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븐이브스 1 - 달 하나의 시대
닐 스티븐슨 지음, 성귀수 옮김 / 북레시피 / 2018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세븐이브스 1 : 달 하나의 시대 (2018년 초판)
저자 - 닐 스티븐슨
역자 - 성귀수
출판사 - 북레시피
정가 - 15000원
페이지 - 367p



달이 폭발했다.



사이버펑크 장르의 대표적 작가이자 현존하는 네임드 SF작가인 '닐 스티븐슨'의 신작이 정말 오랜만에 출간되었다. [스노우 크래시], [다이아몬드 시대]로 독특하면서도 사이버펑크적인 세계관으로 많은 인기를 얻은 작가인데 [스노우 크래시]는 '아바타'라는 용어를 처음 사용한 작품으로 작가의 대표작으로 손꼽힌다. 다만 난 사이버펑크 알러지 때문에 아쉽게도 책장에는 꽂아놨지만 읽어보진 않은 작품이고, 그나마 레전드 SF 시리즈 그리폰 북스 신판으로 나왔던 [다이아몬드 시대]를 딱 10년전에 읽었었는데 워낙 오래되서 기억은 잘 나지않지만 오리엔탈리즘이 믹스된 약간은 난해한 사이버펑크 세계관의 작품으로 기억된다. 그런 작가의 신작이기에 새로운 사이버펑크 SF인줄 알았는데 막상 작품을 읽어보니 사이버펑크는 완전 배제된...아주....제대로 하드한 하드SF였다!!! 꺄아!!~~ (하긴 사이버펑크가 인기있던 시대는 지나긴 했지...-_-)



달이 폭발했다. 라는 강렬한 첫 문장을 시작으로 의문의 달 폭발 이후 7개의 돌덩어리로 분리된 달 파편들이 서로 충돌을 일으켜 무수히 많은 운석무리가 형성되는 화이트 스카이 단계를 거쳐 이 운석때들이 지구로 떨어져 내리는 하드레인 단계까지 남은 시간은 불과 2년...무려 5천년간 지속될 하드레인이 지구의 모든 생명체를 멸절시키기 전에 지구를 탈출해야 한다....[아마겟돈]을 연상케 하는 익숙하다면 익숙할 운석 충돌 대재난의 시나리오지만 문제는 지구를 향해 오는 운석이 한개가 아니라 수억개이다...ㄷㄷㄷ 이번 1편은 달 폭발 부터 하드레인까지 1년이 남은 시점, 생존을 위한 인류의 노력이 펼쳐지는데 멀지 않은 미래가 배경인 만큼 실제 존재하는 과학 이론들을 토대로 지극히 현실적이고 엔지니어적인 실현가능한 치밀한 설정의 이야기로 가득찬 하드 SF의 정수를 보여준다.



화이트 스카이, 하드레인을 예측한 과학자 두브박사와 우주정거장 이지에서 로봇공학자로 근무중인 다이나를 주축으로 인류의 존속을 위해 2년만에 전지구가 급박하게 진행하는 프로젝트는 바로 '클라우드 아크'이다. 지구멸망까지 남은 시간은 단 2년...대규모 우주선을 구축하여 다른 행성으로 이주하기에는 턱없이 모자란 시간이고, 그렇다고 땅속 지하 벙커를 만들어 대피하기엔 오천년이라는 하드레인의 기간이 너무나 길다. 고심끝에 인류는 적도 위 궤도에 위치한 우주정거장 이지의 근방에 5인이 거주 가능한 소형 거주구 4000개를 쏘아 올려 각 거주구를 통로로 연결한 매쉬 토폴로지 형태의 집단 거주구 건설계획을 세운다. 결과적으로 전 인류중 목숨을 유지할 수 있는 사람은 단 2만명뿐....
이 2만명은 우주에서 5천년 이상 생존하여 지구의 동식물과 인류의 동결 DNA를 지켜내 이후 다시 한번 인류를 존속시키는 막중한 임무를 맡게된 것이다.



