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미티 아줌마의 죽음
낸시 애서턴 지음, 이현경 옮김 / 피니스아프리카에 / 2018년 2월
평점 :
절판


디미티아줌마의죽음 (2018년 초판)

저자 - 낸시 애서턴
역자 - 이현경
출판사 - 피니스아프리카에
정가 - 13800원
페이지 - 347p



힐링계 파라노말 미스터리


디미티 아줌마가 돌아가셨다는 걸 알았을 때 나는 무척 놀랐다. 아줌마가 돌아가셨다는 사실 때문이 아니라,
아줌마가 살아 있었다는 사실을 내가 전혀 모르고 있었기 때문이다.
단 두 줄뿐인 첫 문장 만으로 시선을 확 잡아 끌면서 호기심을 불러일으키는 작품....출판사 '피니스아프리카에'
의 신작 [디미티 아줌마의 죽음]이다. 


어릴적 잠들기전...부모님이나 조부모님에게 아무개 영웅의 모험 이야기(꼭 모험 이야기가 아니더라도..)를 
들으며 잠을 청한 경험은 누구나 있을것이다. 내 경우는 어머님이 얘기해 주시는 [해님 달님]이야기를 자주 
들었는데, 어른들이 들려주는 이야기들 속 주인공들은 어떤 역경에 처해도 손쉽게 해치우며 파란만장한 모험
을 통해 언제나 원하는 바를 이루어내는 지혜로운 슈퍼맨/우먼이었다. 그 이야기가 즉흥적으로 지어졌건, 여러
이야기를 믹스시켰던 그런건 별로 중요하지 않다. 그저 이야기를 듣는 아이가 만족하고 재미있어 하면 그만 이니
까 말이다. 이야기를 재미있게 듣던 아이들도 나이를 먹어가며 그 신기한 이야기가 허구였다는걸 깨닫는 날이
올것이고, 기상천외한 이야기는 각자의 마음속 추억으로 남게 될 것이다. 그런데.....당연히 허구였을거라고 
생각했던 부모님의 이야기가...사실은 리얼이었다면?!!!! -_-;;;;


여기 어릴적부터 엄마에게 디미티 아줌마의 모험 이야기를 들으며 자란 로리는 어느새 성인이 되어 결혼과 
이혼을 경험하고 힘겹게 홀로 살아간다. 그런 어느날 법률회사에서 보내온 편지 한장을 받게 된고...편지엔 
디미티 아줌마의 부고소식이 실려 있다. 당연히 엄마가 들려준 이야기속 허구의 인물일거라 믿고 살아온 로리는 
디미티 아줌마가 실존 했었다는 소식에 적잖이 놀라게 되고....편지를 보낸 법률 사무소로 직접 찾아가는데....


작품을 읽으며 바로 영화 한편이 떠올랐으니....어릴적부터 아버지가 해주던 온갖 모험 이야기를 들으며 자란
아들은 성인이 되고 나서도 계속되는 말도 안되는 허풍스러운 아버지의 경험담에 염증을 느끼고 증오의 감정
까지 이른다...그리고...아버지가 돌아가시고 아버지의 장례식에 참석한 아버지의 지인들은...아버지의 이야기
속 바로 그 등장인물들이 아닌가....그렇게 아들은 아버지의 인생을 다시금 되돌아 보게 된다.'팀 버튼'감독의 
판타지 영화 [빅 피쉬]이다.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영화속 아버지가 들려준 이야기나 작품속 디미티 아줌마의 
이야기나 실제 겪은 일을 바탕으로 만든 동화였던 것이다. 그동안 유년시절을 지탱 시켜준, 꿈과 환상의 나라로 
안내해주던 이야기속 주인공이 실제 한다면...그 모험들이, 그 장소들이, 그 사건들이 실제였다면...과연 어떤 
기분이 들까?...상상만으로도 설레이는 기분이 들지 않을까? (평강공주와 온달왕자도 같은 계열인가...-_-;;)


