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키 하우스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에프 모던 클래식
커트 보니것 지음, 황윤영 옮김 / F(에프) / 2018년 11월
평점 :
절판


몽키하우스에오신것을환영합니다 (2018년 초판)
저자 - 커트 보네거트
역자 - 황윤영
출판사 - 에프(F)
정가 - 16500원
페이지 - 471p



드디어...드디어 영접하는구나!


원하고 원하면 이루어지리라... '보네거트'의 SF단편집 [몽키 하우스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를 실제로 보는 날이 올줄이야...ㅠ_ㅠ 출판사에 절이라도 해야될 판이다. 처음 [플레이보이 SF걸작선 1]에 실려있는 '보네거트'의 단편 [원숭이 관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로 이 단편집의 존재를 처음 알게된 후 강산이 변하는 10년이 흘렀다. 그동안 [제5도살장]은 숱하게 재간해주면서 이 [몽키 하우스]는 왜 출간안해주는지 의문에의문을 거듭하고 출간될 날을 손꼽아 기다렸지만 언제나 간절한 바램은 좌절로 변하고. 이제는 마음을 놨었는데....그런데 '보네거트'의 작품을 꾸준히 출간하던 문학동네도 아니고 느닷없는 출판사 에프에서 [몽키 하우스]가 나오다니!! 드디어 '보네거트'의 SF단편집을 만나게 되었도다....


무려 23편의 '보네것'의 재기넘치는 작품을 한번에 만나게 되니 이건 태어나 처음으로 뷔페에가 산더미 같은 산해진미를 만나는 겪이로다. 블랙유머의 대가답게 실로 웃프고 쓰디쓴 이야기들과 2차세계대전을 직접 경험한 작가 자신의 아픈 경험이 녹아든 이야기, '보네것'식 디스토피아 SF, 반전의 묘미가 살아있는 이야기, 아름다운 러브스토리 등등 한 장르로 규정짓기 힘든 다양한 이야기들이 담겨있다. 


1. 서문 


2. 내가 사는 곳 


3. 해리슨 버저론 
2018년 마침내 미국은 완전 평등에 성공한다. 뛰어난 사람들에게 핸디캡을 부여하는 핸디캡 부여 사령부에서는 영리한 사람들에겐 수 초마다 기괴한 소리를 들려주며 생각의 흐름을 끊어버리고, 잘생긴 사람에겐 기괴한 가면을, 체격이 좋은 사람에겐 산탄 총알이 든 무거운 자루를 들고 있게 하는 방법으로 평등한 사회를 이룩한다. 조지와 해이즐의 아들 해리슨 버저론은 남들보다 뛰어나다는 이유로 국가에 체포되어 만날 수도 없다. 그런 어느날 TV를 지켜보던 조지와 해이즐은 탈옥 후 방송국을 습격한 해리슨 버저론을 보게 되는데...
- 하향평준화된 사회라니...앞서나가기 위해 치열하게 다투는 현실을 이토록 매력적으로 비틀어 놓는다. [토탈호러]에 실려있다.


4. 이번에는 나는 누구죠? 
마을의 아마추어 연극단체의 연출가를 맡은 나는 우연히 들른 전화국에서 젊고 아름다운 핼렌을 보게되고, 연극 캐스팅을 제의한다. 긍적적인 대답과 함께 며칠뒤 극단을 찾아온 헬렌은 언제나 맡은 연극의 캐릭터를 100% 몰입하여 소화하는 터프한 철물점 점원 해리에게 반해버리고 둘은 완벽한 호흡으로 연극을 성공리에 마치게 되는데....
- 다른 단편집 [멍청이의 포트폴리오]에서도 연극을 소재로 하는 작품이 있는걸 보면 연극에 대한 애착이 있는듯하다.


5. 몽키 하우스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인구과잉에 따른 각종 문제로 국가는 섹스를 전면 금지하고 윤리 자살센터를 통해 자살을 장려한다. 그런 정책에 반대하는 저항자 집단이 생겨나고 시인 빌리가 저항자의 우두머리로 떠오른다. 노인으로 변장하고 윤리 자살센터에 들어온 빌리는 자살 보조 여성 낸시를 납치하는데 성공하고...그녀에게 첫 섹스의 참맛을 알리려 하는데.....
- 섹스와 번식은 별개 아닌가. 지금까지 봐왔던 디스토피아중 가장 최악이자 가장 끔찍한 미래상...그것은 섹스가 사라진 세상이다. [플레이보이 SF 걸작선 1]과 [제4기 해외문학선]에 실려있다.