단 2년만에...턱없이 부족한 시간에, 턱없이 부족한 자원과, 턱없이 부족한 인원과, 턱없이 부족한 공간으로 세대 우주선을 만들어 낼 수 있을까?...일단 우주에 올라가면 모든 물자는 자급자족 해야 한다. 하드레인 이후 지구는 불타오를텐데 어디에서 식량과 물자를 조달 할 수 있을까?...작품속 두브박사도 클라우드 아크의 프로젝트에 비관적이지만 작품을 읽는 나조차 무리수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이 작품은 하드SF아닌가...이야기는 픽션일지언정 뒷받침 하는 설정들은 철저히 현실 과학에 기반을 두지 않는가...작가는 시선을 우주로 돌린다. 하여 [마션]에서도 언급되었던 라그랑주 포인트를 이용한 천체궤도 비행을 통해 클라우드 아크를 오천년간 지속할 방법을 모색케 한다. 어찌보면 우주야 말로 진정한 무한한 자원의 보고가 아닌가...



인류 종말의 카운트 다운이 진행되면서 인류 존속을 위한 과학자들의 고군분투가 페이지를 가득 채운다. (사실 종말 직전 전인류의 집단 실성에 따른 광기의 헬게이트를 예상했지만...작품은 너무나 차분해서 예상외였다.) 글로 묘사하는 우주 거주구 축조가 머리속에 잘 그려지지 않아 비루한 상상력에 답답하기도 하고, 여러 이론들덕에 약간 어렵게 느껴지기도 했지만 실로 오랜만에 읽는 정통 SF라서 무척 즐겁게 읽은것 같다. 전 3권이라는 적지 않은 볼륨에 달폭발 이후 인류의 5천년간의 생존기를 담았다고 하니...남은 2,3권을 어찌 기대하지 않을 수 있으랴!! 여타 SF들 처럼 비슷한 설정의 세대우주선 이야기를 그려낼지...아니면 작가만의 새로운 세대우주선 이야기를 그려낼지....흐흐...궁금하다...하드SF 팬이라면...무조건 닥추한다. 더불어 '론 하워드'감독이 영화로 제작한다니...뭐 이런 썰이야 얼마든지 엎어질수 있어 실제로 극장에 영화가 걸려야 믿을 수 있겠지만, 어쨌던 정말로 영화로 나와 준다면 비루한 상상력으로 이해하기 어려웠던 장면들을 꼭 두 눈으로로 보고 싶다. ㅠ_ㅠ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산호새의 비밀 - 천재변리사의 죽음
이태훈 지음 / 몽실북스 / 2018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산호새의비밀 : 천재 변리사의 죽음 (2018년 초판)

저자 - 이태훈

출판사 - 몽실북스

정가 - 14000원

페이지 - 390p



국내 처음으로 선보이는 본격 특허추리



지금은 둘째를 낳고 본격 전업주부의 길을 걷고 있지만 아내는 아이를 낳기 전까진 역삼동에 위치한 특허사무소에서 분석사로 일한 경력자이다. 하여 자세히는 몰라도 아내 어깨 너머로 특허사무소에서 하는 일이나 어떻게 돌아가는지 어느정도 알게 되었는데 그래서 이번에 출간된 국내에서 첫선을 보이는 본격 특허추리소설의 출간이 웬지 모르게 반갑게 느껴진것도 사실이다. 엄밀히 따지면 아무런 상관도 없지만 그래도 아내가 몸담고 있던 업계의 일을 다루는 추리 작품이라니...그저 반가운 마음이랄까..-_-;;; 가공할 만한 기술의 발견과 함께 신기술을 노리는 국내외 기업간의 암투와 비리....그리고 살인....특허를 둘러싸고 벌어지는 숨가쁜 이야기가 펼쳐진다.



천재 변리사라 불리는 소나무 특허사무소의 대표 송호성이 사무실 근처 뒷골목에서 칼에 찔려 살해된채 발견된다. 숨진 송변리사의 주머니엔 'AERUS-IL'라는 의문의 문자가 쓰인 쪽지가 발견되고...경찰은 인근 CCTV를 돌려보던중 살해 현장에서 송변리사의 절친인 강민호 변리사가 CCTV에 찍힌것을 발견하고 강변리사를 유력한 용의자로 의심하며 수사에 착수한다. 그러나 수사가 진행될수록 새로운 사실이 밝혀지면서 사건은 미궁속으로 빠지는데....



