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봇 하트 미래인 청소년 걸작선 57
파드레이그 케니 지음, 서애경 옮김 / 미래인(미래M&B,미래엠앤비) / 201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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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봇하트 (2018년 초판)_청소년걸작선-57

저자 - 파드레이그 케니 

역자 - 서애경

출판사 - 미래인

정가 - 13000원

페이지 - 335p



인간의 영혼을 가진 로봇은 인간일까 로봇일까?



미래인 57번째 청소년 SF걸작선이 출간되었다. SF와 판타지를 넘나드는 이번작품은 동화 [오즈의 마법사], 영화 [A.I.], [레이더스]를 섞어찌개한 특이한 혼종의 분위기를 연출한다. 가난하고 이기적인 로봇 엔지니어 압살롬의 고철 로봇들은 그들이 꿈꾸는 인간의 영혼을 가질 수 있을것인가...



주인 압살롬 밑에 찢어지개 가난하여 폐품, 고물 기계의 부품을 땡겨와 수리하며 살아가는 로봇 잭과 로버트, 그리퍼와 압살롬의 조수 크리스토퍼는 가난하지만 인간 로봇 구분짓지 않는 가족과 같은 형제애로 고난을 헤치며 살아간다. 그러던 어느날 정보국에서 요원들이 압살롬의 공장에 쳐들어오고, 압살롬에게 크리스토퍼의 정체에 대해 케물으며 신문하기 시작하고, 결국 압박끝에 수년전 하수구 속에 버려진 크리스토퍼를 데려와 기억조작 패치를 거쳐 데리고 있었음을 시인한다. 여태껏 자신을 인간이라고 생각하며 살아왔던 크리스토퍼에게도 충격이고, 그를 인간으로 알고 지내온 로봇들도 적잖은 충격을 받는다. 크리스토퍼가 인간의 영혼을 가진 마지막 로봇이었던것을 알게된 요원들은 크리스토퍼를 런던으로 데려가 실험에 착수하고, 남은 로봇 친구들 잭과 로버트, 그리퍼는 압살롬을 떠나 크리스토퍼를 구출하기 위해 로봇영혼을 집어넣는 기술을 발명한 최고의 로봇 엔지니어를 찾아 떠나는데....



1930년대 가난하고 음습하고 어두운 영국을 배경으로 하는 스팀펑크 세계관에, 로봇들이 등장하지만 고철덩이를 깨우는건 마법의 힘으로 생명을 불어 넣는다는 판타지적 설정이 독특하다면 독특하게 다가온다. 로봇들과 크리스토퍼의 우정, 크리스토퍼를 구하기 위해 떠나는 고물 로봇들이 펼치는 모험 어드벤처인 이 작품은 인간이 되고 싶은 로봇과 인간의 영혼이 들어간 로봇을 그리며 인간다움을 규정짓는 것은 무엇인지 생각해보게 만든다. 인공지능 AI가 점차 발전하는 요즘 시기에 자신의 의사를 표현할줄 하는 한마디로 인간의 영혼을 가진 로봇이 등장한다면 우리는 이 로봇을 하나의 인격체 혹은 인간과 동등한 대상으로 대할 수 있을까?...인간 대 로봇의 최후의 전쟁이나 안벌어지면 다행일듯....-_-;;;



인간의 영혼이 빙의된 인간과 구분 할 수 없을 정도의 기술력이 집약된 크리스토퍼, 기본 마법으로 만들어진 정신에 온갖 고물들에서 떼어온 부품들을 이어 만든 하급로봇 잭...거의 로봇간 넘을 수 없는 기술적 빈부격차를 보이는 이 둘은 역경과 고난을 함께 하며 진정한 브라더로 거듭나면서 외모와 출신성분을 뛰어넘는 인간의 따뜻한 심장을 가진 로봇으로 거듭나는 모습이 그려진다. 



이런 저런 동화나 영화등에서 봐왔던 설정과 장면들을 따온듯 하여 익숙한 맛은 있으나 그다지 새로움은 없어 보였고, 마지막 클라이막스 장면은 영화 [레이더스]에서 성궤를 열었을때의 아수라장을 그대로 가져왔다고 말할 수 있을 정도로 흡사하여 약간 거슬리더라..-_-; 어쨌던, SF와 판타지, 심지어 오컬트를 넘나드는 장르의 경계를 허무는 독특함은 주지만 딱 섞어찌개 그 이상은 넘지 못한 한계를 보이는 작품이라 아쉽기도 하다....만...어디까지 내가 봤을때의 느낌이고, 작품은 청소년을 대상으로 쓰인 작품이니 익숙하고 쉬운 플롯은 애들이 보기에 딱 어울리는 작품이라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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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키 하우스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에프 모던 클래식
커트 보니것 지음, 황윤영 옮김 / F(에프) / 2018년 11월
평점 :
절판


몽키하우스에오신것을환영합니다 (2018년 초판)
저자 - 커트 보네거트
역자 - 황윤영
출판사 - 에프(F)
정가 - 16500원
페이지 - 471p



드디어...드디어 영접하는구나!


