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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미티 아줌마의 죽음
낸시 애서턴 지음, 이현경 옮김 / 피니스아프리카에 / 2018년 2월
평점 :
절판
디미티아줌마의죽음 (2018년 초판)
저자 - 낸시 애서턴
역자 - 이현경
출판사 - 피니스아프리카에
정가 - 13800원
페이지 - 347p
힐링계 파라노말 미스터리
디미티 아줌마가 돌아가셨다는 걸 알았을 때 나는 무척 놀랐다. 아줌마가 돌아가셨다는 사실 때문이 아니라,
아줌마가 살아 있었다는 사실을 내가 전혀 모르고 있었기 때문이다.
단 두 줄뿐인 첫 문장 만으로 시선을 확 잡아 끌면서 호기심을 불러일으키는 작품....출판사 '피니스아프리카에'
의 신작 [디미티 아줌마의 죽음]이다.
어릴적 잠들기전...부모님이나 조부모님에게 아무개 영웅의 모험 이야기(꼭 모험 이야기가 아니더라도..)를
들으며 잠을 청한 경험은 누구나 있을것이다. 내 경우는 어머님이 얘기해 주시는 [해님 달님]이야기를 자주
들었는데, 어른들이 들려주는 이야기들 속 주인공들은 어떤 역경에 처해도 손쉽게 해치우며 파란만장한 모험
을 통해 언제나 원하는 바를 이루어내는 지혜로운 슈퍼맨/우먼이었다. 그 이야기가 즉흥적으로 지어졌건, 여러
이야기를 믹스시켰던 그런건 별로 중요하지 않다. 그저 이야기를 듣는 아이가 만족하고 재미있어 하면 그만 이니
까 말이다. 이야기를 재미있게 듣던 아이들도 나이를 먹어가며 그 신기한 이야기가 허구였다는걸 깨닫는 날이
올것이고, 기상천외한 이야기는 각자의 마음속 추억으로 남게 될 것이다. 그런데.....당연히 허구였을거라고
생각했던 부모님의 이야기가...사실은 리얼이었다면?!!!! -_-;;;;
여기 어릴적부터 엄마에게 디미티 아줌마의 모험 이야기를 들으며 자란 로리는 어느새 성인이 되어 결혼과
이혼을 경험하고 힘겹게 홀로 살아간다. 그런 어느날 법률회사에서 보내온 편지 한장을 받게 된고...편지엔
디미티 아줌마의 부고소식이 실려 있다. 당연히 엄마가 들려준 이야기속 허구의 인물일거라 믿고 살아온 로리는
디미티 아줌마가 실존 했었다는 소식에 적잖이 놀라게 되고....편지를 보낸 법률 사무소로 직접 찾아가는데....
작품을 읽으며 바로 영화 한편이 떠올랐으니....어릴적부터 아버지가 해주던 온갖 모험 이야기를 들으며 자란
아들은 성인이 되고 나서도 계속되는 말도 안되는 허풍스러운 아버지의 경험담에 염증을 느끼고 증오의 감정
까지 이른다...그리고...아버지가 돌아가시고 아버지의 장례식에 참석한 아버지의 지인들은...아버지의 이야기
속 바로 그 등장인물들이 아닌가....그렇게 아들은 아버지의 인생을 다시금 되돌아 보게 된다.'팀 버튼'감독의
판타지 영화 [빅 피쉬]이다.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영화속 아버지가 들려준 이야기나 작품속 디미티 아줌마의
이야기나 실제 겪은 일을 바탕으로 만든 동화였던 것이다. 그동안 유년시절을 지탱 시켜준, 꿈과 환상의 나라로
안내해주던 이야기속 주인공이 실제 한다면...그 모험들이, 그 장소들이, 그 사건들이 실제였다면...과연 어떤
기분이 들까?...상상만으로도 설레이는 기분이 들지 않을까? (평강공주와 온달왕자도 같은 계열인가...-_-;;)
이렇게 판타지 동화같은 설정으로 읽는 내내 슬며시 미소 짓게 만드는 도입부를 지나 로리가 디미티 아줌마가
살던 낡은 시골집에 방문하는 2막 부턴 상상도 못할 폭탄같은 이야기가 숨겨져 있다. 책의 띠지에 쓰인 '파라노말
미스터리'가 어떤 의미인지 내내 궁금했는데, 진정한 파라노말의 진수랄까...뭔가 상상도 못한 전개라서 놀랐다.
이혼을 겪고 직장도 없이 좌절의 인생을 사는 로리에게 다시금 영웅처럼 나타나 도움을 주는 디미티 아줌마...
어릴적 영웅이던 디미티 아줌마를 위해 죽음 뒤에도 풀지못한 '한'을 풀어주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로리....
그녀의 좌충우돌 모험극을 보고 있자니 절로 가슴 따뜻해지고, 힐링이 되는 작품이었다. 아련한 유년시절의
추억을 되새기고, 세대를 초월하는 우정과, 판타지 같은 아름다운 이야기들, 그리고 이해의 영역을 뛰어넘는
초자연적 현상들.... 이 모든것이 잘 맞는 톱니 바퀴처럼 맞물려 잔잔한 감동을 선사하는 코지 미스터리의
정수를 보여주는 작품이었다. 그렇게 잦은 감동을 느끼며 마지막 장을 덮고 나니....작가의 디미티 아줌마
시리즈가 무려 스물세편이나 있단다....-_-;;; (오로지 코지 미스터리, 오로지 디미티 아줌마 시리즈만 쓴다는
작가의 뚝심..) ㅋㅋ 그렇다. 아줌마의 모험은 끝난게 아니었다...아직 스물 두가지 이야기가 남아있다...
살인사건 없이 사건을 해결하게 하는 어찌 보면 진정한 의미의 유쾌한 코지 미스터리랄까....코지 미스터리가
취향이 아님에도 넋놓고 보게 만든 작품이었다...
자...분홍 토끼 인형 '레지널드'와 함께하는 힐링의 세계로 초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