본격 특허추리 답게 특허와 관련된 용어나 변리사들의 업무에 대해 자세히 설명하고, 변리사들이 직접 위험을 무릎쓰고 뛰어들어 사건 해결의 중요한 역할을 해낸다.(머..변리사가 주인공이니 당연한건가..) 하프늄이라는 원자력 물질을 이용하여 원하는 위치에 원하는 강도의 폭발을 일으킬 수 있는 신기술의 발견이 가져오는 파장과 이 특허기술을 둘러싼 특허사무소간의 피튀기는 경쟁, 신기술을 둘러싼 폭파기술 기업간의 경쟁, 부패와 비리에 찌든 국회의원과 국방부 그리고 국정원이 관여된 뇌에 직접적인 전기자극을 주는 금지된 실험 등등... 현직 변리사가 특허와 관련된 새로운 기술과 다양하고 해박한 지식으로 풀어놓는 이야기들은 작품에 대한 흥미를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했다.



변리사로 일하면서 1년에 추리소설을 200권씩 독파할 정도로 추리 마니아인 작가가 직업적 경험을 십분 살려 써낸 작품이니 이 작품에 들인 노력과 정성은 말로 다 할 수 없을 정도일 것이다. 분명 열혈 독자에서 추리 작가로서의 처녀작인 만큼 정황상 어울리지 않는 구성의 허술함이나 다소 충동적이고 납득이 안되는 행동들의 단점들이 부분 부분 눈에 띈다. 하지만 어찌보면 '특허추리'라는 새로운 장르의 이야기를 독자에게 선보이고자 하는 의욕으로 인한 약간의 오바? 정도로 볼 수도 있을것 같은데, 이야기의 참신함을 선호할지 치밀한 완성도에 비중을 둘지는 개개인의 호불호에 달릴것 같다.



흔히 창과 방패로 비유되는 총성없는 전쟁터 특허분쟁은 자세히는 모르지만 떠도는 카더라로 어디에 누구는 세계가 놀랄만한 발명을 했는데 특허신청을 안해서 돈 한푼 못벌었다더라 혹은 어디의 아무개는 사소한 기술을 특허신청 했는데 나중에 대박이 터져서 돈방석에 앉았다더라 등등등 무형의 아이디어 조차 법으로 보장받으며 권리로 인정되는...참 신기한 분야라고 생각된다. 막연하게만 알고 있던 특허분야에 사람의 목숨이 오락가락하고 나라의 운명이 좌우될 정도로 커다란 사건으로 발전되는 특허 전쟁터를 엿본것 같은 새로운 소재의 작품이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신의 카르테 1 - 이상한 의사 아르테 오리지널 6
나쓰카와 소스케 지음, 채숙향 옮김 / arte(아르테) / 2018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신의카르테 1 : 이상한 의사 (2018년 초판)
저자 - 나쓰카와 소스케
역자 - 채숙향
출판사 - arte
정가 - 13000원
페이지 - 254p


가슴 따뜻한 동네 의사 이야기



[책을 지키려는 고양이]로 강한 인상을 주며 뇌리에 박힌 작가 '나스카와 소스케'의 대뷔작이 국내출간되었다. 실제로 의사로 재직중인 작가가 써낸 의학소설이기에 사실성이야 말할것도 없겠고, [책을 지키려는 고양이]에서 보여줬던 인간에 대한 따스한 시선과 풍부한 감성이라면 이 작품도 분명 감동적인 작품일거라 생각하며 책을 집어들었다. 사실 제목만 보고선 신의 재능을 가진 의사가 엄청난 실력으로 여러 불치의 환자들을 살려내는 [블랙잭]류의 작품일거라 생각했는데...막상 작품을 읽어보니 예상과는 달리 전혀 헛다리 짚었다는...ㅎㅎㅎ



