

'가슴이 떨릴 때 떠나라'에 있는 글이다.
아직 여행을 짝사랑하지도, 중독되지도 않았지만, 가슴 떨림의 빈도가 높아지고 있다.
이런 멋진 유산까지는 아니더라도 소소한 나만의 유산을 만들고 싶다.
이번 주말 아무도 없는 동네 뒷산이라도 조심스럽게 다녀올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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