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 항설백물어 - 상 - 항간에 떠도는 기묘한 이야기 블랙 앤 화이트 시리즈 78
쿄고쿠 나츠히코 지음, 심정명 옮김 / 비채 / 201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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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항설백물어 상 : 항간에 떠도는 기묘한 이야기 (2018년 초판)
저자 - 교고쿠 나쓰히코
역자 - 심정명
출판사 - 비채
정가 - 13800원
페이지 - 407p



돌아온 어행봉위!!!



2009년 [항설백물어]
2011년 [속항설백물어]

그리고....

2018년 드디어 [후항설백물어 상]이 출간됐다!!! 시리즈 1편 이후 무려 9년만에, 2편 이후 7년만에 다시 만나는 항간에 떠도는 백 가지 기묘한 이야기!!! 기담 수집가인 글쟁이 모모스케와 어행사 마타이치와 소악당들이 돌아온 것이다. 분명 팔백여 페이지의 무지막지한 분량의 [속항설백물어]에 데여서 포스팅 말미에 "더이상 속속편이 나오더라도 이시리즈는 이걸로 종료이다" 라고 써놨건만...이게 시간이 오래 지나다 보니 옛연인도 아닌데 안좋았던 기억보단 좋았던 기억만 남아 버렸달까?...;;;; 막상 후속편이 나오니 이게 또 반갑네 그려...허허~ 게다가 웬만하면 분권은 안좋아 하지만, 이번 [후항설백물어]는 분권을 한게 사백페이지에 달하니 딱 질리기 전에 끊어 주는것 같아 읽기에도 무리가 없었다.


1. 붉은 가오리
[작은섬에는  에비스신을 모시는 신당이 있다. 이 섬에는 옛부터 내려오는 전설이 하나 있는데, 에비스 상의 얼굴이 붉어게 변하면 마을에 무시무시한 재앙이 덮친다는 것. 이를 비웃던 사나이는 어느날 사람들 몰래 에비스 상에 붉은 페인트를 칠하고 이를 보고 겁에 질려 허겁지겁 뭍으로 도망치는 마을 사람들에게 조소를 날린다. 그렇게 섬에 사나이가 혼자 남자 갑자기 천지가 울리고 대지가 흔들리더니 거대한 해일이 덮쳐와 사나이와 함께 섬을 초토화 시켜버린다.]


에비스 설화의 진실 여부를 두고 도쿄 경시청 겐노신과 친구들은 설전을 벌인다. 이에 마을의 여든 살 먹은 노인 잇파쿠 옹에게 찾아가 이 이야기의 진실 여부를 물어보고...노인은 젊었을적 자신이 직접 경험한 이야기 보따리를 풀어낸다.

[언제나 안개가 자욱하지만 일 년에 단 며칠, 날씨가 맑은 날이면 바다 넘어 흐릿하게 보이는 섬이 있다. 어부들은 이섬을 에비스지마라고 부르는데, 뭍과 섬 사이의 해류가 빠르고 섬은 절벽으로 둘러 싸여 섬에 가려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기담 수집가 모모스케는 우여곡절 끝에 우연히 이 에비스지마에 가게되고, 사람의 발길이 끊긴 이 섬에서 아주 기묘하고 기괴한 일들을 목격하게 된다.]

- 앞선 작품들과는 달리 이번 후편은 시간이 흐르고 흘러 때는 막부가 막을 내리고 메이지 유신으로 나라 전체가 격랑에 휘말린 격변의 시대이다. 기괴하고 몽환적인 설화에 설화에 이어지는 설화는 굉장히 충격적이고 강렬한 재미를 선사한다. 새롭게 7년만에 새롭게 돌아온 컴백 작품의 첫 이야기로 더할나위 없는 만족감을 준다. 이렇게 장황한 이야기를 통해 노인이 젊은이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무엇이었을까?....



2. 하늘불
[한 마을에 자비로운 대관이 있었다. 그런 대관에게 걱정거리가 있었으니, 아내가 색욕에 빠져 정신을 못차리는 것...어느날 대단히 귀한 스님이 마을을 지나가고, 대관은 아내의 색욕을 잠재워 달라고 청한다. 그러나 스님을 본 아내는 스님과 결혼하지 못하면 죽어버리겠다고 협박아닌 협박을 하고...이에 대관은 고민끝에 스님을 죽여버리고(잉?) 실성해 버린다. 그뒤 하늘에서 천벌의 불덩어리가 떨어져 대관과 아내를 전부 태워버린다.]