이렇게 판타지 동화같은 설정으로 읽는 내내 슬며시 미소 짓게 만드는 도입부를 지나 로리가 디미티 아줌마가 
살던 낡은 시골집에 방문하는 2막 부턴 상상도 못할 폭탄같은 이야기가 숨겨져 있다. 책의 띠지에 쓰인 '파라노말 
미스터리'가 어떤 의미인지 내내 궁금했는데, 진정한 파라노말의 진수랄까...뭔가 상상도 못한 전개라서 놀랐다. 
이혼을 겪고 직장도 없이 좌절의 인생을 사는 로리에게 다시금 영웅처럼 나타나 도움을 주는 디미티 아줌마...
어릴적 영웅이던 디미티 아줌마를 위해 죽음 뒤에도 풀지못한 '한'을 풀어주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로리.... 


그녀의 좌충우돌 모험극을 보고 있자니 절로 가슴 따뜻해지고, 힐링이 되는 작품이었다. 아련한 유년시절의 
추억을 되새기고, 세대를 초월하는 우정과, 판타지 같은 아름다운 이야기들, 그리고 이해의 영역을 뛰어넘는 
초자연적 현상들.... 이 모든것이 잘 맞는 톱니 바퀴처럼 맞물려 잔잔한 감동을 선사하는 코지 미스터리의 
정수를 보여주는 작품이었다. 그렇게 잦은 감동을 느끼며 마지막 장을 덮고 나니....작가의 디미티 아줌마
시리즈가 무려 스물세편이나 있단다....-_-;;; (오로지 코지 미스터리, 오로지 디미티 아줌마 시리즈만 쓴다는
작가의 뚝심..) ㅋㅋ 그렇다. 아줌마의 모험은 끝난게 아니었다...아직 스물 두가지 이야기가 남아있다...
살인사건 없이 사건을 해결하게 하는 어찌 보면 진정한 의미의 유쾌한 코지 미스터리랄까....코지 미스터리가
취향이 아님에도 넋놓고 보게 만든 작품이었다...


자...분홍 토끼 인형 '레지널드'와 함께하는 힐링의 세계로 초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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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부야 구석의 채식 식당
오다 아키노부 지음, 김민정 옮김 / arte(아르테) / 2018년 2월
평점 :
품절


시부야구석의채식식당 (2018년 초판)
저자 - 오다 아키노부
역자 - 김민정
출판사 - arte
정가 - 15000원
페이지 - 310p

 

고군분투 자영업 성장기

 

 

회사원으로 매해 시간이 지날수록 고용안정의 불안에 떠는 시간이 늘고, 회사 그만두고 나면 뭐해 먹고
살아야 할지 고민하고 고심하게 된다. 실제로 아내와 함께 창업박람회에 가서 뭔가 해먹을거리는 없는지
정보도 얻어봤지만...역시 자본금과 실패의 위험 때문에 어느것 하나 쉬운것이 없다. 나도 IT 업계의 최종
종착지인 치킨 가게로 흘러가게 될것인가?...농담처럼 떠들긴 하지만 닭집이야 이미 포화 상태고, 창업과
동시에 폐업 하는 집을 수두룩 봤으니 같은 전철을 밟을수야 없지 않은가...나 역시 언젠가는 회사에서
나와 뭔가에 도전해야 하는 상황이 분명히 올테니 말이다...그런 위기위식의 고조 속에서 이 작품이 눈에
들어왔다...시부야에서 홀로 채식 식당을 열고 무려 9년간 이끌어온 중년 남성의 고군분투기...정식으로
음식을 배워보지도 않고, 조리사 자격증도 없이 그 경쟁 심한 시부야에서 맨땅에 헤딩하는 도전정신과
위기를 기회로 바꿔내는 유연한 대처를 보면 내게도 뭔가 남는것이 있지 않을까 싶어 책을 펴들었다.
   