작은 시골 마을의 작고 낡은 종합병원...몇 안되는 의사가 매일 매일 쏟아져 들어오는 환자들과 사투를 벌이는 이 병원에서 5년째 밤잠을 설쳐가며 환자들을 돌보는 내과의가 있었으니...바로 구리하라 이치토이다. '나쓰메 소스케'의 작품을 너무나 좋아하여 고루한 말투까지 닮아 버린 이치토는 예상치 못한 행동이나 언변으로 병원 사람들이나 환자들에게 괴짜 의사로 통한다. 하지만 겉으로 보이는 행동과는 달리 언제나 환자를 생각하며 고치지 못하는 불치병이라도 성심껏 치료하고 마음을 쏟는 진짜베기 의사이기에 환자들은 이치토에게 마음을 열게된다. 365일 불철주야 환자와 소통하는 이치토의 감동적 의료행위가 그려진다.....



신의 뜻을 거스르고 정해진 수명에서 한순간이라도 생을 지속시키기 위해 매순간 일분 일초 투혼을 발휘하는 단 하나의 직업....바로 의사이다....그런 숭고하고 책임감이 따르는 직업임에도 작품속 의사들이 처한 상황은 열악하기만 하다. 늘어나는 환자들에 비해 턱없이 부족한 인력풀로 이틀 삼일을 꼬박 밤을 지새우고 쓰디쓴 커피를 드링킹하는 극한의 업무량과 내과의 임에도 응급 환자들의 치료를 위해 외과 진료와 수술까지 참여하는 전방위 업무...게다가 응급실 진상까지 소화하면서도 생명이 걸린 일이기에 한치의 실수도 용납할 수 없는 극한의 긴장상황의 연속....타인을 살리기 위해 자신의 수명을 깎아먹는 느낌이랄까...-_-;;; 그런 바쁜 상황에서 수십명의 주치의로서 각각의 환자에게 질병치료 뿐만 아니라 마음으로 소통하고 교감하는 이치토를 보면서 질병을 치료하는 동시에 환자의 병든 마음까지 보듬어 주고 감싸주는 진정한 명의로 보였다....의사와 환자 사이의 에피소드만 있는것은 아니다. 이치토가 살고 있는 멘션의 이웃들과의 에피소드, 아내와의 운명적 만남 등등 여러 감동적인 이야기들을 담고 있어 더 좋았던것 같다.



얼마전 TV에서 지방 소도시의 인구 노령화에 따른 저밀인구 지역의 종합병원이 경영난으로 문을 닫으면서 연로한 노인들이 응급진료를 받기 위해 수 시간에 걸쳐 타지방의 병원을 가야하고, 그 때문에 골든타임을 놓쳐 사망에 이르는 사회적 문제를 다루는것을 본 기억이 난다. 작품속 이치토의 병원은 대부분의 환자가 노인에다가 병환이 위중하여 마지막 연명치료를 받는 환자들이 대부분이다..그럼에도 경영과는 관계없이 환자들을 위해 365일 24시간 응급 센터를 운영하고 마지막 순간까지 환자들을 위해 열과 정성을 다하는 착한 의사, 간호사들이 등장한다. 각박한 현실과 대비되기에 더욱 인간적으로 보여지고 판타지 같지만 어딘가엔 정말로 이런 병원속 의사, 간호사들이 있을것이기에 이치토의 에피소드들은 더 큰 감동과 치유로 다가온다.



생과 사의 갈림길에서 치열하게 투쟁하며 현란한 수술을 벌이는 의학소설도 좋지만 죽음쪽에 더 가까운 사람들에게 최대한 짐을 덜고 다시한번 걸어왔던 인생을 되돌아보게 만드는 이 작품처럼 조금은 느린 걸음의 의학소설도 좋은것 같다. 이치토의 배려, 열정, 낭만이 환자뿐만 아니라 읽는이도 힐링시켜 주는 좋은 작품이었다. 전 4권의 시리즈가 모두 출간되었으니 치유가 필요할때마다 꺼내 읽는것도 좋지 않을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프린테라
소현수 지음 / CABINET(캐비넷) / 2018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프린테라 : 제2의 지구를 찾아서 (2018년 초판)