원하고 원하면 이루어지리라... '보네거트'의 SF단편집 [몽키 하우스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를 실제로 보는 날이 올줄이야...ㅠ_ㅠ 출판사에 절이라도 해야될 판이다. 처음 [플레이보이 SF걸작선 1]에 실려있는 '보네거트'의 단편 [원숭이 관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로 이 단편집의 존재를 처음 알게된 후 강산이 변하는 10년이 흘렀다. 그동안 [제5도살장]은 숱하게 재간해주면서 이 [몽키 하우스]는 왜 출간안해주는지 의문에의문을 거듭하고 출간될 날을 손꼽아 기다렸지만 언제나 간절한 바램은 좌절로 변하고. 이제는 마음을 놨었는데....그런데 '보네거트'의 작품을 꾸준히 출간하던 문학동네도 아니고 느닷없는 출판사 에프에서 [몽키 하우스]가 나오다니!! 드디어 '보네거트'의 SF단편집을 만나게 되었도다....


무려 23편의 '보네것'의 재기넘치는 작품을 한번에 만나게 되니 이건 태어나 처음으로 뷔페에가 산더미 같은 산해진미를 만나는 겪이로다. 블랙유머의 대가답게 실로 웃프고 쓰디쓴 이야기들과 2차세계대전을 직접 경험한 작가 자신의 아픈 경험이 녹아든 이야기, '보네것'식 디스토피아 SF, 반전의 묘미가 살아있는 이야기, 아름다운 러브스토리 등등 한 장르로 규정짓기 힘든 다양한 이야기들이 담겨있다. 


1. 서문 


2. 내가 사는 곳 


3. 해리슨 버저론 
2018년 마침내 미국은 완전 평등에 성공한다. 뛰어난 사람들에게 핸디캡을 부여하는 핸디캡 부여 사령부에서는 영리한 사람들에겐 수 초마다 기괴한 소리를 들려주며 생각의 흐름을 끊어버리고, 잘생긴 사람에겐 기괴한 가면을, 체격이 좋은 사람에겐 산탄 총알이 든 무거운 자루를 들고 있게 하는 방법으로 평등한 사회를 이룩한다. 조지와 해이즐의 아들 해리슨 버저론은 남들보다 뛰어나다는 이유로 국가에 체포되어 만날 수도 없다. 그런 어느날 TV를 지켜보던 조지와 해이즐은 탈옥 후 방송국을 습격한 해리슨 버저론을 보게 되는데...
- 하향평준화된 사회라니...앞서나가기 위해 치열하게 다투는 현실을 이토록 매력적으로 비틀어 놓는다. [토탈호러]에 실려있다.


4. 이번에는 나는 누구죠? 
마을의 아마추어 연극단체의 연출가를 맡은 나는 우연히 들른 전화국에서 젊고 아름다운 핼렌을 보게되고, 연극 캐스팅을 제의한다. 긍적적인 대답과 함께 며칠뒤 극단을 찾아온 헬렌은 언제나 맡은 연극의 캐릭터를 100% 몰입하여 소화하는 터프한 철물점 점원 해리에게 반해버리고 둘은 완벽한 호흡으로 연극을 성공리에 마치게 되는데....
- 다른 단편집 [멍청이의 포트폴리오]에서도 연극을 소재로 하는 작품이 있는걸 보면 연극에 대한 애착이 있는듯하다.


5. 몽키 하우스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인구과잉에 따른 각종 문제로 국가는 섹스를 전면 금지하고 윤리 자살센터를 통해 자살을 장려한다. 그런 정책에 반대하는 저항자 집단이 생겨나고 시인 빌리가 저항자의 우두머리로 떠오른다. 노인으로 변장하고 윤리 자살센터에 들어온 빌리는 자살 보조 여성 낸시를 납치하는데 성공하고...그녀에게 첫 섹스의 참맛을 알리려 하는데.....
- 섹스와 번식은 별개 아닌가. 지금까지 봐왔던 디스토피아중 가장 최악이자 가장 끔찍한 미래상...그것은 섹스가 사라진 세상이다. [플레이보이 SF 걸작선 1]과 [제4기 해외문학선]에 실려있다.


4. 영원으로의 긴 산책 
결혼을 앞둔 그녀에게 절친한 친구 뉴트가 찾아온다. 그녀를 만나기 위해 군대에서 탈영 후 2틀을 꼬박 걸려 마침내 만난 그녀에게 산책을 제안하고...둘이 걷는 그 길에서 뉴트는 사랑을 고백하는데...
- 이 단편을 보고 현실과 판타지를 구분 못하고 탈영하는 이등병이 없길 바란다. '보네거트'식 간결하고 깔끔한 러브스토리...