우선 이 작품은 단순히 창업에 대한 노하우를 적은 실용서는 아니다. 물론 채식식당을 개업하면서 메뉴나
인테리어에 대한 고민과 스스로 채득한 영업에 관한 노하우가 실려있긴 하지만, 그와 함께 작가 자신의
인생사가 녹아있다. 20살 대학생 시절부터 첫 사회에 발을 내딛고 직장을 구하고 이런 저런 경로를 거쳐
지금의 채식식당을 개업하기 까지 더불어 아내와 아이들의 이야기까지 30년간의 작가의 인생이 그대로
실려있는 작품이었다. 하여 작가가 말하는 자신의 이야기를 그대로 따라가면 되니 실용서 보다는 소설이
라 볼 수 있을듯....


이십대...처음엔 식당이나 바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며 소일거리를 하던 오다는 그동안 모은 돈과 부모님께
빌린 돈을 들고 훌쩍 뉴욕으로 떠난다. 그곳에서 식당 주방일을 하며 하루하루 자유로운 날들을 보내던
오다는 결혼까지 생각하던 연인과 헤어지고 불쑥 귀국한다. 그리고 음악잡지의 편집자로 첫 직장생활을
시작하고, 이후 3년만에 퇴사하여 편집 디자인 프리랜서로서 활동하며 무료 음악 간행물의 편집 글을 기고
하고 인디밴드 레이블 운영 및 외국 뮤지션의 내한 스케쥴을 담당하는 등의 일을 한다. 내한 뮤지션들과
함께 스케쥴을 수행하던중 비건 채식주의자 뮤지션과 함께 채식을 경험하고 몸에 잘 맞는다고 느껴 직접
자신이 만든 채소음식을 먹으며 채식주의자로 살게 된다. 다양한 재료와 레시피로 채식 음식을 만들어
먹으며 요리 방법을 블로그에 올려 인기를 끈다. 나이는 마흔, 아들은 돌이 되어 뭔가 돈을 벌어야 한다
는 위기 위식속에 급하게 지인과 자본금을 모아 생 라이브 공연 + 런치 채식식당 + 저녁 바를 위한 가게
를 개업하게 되는데......


일단...난 아마도...평생...채식주의자로 사는일은 없을것 같다. -_- 입안 가득 흐르는 육즙의 풍미가
넘치는 고기를 포기할 수 없다는건 내가 잘 알기 때문이다. 작가는 건강상의 이유가 아닌 동물도 감정과
욕구가 있고 하나의 인격체로 보호 해야 한다는 '애니멀 라이츠'운동에 의해 비건을 시작하게 되는데
생선이나 우유, 달걀등의 일체의 동물성 단백질을 포기하는 완벽한 비건은 오히려 일반 사람보다 건강에
문제가 생길 위험이 높다는걸 [생로 병사의 비밀]에서 봤던 기억이 난다. 게다가 비건이 먹는 유기농
채소가 닭이나 돼지들의 부산물로 만들어진 동물성 비료로 키워진 다는것도 뭔가 아이러니 같다. -_-
동물을 먹지 않기 위해 식물을 먹지만 그 식물은 죽은 동물들의 부산물로 키워진다?...뭐..어쨌던 개인의
기호니까...비건으로 인해 다양한 채소 요리가 만들어지는건 그만큼 요리의 다양성이 늘어나는 것이니
좋은것 같기도...