4. 영원으로의 긴 산책 
결혼을 앞둔 그녀에게 절친한 친구 뉴트가 찾아온다. 그녀를 만나기 위해 군대에서 탈영 후 2틀을 꼬박 걸려 마침내 만난 그녀에게 산책을 제안하고...둘이 걷는 그 길에서 뉴트는 사랑을 고백하는데...
- 이 단편을 보고 현실과 판타지를 구분 못하고 탈영하는 이등병이 없길 바란다. '보네거트'식 간결하고 깔끔한 러브스토리...


5. 포스터의 포트폴리오 
포스터의 막대한 주식을 관리하게 된 나는 엄청난 재산을 갖고 있으면서도 청교도적인 근검한 생활을 하는 포스터에게 관심이 생긴다. 가족을 버리고 도망간 재즈피아노 연주자 아버지를 원망하고 성인같은 어머니에게 엄한 가르침을 받고 자란 포스터는 엄청난 주식은 가족에게까지 비밀로 묻어둔채 자린고비의 삶을 이어간다. 나의 관리로 포스터의 주식은 엄청난 수익을 이루게 되고, 실적을 어디에도 자랑할 수 없는 아쉬운 마음에 우연을 가장하여 포스터가 일하는 식당을 찾아가는데.....
- 앞선 궁금증을 아주 시원하게 풀어주는 반전의 한방이 있는 단편. 이게 바로 진짜 잘쓴 단편소설이지!!
 

6. 유혹하는 아가씨 
18개월간 한국전쟁에서 암울한 시간을 보낸 풀러 하사는 고향에 돌아왔으나 친구들은 모두 마을을 떠나고 홀로 고독감에 휩싸인다. 그러던중 마을에 유일하게 젊은 매력을 발산하는 아가씨 수재너를 보고 마을 사람들이 보는 앞에서 수재너의 행실에 대해 일장 연설을 하고, 모멸감에 가득찬 수재너는 마을을 떠나기 위해 짐을 싸는데....
- 외로운 노먼 풀러 하사는 수재너에게 재대로 조련 당한다. -_-
 

7. 모두 왕의 말들
수송기를 타고 이동하던 켈리 대령과 그의 가족, 동료들은 갑작스러운 수송기 고장으로 아시아땅에 불시차하게 된다. 탑승자 전원이 별탈없이 착륙하지만, 운없게도 그들이 불시착 한곳은 저항군의 주둔지였고, 포로가 된 켈리대령에게 저항군 두목은 그들의 석방권을 걸고 켈리 대령과 16명의 사람들을 말로 하는 인간 체스를
강제적으로 권유한다. 체스 말이 죽는 순간 그자리에 서있는 사람도 즉결 처형되는 죽음의 체스게임...켈리 대령과 일행은 살아남을 수 있을것인가...
- 인간체스말로 자신의 쌍둥이 아들이 올라가면서 켈리의 번뇌는 깊어 가는데...
  
 
8. 톰 에디슨의 털북숭이 개 
에디슨은 지능측정기를 발명하고, 장난삼아 자신이 키우는 애완견의 지능을 측정하는데...에디슨과 애완견의 지능이 같게 측정되는것 아닌가?!!!!
- 우리곁에 멍청한척 연기하고 있는 강아지들의 진짜 정체....


