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의 그것이 들어가지 않아
고다마 지음, 신현주 옮김 / 책세상 / 2018년 2월
평점 :
절판


남편의그것이들어가지않아 (2018년 초판)

저자 - 고다마

역자 - 신현주

출판사 - 책세상

정가 - 13000원

페이지 - 221p




열려라 참깨..



참으로 선정적이고 적나라한 제목이다. 파스텔톤의 색감에 흰색 글씨가 아니었다면 도저히 대중교통을 타고선

읽을 수 없는 책의 제목이랄까..-_-;;; 하긴 제목의 글씨가 잘 안보여도 도저히 버스, 지하철에선 당당하게 

읽을 수 없는 책인건 마찬가지 인듯하다. 솔직히 루리웹에서 이 책이 일본 본토에서 커다란 반향을 일으키며

베스트셀러에 올랐다는 소식을 봤을때만 해도 [너의 췌장을 먹고 싶어] 처럼 자극적인 제목과는 달리 속 내용은

땃땃한 감동적인 작품일줄 알았다...그런데.....아뿔싸...진...진짜로....그것이 들어가지 않는 이야기였다니!!!

페이지를 넘길수록 내 멘탈로 산산이 조각나는걸 느낄 수 있었다. 작가 실명을 걸고 출간한것 같은데, 도저히

자기 이름을 걸고 불특정다수의 남들이 읽게 하기엔 너무나 프라이빗한 이야기들이었다....ㅠ_ㅠ



나는 오지게 오지인 시골에서 태어나 동네에서만 쭈욱 커온다. 육아스트레스에 신경증이 걸린 어머니 아래서

엄마의 사랑 없이 동생들을 돌본 나는 19세가 되어서야 대학진학을 빌미로 집에서 나올 수 있게 되었다.....

지방대 하숙집엔 나 외에 다른 사람들이 살고 있었다. 하숙집에 들어온 첫날 짐을 푸는중에 한학년 위의 남자가 

거리낌 없이 열린 방으로 들어오더니 나의 방에서 편한 자세로 스포츠 뉴스를 보고 자기 방으로 돌아갔다.

건방지고 당당한 모습이 싫지만은 않던 나는 그 후로 몇번의 데이트를 거쳐 드디어 결전의 그날이 온다. 긴장한

채 누워 있던 내게 남친은 한창을 용을쓰고....우지끈..우지끈...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나더니 남친이 말한다...

'들어가지지가 않아.....'



심인성 발기부전의 여성형 사례라고 봐야 할까?...남자는 서지 않듯이...여자는 열리지 않는다...ㅠ_ㅠ 보통

이런 문제가 생기면 부부 클리닉에서 상담을 받던가 뭔가 해보려고 하겠지만 쿨한 남자와 소심한 여자는 직접

적인 성행위 대신 유사성행위로 욕구를 해소하며 결혼까지 이르게 된다. 육체적 행위가 결여된 사랑은 남매

처럼 정신적 유대를 견고히 하지만 왕성한 남자는 결국 아내 몰래 업소를 드나들기 시작하고, 내심 상처는 

받지만 남편에게 그것을 내색하진 않는다....읽다보면....작가의 기구하고 불행한 인생의 흐름에 탄식만 나오게

된다. 



부부사이 가장 중요한 것은 대화라고 생각한다. 여기 이 부부처럼 최소한의 말로 서로를 해아리며 이해하는 

부부사이도 좋지만 그건 아무런 문제가 없을때 얘기고...이렇게 이혼사유까지 될정도의 정신적 육체적 문제

라면 분명 많은 대화와 문제를 해결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나역시 결혼 생활을 하면서 여러

위기를 대화로 해쳐나간걸 생각하면 진실된 대화가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 충분히 자각하고 있는데, 그래서 

이 부부의 문제 접근 방식이 너무나 아쉽고 안타깝다. 다른 남자들의 그것은 아무런 문제없이 받아들이면서 

정작 남편의 그것을 받아 들이지 못하는 이유가 뭘까....너무나 예민하고 유리멘탈인 그녀가 평생 살며 살을 

섞어야 하는 관계에 대한 부담감 때문일까?...정신과 의사는 아니지만 문외한인 내가 봐도 분명히 심리적 요인에 

의한 문제이기에 적극적인 극복을 위한 노력없이 시간이 흘러 되돌릴 수 없는 지경에 이르게 된것이 너무나 

아쉬웠다.   