순사 겐노신은 의문의 도깨비불 때문에 기름집이 전부 전소해버린 사건을 맡게 되고 수사에 난항을 겪는다. 이에 마을의 노인 잇파쿠 옹을 찾아가 도깨비물에 대해 알려달라 청하고, 노인은 도깨비불과 관련된 자신이 경험한 일을 이야기 하는데.....


- 속고 속이며 엎치락 뒤치락 반전의 반전이 몰아친다. 죄를 짓고 뒤이어 우연히 불길한 일이 발생하면 바로 천벌을 받았다고 생각하는 인간의 나약한 심리를 이용한 단편이었다.


3. 상처입은 뱀
[가난하지만 성실하게 사는 노부부와 딸이 있었다. 어느날 낫을 들고 섶나무를 열심히 베던 딸은 우연히 뱀을 두동강 내고, 놀란 마음에 후다닥 집으로 달려온다. 다음날 밤 집앞에 상처입은 남성이 쓰러져 있는 것을 발견하고 극진히 치료하고, 회복하기 위해 머물면서 딸과 남성은 눈이 맞아 노부부의 데릴사위로 함께 살게된다. 이후 집안은 번성하여 유복하고 부족한것 없는 삶을 살게 된다. 하지만 갑작스러운 부는 욕심을 불러일으키고, 욕심은 악한마음을 가져온다...결국 물질적으론 풍족하지만 마음은 한없이 가난에 찌든다. 순간 딸은 남편이 당시 상처입은 뱀이었고 복수를 위해 금전운을 가져왔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순사 겐노신은 기묘한 살인사건을 맡게 된다. 독사에 물려죽은 망나니 이노스케 사건인데, 이 이노스케를 물어죽인 뱀이 30년간 부적으로 봉인된 사당 안 구덩이 속에 있는 상자에서 무려 70년간 갖혀 있었던 뱀에게 물린것이다...실로 미스터리한 사건에 난항을 겪던 겐노신과 친구들은 또다시 마을의 노인 잇파쿠 옹을 찾아가는데......


- [하늘불] 단편과 같이 인간은 믿고 싶은 대로 믿고 생각하고 싶은대로 생각하는 습성을 교묘하게 이용한다. 객관적으로 봤을때는 아무런 이상이 없는 개별적 일들이 누군가에겐 저주의 연쇄작용으로 보이게 될 수도 있는것...고정관념과 판에 박힌 사고는 생각지 못한 불행을 가져올지도 모른다.  
 


역시 앞선 시리즈와 마찬가지로 일본에 전승되고 있는 요괴들을 모티브로 '교고쿠 나쓰히고'만의 의미를 부여하여 전에 없던 새로운 이야기로 탄생시킨다. 방대한 민속학 지식을 녹여내 새롭게 창조된 기묘한 이야기들 속 요괴를 통해 자연스레 당시의 사회상을 반영하고 인간 내면의 근원적 민낯과 대면하게 하는...다양한 인간들의 심리를 통찰하는 동시에 전설과 설화에 가려진 진실을 글쟁이 모모스케와 어행사 마타이치가 명백하게! 속 시원하게 밝혀내면서 권선징악을 이루어 낸다. 다만 이번 [후항설백물어]가 앞선 시리즈와 다른 점은 앞선 시리즈가 모모스케와 마타이치 일당들과의 활약이 현재의 시간대에서 진행되었다면 이번 작품은 수십년이 지나 모모스케가 여든살 노인이 된 시점에서 그가 되고자 했던 명망있는 기담 수집가로서 도쿄 경시청 순사 겐노신의 수사를 과거 마타이치와 자신이 겪었던 경험을 토대로 이야기 하는 것이 다른 점인듯 하다. 


세대를 뛰어넘어 오래도록 구전되고, 인간의 힘을 벗어난 초자연적 사건일지라도....결국 인간과 인간 사이 이해관계에서 벌어지는 인간사 사건일뿐...마타이치의 한마디가 뇌리에 남는다.


