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움의 발견 - 나의 특별한 가족, 교육, 그리고 자유의 이야기
타라 웨스트오버 지음, 김희정 옮김 / 열린책들 / 202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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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뭐라고 해야 할까?

아직 젊디젊은 사람의 회고록이라고 하기에는 너무나 파란만장한 삶의 기록이다.
흔히 '내가 산 인생을 책으로 쓰면 몇 십권은 될꺼야'란 말을 많이 듣지만 이토록 다이나믹한, 그리고 긍정적인 방향으로 선회한 인생은 그리 많지 않을 것이다.


이 책의 저자 타라 웨스트오버는 미국 아이다호에서 7남매 중 막내딸로 태어났다.
아버지는 모르몬교의 열렬한 추종자로 세상의 종말을 믿고 있다.
그뿐만 아니라 정부를 불신하고, 현대 의학을 믿지 못한다.
교회에 나가고 있지만 자신만의 삐닥한 생각에 빠져 그것을 온 가족에게 강요한다.
그렇기에 아이들은 학교에 가지 못하고, 아파도 병원이나 약국에 가지 않고 엄마가 제조한 약초를 먹고 바른다.
차가 전복되는 사고를 당하고, 살을 뚫고 껍질이 벗겨질 정도의 화상에도 이렇게 살아있는 남매들은 지독히도 운이 좋다고 표현할 수 있을 것이다.

거의 세상과 고립되어 살던 저자가 성장하면서 조금씩 사회와의 접촉을 늘려나간다.
비록 제대로 된 교육을 받지 못하였지만 문맹은 아니였기에 춤, 음악 같은 여가활동을 하면서 바깥 사회에 대한 동경이 커진다.
저자는 자신들이 받은 교육을 아래와 같이 표현했다.

보통 30분가량 걸려서 책을 모두 찾고 나면 우리는 그것을 나눠 가졌고, 서로 다른 방에 들어가 <학교를 했다>.
언나나 오빠들이 학교를 할 때 무엇을 하는지 모르지만 나는 수학책을 펴고 한 10분쯤 페이지를 넘기면서 손가락으로 가운데 접힌 부분을 훑었다.
손가락으로 50페이지 정도를 만진 다음 나는 엄마에게 가서 수학을 50페이지 했다고 보고했다.
'대단하구나!'
엄마는 그렇게 말하곤 했다.

그러던 중 먼저 가출(?)한 셋째 오빠의 이야기는 저자가 대학에 가고 싶다는 생각을 들게 만든다.
어렵게 공부하여 브리검 영 대학에 합격하였고, 그 이후는 이전과는 완전히 다른 생활을 하게 된다.
아마 모르몬교 재단에서 운영하는 브리검 영 대학이 아니였다면 아버지 성격상 무사히 대학에 다니지 못하지 않았을 것이다.
이렇게 사회에 나온 저자는 지금까지 자신이 살던 세계와는 완전히 다른 세계를 경험하게 된다.
그리고 이전의 자신이 결코 평범한 삶을 살지 않았음을, 그리고 다시 그 시절로 돌아가지 않음을 결심하게 된다.
비록 늦게 시작했지만 확실한 목표가 있었기에 저자는 누구보다 열심히 공부했고, 하버드를 거쳐 케임브리지에서 박사학위까지 받게 된다.
2019년에는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인물'로도 뽑힐 정도로 성공했다.
교육도 받지 못하고 고립된 삶을 살던 소녀가 이렇게까지 성공하리라 누구도 생각하지 못했을 것이다.

저자는 자신의 변화를 아래와 같이 표현하였다.

그날 밤 나는 그 소녀를 불렀지만 그녀는 대답하지 않았다.
나를 떠난 것이다.
그 소녀는 거울 속에 머물렀다.
그 이후에 내가 내린 결정들은 그 소녀는 내리지 않을 결정들이었다.
그것들은 변화한 사람, 새로운 자아가 내린 결정들이었다.
이 자아는 여러 이름으로 불릴 수 있을 것이다.
변신, 탈바꿈, 허위, 배신.
나는 그것을 교육이라 부른다.

책 소개는 에세이, 회고록이지만, 그 어떤 소설보다도 흥미롭고 다이나믹하다.
책에 담긴 내용들이 픽션이 아니라는 사실이 더 소설같다.
이렇게 아름답고 멋진 책을 볼 수 있어 너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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