유명 연애인이 비건이라며 채식주의자로 생활하는걸 TV에서 본 기억은 나지만, 일단 내 주변에는 채식
주의자는 단한번도 본적이 없을 정도로 아직은 생소한듯 하고, 그래서 한국에서 채식 전문 식당은 유명한
프렌차이즈 채식 부패외에는 거의 못본것 같다. 음...사찰전문 식당도 채식 전문 식당이라고 봐도 되는건
가?..-_-;;; 어쨌던...이 작품의 국적을 초월하고 매일 메뉴가 바뀌는 전문 채식 식당은 국내에는 못본것
같다. 추세에 맞춰 국내 채식인구는 늘어갈 것이고, 회사원 밀집 지역에 하나 차리면....흠..괜찮은 아이템
이 되지 않을까? (작가도 분점은 얼마든지 지원하겠다고 언급했고...)라고...잠시 잠깐 생각해봤다..-_- ㅎㅎ


작가의 인생을 보다 보면 주류에서 벗어난 아웃사이더로 시류에 편승하기 보단 자신의 고집과 소신을 갖고
가게를 운영하는걸로 보였다. 그렇지만 메뉴에 대해서는 끊임없이 노력하고 연구하고 개발하여 새로운 신메뉴
를 내놓는등 안주하지 않는 부지런함과 유연성은 배울만 하다고 생각했다. 동일본 대지진이라는 아비규환
속에서도, 아내를 암으로 잃고 좌절에 빠진 상황에서도 어떻게던 정신줄 부여잡고 제자리로 돌아올 수 있었
던건 두 아이의 아빠라는 책임감 때문이라 생각한다. 고난과 역경에 대처하는 정신력은 가족에게서 나왔으리라...
나 역시 가족을 생각하며 작가의 도전 정신을 떠올리며 신중히 생각해 봐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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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그맨 2 - 악당과의 정면 승부 Wow 그래픽노블
대브 필키 지음, 심연희 옮김, 호세 가리발디 채색 / 보물창고 / 2018년 3월
평점 :
절판


도그맨 2_악당과의 정면 승부 (2018년 초판)

저자 - 대브 필키

역자 - 심연희

출판사 - 보물창고

정가 - 13800원

페이지 - 224p



드디어 돌아왔다! 우리의 도그맨~



ADHD를 겪으며 갖은 고생을 하던 작가가 성인이 된 후 어릴적 그렸던 낙서 노트를 발견하고 그 노트를 손봐

만화로 내놓았더니 사람들은 열광하였고, 칼데콧 상을 수상하고, 슈퍼 베스트셀러 작가가 되었다...이런 

만화같은, 동화같은 이야기를 가진 작품 [도그맨]이 2편으로 다시 돌아왔다. 1편에 이어 더욱 새롭고, 더욱 

블록버스터급 규모에, 더욱 골때리고, 더욱 정신없는 이야기로 돌아온 2편은 본격적인 도그맨과 악당의 정면 

승부를 예고한다. [도그맨 1]을 안본 사람들을 위해 굳이 도그맨 탄생과정을 다시 보여주는 작가의 배려로 

다시 한번 봐도 엽기적이다. ㅎㅎ 이것이 유치원생의 엽기 아이디어란 말인가...





야옹이 악당이 설치한 폭탄 해체를 시도하던 힘쎄지만 멍청한 경찰과 영리하지만 강아지인 경찰견이 불의의

폭발사고로 경찰은 얼굴이...경찰견을 몸이 크게 다친다. 의사는 다친 부분을 버리고 성한 부분을 접합시키니..

몸은 인간, 머리는 개...바로 도그맨의 탄생인것이다!!!(다소 엽기적이지만...망가진 부분을 접합해 맨도그를

만들면 어떨까 생각해봤다...-_-;;; 도그맨과 맨도그...허허..) 그렇게 경찰 생활을 하는 도그맨은 인간의 말을 

못하고, 죽은 생선위에 몸을 비비기 좋아하고, 좋아하는 사람을 혀로 핥지만 어찌됐던 재치와 기지로 악당을 

물리치며 활약한다. 이번 2편의 악당은 무려 3명?..3마리이니....도시는 거대한 혼란에 휩싸이고.....도그맨이 

출동해야 한다!!!