"세상에 불가사의 는 없고 세상 모든 것이 불가사의 입니다."


주술과 저주에 현혹되지 않고 진실을 꿰뚤어 보는 마타이치의 혜안이 빛을 발한다....그나저나 [후항설백물어]는 상,중,하로 기획된 것일까?...과연 이후권은 언제 나올 것인가?...궁금해 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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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부재중입니다 지구를 떠났거든요 - 우주 홀릭 전문작가의 가상 우주여행기
심창섭(엘랑) 지음 / 애플북스 / 201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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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부재중입니다지구를떠났거든요 : 우주 홀릭 전문작가의 가상 우주여행기 (2018년 초판)
저자 - 엘랑 심창섭
출판사 - 애플북스
정가 - 14500원
페이지 - 231p



본격 우주여행 에세이



우주과학 교양서 [프로젝트 로켓]의 저자 우주덕후 엘랑의 우주여행 에세이가 새롭게 출간되었다. 제4회 카카오 브런치북 콘테스트에서 대상을 수상한 작품을 단행본으로 손보아 내놓은 이 작품은 가까운 미래 관광상품으로 개발된 우주여행에 주인공이 참가하며 한달간 지구의 오비탈 구역의 우주정거장에 머물며 느끼는 다양한 감정과 소회들을 이야기하는 우주 여행기 이다. 실제 우주정거장에서의 생활을 비롯한 사실적 우주생활의 사례들을 기반으로 전세계 다양한 사람들이 함께 머무는 우주호텔에서 겪게되는 가상의 이야기는 SF소설인 동시에 여행 에세이면서 우주과학 교양서로 볼 수 있는 새로운 시도의 작품이라 생각된다. 그동안 소수의 선택받은 사람들만 경험했던 우주에서의 생활과 호기심을 이 작품으로 약간이나마 해소하면서 대리만족시켜 줄 수 있는 우주과학교양서이자 지구를 떠나 우주라는 광대한 공간에서 느끼는 감정과 감성이 담긴 우주여행 에세이...한달간의 신비하고 경이로운 우주 체험이 시작된다....



우연히 여행자 모임에 함께 하게 된 나는 세상의 오지와 남극까지 경험한 다양한 사람들의 체험을 들으며 약간의 질투와 함께 오기가 생긴다. '니들이 한번도 경험해 보지 못한 곳에 가보리라!' 그렇게 새로운 곳으로의 여행의지를 불태우던중...우주호텔 여행상품이 새롭게 런칭되고, 별 기대없이 우주호텔 체험 이벤트를 신청한 나는 얼마 후 생각지도 못한 당첨 통보를 받는다. 다양하고 복잡한 신체검사를 받고, 얼마간의 교육을 수료하고...드디어 우주호텔로 향하는 우주선에 몸을 맡기고 설레는 마음을 부여잡고 지구를 떠난다....



지구에서 400km 지점...30m 길이의 원통이 십자로 교차되는 모양의 우주호텔...1평에 200조원이라는 천문학적인 자본이 투여된 공간...하루동안 지구를 15.6회 돌며 16번의 일몰과 일출을 경험하는 우주호텔에서의 경이로운 생활...설정은 가상일지 모르나 무중력 우주호텔에서의 생활은 리얼 그 자체이다.



언젠간 우리도 손쉽게 우주여행을 경험할 수 있는 세상이 올까?...실제로 2001년 미국의 사업가 데니스 티토는 200억원 이상을 지불하고 국제우주정거장을 다녀오는 최초의 상업적 우주여행 사례가 있다고 한다. 현재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는 우주로켓 연구 프로젝트인 '스페이스 X'와 '블루 오리진' 역시 상업적 우주여행을 염두에 두고 있다고 하니 조만간 본격적인 (아직은 천문학적 금액이겠지만...) 상업적 우주여행의 시대가 개막될지도 모르겠다. 안전한 지구를 벗어나 인체에 치명적인 우주방사선이 득시글 대고 지독한 무중력 멀미에 음식이라고는 동결건조한 맛없는 인스턴트음식뿐, 물조차 마음껏 쓸 수 없어 샤워도 재대로 할 수 없는...심지어 소변까지 정화해서 마셔야 하는 도저히 호텔이라 부를 수 없는 극악의 열악한 환경인데....대체 왜 그렇게 위험과 불편함을 무릎쓰고 우주로 나가려 하는걸까?...