5. 포스터의 포트폴리오 
포스터의 막대한 주식을 관리하게 된 나는 엄청난 재산을 갖고 있으면서도 청교도적인 근검한 생활을 하는 포스터에게 관심이 생긴다. 가족을 버리고 도망간 재즈피아노 연주자 아버지를 원망하고 성인같은 어머니에게 엄한 가르침을 받고 자란 포스터는 엄청난 주식은 가족에게까지 비밀로 묻어둔채 자린고비의 삶을 이어간다. 나의 관리로 포스터의 주식은 엄청난 수익을 이루게 되고, 실적을 어디에도 자랑할 수 없는 아쉬운 마음에 우연을 가장하여 포스터가 일하는 식당을 찾아가는데.....
- 앞선 궁금증을 아주 시원하게 풀어주는 반전의 한방이 있는 단편. 이게 바로 진짜 잘쓴 단편소설이지!!
 

6. 유혹하는 아가씨 
18개월간 한국전쟁에서 암울한 시간을 보낸 풀러 하사는 고향에 돌아왔으나 친구들은 모두 마을을 떠나고 홀로 고독감에 휩싸인다. 그러던중 마을에 유일하게 젊은 매력을 발산하는 아가씨 수재너를 보고 마을 사람들이 보는 앞에서 수재너의 행실에 대해 일장 연설을 하고, 모멸감에 가득찬 수재너는 마을을 떠나기 위해 짐을 싸는데....
- 외로운 노먼 풀러 하사는 수재너에게 재대로 조련 당한다. -_-
 

7. 모두 왕의 말들
수송기를 타고 이동하던 켈리 대령과 그의 가족, 동료들은 갑작스러운 수송기 고장으로 아시아땅에 불시차하게 된다. 탑승자 전원이 별탈없이 착륙하지만, 운없게도 그들이 불시착 한곳은 저항군의 주둔지였고, 포로가 된 켈리대령에게 저항군 두목은 그들의 석방권을 걸고 켈리 대령과 16명의 사람들을 말로 하는 인간 체스를
강제적으로 권유한다. 체스 말이 죽는 순간 그자리에 서있는 사람도 즉결 처형되는 죽음의 체스게임...켈리 대령과 일행은 살아남을 수 있을것인가...
- 인간체스말로 자신의 쌍둥이 아들이 올라가면서 켈리의 번뇌는 깊어 가는데...
  
 
8. 톰 에디슨의 털북숭이 개 
에디슨은 지능측정기를 발명하고, 장난삼아 자신이 키우는 애완견의 지능을 측정하는데...에디슨과 애완견의 지능이 같게 측정되는것 아닌가?!!!!
- 우리곁에 멍청한척 연기하고 있는 강아지들의 진짜 정체....


9. 새 사전

 
10. 옆집
부모님은 극장구경을 가고 홀로 집을 지키는 소년에게 옆집에서 라디오를 시끄럽게 켜놓은체 부부가 라디오 소리를 뛰어넘는 고성으로 싸움을 벌인다. 이대로는 누구하나 죽는꼴을 봐야 끝날 것 같은 싸움에 소년은 기지를 발휘해 부부를 화해시키기 위해 라디오 방송국에 전화를 거는데...
- 실로 골때리는 반전인데, 결말이 석연찮다...-_-

 
11. 한결 위풍당당한 저택 
언제나 집을 멋들어지게 꾸미는걸 삶의 목표로 하는 아내는 그럴 형편이 못되지만 언젠가 꼭 월간지속 모델하우스처럼 멋들어지게 꾸미리라 다짐한다. 그런 아내가 며칠간 병원에 입원하게 되고, 남편은 친척이 남겨준 유산을 들이부어 아내가 고치리라 마음먹었던 모습 그대로 집을 꾸민 후 서프라이즈를 준비하는데...
- 하나 하나 꾸미는 맛과 남에 의해 꾸며진 집을 갖는건 다른거 아닌가.... 


12. 하이애니스포트 이야기 


13. 난민
독일 어느마을 고아원에 버려진 한 소년은 독일말을 쓰지만 마을 사람들과는 다른 생김새로 고아원 친구들의 놀림을 받는다. 아이는 자신의 아빠가 어디있냐는 물음에 수녀원 선생님은 저 넓고 넓은 바다 건너에 있다고 대답한다. 그러던 어느날 미군들의 주둔지에 우연히 발을 들인 아이는 자신과 닮은 사람들이 모여있음을 발견하고 자신의 아빠를 찾아 나서는데...
- 라이따이한이 생각나는...가슴아픈 단편이다. 전쟁을 탓 할 것이냐! 고추를 탓 할 것이냐!
 

14. 반하우스 효과에 관한 보고서 
우연히 주사위를 굴리며 자신의 염력을 깨달은 반하우스는 세상에 보탬이 되기 위해 자신의 가공할 능력을 미국에 밝힌다. 하지만 국가에서 바라는건 적대국의 무기를 무력화 시키는것에만 신경을 쓰고, 그런 상황에 염증을 느낀 반하우스는 잠적하는데....
- 대인간 무기억제병기로 세계평화를 이룩하는 유쾌한 SF


15. 유피오의 문제
우주공간에서 캐치한 알수없는 신호음을 채집한 박사는 이 신기한 소리를 라디오 방송에 공개한다. 그런데 소리의 공개와 동시에 마을 전체엔 마약을 흡입한듯 나른함에 몸을 맡긴 사람들로 공황상태가 벌어지고...누군가는 이 소리로 때돈을 벌려는 아이디어를 착안하는데....
- 마약같은 소리와 함께 벌어지는 집단환각난장은 아수라장 코믹함 그 자체였다.

