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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븐이브스 1 - 달 하나의 시대
닐 스티븐슨 지음, 성귀수 옮김 / 북레시피 / 2018년 5월
평점 :
세븐이브스 1 : 달 하나의 시대 (2018년 초판)
저자 - 닐 스티븐슨
역자 - 성귀수
출판사 - 북레시피
정가 - 15000원
페이지 - 367p
달이 폭발했다.
사이버펑크 장르의 대표적 작가이자 현존하는 네임드 SF작가인 '닐 스티븐슨'의 신작이 정말 오랜만에 출간되었다. [스노우 크래시], [다이아몬드 시대]로 독특하면서도 사이버펑크적인 세계관으로 많은 인기를 얻은 작가인데 [스노우 크래시]는 '아바타'라는 용어를 처음 사용한 작품으로 작가의 대표작으로 손꼽힌다. 다만 난 사이버펑크 알러지 때문에 아쉽게도 책장에는 꽂아놨지만 읽어보진 않은 작품이고, 그나마 레전드 SF 시리즈 그리폰 북스 신판으로 나왔던 [다이아몬드 시대]를 딱 10년전에 읽었었는데 워낙 오래되서 기억은 잘 나지않지만 오리엔탈리즘이 믹스된 약간은 난해한 사이버펑크 세계관의 작품으로 기억된다. 그런 작가의 신작이기에 새로운 사이버펑크 SF인줄 알았는데 막상 작품을 읽어보니 사이버펑크는 완전 배제된...아주....제대로 하드한 하드SF였다!!! 꺄아!!~~ (하긴 사이버펑크가 인기있던 시대는 지나긴 했지...-_-)
달이 폭발했다. 라는 강렬한 첫 문장을 시작으로 의문의 달 폭발 이후 7개의 돌덩어리로 분리된 달 파편들이 서로 충돌을 일으켜 무수히 많은 운석무리가 형성되는 화이트 스카이 단계를 거쳐 이 운석때들이 지구로 떨어져 내리는 하드레인 단계까지 남은 시간은 불과 2년...무려 5천년간 지속될 하드레인이 지구의 모든 생명체를 멸절시키기 전에 지구를 탈출해야 한다....[아마겟돈]을 연상케 하는 익숙하다면 익숙할 운석 충돌 대재난의 시나리오지만 문제는 지구를 향해 오는 운석이 한개가 아니라 수억개이다...ㄷㄷㄷ 이번 1편은 달 폭발 부터 하드레인까지 1년이 남은 시점, 생존을 위한 인류의 노력이 펼쳐지는데 멀지 않은 미래가 배경인 만큼 실제 존재하는 과학 이론들을 토대로 지극히 현실적이고 엔지니어적인 실현가능한 치밀한 설정의 이야기로 가득찬 하드 SF의 정수를 보여준다.
화이트 스카이, 하드레인을 예측한 과학자 두브박사와 우주정거장 이지에서 로봇공학자로 근무중인 다이나를 주축으로 인류의 존속을 위해 2년만에 전지구가 급박하게 진행하는 프로젝트는 바로 '클라우드 아크'이다. 지구멸망까지 남은 시간은 단 2년...대규모 우주선을 구축하여 다른 행성으로 이주하기에는 턱없이 모자란 시간이고, 그렇다고 땅속 지하 벙커를 만들어 대피하기엔 오천년이라는 하드레인의 기간이 너무나 길다. 고심끝에 인류는 적도 위 궤도에 위치한 우주정거장 이지의 근방에 5인이 거주 가능한 소형 거주구 4000개를 쏘아 올려 각 거주구를 통로로 연결한 매쉬 토폴로지 형태의 집단 거주구 건설계획을 세운다. 결과적으로 전 인류중 목숨을 유지할 수 있는 사람은 단 2만명뿐....
이 2만명은 우주에서 5천년 이상 생존하여 지구의 동식물과 인류의 동결 DNA를 지켜내 이후 다시 한번 인류를 존속시키는 막중한 임무를 맡게된 것이다.
단 2년만에...턱없이 부족한 시간에, 턱없이 부족한 자원과, 턱없이 부족한 인원과, 턱없이 부족한 공간으로 세대 우주선을 만들어 낼 수 있을까?...일단 우주에 올라가면 모든 물자는 자급자족 해야 한다. 하드레인 이후 지구는 불타오를텐데 어디에서 식량과 물자를 조달 할 수 있을까?...작품속 두브박사도 클라우드 아크의 프로젝트에 비관적이지만 작품을 읽는 나조차 무리수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이 작품은 하드SF아닌가...이야기는 픽션일지언정 뒷받침 하는 설정들은 철저히 현실 과학에 기반을 두지 않는가...작가는 시선을 우주로 돌린다. 하여 [마션]에서도 언급되었던 라그랑주 포인트를 이용한 천체궤도 비행을 통해 클라우드 아크를 오천년간 지속할 방법을 모색케 한다. 어찌보면 우주야 말로 진정한 무한한 자원의 보고가 아닌가...
인류 종말의 카운트 다운이 진행되면서 인류 존속을 위한 과학자들의 고군분투가 페이지를 가득 채운다. (사실 종말 직전 전인류의 집단 실성에 따른 광기의 헬게이트를 예상했지만...작품은 너무나 차분해서 예상외였다.) 글로 묘사하는 우주 거주구 축조가 머리속에 잘 그려지지 않아 비루한 상상력에 답답하기도 하고, 여러 이론들덕에 약간 어렵게 느껴지기도 했지만 실로 오랜만에 읽는 정통 SF라서 무척 즐겁게 읽은것 같다. 전 3권이라는 적지 않은 볼륨에 달폭발 이후 인류의 5천년간의 생존기를 담았다고 하니...남은 2,3권을 어찌 기대하지 않을 수 있으랴!! 여타 SF들 처럼 비슷한 설정의 세대우주선 이야기를 그려낼지...아니면 작가만의 새로운 세대우주선 이야기를 그려낼지....흐흐...궁금하다...하드SF 팬이라면...무조건 닥추한다. 더불어 '론 하워드'감독이 영화로 제작한다니...뭐 이런 썰이야 얼마든지 엎어질수 있어 실제로 극장에 영화가 걸려야 믿을 수 있겠지만, 어쨌던 정말로 영화로 나와 준다면 비루한 상상력으로 이해하기 어려웠던 장면들을 꼭 두 눈으로로 보고 싶다. ㅠ_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