저자 - 소현수

출판사 - 캐비넷

정가 - 14800원

페이지 - 537p



한국 밀리터리SF의 새로운 구심점이 될 작품의 탄생



지금이 한국 SF의 르네상스 시기인가?...요 몇달사이 연이어 출간되는 국내SF소식에 반갑기 그지없는 마음이 들면서도 앞선 작품들에 썩 만족감을 못느꼈던지라 이번에 출간된 이 작품에 걱정이 앞섰다. 한국형 밀리터리SF라....게다가 레전드로 회자되는 유명 밀리터리SF 걸작들을 오마쥬한 이야기라는 소식에 내심 기대반 걱정반의 마음으로 집어들었다. 작품을 읽으며 떠오른 작품만 들어봐도 [스타쉽 트루퍼스][노인의 전쟁], [스타크래프트], [영원한 전쟁], [에일리언], [아머] 등등 소설, 영화, 게임등 플랫폼에 상관없이 수많은 작품들이 떠올랐는데, 이 유명 작품들의 엑기스만 뽑아 쓰여진 SF라니...결론부터 말하자면 한국 밀리터리 SF의 새로운 구심점이 될 대박 작품의 탄생이다. 어중이 떠중이 유명 작품들의 설정들을 뽑아 만든 오합지졸 섞어찌개 짬뽕탕이 아닌, 진정 공인된 재미진 요소만을 뽑아 새롭게 창조해낸 최고의 엔터테인먼트 밀리터리SF였다.



먼 미래....폭발하는 인구의 과잉을 해결하지 못한 인류는 새로운 지구를 찾아 나선다. 기대했던 화성의 테라포밍에 실패한 뒤 워프라는 시공을 초월한 우주비행의 비약적 발전을 통해 마침내 지구와 가장 비슷한 외계의 행성 프린테라를 찾아낸다. 대부분의 육지가 황무지로 되어있으나 물이 있었고 공기중 방사능이 섞여있지만 산소로 구성된 대기환경은 과학기술로 충분히 인류가 살 수 있도록 테라포밍이 가능 하다는 결론 하에 프린테라는 제2의 지구로 낙점된다. 다만 한가지 걸림돌이 있었으니 프린테라에서 이미 살고 있는 토착종족 '야후'의 존재였다. 전지구 인류의 시선이 모이던 인류와 야후의 최초의 퍼스트 컨택트에서 야후가 무참한 살육으로 인간들을 도륙하고 식인하는 장면이 라이브되면서 인류와 야후의 우주전쟁이 시작된다. 강인한 육체와 저돌적인 공격성으로 야후 살육에 어려움을 겪던 우주군은 마침내 인간과 야후의 DNA를 교접해 새로운 최강 전투육체를 만들어내고, 100명의 소수정예 초인부대 오시리스를 창설한다. 특수부대 임무중 야후에게 온몸이 찢기면서 죽음의 위기에 처했던 진 역시 가까스로 오시리스 초인 육체를 통해 목숨을 부지하고, 오시리스 부대 알파팀의 대장으로 새로운 야후 토벌의 임무를 부여받고 다시 전장에 나서는데.....