이 작품을 읽으며 몸의 불편함마저 잊게 만드는 우주에서 바라보는 푸르른 지구의 아름다운 광경...누구보다 가까이서 맞이하는 떠오르는 태양의 빛나는 경이...평생 우리를 끌어 당기는 지구를 벗어난 진정한 중력에서의 자유는 치명적 위험과 극악의 불편을 무릎쓰고서라도 한번쯤 경험해보고 싶은 강렬한 욕구를 불러일으킨다. 정말로 카메라의 렌즈가 아닌 이 두눈으로 직접 블루마블을 담는 그 순간의 벅찬감동을 한번쯤은 느껴보고 싶어진다...



귀여운 댕댕이와 함께, 전세계 다양한 인종의 사람들과 함께 하는 우주호텔에서의 얘기치 못한 에피소드들로 가득찬 한달간의 생활은 국내 최초 우주인 '이소연'씨의 우주정거장에서의 생활을 약간이나마 가늠케 하면서 우리의 지적 호기심을 자극하고 궁금증을 해소해 주는 특별한 우주 여행기로서의 역할을 톡톡히 해낸다. 누구나 쉽게 접하고 재미있게 읽으며 어렵게만 보이던 우주에 대해 다가갈 수 있게 만드는 우주홀릭 작가의 따뜻한 배려가 가득 담긴 작품이랄까...언제가 될지 모를 우주여행을 이 작품을 통해 먼저 경험해보는것도 좋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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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비아파트 월화수목공포일 2 - 껌딱지 귀신 날마다 오싹 만화 시리즈
진선 지음, 박은혜 그림 / 서울문화사 / 201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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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비아파트 월화수목공포일 2 : 껌딱지 귀신 (2018년 초판)
글 - 진선
그림 - 박은혜
출판사 - 서울문화사
정가 - 10500원
페이지 - 160P


인기 애니 신비 아파트를 만화로 보자


울 4살난 둘째가 가장 좋아하는 만화는 [미니특공대 X]이고 6살난 첫째가 가장 좋아하는 만화가 바로 [신비아파트]이다. -_- 아직 꼬맹이가 웬 귀신 만화냐고 생각하고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는데, VOD로 나와있는 애니를 줄줄이 보고 밤에는 가위에 눌려 끙끙대다가도 다음날 또 보여달라고 징징대니..-_-;; 공포호러 좋아하는것도 그 아빠에 그 자식인가...호러 매니아의 기질을 타고 난건지 어쩐건지 모르겠다만...하긴...나도 어렸을적 할머니 등넘어 귀신의 고향 보고 오줌 지릴뻔했으니 그 나이대 오싹하고 짜릿한 공포에 중독되는건 시대를 떠나 매한가지인가보다...좌우간, [신비아파트]뮤지컬도 보러가고, 극장판도 보러가고, 지금 방영중인 새시즌도 본방사수할 정도니 당연히 이 책도 보여주면 좋겠다 싶어 골랐다. 왜냐..난 착한 아빠니까 흐흐흐....


7편의 공포단편 만화로 구성된 이 책은 그야말로 월화수목금토일 매일 매일 귀신과 함께 하라는 깊은 의미를 가진듯 하니 그 의도에 맞게 글자를 모르는 딸래미에게 하루에 한편씩 읽어주고 있다. [신비아파트]의 인기에 파생된 만화지만 이 만화에는 애니처럼 신비나 금비가 나와서 악귀를 물리치는 내용은 아니더라...그냥 도시괴담이나 학교괴담을 극화한 단편 만화라 대부분 등장인물은 실종되거나 귀신에게 잡혀가거나 죽어버리는등의 충격적 결말을 담고 있다. -_-;;;; 솔직히 알고보면 기구한 사연을 가진 악귀를 귀여운 신비와 함께 퇴마하는 애니보다 이 책이 몇 배는 더 무서웠다. 아직 읽어는 주고 있지만 내가 봐도 살짝 섬찟할 정도니 아직 꼬맹이 들에겐 이른거 아닌가 싶기도 하고...먼저 선별해서 읽어줘야 될것 같다는....어쨌던 신비나 금비는 나오지 않지만 구하리 가족은 등장하여 기괴한 경험을 하게 된다.....그나마 구하리 가족을 죽일 수는 없으니 구하리 가족이 나오는 단편은 수위가 덜하다는것....