유흥 업소에 다니는 남편...심리적 압박을 피해 아무 남자와 자는 아내...둘 다 서로의 비밀을 알고 있는것

같지만 모른척 하고 살아가는 비현실적인 부부의 상황...머리로는 도저히 이해가 안가는데, 작품을 읽다 보면

마음으로는 일그러지고 고통받은 삶을 산 부부에게 동정심이 생긴다. 육체적 관계를 초월해 살고 있지만 그 

육체적 관계 때문에 고통과 아픔을 겪는 부부의 삶...적극적인 노력 없이 덮어놓고 무마하려는 소극적 태도

때문에 부부가 받은 오랜 고통을 생각해 보면 다시 한번 대화의 중요성을 상기하게 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세이렌의 참회
나카야마 시치리 지음, 이연승 옮김 / 블루홀식스(블루홀6) / 2018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세이렌의참회 (2018년 초판)

저자 - 나카야마 시치리

역자 - 이연승

출판사 - 블루홀6

정가 - 14800원

페이지 - 423p




새내기 기자의 고군분투 성장기



진정한 언론이란 무엇인가?...매일 쏟아져 나오는 자극적인 뉴스와 가십들 속에서 진짜 뉴스를 찾아 위험을

무릎쓰고 현장을 뛰어다니는 사회부 기자들의 열정과 자기반성이 가득 담긴 작품이 출간되었다. 이제껏 한번도

실망시킨 작품 없이 매번 예상을 뛰어넘는 이야기를 선보이는 작가 '나카야마 시치리'의 신작으로 말이다.

PC방에서 게임을 하는 사람들을 모아놓고 전기 차단기를 내려 게임을 하던 사람들이 화를 내는 모습을 몰카

로 보여주며 짤막하게 정신 상담의의 의견을 보여주고 게임이 일반인에게 미치는 폭력적 영향이라고 설명하던

쓰레기 뉴스를 본게 얼마되지 않았다...수준 이하의 자극적 뉴스와 조작질, 오보 등등 현재의 매스컴은 자체

자정작용의지로는 도저히 정화 될 수 없을 지경에 이르렀다고 생각되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매스컴의 파급력은

한 인간을 사회적으로 매장 시킬 뿐만 아니라 이 나라의 대통령까지 갈아치울 수 있을 정도로 엄청난 영향력을 

갖는다...그러니 위정자는 방송을 장악하고 수시로 어용뉴스를 틀어대 민중들을 세뇌 시키는 짓거릴 하겠지...

그런 시쳥률에 목을 메고, 정권에 기대어 여론을 조작하는 썩은 언론인들에게 일침을 날리는 듯한 작품이었다.



데이토 TV의 간판 뉴스 프로그램 애프터눈 재팬에서 배테랑 사회부 기자 사토야와 새내기 신입 다카미는 연속

된 뉴스조작과 오보로 인하여 침체된 보도국 분위기를 쇄신하기 위해 특종에 혈안이 되있다. 그러던 16세 소녀

의 유괴 사건에 사토야와 다카미가 기자로 투입된다. 경찰청의 보도통제 이후 유괴 되었던 소녀가 폐공장 단지에서 

온몸에 폭행자국과 묽은 황산 통에 얼굴이 담겨진채로 죽어있던 탓에 얼굴은 불에 태워진듯 처참한 상태의 시체로 

발견되고, 사건은 유괴사건에서 바로 살인사건으로 전환된다. 사토야와 다카미는 피해자가 다니던 고등학교를 

찾아가 같은 반 학생들을 인터뷰 하고 그중 한 친구에게 중요한 제보를 받게 되고, 사토야와 다카미는 순간 

특종을 직감하는데.....



유괴사건을 파헤치는 신문기자들의 열혈 저널정신을 그리던 '혼조 마사토'작가의 [미드나잇 저널]이 바로 떠오

르는 작품이었다. 유괴사건으로 시작하는 도입부나, 배테랑 선배와 초짜 신입의 콤비 플레이, 중간에 크게 헛다리

짚고 반성하여 참된 언론인으로 거듭나게 되는 신입의 성장과정...머...이런 저널인이 나오는 사회파 미스터리엔

당연한 클리셰들이려나...-_- 익숙한 클리셰들이지만 그 익숙함을 신선하고 긴장감 넘치는 이야기로 그려내는건

오로지 작가의 몫이니, 예상가능한 이야기 속에서 반전의 한방을 터뜨리는 이 작품은 역시 '나카야마 시치리'!!