여러 작품들을 오마쥬 했다고 했는데, 하나하나 따져보자면 초반 특수부대에서 배틀수트를 입고 마약성 약물인 스팀샷을 맞고 아드레날린 분출하며 야후들과 혈전을 벌이는 장면은 그야말로 스팀팩 맞고 미친듯이 총질하는 [스타크래프트]의 테란과 저그의 한판이 생각난다. 당연히 배틀수트 하면 [스타쉽 트루퍼스]가 거의 원조격이니 빠질 수 없고, 유전자 조작을 통해 늙은 노인도 젊은 군인으로 새롭게 태어나는 초인부대의 이야기는 [노인의 전쟁]을 빼다 박았다. 강산을 뿜고 돌출형 이마에 전신이 검은 야후족은 [에일리언]이 연상되는 모습이다. 더 있겠지만 대표적으로 생각나는게 이정도 인데, 이렇게 많은 작품들을 섞다보니 전체적으로 작품은 클리셰로 범벅된 이미지를 갖는것 같다. 그런데!!!! 이 상투적 익숙함이 마이너스라기 보다는 엄청난 재미를 불러일으키는 플러스 요소로 작용된다는 점이다. 기존의 인증된 흥행요소를 적절히 섞어내 새로운 세계와 재미를 창출해 낸다는건 적당히 설정 배끼기로 흥미를 유발하는 아류작들과는 확연히 다른 차별점이 존재한다는 말이다. 짬뽕도 실력이다. 이야기의 완전한 개연성, 전투의 박진감과 속도감, 숨겨진 반전과 복선들속에 인기 작품들을 섞어내는 치밀한 설정은 오로지 작가의 능력이니 말이다. 



그런면에서 이 작품의 재미만을 따지고 봤을땐 진정 밀리터리 SF로서 최고의 카타르시스를 선사해준다. 때려 부수고, 썰고, 터뜨리고....피비린내 나는 백병전속 지옥도에서 서서히 살육에 도취해 가는 부대원들 각자의 고뇌와 리더로서 책임감이 충분히 녹아있다. 단순히 외계종족간의 전쟁으로 그치지 않고 인간과 군조직의 날카로운 비판적 시선과 더불어 서서히 뿌리던 떡밥들이 모여 마침내 밝혀지는 멀티버스 세계관의 충격적 반전 결말까지... 모든것이 완벽하다. 작품에서 오마쥬한 SF작품들을 모두 읽어보고 클리셰를 느끼는 나도 이렇게 재미있는데, SF를 처음 입문하는 사람이 이 작품을 읽게 된다면 얼마나 충격적일까?...소위 '안본눈 삽니다'라는 말이 떠오를 정도로 그들이 느낄 신세계가 부러워질 정도다. 작가의 이름을 가리고 읽었다면 외국의 유명 SF작품일거라고 생각될 정도로 전혀 유치함을 찾아 볼 수 없는 세련되고 완성도 높은 작품이었다. 굳이 읽은 밀리터리SF중 순위를 매겨보자면.... [영원한 전쟁]>[학살기관]>[프린테라]>[올 유 니드 이즈 킬]>[노인의 전쟁]>[스타쉽 트루퍼스]>[아머] 헐...세번째로 꼽을 정도다. 내가 읽은 국내 SF중 (몇 개 안되지만...)가장 높은 점수를 주고 싶다. SF매니아던 입문자던 "꼭 봐라..두번봐라" 라고 추천하고 싶다.



이 작가...뭐하다 이제 나온건가....-_- 출간작들을 살펴보니 울 딸래미가 좋아하는 만화 [신비 아파트] 괴담집?!!...은 차치하더라도 이북으로 나온 작품 [괴물]은 읽어봐야 겠다. 이정도 퀄로만 내준다면 앞으로 작가가 내는 SF는 전부 구매하련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5)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풀꽃들의 조용한 맹세
미야모토 테루 지음, 송태욱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8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풀꽃들의조용한맹세 (2018년 초판)

저자 - 미야모토 테루

역자 - 송태욱

출판사 - RHK (알에이치코리아)

정가 - 14800원

페이지 - 407p




아...어머니!



들판을 가득 메우는 이름모를 수많은 들풀들...척박한 환경에서도 억척스럽게 뿌리를 내리고 강인하고 질긴 생명력으로 살아내 화려하진 않지만 작고 소박한 꽃을 피워내고 그렇게 생의 의지를 뽐내며 세대를 이어가는 풀꽃들 처럼, 작지만 달콤한 꽃향기로 들판을 가득 매우는 강인한 풀꽃같은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 출간되었다. 풀꽃들의 조용한

맹세...그들이 가슴 깊이 묻어두기로 한 진실은...그들의 맹세는 무엇일까?....여러 의미를 함유하고 있을것 같은 제목

으로 궁금증을 일으키는 이 작품은 '아쿠타가와상', '다자이오사무상', '요시카와에이지문학상', '시바료타로상'등 일본의 유수 문학상을 휩쓴 일본 서정문학의 거장작가 '미야모토 테루'의 신작 미스터리이다. 