 
16. 당신의 소중한 아내와 아들에게로 돌아가 


17. 공장의 사슴
신문사를 운영하던 4아이의 아빠 포터는 큰꿈을 안고 공장을 운영하는 대기업에 입사한다. 기계도 다룰줄 모르고, 기술도 없이 오로지 글만 쓸줄 아는 포터는 기업의 홍보과로 입사하게 되고, 나름의 비전과 각오로 출근한다. 첫출근과 동시에 공장에 들어온 사슴을 취재하라는 미션이 떨어지고 패기있게 뛰어나가지만 이내 복잡하고 미로같은 공장 사이에서 길을 잃고 방황하는데.....
- 자연에서 뛰어놀던 사슴이 공장을 헤메이는 모습이 바로 포터와 모습이리라, 제너럴일렉트로닉스의 홍보부서에서 근무했던 작가 본인의 자전적 이야기이다.

 
18. 거짓말
명문 중학교에 막대한 금액을 지원하는 명문가의 부부는 아들 엘리를 데리고 첫 입학행사에 참석하기 위해 자동차를 타고 이동한다. 아들에게 명문가지만 일반 재학생들과 평등하게 다닐 것을 강조하는 아버지의 말을 듣던 엘리는 멀리서 걸어오는 교장을 보고 자리를 박차고 도망가버린다. 이유를 알 수 없던 부부는 교장에게서 엘리가 입학시험을 망쳐 탈락되었음을 말하는데....
- 평등을 부르짓던 아버지의 편협한 행동은 씁쓸하게 다가온다.
 
 
19. 입을 준비가 되지 않은 


20. 아무도 다룰 수 없던 아이 
- 한 문제아와 음악선생님의 감동어린 훈육기


21. 유인 미사일 
- 미소냉전중 첫 유인 우주로켓 경쟁을 벌이다 사망한 러시아와 미국의 우주비행사 부모가 쓴 편지글이다.


22. 에피칵 
미국의 슈퍼컴퓨터에 연애상담을 한 사나이의 운명은..
- 시를 쓰는 누구보다 인간적인 슈퍼컴퓨터의 이야기


23. 아담
독일계 이민자로 이국의 땅에서 아이를 출생한 아빠는 주변사람들과 함께 축하하려고 하지만, 자신의 바램과는 다른 온도차이로 거리감을 느끼고...
- 역시 작가 자신이 느낀 감정을 써낸 작품인가?...

 
24. 내일, 내일, 그리고 또 내일 
신약의 개발로 인간의 수명은 무한히 늘어나 수백살씩 먹어도 죽지 않는 초고령 사회...작디 작은 아파트에 몇대가 함께 사는 집에서는 왕할아버지가 집안의 왕으로 군림하고...왕할아버지는 유언장을 무기로 가족들을 개처럼 부려먹는데...
- 홍콩의 닭장처럼 빽빽한 아파트에서 구겨 사는 가족의 일상이 끔찍해 보인다. 


25. 옮긴이의 말 


26. 이 책에 수록된 단편들이 처음 실린 곳


정신없이 읽다보니 마지막 페이지네...ㅠ_ㅠ...이 단편집을 통해 작가가 바라보는 세상에 대한 시각을 약간은 가늠할 수 있을것 같다. GE에 입사한 경험을 살려 써낸 몇몇 단편에선 자동화 기계에 밀려 설곳을 잃어버리고 인간성을 상실해 가는 사람들의 암울한 세상을 그리는 작가의 첫 장편 [자동피아노]식 디스토피아와 함께 자신을 공장에 갖혀버린 사슴과 비유하며 획일화된 곳에 대한 불편함을 호소하기도 한다. 뭐니뭐니해도 [해리슨 버저론], [몽키 하우스], [내일 내일 내일]식의 블랙유머가 가득한 디스토피아는 '보네것'SF의 백미로 끔찍한 설정과는 반대로 시종일관 쓴웃음을 짓게 만드는 날카로운 비판적 요소가 가득담겨 있어 마냥 웃고 있을수만은 없게 만드는 작품이었다. 마약에 취한듯 정신없이 벌어지는 아비규환 난장판...심각하지만 끝까지 웃음을 잃지 않는 해학과 풍자...굳이 작품에 숨겨진 의도를 파악할 필요없다. 부담없이 그냥 읽어도 작품이 갖고 있는 재미에 흠뻑 빠져들테니 말이다. 그래서 가장 좋아하는 SF작가이기도 하고 나를 SF의 세계로 빠지게 한 작가이기도 하다. 출판사 근간에 작가의 절판된 [갈라파고스]가 예정되어있더라. 부디 아직 국내에 소개되지 않은 '보니것'의 숨겨진 작품들을 초역해주길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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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가씨와 밤
기욤 뮈소 지음, 양영란 옮김 / 밝은세상 / 2018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아가씨와밤 (2018년 초판)
저자 - 기욤 뮈소
역자 - 양영란
출판사 - 밝은세상
정가 - 14500원
페이지 - 403p



엇갈린 사랑의 비극적 말로



이름은 익히 들어본 작가인데 이 작가가 스릴러 작가였다는건 이 작품을 통해서야 처음 알게되었다. -_- 묘하게 매혹적인 표지와 시적인 제목으로 눈길을 끌고 25년의 시간을 뛰어넘는 살인의 비밀이란 플롯에 궁금증이 일어 집어들었다. 1992년과 2017년, 과거와 현재가 번갈아가며 전개되는 구성으로 92년 살인사건에 대해 호기심을 자극하고, 25년 만에 새롭게 시작되는 살인에 대한 범인의 정체가 누구일지 끊임없이 의심케 만든다.