라는 감탄사가 절로 나오게 만드는 작품이었다. 사회파 미스터리를 쓰는 작가가 언론과 기자를 소재로 작품을

낸것은 이 작가가 처음이라고 하니 작가로서 소재에 제한이 없는 폭 넓은 스펙트럼에 그저 놀라울 따름이다.



작품은 매스미디어의 순기능과 역기능을 실수투성이 신입 다카미의 시선을 통해 숨김 없이 드러내며 진정한 언론인

으로서 나아가야할 방향을 제시한다. 순간의 공명심으로 평범한 사람들을 범인으로 몰아세우는 오보를 방송하고

그로인해 하루아침에 죄인으로 몰려 생활 자체가 완전히 파탄 나버리는 모습을 보여주며 언론의 파괴력과 파급력에

대한 경고를 보낸다. 이미 망가질대로 망가져 버린 뒤에야 짤막하게나마 정정 보도라도 하면 다행이고, 오보로

인해 피해를 입은 당사자에겐 절대로 사과하지 않는다. 사과 하는 순간 언론으로서의 모든 권위는 상실된다고 믿는 

언론의 오래된 관행 때문이라고 한다....-_-;;; 그러고 보면 나역시 방송심위위원회의 경고를 받고 사과문을 띄우는건

봤어도 오보로 인해 피해를 입은 이들에게 사과하는 모습은 한번도 본적이 없는것 같다....사람들의 목소리를 듣고

대변하는 뉴스지만 잘못된 뉴스로 피해을 입은자에겐 등을 돌린다?...이 무슨 아이러니란 말인가...    

앞서도 말했지만 진정한 언론은 무엇인가...감춰진 진실, 차단돼 버린 피해자의 외침에 경청하고 그들의 진짜 

이야기를 전달해 주는것이 참된 언론이 해야 할일이 아닌가 싶다. 그런 의미에서 다카미의 용기를 낸 마지막 뉴스

속 외침은 많은 여운을 주는것 같다.



이번 작품도 [연쇄 살인마 개구리 남자]처럼 여러가지 반전 장치를 마련해 놓는다. 이 작가...정말 반전 성애자

아닌가 싶을 정도로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는데, 작가의 작품을 몇권 읽다 보니 이젠 범인이 잡히고 나서도 페이지가

남아 있으면 으레 또 뭔가 숨겨 놨구나...라는 생각이 들정도다..ㅎㅎㅎ 참...그렇게 다작 하면서도 매번 이런 퀄리

티를 뽑아내니 어떻게 보지 않을 수 있겠는가!!!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짠내나는 서울지앵 - 우리들의 짠한 서울기억법
서울지앵 프로젝트 팀 지음 / 리프레시 / 2018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짠내나는서울지앵_우리들의 짠한 서울 기억법 (2018년 초판)
저자 - 서울지앵 프로젝트 팀
출판사 - 리프레시
정가 - 15000원
페이지 - 187p

 

그동안 변해왔고, 앞으로도 변해갈 곳 서울...


한땐 나도 서울시민이었다. 강동구에서 태어나기도 했고, 강동구에서 얼마간 살았기에 나 역시
서울지앵 바라기라 말할 수도 있을것 같다. 지방에 내려온지 6년되었는데 아직도 서울이 그립게
느껴지는건 왜일까...이 책은 서울의 동네에서 자신의 청춘을 보내며 그들의 기억속의 머무는
서울에 대한 단상을 실은 여섯가지 에세이이다. 이 여섯명의 서울지앵들은 서울에서 태어난 이도,
지방에서 서울로 이사온 이도, 중국에서 한국으로 유학온 이등, 저마다 출신 배경이 다른 사람들이
서울에서 살며 몸소 느끼고 체험한 동네의 기억들을 소개해준다. 
 

나는 서울에서 어떤 느낌을 받았나...좁은 땅덩어리에서 수많은 사람들이 하루 하루 부대끼며 바삐
움직이는곳...삭막하고, 정신없고, 바쁠것 같은 서울이지만 어차피 서울도 사람사는곳...무심코
지나치던 상점과 가게들...그리고 무심코 지나쳐 가던 사람들 조차 세월이 흐른뒤엔 추억으로 남는다.
가장 빠르게 변화하고 발전하는 서울이기에 익숙한 곳도 어느새 전혀 새롭게 느껴지는 곳이 되기도
한다. 그렇기에 추억은 더 아련한것 같다. 나 역시 서울을 떠나 타향살이를 하고 있는 만큼 기억속
서울과 지금의 서울이 다름을 알고 있어 더욱 공감이 되는 이야기들이었다.