서른세살...미국에서 MBA과정을 수료하고 외국계 기업에 취업하려는 엘리트 사회초년생 겐야는 미국으로 이민간 고모가

일본으로 홀로 여행중 료칸 목욕탕에서 뇌졸중으로 사망했다는 비보를 듣게 된다. 고모의 유언을 전달받기 위해 부유층이 밀집해 사는 캘리포니아 남쪽 팔로스버디스 반도로 날아간 겐야는 그곳에서 고모 기쿠에가 수십억에 달하는 자신의 전재산을 조카 겐야에게 상속할 것이고 만약 27년전 실종된 자신의 딸 레일라를 찾게 된다면 레일라에게 재산의 70%를 넘겨달라는 유언을 전달받게 된다. 미국의 대형마트 화장실에서 아이를 잃어버리고 몇년뒤 남편을 췌장암으로 떠나 보내고 뇌졸중으로 세상을 떠나기 전까지 부유하지만 평생을 홀로 외롭게 살아간 고모의 유지를 이어받기 위해 겐야는 고모의 대저택에 기거 하면서 인근의 사립탐정을 고용해 사촌 레일라의 생사여부라도 확인해 달라는 의뢰를 맡기고....


레일라의 실종에 충격적이고 경악할 비밀이 숨겨져 있음을 알게 되는데......



작품을 일고 나니 왜 서정문학의 거장작가라고 불리는지 자연스레 이해가 된다. 높은 스펙으로 이제 사회에 첫발을 내디디려는 사회초년생이 자고 일어나니 하룻밤새 수십억의 재산을 상속받는 상속자로 신분상승하고 고모의 대저택에서 평화롭고 조용한 유유자적한 생활이 작품 전반에 걸쳐 서정적으로 그려진다. 낯선 땅에서 일확천금으로 정신줄 놓고 흥청망청 벌이는 쾌락파티가 아닌 아주 소박하고 정갈한 생활 말이다...해안의 따스한 햇살을 받으며 조깅을 하고, 고모가 만들어 놓은 스프를 먹으며 새로운 사업을 구상하고, 고모의 대저택을 돌보던 사람들과 새로운 관계를 맺으며, 고모가 집안 곳곳에 숨겨둔 힌트를 발견하면서 실종된 딸의 흔적을 찾아가며 보내는 약 한달간의 일들이 자극적 MSG 전혀 없이 아주 담백하게 펼쳐진다. 하여 급박한 장면전환 없이, 자극적인 장면 없이 잔잔하게 이어지는 겐야의 생활을 따라가다 마침내 맞닥뜨리게 되는 결말의 입에 담지도 못할 추악한 비밀은 더 큰 충격으로 다가오게 만드는것 같다.  



결국...모성..그리고..어머니...기쿠에와 레일라의 숨겨져있던 비밀과 마주하면서 기쿠에가 겪었을 차마 상상하기 힘들 정도의 충격과 절망은 꼭 자식을 키우는 부모가 아닐지라도 충분히 공감하게 될 것이다. 딸의 인생을 위해 그녀가 떠안아야 했을 고통....비록 금전적으로 모자람은 없지만 돈이있음 뭐하나...삶의 이유인 딸이 없지 않은가...그녀가 감내해야만 했던 고통의 무게...인내의 시간...그리고 절실한 소망..이 모든 마음들이 마침내 진실을 밝혀낸 겐야와 사립탐정으로 하여금 다시 진실을 묻어버리게 만드는...풀꽃 같은 그들이 침묵의 맹세를 하게 만든 계기가 된것이 아닌가 한다.



"그 사람을 위해, 나는 모든 것을 걸었습니다."

딸을 위해 모든것을 버린 여성과 그녀의 숭고한 뜻을 이해하는 아름다운 사람들의 잔잔하고 애달픈 코지미스터리 작품이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