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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의 그것이 들어가지 않아
고다마 지음, 신현주 옮김 / 책세상 / 2018년 2월
평점 :
절판
남편의그것이들어가지않아 (2018년 초판)
저자 - 고다마
역자 - 신현주
출판사 - 책세상
정가 - 13000원
페이지 - 221p
열려라 참깨..
참으로 선정적이고 적나라한 제목이다. 파스텔톤의 색감에 흰색 글씨가 아니었다면 도저히 대중교통을 타고선
읽을 수 없는 책의 제목이랄까..-_-;;; 하긴 제목의 글씨가 잘 안보여도 도저히 버스, 지하철에선 당당하게
읽을 수 없는 책인건 마찬가지 인듯하다. 솔직히 루리웹에서 이 책이 일본 본토에서 커다란 반향을 일으키며
베스트셀러에 올랐다는 소식을 봤을때만 해도 [너의 췌장을 먹고 싶어] 처럼 자극적인 제목과는 달리 속 내용은
땃땃한 감동적인 작품일줄 알았다...그런데.....아뿔싸...진...진짜로....그것이 들어가지 않는 이야기였다니!!!
페이지를 넘길수록 내 멘탈로 산산이 조각나는걸 느낄 수 있었다. 작가 실명을 걸고 출간한것 같은데, 도저히
자기 이름을 걸고 불특정다수의 남들이 읽게 하기엔 너무나 프라이빗한 이야기들이었다....ㅠ_ㅠ
나는 오지게 오지인 시골에서 태어나 동네에서만 쭈욱 커온다. 육아스트레스에 신경증이 걸린 어머니 아래서
엄마의 사랑 없이 동생들을 돌본 나는 19세가 되어서야 대학진학을 빌미로 집에서 나올 수 있게 되었다.....
지방대 하숙집엔 나 외에 다른 사람들이 살고 있었다. 하숙집에 들어온 첫날 짐을 푸는중에 한학년 위의 남자가
거리낌 없이 열린 방으로 들어오더니 나의 방에서 편한 자세로 스포츠 뉴스를 보고 자기 방으로 돌아갔다.
건방지고 당당한 모습이 싫지만은 않던 나는 그 후로 몇번의 데이트를 거쳐 드디어 결전의 그날이 온다. 긴장한
채 누워 있던 내게 남친은 한창을 용을쓰고....우지끈..우지끈...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나더니 남친이 말한다...
'들어가지지가 않아.....'
심인성 발기부전의 여성형 사례라고 봐야 할까?...남자는 서지 않듯이...여자는 열리지 않는다...ㅠ_ㅠ 보통
이런 문제가 생기면 부부 클리닉에서 상담을 받던가 뭔가 해보려고 하겠지만 쿨한 남자와 소심한 여자는 직접
적인 성행위 대신 유사성행위로 욕구를 해소하며 결혼까지 이르게 된다. 육체적 행위가 결여된 사랑은 남매
처럼 정신적 유대를 견고히 하지만 왕성한 남자는 결국 아내 몰래 업소를 드나들기 시작하고, 내심 상처는
받지만 남편에게 그것을 내색하진 않는다....읽다보면....작가의 기구하고 불행한 인생의 흐름에 탄식만 나오게
된다.
부부사이 가장 중요한 것은 대화라고 생각한다. 여기 이 부부처럼 최소한의 말로 서로를 해아리며 이해하는
부부사이도 좋지만 그건 아무런 문제가 없을때 얘기고...이렇게 이혼사유까지 될정도의 정신적 육체적 문제
라면 분명 많은 대화와 문제를 해결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나역시 결혼 생활을 하면서 여러
위기를 대화로 해쳐나간걸 생각하면 진실된 대화가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 충분히 자각하고 있는데, 그래서
이 부부의 문제 접근 방식이 너무나 아쉽고 안타깝다. 다른 남자들의 그것은 아무런 문제없이 받아들이면서
정작 남편의 그것을 받아 들이지 못하는 이유가 뭘까....너무나 예민하고 유리멘탈인 그녀가 평생 살며 살을
섞어야 하는 관계에 대한 부담감 때문일까?...정신과 의사는 아니지만 문외한인 내가 봐도 분명히 심리적 요인에
의한 문제이기에 적극적인 극복을 위한 노력없이 시간이 흘러 되돌릴 수 없는 지경에 이르게 된것이 너무나
아쉬웠다.
유흥 업소에 다니는 남편...심리적 압박을 피해 아무 남자와 자는 아내...둘 다 서로의 비밀을 알고 있는것
같지만 모른척 하고 살아가는 비현실적인 부부의 상황...머리로는 도저히 이해가 안가는데, 작품을 읽다 보면
마음으로는 일그러지고 고통받은 삶을 산 부부에게 동정심이 생긴다. 육체적 관계를 초월해 살고 있지만 그
육체적 관계 때문에 고통과 아픔을 겪는 부부의 삶...적극적인 노력 없이 덮어놓고 무마하려는 소극적 태도
때문에 부부가 받은 오랜 고통을 생각해 보면 다시 한번 대화의 중요성을 상기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