 


월. 한밤중의 외출
구하리는 친구의 초대로 오랜만에 친구집에서 머물게 되고, 친구는 새벽마다 같은 시간에 하리 몰래 밖에 나갔다 동트기 직전에 돌아온다. 이를 이상하게 여긴 하리는 친구의 손목에 몰래 실타래를 묶어두는데.....
- 꿈과 현실이 뒤섞인 공포 판타지....플롯 자체는 익숙한 이야기였다.


화. 머리카락 귀신
악성 파마 머리를 가진 두 친구, 어느날 완벽한 스트레이트로 나타난 친구에게 비결을 물어보니 정체불명의 사이트 주소를 알려준다. 직접 사이트에 접속하니 소원을 적는 의문의 사이트가 나오는데.....
- 역시 귀신들린 인터넷 사이트는 여타 영화로도 많이 다뤄지던 소재...21세기 디지탈시대의 귀신 이야기는 이런것인듯....


수. 앞서가는 자전거
늦은밤 자전거를 타고 귀가하는 소년은 앞서 가는 자전거를 보고 반가운 마음에 따라 잡으려 한다. 하지만 아무리 패달을 밟아도 앞서 가는 자건거를 따라 잡을 수가 없는데...
- 자동차를 타고 가는데 사이드 미러에 계속 차를 따라오던 의문의 귀신 이야기가 떠오른다.


목. 캄캄한 지하도
지하도를 건널때 아기 울음소리가 들리면 버림받은 아기 귀신이 자신을 데려가려 한다는 소문이 도는 지하도에 소년이 지나가고...어김 없이 아기 울음소리가 들리는데....
- 폐쇄되고 암흑의 공간...지하도엔 언제나 영혼들이 몰려드는구나....


금. 새벽 세 시
하리내 가족은 모처럼 바닷가 펜션으로 여행을 가고, 새벽 세 시마다 펜션문을 두드리는 젖은 여성...하루, 이틀이 지나고 여성의 존재 자체가 공포로 다가오는데...
- 그나마 해피엔딩인 단편....


토. 자정의 실험
죽은 강아지를 다시 보고 싶으면 밤 12시 거울 앞에서 눈을 감고 소원을 빌어라. 소녀는 죽은 강아지를 보기 위해 무서움을 무릎쓰고 자정의 실험을 하지만....정작 불려온건 강아지가 아니라...다른 무언가였다.
- 한때 미친듯이 유행했던 분신사바 처럼...소환의식으로 아무나 불러대다 저승으로 끌려갈 수도 있다....


일. 뒤뜰 야영
스카웃 체험으로 학교 뒤뜰에 야영을 하고 마지막 이벤트로 야심한 밤에 학교 2층에서 도장을 찍어야 하는 극기훈련이 시작된다. 마음 맞는 친구와 체험을 하게된 소년은 귀신으로 분장한 선생님을 피해 2층에 도달하고 도장을 찍어 미션을 완수 하는데...왜 2층에는 선생님이 없는걸까?....
- 아무나 믿지 마라!!!


어찌된게 아동용임에도 불구하고 유치하지도 않고 이렇게 무서운거냐..-_-;;; 짧으면서도 강렬하다....도시괴담이나 학교괴담 자체가 별다른 이유 없이 일상과 밀접한 행위들에서 알 수 없는 일들이 벌어지며 공포를 유발하기 때문에 이해하고 자시고 할것 없이 그냥 무섭게 만든다. ㅠ_ㅠ 악의로 똘똘뭉친 귀신들을 피할 방법은 전혀 없고 대부분 시름 시름 앓다가 죽어버리니...애들이 체감하게 되는 공포는 만화보다 훨씬 더 할것 같다. 부제목처럼 정말로 껌딱지처럼 달라붙는 공포에 허우적대게 만드는 만화랄까..-_- 역시 귀신얘기는 애어른 가릴거 없이 그냥 무섭다는거...ㅎㅎ 무료한 하루를 긴장시켜줄 오싹한 귀신 이야기의 세계로 초대하는 작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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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가능성은 이미 떠올렸다
이노우에 마기 지음, 이연승 옮김 / 스핑크스 / 201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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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가능성은이미떠올렸다 (2018년 초판)

저자 - 이노우에 마기

역자 - 이연승

출판사 - 스핑크스

정가 - 14000원

페이지 - 387p



본격 추리 검증 배틀!!



