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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의 운동능력에 관한 거의 모든 것
사이먼 레일보 지음, 김지원 옮김, 이정모 감수 / 이케이북 / 2019년 9월
평점 :
어렸을 때부터 '동물의 왕국'과 같은 다큐멘터리를 좋아했다.
인간과는 다른 환경, 구조를 가진 동물들의 생활을 보면서 탁월한 그들의 능력을 부러워하기도 했었다.
치타처럼 달려 빨리 원하는 곳에 가고 싶었고, 독수리처럼 높이 날아 멀리 가고 싶었다.
이런 나에게 이 책은 그들에 대해 더 많이, 더 자세히 알 수 있게 해 주었다.
이 책 '동물의 운동능력에 관한 거의 모든 것'은 긴 제목만큼 책에 대해 모든 것을 설명해 주고 있다.
저자는 동물들의 많은 능력 중 '운동능력'을 소개하고 있다.
짝짓기, 먹이 사냥 등도 운동 능력과 무관하지 않기에 함께 언급되고 있다.
책에서 소개하고 있는 동물, 곤충들은 무척 많다.
상당수 동물들이 처음 들어보는 이름들이다.
그중에서도 기억에 남는 것은 티다렌 거미이다.
생식을 위해 더 먼 거리를, 더 빨리 움직일 수 있도록 하기 위해 거추장스러운 자신의 촉지를 스스로 절단한다는 것이 놀랍다.
자신의 생명을 스스로 단축하는 것은 생각을 하는 인간뿐이라는 말을 들었는데, 생존, 짝짓기를 위해 자신의 다리를 절단하다니.. 정말 놀랍다.
치타는 빠르다 정도로만 알고 있었는데, 그 속도를 바탕으로 한 방향을 전환해 주는 것은 길고 평평한 꼬리라는 사실을 처음 알았다.
육상에서 가장 빠른 동물이 치타라면, 지구상에서 가장 빠른 동물은 무엇일까?
송골매라고 한다.
먹이를 향해 다이빙하는 송골매의 최고 속도는 389km/h라고 한다. 정말 어마어마한 속도이다.
이밖에도 많은 동물들의 놀라운 능력들을 구체적인 실험과 연구 결과를 통한 데이터를 통해 보여주고 있다.
오랫동안의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하기에 저자가 제시하는 내용들에 믿음이 간다.
다만 동물에 대한 이야기만 보여주기 보다는 그림이나 이미지, 혹은 동영상을 볼 수 있는 QR코드도 함께 있었으면 더욱 좋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있다.
동물의 운동능력 연구법과 사고방식을 인간의 운동능력에 적용하는 것은 우리를 원점으로 되돌아오게 만들었다.
우리의 광범위한 문화적 화려함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자연선택의 경계에서 벗어나지도, 우리의 진화적 조상의 손길에서 빠져나가지도 못했다.
동물의 운동능력에 관한 이야기는 먹이를 부수는 가재나 하늘을 나는 뱀만큼이나 우리 자신에 관한 것이기도 하다.
그러니까 작은 곤충부터 커다란 포유류에 이르기까지 운동능력의 본질을 이해하는 것은 결국 우리 자신을 이해하는 것이다.
이 책에서 저자가 가장 강조하고 싶은 문구가 아닐까 생각된다.
동물의 신기한 운동 능력을 이해하려고 하는 것은 결국 우리 인간의 능력을 이해하고 발전시키려는 노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