이번 2편도 초딩시절 구상했던 스토리 라인을 다듬은건지 아니면 성인이 된 후에 새롭게 만든 이야기인지는

모르겠지만 어쨌던 도저히 1도 예측 할 수 없는 의외의 재미를 선사한다. 전편에 이어 이번에도 등장하는 

마음 여린 귀여운 악당 야옹이와 야옹이가 종이로 만든 분신 야옹이, 천재가 되어 염력을 자유자재로 구사

하는 천재 물고기 휙휙이가 도시를 위기에 빠트리는데....강철 탱크와 화석의 티라노 사우르스가 되살아나는

블록버스터급 액션...염력으로 사물을 움직이고 영혼의 이동을 시도하는 휙휙이의 심령 미스터리...그리고

펫샵에서 첫눈에 반한 미모의 푸들과의 사랑까지....이 모든 일들이 서장의 생일인 단 하루동안 일어나니

어찌 재미있지 않을소냐!! 



폭력과 선정성이라는 위해요소에 그대로 노출되 있는 아이들에게 이런 착한 청정 무공해 만화를 권해야 

하는건 어른으로서의 의무이고, 어른 역시 이 만화를 통해 다시금 동심의 세계로 빠지게 되니 진정한 착한 

만화인 것이다...역시나 4살 6살 딸래미들에게 몇 챕터 보여주며 읽어주니 아주 좋아 죽는다. ㅎㅎㅎ

말미에 부록으로 유치원 시절 그린 도그맨을 실었는데....지금 나온 그림과 유치원 그림이 거의 차이가

없다는건 함정...ㅋ 도그맨의 모험은 2편으로 그치지 않고 3편으로 이어진다고 하니... 아이들이 혼자 글을

읽을 수 있을때까지 열심히 쟁여놔야 겠다. 그동안 개웃긴 만화는 나혼자 즐겨야 될듯....



1편과 마찬가지로 페이지를 앞뒤로 넘기며 애니메이션 효과를 주는 재치있는 장면이나, 등장인물 순서대로

그리기 등의 부록은 그대로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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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읽다가 이혼할 뻔
엔조 도.다나베 세이아 지음, 박제이.구수영 옮김 / 정은문고 / 2018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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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읽다가이혼할뻔 (2018년 초판)
저자 - 엔조 도, 다나베 세이아
역자 - 박제이, 구수영
출판사 - 정은문고
정가 - 13800원
페이지 - 272p



피터지는 독후 배틀



사실 책덕후로 십수년간을 살면서 [책 읽다가 이혼할 뻔]까진 아니더라도 책 때문에 생긴 아내와의 불화는
꽤 있었다고 볼 수 있다. 항상 작은 방은 책장 가득 책들로 가득찬 서재로 사용하기 때문에 아내는 항상
저 서재를 옷방으로 쓴다면 얼마나 넓게 집을 쓸 수 있겠냐는 볼멘소리를 내뱉었고, 이사를 다닐때도
책 때문에 견적가가 올라가는 금전적 손실도 유발한다. 게다가 아내는 독서보단 TV덕후라 아내에게 내 책들은
그야말로 쓰잘데기 없는 종이뭉치 덩어리로 보일 것이다...-_-;;; 그래서 이 작품을 봤을때 오히려 부럽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쨌던 두 부부가 독서 취향은 다르지만 책에 애정을 갖고 있어 서재의 존재에 불만은 없을것
아닌가...(하긴 부부 둘다 소설가이니 당연한거겠지만...)


쨌든...제목만으로도 호기심을 불러일으킨데다, 작가 '엔조 도'는 '이토 케이카쿠'와 공저한 SF [죽은자의
제국]으로 이름을 알게된 장르SF 작가였고, '다나베 세이아'는 국내 출간된 작품은 없지만 일본의 인기 호러
작가라고 하니 그들이 벌이는 본격 독후 배틀은 얼마나 마니아적이고 깊은 내공을 지닌 장르소설 배틀일까
기대하며 책을 펴들었다...