신박하다! 이 작품을 보면서 떠올린 느낌이다. 이제껏 접해보지 못했던 새로운 형식의 미스터리...일본에서는 라이트 미스터리라고 한다는데, 실제로 플롯은 라이트할지 모르나, 작품의 제목이자 중심을 이루는 트릭의 가설과 이를 검증하는 일련의 과정은 결코 라이트 하지 않다. 실로 경박하고, 신박한 신개념 추리 검증 배틀!!! 기적을 입증하기 위해 모든 가설을 부정하는 남자 우에오로 조의 모든 가능성에 대한 검증이 시작된다...



기적의 존재를 입증하는데 인생을 건 탐정 우에오로 조에게 의뢰인 여성이 찾아온다. 15년전 벌어진 학살사건에서 자신의 생존에 대한 진실을 알고 싶다는것. 신흥종교에 빠진 어머니를 따라 외부와 단절된 마을에 간 소녀 리제는 그곳에서 몇 살 위 오빠 도우니를 만나고 친하게 지낸다. 마을에는 교주와 유일한 어린이 리제와 도우니를 포함해 33명이 살면서 가축을 치고 농사를 지으면서 자급자족한다. 마을 밖으로 나가는 유일한 길은 동굴을 터서 만든 동문이 유일하고 그외는 절벽으로 둘러쌓인 분지 지형이다. 어느날 천지를 뒤흔들 지진이 발생한 뒤 유일한 식수원인 냇물이 말라버린다. 교주는 이 지진을 신의 계시로 받아들이고, 마을 사람들을 배전에 불러들인뒤 열렬히 기도에 빠진 사람들의 목을 도끼로 내려친다. 차례 차례 목이 떨어지는 소리를 듣고 공황상태에 빠진 리제는 도우니의 도움으로 가까스로 배전을 탈출하고 문밖의 빗장을 걸어 쫓아오는 교주를 가두는데 성공한다. 이미 충격으로 정신이 혼미한 리제의 단편적 기억으로는 도우니 소년이 리제를 안아들고 서쪽 사당으로 걸어갔고, 그 와중에 리제는 동그란 어떤 물체를 안아들고 있었다. 이후 정신을 차린 리제 옆엔 도우니의 잘린 머리와 몸통이 널부러져 있었고, 몇 일뒤 수색대에 발견되 구조 받는다. 


도우니 소년은 목이 잘린 상태에서 리제를 사당으로 피신시키는 기적을 일으킨 것인가?...

아니면 숨겨진 비밀이 있는 것인가?....

수많은 가설속 트릭의 헛점을 밝혀라!!!

모든 가능성이 부정되었을때 비로소 기적이 되리라....





지금까지의 탐정물은 밀실속 불가능해 보이는 살인사건의 범인과 살해수법등의 트릭을 밝혀내는 불가능한 사건을 실현 가능한 실제적 사건으로 입증하는 과정이었다고 보자면, 이 작품은 기존 탐정물의 정반대되는 과정을 펼치는 작품이라고 볼 수 있다. 그런 기존 장르의 비틀어보기가 확실히 신선함 그 자체로 다가오는건 사실이었다. 단절된 밀실이라는 공간에 제한된 건물과 기구들...이들을 적절히 사용하여 도우니 소년의 미스터리한 살해 트릭을 주장하는 도전자들과 이들의 가설들을 차례로 반증하는 탐정의 철저한 논리대결이 숨가쁘게 펼쳐진다. 