생택쥐페리 고등학교 개관 50주년 기념 졸업생 모임 초대장을 받은 토마와 막심은 다급해진 마음으로 고향 코트다쥐르로 향한다. 졸업생 모임이 열리는 체육관을 모임 후 철거하고 새로운 건물을 지을 예정이라는 소식을 들었기 때문이다. 1992년 12월 19일...토마는 열렬히 짝사랑 하던 빙카가 문학 선생님의 아이를 임신하여 충격에 빠진 모습을 지켜본다. 짝사랑하는 친구의 끔찍한 말에 분노로 이성을 상실한 토마는 그길로 문학 선생 알렉시를 찾아가 쇠파이프로 폭행한다. 거친 몸싸움 도중 알렉시가 토마의 위에 올라가 유리조각으로 찌르려는 찰나, 우연히 이를 본 막심이 평소 가지고 다니던 나이프로 알렉시의 목을 그어버리고 알렉시 선생은 그자리에서 사망한다. 공황에 빠진 토마와 막심은 막심의 아버지 프란시스에게 연락을 하고, 프란시스는 재빨리 알렉시의 사체를 공사중이던 체육관 벽에 시멘트와 함께 발라버린다. 그날 이후 빙카 역시 모습을 감춰버리고, 실종수사를 하던 경찰은 12월 20일에서 21일사이 파리의 호텔에서 빙카와 알렉시가 하루를 숙박했다는 사실을 확인한다. 학교에는 빙카와 알렉시가 사랑의 도피를 했다는 소문이 퍼지고....25년이 흘러 체육관 속에 숨겨둔 시체가 발견되 토마와 막심의 살인이 밝혀질 위기에 처한 것이다....유명 소설가로 성공한 토마는 다시 한번 25년전 빙카의 실종에 대해 조사하게 되는데.....



짝사랑이란 콩깍지가 씌이면 상대의 모든 결점이 장점으로 비춰지는 마법이 일어나나보다...열아홉 사랑의 열병을 앓던 토마에게는 보이지 않던 빙카의 진실들이 콩깍지가 벗겨진 25년이 지나서야 하나 둘 보이게 되니 말이다. 상냥하고 완벽한 아름다움을 가진 기억속의 빨간머리 아가씨 빙카와는 달리...주변인들이 전하는 빙카의 모습은 상대를 가리지 않는 문란했던 성생활과 토마의 아버지를 유혹하여 성관계를 가진뒤 임신공격으로 협박해 거금을 뜯어내는 등 아름다운 외모로는 미처 상상치 못할 영악하고 지저분한 모습이었던 것이다. 빙카 때문에 살인까지 저지르고 25년이 지나서도 그 살인으로 감방에 가게 생겼는데, 사라진 빙카의 행적은 경악스러움 뿐이니...-_-;; 그야말로 나쁜Bitch에게 빠져 패가망신하는 전형적인 사례가 아닌가....나 역시 여기까지 읽고나서 치명적매력을 무기로 사람들을 조종하고 치고 빠지는 악녀가 나오는 영화 [와일드 씽]류의 작품이라 예상했더랬다....



그런데...25년만에 다시 찾아 듣게되는 동창들의 이야기는 그렇게 단순하고 뻔하게 흘러가지 않더라는것....느닷없는 1992년 추가로 벌어진 살인고백은 나의 예상을 완전히 뒤엎으면서 새로운 스릴러적 반전을 향해 달려간다. 실로...굉장히 복잡하다. 출생의 비밀, 이복형제, 두번의 살인시도, 게이, 레즈비언, 동성애, 모성애, 부성애, 불륜 등등등 막장드라마의 전형적 공식들이 빠짐없이 다 들어간 막장의 짬뽕탕을 스릴러에 녹여낸다. 막장 드라마의 김치 싸대기처럼 연이어 밝혀지는 숨겨진 진실은 통속적인고 뻔하다는걸 알면서도 충격으로 다가온다. 토마의 짝사랑을 비롯해 결국은 각자의 사랑을 그리는 사랑이야기이다. 그 사랑이 몹시 굴절되고 한쪽 방향으로만 흘러가기에 이런 참사가 벌어지는 거지만 말이다...-_-;;; 비극적이고 참혹한 러브스토리랄까..