만....일단 보편성을 벗어난 마니악한 도서들이 소개된다는건 맞는데, 정작 기대했던 장르소설들이 아닌
장르의 경계를 벗어난 거의 모든 출간물이 대상이었다는 것이 달랐다...ㅠ_ㅠ 소설가들이라 그런가 종이접기책,
요리도서, 실용서, 경제도서, 만화책에 이르기까지 방대한 스펙트럼의 도서들이 총 망라된다. SF소설가와 호러
소설가가 한달에 한권씩 서로가 지정하는 도서를 읽고 그에 대한 독후감과 소회를 웹진에 올린다. 절판되지 않은
지정 도서를 정해주면 15일내로 읽고 독후감 작성과 함께 다음 지정도서를 정해주는 형식으로 진행된다. 총 40회,
40권의 도서가 20개월에 걸쳐 진행되었고, 이를 단행본으로 묶어 나온게 이 책인것이다.


솔직히 자신의 취향이 아닌 책을 억지로 읽는다는게 얼마나 고역이고 힘든 시간인지 대부분의 사람들은 알것
이라 생각한다. 그래서 상대에게 책선물을 하는건 당사자가 직접 지정한 책이 아닌이상 자신이 아무리 감동적
이고 빅재미를 느낀 책이라 해도 상대는 겉표지 조차 들춰보지 않고 책장에 고이 모셔놓는 책이 될지도 모른다는
게 내 생각이다. SF와 호러...얼핏 공통분모가 많은 장르라고 생각되지만 이들의 지정도서가 이미 장르를 초월하다
보니 이들이 겪은 20개월의 시간은 인고의 시간이었으리라...-_-;;; 나라면 당장 집어던지고 이혼 서류를...
(은 농담이고..) 좌우간...참 대단한 인내력이랄까...


이런 서평 모음집의 재미 포인트는 소개되는 작품이 내가 읽은 작품이라 그들의 서평을 보면서 내 경험과 비교하며
공감하는 재미....혹은, 그들의 서평을 보고 기대감이 충만하여 그 작품을 직접 찾아 읽어보려 하는것이라 생각한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이 책에 소개되는 작품들은 다시한번 말하지만 '매니악'하여 일본 내에서도 절판되기 직전의
작품들이다 보니 (국내 출간은 언감생심 꿈도 못꾸는..) 공감할만한 작품이 거의 없어 아쉬웠다...ㅠ_ㅠ
40권의 작품중 나와 겹치는 작품은 단 6편뿐...그나마 다행인건 단순히 책만 소개하는 서평이 아니라 부부의 교환일기에 가까운 서평이다보니 모르는 책이라도 이들이 서평을 통해 오가는 대화를 보는 재미가 있었다는 것이다. (사실 이
대화가 이 작품의 진짜 재미포인트라고 봐도 무방할듯...)


우리는 배우자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을까?...정말 속속들이 알고 있다고 자신있게 말할 수 있을까?
여기 이 소설가 부부는 정말 서로에 대해 단 1도 모르고 결혼한 사람들이란걸 알 수 있다. 기호 음료가 뭔지, 어떤
음식을 좋아하는지 조차 모르던 부부는 자신의 취향이 반영된 지정 도서를 읽으며 느낀점들을 통해 그동안 오해하던,
몰랐던 부분을 알게 되고, 서로를 조금이나마 이해하게 된다. (그냥 말로하면 될텐데 말이다...-_-;;;;) 물론 작품 안에서도 서로에 대해 모든것을 아는것이 행복으로 가는길은 아니라고 말한다. 대체적으로 나도 동의하는 바인데, 솔직히 부부로 함께 살면서 어느정도 모르고, 달라야 그냥 넘어가는 일들도 비일비재하기 때문이다. 좌우간...40권의 도서중 그나마 내가 읽은 책과 겹치거나 읽고 싶은 작품들을 소개해 본다.