TVN의 [문제적 남자]에서 우연히 글자가 없는 그림카드 수십장으로 이야기를 만들어 내는 문제를 본 적이 있다. 각 상황별 그림 카드를 조합하여 가장 말이되고 그럴듯한 이야기를 만들어내는 문제였는데, 이 작품을 보면서 이 그림카드 이야기 만들기 문제가 떠올랐다. 마을에서 발견된 각 잔해들 이를테면 불에탄 물레방아, 가축 도축용 단두대, 깊고 깊은 씽크홀, 밖에서 잠글 수 있는 역밀실 배전, 불에탄 위령탑 등등을 각각 하나의 카드라 생각하고 이 카드를 조합하여 도우니 소년의 살해 미스터리를 가장 그럴듯 하게 만들어 내는 것이다. 물론 작품에서 제시하는 3건의 가설들은 누구나 예상가능 할 정도로 만만친 않다. 때로는 물리학을, 때로는 성서를 인용하며 독자의 상식과 상상을 초월하는 의외적 가설들에 어느새 동화되어 고개를 끄덕이다가도, 



"그 가능성은 이미 떠올렸다."



를 외치며 말이 될법한 가설들을 시원하게 깨부수는 탐정의 모습은 웬지 모를 카타르시스를 선사하기도 한다. -_-



이야기를 전개하는 방식 또한 정형화된 틀을 깨부수는데, 탐정에게 도전장을 내미는 3명 역시 경극을 보는듯한 과장되고 만화 같은 캐릭터들로 눈길을 끌고, 이들과 탐정이 1 대 1로 벌이는 논리 배틀 또한 대전격투 게임을 보는듯 경박하고 과장된 분위기를 자아낸다. 어쨌던, 정말 대전 격투 게임처럼 처음엔 내가 봐도 뭔가 어설퍼 보이는 가설들(나도 첫번째 스테이지는 트릭의 헛점을 맞춰 냈다는..)이 스테이지를 더해갈수록 점점 정교해지고 논리적으로 단단해지니 독자들도 점차 이 기적 증명 게임에서 완벽한 가설의 헛점을 찾아내는 일에 동참시킨다. 



사건 자체는 끔찍하고 잔혹할지언정 작품 자체는 다양한 사고실험을 통한 지적유희를 충족시켜주는 누구나 즐길 수 있는 작품이었다. 머..귀에 걸면 귀걸이, 코에 걸면 코걸이 일수도 있겠으나 이 흥미진진한 게임을 만들어내는데 들인 작가의 노력과 열정이 작품에 베어 있기도 하고, 신선함과 재미또한 놓치지 않은 충분히 만족스러운 작품이었다. 마지막으로 탐정이 내놓은 대망의 결말도 치밀하게 검증하면 헛점을 찾아낼 수 있을것도 같은데...난 읽는데만도 지쳤고...누군가 찾아내 줬으면 좋겠다는....이 본편보다 더욱 다듬어지고 논리적으로도 무장한 속편도 하루 빨리 출간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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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온 레인 데이브 로비쇼 시리즈
제임스 리 버크, 박진세 옮김 / 네버모어 / 2018년 11월
평점 :
절판


네온레인 (2018년 초판)_데이브 로비쇼 시리즈

저자 - 제임스 리 버크

역자 - 박진세

출판사 - 네버모어

정가 - 14000원

페이지 - 349p



파도 파도 끝없이 이어지는 부패의 구렁텅이 속으로



나는 처음 듣는 작가에 처음 보는 시리즈지만 이름만 들어보던 '퓰리처 상 후보'에 '에드거 상 2회', 'CWA 골드대거'를 수상한 실로 엄청난 작가의 대표시리즈인 '데이브 로비쇼 시리즈' 첫번째 작품이 출간되었다. 도시의 어둠을 밝히는 화려한 네온사인 뒤편 추적이는 비로 진창이 되버린 뒷골목의 음울하고 찌들린 인간군상들의 모습을 작가만의 독특한 시적(?) 은유로 그려내는 작품 [네온 레인]이다. 



