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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호새의 비밀 - 천재변리사의 죽음
이태훈 지음 / 몽실북스 / 2018년 5월
평점 :
산호새의비밀 : 천재 변리사의 죽음 (2018년 초판)
저자 - 이태훈
출판사 - 몽실북스
정가 - 14000원
페이지 - 390p
국내 처음으로 선보이는 본격 특허추리
지금은 둘째를 낳고 본격 전업주부의 길을 걷고 있지만 아내는 아이를 낳기 전까진 역삼동에 위치한 특허사무소에서 분석사로 일한 경력자이다. 하여 자세히는 몰라도 아내 어깨 너머로 특허사무소에서 하는 일이나 어떻게 돌아가는지 어느정도 알게 되었는데 그래서 이번에 출간된 국내에서 첫선을 보이는 본격 특허추리소설의 출간이 웬지 모르게 반갑게 느껴진것도 사실이다. 엄밀히 따지면 아무런 상관도 없지만 그래도 아내가 몸담고 있던 업계의 일을 다루는 추리 작품이라니...그저 반가운 마음이랄까..-_-;;; 가공할 만한 기술의 발견과 함께 신기술을 노리는 국내외 기업간의 암투와 비리....그리고 살인....특허를 둘러싸고 벌어지는 숨가쁜 이야기가 펼쳐진다.
천재 변리사라 불리는 소나무 특허사무소의 대표 송호성이 사무실 근처 뒷골목에서 칼에 찔려 살해된채 발견된다. 숨진 송변리사의 주머니엔 'AERUS-IL'라는 의문의 문자가 쓰인 쪽지가 발견되고...경찰은 인근 CCTV를 돌려보던중 살해 현장에서 송변리사의 절친인 강민호 변리사가 CCTV에 찍힌것을 발견하고 강변리사를 유력한 용의자로 의심하며 수사에 착수한다. 그러나 수사가 진행될수록 새로운 사실이 밝혀지면서 사건은 미궁속으로 빠지는데....
본격 특허추리 답게 특허와 관련된 용어나 변리사들의 업무에 대해 자세히 설명하고, 변리사들이 직접 위험을 무릎쓰고 뛰어들어 사건 해결의 중요한 역할을 해낸다.(머..변리사가 주인공이니 당연한건가..) 하프늄이라는 원자력 물질을 이용하여 원하는 위치에 원하는 강도의 폭발을 일으킬 수 있는 신기술의 발견이 가져오는 파장과 이 특허기술을 둘러싼 특허사무소간의 피튀기는 경쟁, 신기술을 둘러싼 폭파기술 기업간의 경쟁, 부패와 비리에 찌든 국회의원과 국방부 그리고 국정원이 관여된 뇌에 직접적인 전기자극을 주는 금지된 실험 등등... 현직 변리사가 특허와 관련된 새로운 기술과 다양하고 해박한 지식으로 풀어놓는 이야기들은 작품에 대한 흥미를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했다.
변리사로 일하면서 1년에 추리소설을 200권씩 독파할 정도로 추리 마니아인 작가가 직업적 경험을 십분 살려 써낸 작품이니 이 작품에 들인 노력과 정성은 말로 다 할 수 없을 정도일 것이다. 분명 열혈 독자에서 추리 작가로서의 처녀작인 만큼 정황상 어울리지 않는 구성의 허술함이나 다소 충동적이고 납득이 안되는 행동들의 단점들이 부분 부분 눈에 띈다. 하지만 어찌보면 '특허추리'라는 새로운 장르의 이야기를 독자에게 선보이고자 하는 의욕으로 인한 약간의 오바? 정도로 볼 수도 있을것 같은데, 이야기의 참신함을 선호할지 치밀한 완성도에 비중을 둘지는 개개인의 호불호에 달릴것 같다.
흔히 창과 방패로 비유되는 총성없는 전쟁터 특허분쟁은 자세히는 모르지만 떠도는 카더라로 어디에 누구는 세계가 놀랄만한 발명을 했는데 특허신청을 안해서 돈 한푼 못벌었다더라 혹은 어디의 아무개는 사소한 기술을 특허신청 했는데 나중에 대박이 터져서 돈방석에 앉았다더라 등등등 무형의 아이디어 조차 법으로 보장받으며 권리로 인정되는...참 신기한 분야라고 생각된다. 막연하게만 알고 있던 특허분야에 사람의 목숨이 오락가락하고 나라의 운명이 좌우될 정도로 커다란 사건으로 발전되는 특허 전쟁터를 엿본것 같은 새로운 소재의 작품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