다소 우연성에 치우친 작위적 설정(토마와 알렉시가 개싸움을 벌이는데 하필 그 장면을 막심이 보고, 그 절체절명의 상황에서 나이프를 빼들어 선생의 목을 갈라버리는 일이 흔하지는 않은것 같고..심지어 범인 마저도 우연으로 만들어진다는...-_-;;;)이 약간 거슬리긴 하지만 과거와 현실의 간극이 좁혀지면서 비로소 드러나는 반전의 진실을 흥미롭게 즐길 수 있는 작품이었다. 어려운 부분 없이 막힘없이 술술 읽히는 가독성 덕분에누구나 쉽게 즐길 수 있는 스릴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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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홉 소리나무가 물었다
조선희 지음 / 네오픽션 / 201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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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홉소리나무가물었다 (2018년 초판)

저자 - 조선희

출판사 - 네오픽션

정자 - 13500원

페이지 - 368p



내가 누구야?...



나의 얼굴을 한 무언가가...내게 묻는다. "내가 누구야?"....그래...나는 누구인가?...

독특한 소재의 한국 공포 미스터리 작품이 출간되었다. 호기심에 시작한 소리나무 놀이를 통해 '그것'을 불러내고...원하던 친구의 복수에 성공하지만...이제 '그것'을 불러내는 일에 함께 한 친구들이 하나 둘 '그것'에 의해 실종된다. 시든때도 없이 나타나 압박하며 목을 조여오는 '그것'의 정체는....'그것'과 싸워 이겨낼 방법은 없는것인가?....'그것'에게서 살아남은 자들의 생존을 건 반격이 시작된다...



고등학교 절친한 친구가 일진 깡패들에게 괴롭힘을 당하다 결국 자살하고, 친구를 대신해 복수를 맹세한 박태이는 우연히 할아버지의 손때묻은 노트속 소리나무 놀이에 관해 알게된다. 아홉개의 소리나무를 8명의 사람들이 매일 밤 두드리며 놀다 보면 원하던 소원을 이룰 수 있다. 하지만 치명적 대가가 있으니 소리나무의 정령이 자신의 모습으로 찾아와 '내가 누구야?' 질문을 하고, 그 질문에 자신의 이름을 답하면 나무의 정령이 자신 대신 인간 행세를 하게 된다는것이다. 친구의 복수에 눈이 먼 박태이는 자신의 절친한 친구들을 모으고, 매일 밤 소리나무 놀이를 진행한다. 그리고...비어있던 아홉번째 소리나무에 '그것'이 답을 하고....바로 그날밤 일진 깡패들은 무언가에 처참하게 밟혀 온몸이 터져버린체 죽는다. 죽은 친구의 복수에 성공하지만....이제 각자가 두드렸던 소리나무가 자신의 모습으로 나타나 박태이와 친구들을 위협하고....그들은 자신의 소리나무를 피해 각자 뿔뿔이 도망쳐 숨어든다. 누군가는 미국으로...누군가는 서울로...누군가는 고향에 남아 각자의 소리나무의 질문을 애써 외면하고...그렇게 시간은 흘러 15년이 지난 어느날...소리나무의 비밀을 풀었다던 국수는 서울에서 고향으로 내려오는 길에 실종되버리고...더이상 친구들의 실종을 두고 볼 수 없었던 박태이는 절친 종목과 함께 소리나무에 대항하기 위해 고향으로 향하는데....



고대부터 지속되어 왔다는 소리나무 놀이...이 소리나무 놀이가 살인게임의 핵심이다. 어기면 죽음이 따라오는 다양한 규칙과 각자 나눠진 놀이말로서의 역할 등등 소리나무의 질문에서 벗어나기 위해선 소리나무에게서 영원히 벗어날 딱 맞는 정답을 말해야 죽음에서 피할 수 있다. 이 정답을 찾기 위해 박태이가 벌이는 조사과정이 작품의 대부분을 차지하게 된다. 박태이의 몇 세대를 거슬러 올라가는 과거의 사건부터 현재까지 수백년을 이어져 오는 소리나무 놀이의 충격적 진실과 연이어 벌어지는 실종사건을 조사하는 형사의 수사가 맞물리면서 이야기는 좀처럼 예상 할 수 없는 방향으로 흘러간다. 



일단 작품을 이루는 공포와 미스터리적 요소중 공포부분...소리나무 놀이에 대해 이야기 해보자면, 작품에서는 구전되는 전통 놀이라고 설명하고 있지만 본인이 인터넷을 아무리 뒤져봤지만 아기들이 두드리고 노는 소리가 나는 나무 교구만 줄줄이 나오니..일단 가공의 놀이라고 생각된다. -_- 나무를 두드리는 행위라는 모티브를 제외하고 나면 결과적으론 철없는 젊은이들이 모여 귀신을 부르는 소위 분신사바, 콧쿠리상, 위자 등의 귀신 소환 의식과 궤를 같이 한다고 볼 수 있다. 물론 멋대로 부른 이세계의 망령(여기선 나무의 정령)은 소환한 자들에게 칼을 뽑아들고 각자는 생존을 위해 싸우는 중심 플롯은 여타 귀신소환 작품과 비슷하게 흘러가는듯 하다. 다만 이 작품만이 갖고 있는 공포적 요소는 망령의 출현 방식이다. 바로 자신과 똑같은 모습으로 나타나 단 한명이 남을때까지 생존경쟁을 펼치는 도플갱어적 요소인데, 이세상에서 가장 공포스러운 순간...그건 바로 자신 내면에 숨어있는 가장 추악하고 더러운 자신과 직면하는 순간이리라. 추악한 내가 나에게 자신의 존재에 대해 끊임없이 묻는다...아무리 은폐하려하고, 묻어두려 하지만, 모든 것을 알고 있는 또다른 자아가 내게 죄를 인정하고 어둠에 순응하라는 뜻이 아닐까?...하나 하나 뜯어보면 익숙한 공포장르의 요소들을 적절히 조합했다는 것을 알 수 있는데, 각 공포의 포인트를 살려 인간의 원초적 공포를 적절히 자극하고 있다.