이영아 - 서울 생활 5년차 대구시민입니다
이종현 - 어쩌면 마지막 혜화동 이야기
차오름 - 신림동 고시촌, 청춘애가
안선정 - 도봉구 24년차 주민의 추억여행
엄사사 - 24시 카페에서 유학생의 하루
최하경 - 홍대앞 20년 추억의 공간들


현재 서울을 살아가는 여섯명의 이야기인데 왜 짠내가 나는지는 목차만 봐도 이해가 갈것이다.
직장을 위해 지방에서 서울로 올라와 자취를 하는 5년차 직장 여성의 애환, 연극이 좋아 대학로
에서 청춘을 바치며 연기에 매진하던 연극인, 시험준비를 위해 고시촌에서 죽기살기로 공부던 고시생,
한국이 좋아 중국에서 홀연히 한국으로 유학온 중국인의 고군분투 서울 적응기 등등등...한창시절
청춘을 바쳐 젊음을 활활 불태워가며 그들의 열정과 열의를 바친 그곳...시간이 지나 돌아보면 결과와는
상관없이 자신의 모든것을 쏟아 붓던 그 시간속에 나와 함께한 그 공간이 어찌 소중하지 않겠는가...
피터지게 밤을 새워 공부하고 들른 향이 좋은 아메리카노를 판매하는 커피숍...상사에게 깨질데로 깨지고
지칠데로 지쳐 허기진 몸을 이끌고 들어간 삼천 오백원짜리 밥이 무한리필 되는 백반집...독일에서
인정받은 상을 받은 향이 좋고 맛이 기가막힌 빵집 등등등....지치고 힘빠진 날 달래주던 동네 맛집들과
카페들은 시간이 지나도 뇌리속에 잊혀지지 않을 소중한 추억의 장소들인 것이다.


꼭 서울지앵이 아니라 인천지앵이던, 대구지앵이던, 부산지앵이던 상관 없을 것이다. 어차피 나와
함께 시간을 보냈던 그곳이 자취로 남아있을테니 말이다. 이 작품을 읽으며 여섯명의 소중한 동네
이야기에 공감하며 나는 어느곳의 지앵인지 한번쯤 생각해 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창백한 말
최민호 지음 / 황금가지 / 2018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창백한말 (2018년 초판)

저자 - 최민호

출판사 - 황금가지

정가 - 12000원

페이지 - 323p




새로운 계급사회



황금가지에서 꾸준히 진행하는 ZA(좀비 아포칼립스) 문학 공모전에서 당당히 장편으로 대상을 수상한 작품이

출간되었다. 기존의 마냥 물어뜯고 썰어대던 식상한 좀비물과는 확실한 차별점을 둔 이번 작품은 그야말로

한국형 좀비장르의 새로운 탄생이라 봐도 무방할만한 새로운 시도의 작품이었던것 같다. 대부분의 좀비물이

바이러스의 발생을 시작으로 빠른 시간내에 무차별 확산되어 아비규환 아수라장이 되는 대공황의 상황을 그리는

좀비아포칼립스인 반면 이번 작품은 대공황 이후 생존자들의 생활을 다루는 좀비홀로코스트인 점이 다르다.


좀비 바이러스 보인자 수진은 좀비 억제 신약을 만드는 구인제약의 하청회사에서 좀비 바이러스 경보팔찌를

생산하는 라인에서 근무한다. 보인자이기에 면역자와는 달리 무리한 노동강도와 착취에 가까운 낮은 급여에도

불평 불만 없이 일해야만 한다. 그러던 어느날 청소아줌마의 쉼터 청원서에 사인한 이유로 직장에서 잘려

버린 수진은 당장 어린 딸 미나에게 고가의 좀비 억제약을 먹여야 하지만 가진 돈이 없어 막막해진다.

면역자이자 경보팔찌 회사의 사장 석호를 찾아가 사정을 설명하며 도움을 구하지만 보인자를 벌레처럼 바라

보는 석호에게 깔끔히 무시당하고 미나의 상태는 급격히 악화되는데...


구인제약의 연구원인 세영은 기자로 활동하는 동생 미나가 구인제약의 불법행위를 취재하다 시체로 발견된

소식을 듣고 동생의 사망사건에 구인제약이 연관 되었을거라 짐작하고 사설탐정 명철과 함께 사건을 파헤

치는데....



좀비 바이러스가 창궐한 이후의 한국사회는 새로운 계급사회가 탄생된다. 