1. 쿠조 - 스티븐 킹 (엔조 도)
- 나와 마찬가지로 '스티븐 킹'입문은 거의 단편집이 아닌가 싶다. 내가 처음 읽었던 단편집은 정식 판본이
아닌 해적판으로 킹의 여러 단편들을 짜집기한 단편집으로 기억된다. ('엔조 도'는 [스켈레톤 크루]로 처음 접했
다고 한다.) 광견병에 걸린 개와 차에 갇힌 모녀라는 소재로 이렇게 긴 장편을 써냈다는것에 놀라는 '엔조 도'의
말에 진심 동감한다. 그래서 스토리 텔링의 왕 아니겠는가...하지만 킹의 작품중 베스트라고 하기엔 부족한 작품인듯...



2. 마무리 인법첩 - 야마다 후타로 (다나베 세이아)
- 제목이나 작가이름만 보고는 감이 안잡혔는데, [와이주엠 야규인법첩], [바질리스크]를 보니 바로 감이 오더라.
변태 색기 가득하고 잔혹무지한 일본 만화 [바질리스크]의 원작 작품이었다. 만화는 꽤 재미나게 봤었는데....
소설도 더하면 더했지 덜하진 않을듯...국내 출간되다면 읽고 싶은 작품이다.



3. 공포 신문 - 쓰노다 지로 (엔조 도)
- 학생시절때 국내로도 출간되어 봤던 만화였는데, 몇십년만에 여기서 다시 보게되었다. 매일아침 신문이 날라
오고 그 신문 내용엔 앞으로 일어날 사고가 기록되 있다... 설정은 독특했는데 재미는...음...잘 기억나지 않는다.
다만 '엔조 도'의 서평이 꽤 골때리는데, 아침에 저승의 신문이 날라오는 심령 현상?을 토대로 과학적 분석을 거쳐
원인과 결과를 펼쳐놓는 작가의 해석이 골때렸다.



4. 기억파단자 - 고바야시 야스미 (엔조 도)
- [앨리스 죽이기]의 작가의 작품인데, 단기기억 상실증에 걸린 사람과 남의 기억을 조종하는 사람이 얽힌
미스터리물이라고 한다. '엔조 도'가 소개하는 플롯을 보자니 [앨리즈 죽이기]뺨칠 정도로 독특하고 엄청 재미
있을것 같은데....국내 미출간 작이다..ㅠ_ㅠ 으....출간해주세요!!~~



5. 솔라리스 - 스타니스와프 램 (다나베 세이아)
- 드디어 읽은 SF작품....ㅠ_ㅠ '다나베 세이아'는 읽는 내내 호러 작품이 아닌가 싶었다는데, 나도 느꼈던 감정
인지라 놀라웠다. 역시 남의 서평은 공감하는 맛이랄까....그런 의미에서 SF작품이 몇권 없어 아쉬웠다....



6. 배틀로얄 - 다카미 고슌 (엔조 도)
소설로는 못보고 만화책으로 본 작품인데, 한때 이 작품이 흥행하면서 [배틀로얄]식의 서바이벌 물이 쏟아져 나오
던게 생각난다. 참...일본은 이런 서바이벌을 상당히 좋아하는듯...작품 자체는 여러 개성있는 인물들과 잔인한
장면으로 도배되 즐기며 봤던 기억이 난다.



서평으로 싸우고, 이해하고, 화해하는 독특한 소설가 부부의 소통 방식은 내 입장에선 부럽기도 하고, 어떤 느낌일
지 궁금하기도 했다. 의도한건지는 모르겠지만 두 소설가 부부의 에세이를 두 부부가 번역한것도 합을 맞추기 위한
배려였을까?...말미의 부부의 서평배틀 후기도 재미있었지만 부부 번역자의 후기도 못지않게 재미났다. 어찌됐던
여러모로 궁금증을 유발하는 책임에는 틀림 없는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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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생동물학교 1
엘렌 심 지음 / 북폴리오 / 2018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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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생동물학교 - 1 (2018년 초판)
저자/그림 - 엘렌 심
출판사 - 북폴리오
정가 - 15000원
페이지 - 272p



애완동물들은 죽으면 어떻게 되나요?...