다음은 미스터리적 부분인데, 할아버지의 노트, 영겁의 생을 살며 소리나무의 노예로 소리나무를 지키는 역할을 맡은 머리, 머리가 가장 사랑하는 이의 모습으로 둔갑하여 머리를 조종하는 나무의 정령 등등 처음엔 대체 무슨소리를 하는지 모를 정도로 갖가지 규칙과 단서들이 난무 하는데, 어지럽게 널려있던 단서들은 페이지가 넘어갈수록 체계를 잡아가고 결말을 위한 복선으로 작용하게 된다. 오래된 소리나무 그림을 통해 생존의 비밀이 숨어있는 수수께끼적 요소를 던지기도 하고, 친구라 믿고 있던 자들이 사실은 소리나무에 빙의된 자들이라는 반전적 요소도 숨어있다. 박태이 일행과 경찰이 개별적으로 소리나무의 정체에 근접하면서 대망의 결말을 향해 치달아 가는 과정은 미스터리 작품으로서 흥미롭게 흘러간다.



전에는 보지못한 신선하고 흥미로운 이야기지만 아쉬운 부분도 눈에 띈다. 우선 공포와 미스터리적 요소의 비율이다. 제목만 봤을땐 말초신경을 자극하는 오컬트 공포작품으로 생각되지만, 작품은 공포 보다는 미스터리쪽에 치중한다. 거의 2:8의 비율이랄까...초반에 공포 분위기를 조성하며 참혹하고 잔인하게 죽어나가던 장면들은 박태이 등장 이후 거의 자취를 감춘다. 개인적으론 끔찍한 공포와 미스터리의 비율을 비슷하게 가져갔더라면 더 좋았을것 같다. 이거야 각자의 장르적 취향에 따른 호불호이니 차치하고....다음으로 결말의 박태이의 선택이다. 우정과 사랑 사이에서 갈등하던 태이의 선택은 나로선 도저히 납득하기 힘든 결정이었다...ㅠ_ㅠ 그전까지 친구를 휘말려 죄책감에 고통받던 그 박태이가 맞나 싶을 정도로 앞부분의 태이와는 전혀 다른 안하무인 겪의 후반부 박태이의 성격변화는 설득력이 떨어지는듯 하다. 다만 박태이가 소리나무에 홀려서 그런것이라면 나의 불만은 갈곳을 잃겠지만 말이다..;;; 이 역시 읽는이에 따라 다른 해석이 가능 하다는 점을 언급한다. 



매력적인 소재와 인간 내면의 공포를 적절히 자극하는 오컬트 심리 공포 미스터리 작품이었다. [보기왕이 온다]가 공포쪽에 방점을 둔 오컬트 공포였다면 이 작품은 알 수 없는 수수께끼를 풀어가는 과정을 가미한 미스터리 공포였다. 직설적이고 끔찍,잔혹한 공포보다 좀 더 몽환적이고 환상적인 분위기에 내면심리를 자극하는 감성공포를 선호한다면 추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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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고 싶지만 죽고 싶지 않아
오키타 밧카 지음, 민경욱 옮김 / 비채 / 201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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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고싶지만죽고싶지않아 (2018년 초판)

그림 - 오키타 밧카

역자 - 민경욱

출판사 - 비채

정가 - 10000원

페이지 - 159p



살아 남아 너의 이야기를 들려줘 고마워



처음 페이지를 열고 몇 장을 넘겼을때만 해도 낙서같은 그림에 맹랑한 초딩 소녀의 학교이야기...그저 귀여운 소녀의 코믹한 학교생활을 그리는 이야기인줄 알았다. 그런데...페이지가 넘어갈수록 뭔가 이상하다....무거워....도저히 다음장을....다음 장에 그려질 소녀의 이야기를 보는것이 두려워 페이지의 무게가 점점 무겁게 느껴진다...죽고 싶지만 죽고 싶지 않은 소녀의 가슴 아프고 처절하게 현실적인 이야기....너무 참혹해 외면하고 싶지만...외면해서는 안되는 이야기...나의, 너의, 우리 모두의 이야기니까. 힘들더라도 끝까지 봐야만 하는 이야기.... ㅠ_ㅠ