면역자(고위층:좀비 걱정 없는 섬에서 생활) > 면역자(일반계층:장벽 위 북쪽에서 생활) > 보인자(장벽 아래

남쪽에서 격리생활) > 좀비(남쪽 아래 장벽에 차단됨)


면역자는 바이러스에 면역되어있기 때문에 좀비에게 물려도 좀비화 되지 않는다. 하지만 억제약을 먹는 보인자

는 좀비에게 물리면 몇시간 내에 좀비로 변해 버린다. 당연하게 면역자와 보인자 사이에는 넘을 수 없는 계층과 

차별이 발생하고 면역자는 보인자를 착취하고 그들이 약을 사기위해 지불하는 돈으로 호위호식한다. 작품이

그리는 디스토피아는 좀비라는 소재만 제외하면 지금의 갑과 을의 지배,피지배 계급사회와 너무도 일치하기에 

공포 소설을 읽는다기 보단 현실 세태를 고발하는 사회고발 소설을 읽는듯한 느낌마저 들게 한다. 


사실 작품과 비슷한 소재로 좀비홀로코스트를 다룬 작품이 있는데 2013년에 개봉한 좀비 영화 [리턴드]이다.

바이러스 감염으로 하루에 한번 백신을 투여해야 평범한 삶을 살 수 있는 보인자들은 백신의 재고가 바닥 났다

는 소식을 듣고 공포와 공황상태에 빠지고 줄어드는 백신을 보며 인간답게 살기 위한 고뇌를 보여주는 작품인데

영화가 남녀 연인을 주인공으로 그들의 심경을 그린다면, 이 작품 [창백한 말]은 연인을 수진과 미나라는 모녀관계 

로 치환시켜 슬프고 애절한 신파를 그려낸다. 부조리한 사회와 극단으로 치닫는 불신과 광기 때문에 희생 당하는 

모녀의 이야기는 너무나 가슴 아프게 다가왔다.


모녀의 이야기와 더불어 동생의 사망사건을 따라가는 세영의 이야기도 추리 소설로서의 재미를 선사하니 공포,

추리,SF를 망라하는 경계를 무너뜨리는 장르적 재미를 톡톡히 보여주는 작품이다. 차라리 식욕만 남아있는 좀비가

순수해 보일정도로 극악의 이기심과 욕망의 민낯을 드러내는 지배자들과 그들을 무너뜨리고 인간답게 살기 위해 

혁명을 꿈꾸는 레지스탕스들의 대립이 이빨을 드러내고 달려드는 좀비들 보다 더욱 긴장감 있게 펼쳐지는 작품이었다.      

작가가 그려낸 신선하면서도 익숙한 세계에 개성 넘치는 인물들이 얽히고 설켜 그려내는 파멸의 지옥도는 현실과

너무나 닮아 있어 더욱 공포스럽게 다가온다.   



덧 - 언젠가 미국에서 실제로 좀비 바이러스에 대한 연구를 진행 했다는 카더라를 들은 적이 있는데...이거 제약

     회사에서 맘만 먹으면 언제든 실현 가능한 시나리오 아닌가...-_-;;;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레오나 : 목적은 수단을 정당화한다 레오나 시리즈 The Leona Series
제니 롱느뷔 지음, 박여명 옮김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18년 1월
평점 :
절판


레오나 2 : 목적은 수단을 정당화 한다 (2018년 초판)

저자 - 제니 롱느뷔

역자 - 박여명

출판사 - 한스미디어

정가 - 15800원

페이지 - 573p



심장 떨리게 만드는 말초적 누아르



뮤지션, 범죄학자, 수사관... 이토록 다양한 분야의 특이한 이력만큼 너무나 매력적인 작품의 속편이 

출간되었다. 전편인 [레오나 : 주사위는 던져졌다]에 이은 이번 작품은 전작의 사건의 연장선상에서 

이야기가 진행된다. 아쉽지만 전작은 읽지 못한 상태에서 이번 작품을 읽었는데, 전작을 보지 않았음

에도 이야기의 흐름은 무리 없이 따라갈 수 있어 좋았다. 여자로서...형사로서...엄마로서 책임을 다

하기 위해 어두운 세계로 들어가게 되는 레오나의 심적 고뇌와 강렬한 하드보일드가 인상적인 누아르 

범죄 스릴러였다. 