영화 [신과 함께]가 천만관객을 넘어서며 선풍적 인기를 끌었다. 한국 정서에 잘맞는 신파 코드도 흥행요소중 하나
이겠지만 역시 막연하게 나마 할머니께 듣던 옛날 이야기였던 사람이 죽고 난 이후의 저승세계를 실체화시켰다는
새로움이 이 영화의 흥행 요소였다고 생각한다. 이승에서 착한 일을 많이 한 사람이 죽어 저승에서 여러 이승의 죄를 
재판받고 모든 재판을 통화 했을때 인간으로 환생한다는 영화속 환생의 순환 시스템...

그렇다면...애완동물이 죽고나면???..


이 만화는 바로 이 질문에서 시작하는 작품이다. 인간이야 '교만, 시기, 분노, 나태, 탐욕, 식탐, 색욕'이라는 7대
죄악을 하나라도 거스르지 않고 살아가기가 성인군자급으로 불가능에 가깝겠지만, 애완동물이라면...주인의 말을 잘 
따르고, 항상 주인을 위해 보초를서고, 주인을 위해 적을 물리치는...오죽하면 주인을 위해 불을 끄고 지쳐 죽는 강아지까지 있으랴...이런 자신의 본분을 끝까지 수행하고 이승을 떠난 동물이라면...재판이고 뭐고 다 필요 없이 '귀축'
패찰을 받고 인간 환생까지 프리패스 아니겠는가...-_- 그렇게 모인 저승의 애완동물들이 모여 인간으로 환생하기 전
동물일때의 습성을 버리기 위해 교육을 받는 기관...바로 환생동물학교이다. 


죽어서도 주인을 잊지 못하고 눈물 짓는 순둥이들, 애완 고슴도치, 강아지, 야옹이, 하이애나(??!) 등 총 7마리의 
애완동물들과 새로 부임해온 신입 인간 선생님과의 어색한 만남과 함께 그들이 서로를 이해하며 배려하고 인간으로
적응해 나가는 소소하고 정감있는 환생동물학교 AH-27반의 에피소드들이 작가의 감성어린 팬터치로 귀엽게 훅~ 다가온다.


한가지 에피소드만 소개하자면...


세상은 쓰레기야!!!!!!!!!!~~~~~ >_<


레이저 포인트를 마법의 도구라 생각하며 실체 없는 빛을 평생 쫓아온 냐옹이...눈치 없는 선생의 설명을 듣고 자신의
부정당한 인생을 두고 좌절에 빠지고....급기야 실체 있는 곤충 낚시대로 달래주는...ㅎㅎ 머 이런 귀엽고 소소한 
이야기들로 채워진다. 한번이라도 애완동물을 키운 적이 있는 사람이라면 꽤 흐뭇한 마음으로 미소지으며 볼 수 있는
작품이랄까...(물론 애완동물을 키워보지 않은 사람들도 즐길 수 있는 작품이다.) 천방지축 동물들로만 보이던 학생들이 스스로 친구들의 아픔을 나누고 공유하며 차츰 차츰 한뼘씩 성장해 가는 모습을 보면서 작품을 읽는 나역시 나도 모르게 힐링 받게 되는 작품이었다. 현재 고양이 한마리와 함께 살고 있는 작가의 세상을 바라보는 따스한 시선이 마음에 든다. 앞으로 환생동물학교에 가게될 동물들이 이승에서 학대나 상처 없이 편안히, 충분히 사랑받고 가줬으면 하는 바램이 드는 작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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