학습장애와 ADHD(주위력결핍과잉행동장애), 아스퍼거 증후군 등등 발달장애로 남들보다 조금 느린 작가의 초등학교와 중학교 시절을 그린 자전적 작품이다. 언제나 자신만의 루틴을 따라야 마음이 편하고 자신만의 세계에서 살아가는 것이 가장 행복한 소녀는 의무교육이라는 법적 테두리 안에서 초등학교를 진학하고 평범한

타인들과 함께 생활하게 된다. 당연히 규칙과 약속이 존재하는 학교생활을 적응하는데는 어려움이 따르고...잇따른 돌출행동으로 학급전체에 피해를 주기에 이르고...누구보다 더 많은 관심과 보살핌이 필요했던 소녀에게 선생님의 자애로운 사랑대신 듬뿍 받은 것은 폭력과 학대라는 이름의 회초리였다...



79년생인 작가가 초등학교에 다닌 시기와 비슷한 시기에 나 역시 국민학교를 다녀서인지 만화속 학교생활이 쉽게 그려 지는것 같았다. 내 학창시절을 다시금 회상해도 한반에 2~3명의 발달장애아는 꼭 함께 했었다. 중증의 장애아는 따로 전담 학급을 만들어 관리하였고, 다소 가벼운 정도의 아이들은 함께 수업을 받았는데, 만화처럼 가끔씩 친구를 놀리는 경우는 있었지만 지금의 이지메처럼 심하진 않았고, 선생님 또한 숙제나 학업성취도 쪽으로는 그다지 신경쓰지 않아 다행히 작품에서와 같은 심각한 갈등은 없었던것 같아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그당시 선생님은 교권이란 무소불위의 권력으로 무장하여 학부모도 선생님의 눈치를 볼정도로 권위적 존재였고, 채벌이란 이름아래 학대에 가까운 폭력도 서슴치 않는 공포의 존재였다. 그런데 작품을 보니 옆나라 일본도 우리와 별반 다를게 없더라. 당시 발달장애에 대한 몰이해는 소녀에 대한 반항으로 비춰졌고...처음엔 가벼운 터치로 시작된 채벌이 어느새 고막이 찢어져 나갈 정도의 폭력으로 확대되가는 과정은 안타까움을 넘어서는 분노의 감정을 폭발시킨다. (나의 중학교 시절엔 공부잘하는 아이를 제외하곤 누구나 가릴것 없이 쳐맞고 고막도 터지고 뼈도 부러지고 그랬었다...ㅠ_ㅠ) 그리고...고난의 클라이막스...버티고 버티던 소녀가 자살을 생각하게 만드는 최악의 학대에 소녀와 함께 나의 정신까지 무너져 내린다....  



힘들고 지난한 고통의 시간을 견뎌내고...죽고 싶지만 결국 죽고 싶지 않아 삶을 택한 소녀의 선택이 지금의 발달장애아들에 대한 이해와 교내 폭력에 대한 인식 개선을 다시금 일깨워 주는 값진 결과물을 탄생시켜준 것에 대해 함께 싸워주지 못해 미안하고 살아줘서 정말 고맙다고 말해주고 싶다. 중학교를 졸업한 소녀에게 힘들고 지옥같은 시간을 참아내고 이제는 자신의 길을 찾아 행복하게 생활하고 있다고 말하는 미래의 자신이 건내는 한마디는 인고의 시간을 극복하고 희망을 향해 나아간 작가가 우리들에게 보내는 메세지이자 충고로 가슴깊이 새겨진다. 


  

이 작품을 보면서 [도그맨]이 떠올랐다. 작가 '대브 필키'는 어릴적부터 앓아오던 ADHD와 난독증이란 장애 때문에 학업에 적응하지 못하고, 소위 문제아로 분류되었다. 어릴적부터 수업은 듣지 않고, 히어로 낙서를 그려댔고, 성인이 된 후 그 낙서들을 통해 [도그맨]을 탄생시키고....그 결과 정식 만화가로서 칼데콧 상을 수상하고, 베스트셀러 작가로 자리잡게 된다. 결국 학창시절 남들보다 조금 느릴지는 모르지만 언젠간 자신만의 길을 찾게되고, 어엿한 사회 구성원으로서 자신의 능력을 발휘하게 되는 것이다. (성급한 일반화가 아니길 바란다...) 그저 남들보다 조금 더 많은 시행착오를 참을성 있게 기다려 주기만 해도 충분하다. 



작품을 보고 나면 이 단순하고 어설픈 그림에 얼마나 많은 노력을 들였을지 알 수 있을 것이다. 마찬가지로 겉으로 보이는 것이 그 사람에 전부는 아니다. 지금 이순간에도 묵묵히 피멍과 상처를 숨긴채 삶과 죽음의 갈림길에서 고요한 비명을 지르고 있을 수많은 이들에게 따뜻한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말하는 작품이었다. 



아프다고 말조차 할 수 없던 소녀의 처절한 투쟁기이자 희망을 향한 기약없는 기다림...하지만 살아 남아 이렇게 너의 이야기를 들려줘서 정말 고마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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