한때 알콜중독으로 나락까지 추락했었던 경위 로비쇼는 무죄를 주장하는 사형수의 면회중 감옥에서 라틴계 조직이 로비쇼의 목숨을 노리고 있다는 말을 전한다. 로비쇼는 몇 주 전 낚시를 하다 늪에서 발견한 흑인 여성의 시체를 떠올리게 된다. 왼쪽 팔의 6개의 주사자국과 오른쪽 팔의 1개의 주사자국...타살을 의심하는 로비쇼는 관할 경찰서에 여성시체의 부검보고서를 요청하지만 깔끔하게 무시당하고, 타지역 형사는 관심을 꺼달라는 차가운 대답만 듣는다. 의심은 더욱 깊어지고 흑인 여성에 대해 수사하던중 여성이 라틴계 '세구로'가 운영하는 갱단의 대저택에서 조직원들의 성노리개로 이용되었다는 진술을 듣고 파트너 '클리트'형사와 함께 '세구로'를 체포하기 위해 그의 집으로 쳐들어간다. 하지만 '세구로'의 가드와 '클리트'의 마찰로 우발적 총격이 벌어지는데....



한 여성의 죽음으로 시작된 사건은 라틴 갱단, 연방수사관, 불법무기 거래, 거물급 장성 등등등...파도 파도 끝도 없이 이어지는 불법과 부패의 콤비네이션으로 암흑의 구렁텅이를 헤메는 기분을 선사한다. 천신만고 끝에 단서를 잡았다 싶으면 누군가에 의해 인멸되버리고, 목숨의 위기 속에서 결정적 증인을 찾아내면 바로 다음날 시신으로 발견되버리는...실로 열혈 수사관 로비쇼와 교묘하게 꼬리를 잘라내 버리는 우두머리와의 처절한 대결이 숨막히게 펼쳐진다. 그런 백중지세에서 빛을 발하는건 역시 주인공 로비쇼이다. 희끗 희끗 바랜 머리로 '새치'라 불리는 로비쇼는 월남전의 아픈 기억을 숨긴체 머리보다는 뜨거운 심장이 시키는대로 누구도 신경 쓰지 않는 흑인 여성의 죽음의 비밀을 파헤친다. 으레 여타 경찰 스릴러의 히어로들과 마찬가지로 독단적이고, 고독하며 다혈질의 한 성질 하는 캐릭터 라는점은 비슷하나 다른점은 자신의 동료에겐 굉장히 관대하고, 경찰임에도 법보다는 권총이 혹은 주먹이 먼저 올라가는 터프함, 그리고 특유의 거칠면서도 서정적인 입담이 차별성을 부여한다. 



"나도 당신 같은 입장에 놓인 적이 있습니다. 녀석들이 당신 똥구멍을 그냥 두지 않을 겁니다. 당신이 챙길 수 있는 건 불알뿐이죠. 그건 괜찮지만 잠시 후면 그것도 작은 구슬 크기로 짜부라질걸요."



뭔가...저속하면서도 창의적인 막말들이 작품속 대화의 절반을 차지 하는데, 문장마다 다르게 변주되는 '똥'들의 향연은 그저 경이로울 따름이다. 물론 로비쇼의 참담한 내면을 대변하듯 건조하고 암울한 색깔의 서정적인 시적 은유가 가득한 작품인데도, 내 눈엔 똥덩어리 같은 저속한 대화들이 더 들어오니...ㅎㅎ 일촉즉발의 심각한 분위기에서 경찰과 범죄자들의 신박하고 경박한 드립대결 만으로도 저질쾌감을 경험하게 만드는 작품이었다. 



어쨌던...경박한 드립과는 대조적으로 작품 자체는 굉장히 무거운 암울 그 자체다. 우정을 잃고 가족을 잃는등 진실을 밝혀 내기 위해 로비쇼가 치르는 대가는 너무가 가혹하기만 한데, 그럼에도 혈혈단신으로 복잡하게 엮여있는 거대한 어둠을 몰아내기엔 역부족이니...말미에 (히어로로서는 흔하지 않은)모든것을 포기하고 내려놓는 로비쇼의 처참하고 참담한 심정이 너무나 와닿는다. 굉장히 섬세한 주인공의 감정이 살아있는 강렬한 하드보일드 랄까...서로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감성이 충돌하며 회오리 치는 하드보일드 누아르 작품이었다. 반면 그렇게 힘겹게 수사했지만 우두머리의 부제랄까...모든 음모의 배후 조종자에 대한 단죄 없이 애매하게 끝나는 결말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하지만...무려 시리즈로 21편이나 나온 대작이니...지금의 아쉬움은 다음편에서 시원하게 날려 주리라 생각하면서...거침없이 다음 후속작이 출간되길 희망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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