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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부야 구석의 채식 식당
오다 아키노부 지음, 김민정 옮김 / arte(아르테) / 2018년 2월
평점 :
품절
시부야구석의채식식당 (2018년 초판)
저자 - 오다 아키노부
역자 - 김민정
출판사 - arte
정가 - 15000원
페이지 - 310p
고군분투 자영업 성장기
회사원으로 매해 시간이 지날수록 고용안정의 불안에 떠는 시간이 늘고, 회사 그만두고 나면 뭐해 먹고
살아야 할지 고민하고 고심하게 된다. 실제로 아내와 함께 창업박람회에 가서 뭔가 해먹을거리는 없는지
정보도 얻어봤지만...역시 자본금과 실패의 위험 때문에 어느것 하나 쉬운것이 없다. 나도 IT 업계의 최종
종착지인 치킨 가게로 흘러가게 될것인가?...농담처럼 떠들긴 하지만 닭집이야 이미 포화 상태고, 창업과
동시에 폐업 하는 집을 수두룩 봤으니 같은 전철을 밟을수야 없지 않은가...나 역시 언젠가는 회사에서
나와 뭔가에 도전해야 하는 상황이 분명히 올테니 말이다...그런 위기위식의 고조 속에서 이 작품이 눈에
들어왔다...시부야에서 홀로 채식 식당을 열고 무려 9년간 이끌어온 중년 남성의 고군분투기...정식으로
음식을 배워보지도 않고, 조리사 자격증도 없이 그 경쟁 심한 시부야에서 맨땅에 헤딩하는 도전정신과
위기를 기회로 바꿔내는 유연한 대처를 보면 내게도 뭔가 남는것이 있지 않을까 싶어 책을 펴들었다.
우선 이 작품은 단순히 창업에 대한 노하우를 적은 실용서는 아니다. 물론 채식식당을 개업하면서 메뉴나
인테리어에 대한 고민과 스스로 채득한 영업에 관한 노하우가 실려있긴 하지만, 그와 함께 작가 자신의
인생사가 녹아있다. 20살 대학생 시절부터 첫 사회에 발을 내딛고 직장을 구하고 이런 저런 경로를 거쳐
지금의 채식식당을 개업하기 까지 더불어 아내와 아이들의 이야기까지 30년간의 작가의 인생이 그대로
실려있는 작품이었다. 하여 작가가 말하는 자신의 이야기를 그대로 따라가면 되니 실용서 보다는 소설이
라 볼 수 있을듯....
이십대...처음엔 식당이나 바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며 소일거리를 하던 오다는 그동안 모은 돈과 부모님께
빌린 돈을 들고 훌쩍 뉴욕으로 떠난다. 그곳에서 식당 주방일을 하며 하루하루 자유로운 날들을 보내던
오다는 결혼까지 생각하던 연인과 헤어지고 불쑥 귀국한다. 그리고 음악잡지의 편집자로 첫 직장생활을
시작하고, 이후 3년만에 퇴사하여 편집 디자인 프리랜서로서 활동하며 무료 음악 간행물의 편집 글을 기고
하고 인디밴드 레이블 운영 및 외국 뮤지션의 내한 스케쥴을 담당하는 등의 일을 한다. 내한 뮤지션들과
함께 스케쥴을 수행하던중 비건 채식주의자 뮤지션과 함께 채식을 경험하고 몸에 잘 맞는다고 느껴 직접
자신이 만든 채소음식을 먹으며 채식주의자로 살게 된다. 다양한 재료와 레시피로 채식 음식을 만들어
먹으며 요리 방법을 블로그에 올려 인기를 끈다. 나이는 마흔, 아들은 돌이 되어 뭔가 돈을 벌어야 한다
는 위기 위식속에 급하게 지인과 자본금을 모아 생 라이브 공연 + 런치 채식식당 + 저녁 바를 위한 가게
를 개업하게 되는데......
일단...난 아마도...평생...채식주의자로 사는일은 없을것 같다. -_- 입안 가득 흐르는 육즙의 풍미가
넘치는 고기를 포기할 수 없다는건 내가 잘 알기 때문이다. 작가는 건강상의 이유가 아닌 동물도 감정과
욕구가 있고 하나의 인격체로 보호 해야 한다는 '애니멀 라이츠'운동에 의해 비건을 시작하게 되는데
생선이나 우유, 달걀등의 일체의 동물성 단백질을 포기하는 완벽한 비건은 오히려 일반 사람보다 건강에
문제가 생길 위험이 높다는걸 [생로 병사의 비밀]에서 봤던 기억이 난다. 게다가 비건이 먹는 유기농
채소가 닭이나 돼지들의 부산물로 만들어진 동물성 비료로 키워진 다는것도 뭔가 아이러니 같다. -_-
동물을 먹지 않기 위해 식물을 먹지만 그 식물은 죽은 동물들의 부산물로 키워진다?...뭐..어쨌던 개인의
기호니까...비건으로 인해 다양한 채소 요리가 만들어지는건 그만큼 요리의 다양성이 늘어나는 것이니
좋은것 같기도...
유명 연애인이 비건이라며 채식주의자로 생활하는걸 TV에서 본 기억은 나지만, 일단 내 주변에는 채식
주의자는 단한번도 본적이 없을 정도로 아직은 생소한듯 하고, 그래서 한국에서 채식 전문 식당은 유명한
프렌차이즈 채식 부패외에는 거의 못본것 같다. 음...사찰전문 식당도 채식 전문 식당이라고 봐도 되는건
가?..-_-;;; 어쨌던...이 작품의 국적을 초월하고 매일 메뉴가 바뀌는 전문 채식 식당은 국내에는 못본것
같다. 추세에 맞춰 국내 채식인구는 늘어갈 것이고, 회사원 밀집 지역에 하나 차리면....흠..괜찮은 아이템
이 되지 않을까? (작가도 분점은 얼마든지 지원하겠다고 언급했고...)라고...잠시 잠깐 생각해봤다..-_- ㅎㅎ
작가의 인생을 보다 보면 주류에서 벗어난 아웃사이더로 시류에 편승하기 보단 자신의 고집과 소신을 갖고
가게를 운영하는걸로 보였다. 그렇지만 메뉴에 대해서는 끊임없이 노력하고 연구하고 개발하여 새로운 신메뉴
를 내놓는등 안주하지 않는 부지런함과 유연성은 배울만 하다고 생각했다. 동일본 대지진이라는 아비규환
속에서도, 아내를 암으로 잃고 좌절에 빠진 상황에서도 어떻게던 정신줄 부여잡고 제자리로 돌아올 수 있었
던건 두 아이의 아빠라는 책임감 때문이라 생각한다. 고난과 역경에 대처하는 정신력은 가족에게서 나왔으리라...
나 역시 가족을 생각하며 작가의 도전 정신을 떠올리며 신중히 생각해 봐야 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