중병에 걸린 아들의 치료비를 위해 범법행위를 저지른 레오나는 돈세탁을 위해 어둠의 업자 아르망에게

돈세탁과 함께 세탁 금액의 일부분을 지급하기로 약속한다. 하지만 일이 틀어지면서 아르망에게 약속한

돈을 지급하지 못하고 이내 아르망은 레오나의 딸 베아트리세를 걸고 협박하여 지급 금액의 분납 납부를

요구한다. 평범한 형사 수입으로는 도저히 1회의 분납금 조차 마련하기 힘들고...레오나는 어쩔 수 없이

아르망의 돈을 갚기 위해 계획을 세운다...한편 스웨덴 국회의사당에 폭탄테러를 벌인 프레드는 두다리가

잘린 중상을 입었지만 목숨을 유지한채 의식을 차린다. 경찰 국장은 레오나에게 테러의 배후와 추가 폭탄

테러의 징후 유무를 위해 프레드의 심문을 지시하는데.....



스토리는 크게 프레드를 심문하며 추가 폭탄테러에 대한 정보를 캐기위해 노력하는 프로페셔널한 형사로

서의 레오나를...다른 한편으론 아르망의 돈을 지불하기 위해 범법자들을 모아 범죄를 작당하는 범죄자로

서의 상반된 레오나를 교차 시키며 전개한다. 당연하게도 테러범과 형사의 고도의 심리전이 난무하는 범죄

수사물과 각각의 특기를 가진 범죄자들이 모여 정밀한 설계를 거쳐 크게 한탕을 벌이는 범죄스릴러. 두가지 

장르의 이야기를 이 작품에서 모두 즐길 수 있다는 것이다. 더불어 대규모 폭탄 테러과 카체이싱, 작가의

특기인 상세한 범죄심리학까지....이 모든것이 이 한권에 꽉꽉 담겨 있다!!!!    


 

지금까지 불법을 저지르는 부패경찰을 잡아내는 정의로운 히어로는 숱하게 봐왔다. 그런데 이 작품의

히로인처럼 이렇게 대놓고 불법을 저지르는 부패 경찰이 주인공인 스릴러가 지금까지 있었던가?..-_-;;;

미스터리 가방끈이 짧은 나로서는 이런 캐릭터는 난생 처음 보는것 같다. 물론 그럴만한 이유가 있다손

치더라도 공권력을 이용하여 장물을 빼돌리고 범죄자들을 모아 범죄 스쿨을 개설, 강의하는 현직 경찰의

모습은 엄청난 충격으로 다가왔다. 불법을 저지르는 절대 있어서는 안되는 부패 경찰이지만....정신착란에

가까울 정도로 절박한 모습에 나도 모르게 응원하게 되는 야릇하고 기묘한 감정의 변화...그동안 주인공에 

대한 고정관념을 송두리째 뒤흔들며 금기를 깨트려 버리는 주인공의 모습은 안티 히로인으로서 터프함과 

카타르시스를 느끼게 만들기에 충분한 캐릭터 였다.  



가족을 지켜내기 위해 어떠한 일이던 저지르고 마는..절대선, 절대악으로 규정지을 수 없는 지극히 현실적

이며 다중적인 안티 히로인의 모습에 매료됐다. 그야말로 목적은 수단을 정당화 하는 것이다. 그것이 적법

하던..적법하지 않던 말이다. 하드보일드 액션이 난무하는 와중에도 정의와 범죄 사이를 오가며 아슬아슬한 

외줄타기를 하는 레오나의 섬세하고 절박한 심리는 남자들의 전유물로 여겨지던 하드보일드 누아르에 지금

까지와는 전혀 다른 새로운 대안을 제시하는것 같다. 적지않은 분량임에도 페이지는 날개 돋힌듯 넘어간다.

긴장감 있는 장면 전환과 사건의 연속성이 돋보이는 작품으로 후반부로 진행될수록 복잡하게 꼬여가는 사건

들과 절정을 향해 치달아가는 클라이막스, 묘한 여운을 남기는 레오나의 마지막 모습까지..실로 모든것이 

완벽한 작품이었다. 


다음편이 있는지 여부는 모르겠지만...팬심으로는 레오나의 자유를 향한 폭주를 좀 더 지켜 보고 싶은 바램

이다. 



덧 - 어쩌다 보니 연이어 북유럽 스릴러를 읽게 되는데...분위기는 정말 판이하다. [라플란드의 밤]의 극지 

     스릴러로 심장이 얼어 붙었다가 하드보일드 누아르 [레오나 2]로 뜨겁게 타오르는구나!!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