9. 새 사전

 
10. 옆집
부모님은 극장구경을 가고 홀로 집을 지키는 소년에게 옆집에서 라디오를 시끄럽게 켜놓은체 부부가 라디오 소리를 뛰어넘는 고성으로 싸움을 벌인다. 이대로는 누구하나 죽는꼴을 봐야 끝날 것 같은 싸움에 소년은 기지를 발휘해 부부를 화해시키기 위해 라디오 방송국에 전화를 거는데...
- 실로 골때리는 반전인데, 결말이 석연찮다...-_-

 
11. 한결 위풍당당한 저택 
언제나 집을 멋들어지게 꾸미는걸 삶의 목표로 하는 아내는 그럴 형편이 못되지만 언젠가 꼭 월간지속 모델하우스처럼 멋들어지게 꾸미리라 다짐한다. 그런 아내가 며칠간 병원에 입원하게 되고, 남편은 친척이 남겨준 유산을 들이부어 아내가 고치리라 마음먹었던 모습 그대로 집을 꾸민 후 서프라이즈를 준비하는데...
- 하나 하나 꾸미는 맛과 남에 의해 꾸며진 집을 갖는건 다른거 아닌가.... 


12. 하이애니스포트 이야기 


13. 난민
독일 어느마을 고아원에 버려진 한 소년은 독일말을 쓰지만 마을 사람들과는 다른 생김새로 고아원 친구들의 놀림을 받는다. 아이는 자신의 아빠가 어디있냐는 물음에 수녀원 선생님은 저 넓고 넓은 바다 건너에 있다고 대답한다. 그러던 어느날 미군들의 주둔지에 우연히 발을 들인 아이는 자신과 닮은 사람들이 모여있음을 발견하고 자신의 아빠를 찾아 나서는데...
- 라이따이한이 생각나는...가슴아픈 단편이다. 전쟁을 탓 할 것이냐! 고추를 탓 할 것이냐!
 

14. 반하우스 효과에 관한 보고서 
우연히 주사위를 굴리며 자신의 염력을 깨달은 반하우스는 세상에 보탬이 되기 위해 자신의 가공할 능력을 미국에 밝힌다. 하지만 국가에서 바라는건 적대국의 무기를 무력화 시키는것에만 신경을 쓰고, 그런 상황에 염증을 느낀 반하우스는 잠적하는데....
- 대인간 무기억제병기로 세계평화를 이룩하는 유쾌한 SF


15. 유피오의 문제
우주공간에서 캐치한 알수없는 신호음을 채집한 박사는 이 신기한 소리를 라디오 방송에 공개한다. 그런데 소리의 공개와 동시에 마을 전체엔 마약을 흡입한듯 나른함에 몸을 맡긴 사람들로 공황상태가 벌어지고...누군가는 이 소리로 때돈을 벌려는 아이디어를 착안하는데....
- 마약같은 소리와 함께 벌어지는 집단환각난장은 아수라장 코믹함 그 자체였다.

 
16. 당신의 소중한 아내와 아들에게로 돌아가 


17. 공장의 사슴
신문사를 운영하던 4아이의 아빠 포터는 큰꿈을 안고 공장을 운영하는 대기업에 입사한다. 기계도 다룰줄 모르고, 기술도 없이 오로지 글만 쓸줄 아는 포터는 기업의 홍보과로 입사하게 되고, 나름의 비전과 각오로 출근한다. 첫출근과 동시에 공장에 들어온 사슴을 취재하라는 미션이 떨어지고 패기있게 뛰어나가지만 이내 복잡하고 미로같은 공장 사이에서 길을 잃고 방황하는데.....
- 자연에서 뛰어놀던 사슴이 공장을 헤메이는 모습이 바로 포터와 모습이리라, 제너럴일렉트로닉스의 홍보부서에서 근무했던 작가 본인의 자전적 이야기이다.

 
18. 거짓말
명문 중학교에 막대한 금액을 지원하는 명문가의 부부는 아들 엘리를 데리고 첫 입학행사에 참석하기 위해 자동차를 타고 이동한다. 아들에게 명문가지만 일반 재학생들과 평등하게 다닐 것을 강조하는 아버지의 말을 듣던 엘리는 멀리서 걸어오는 교장을 보고 자리를 박차고 도망가버린다. 이유를 알 수 없던 부부는 교장에게서 엘리가 입학시험을 망쳐 탈락되었음을 말하는데....
- 평등을 부르짓던 아버지의 편협한 행동은 씁쓸하게 다가온다.
 
 
19. 입을 준비가 되지 않은 


20. 아무도 다룰 수 없던 아이 
- 한 문제아와 음악선생님의 감동어린 훈육기


21. 유인 미사일 
- 미소냉전중 첫 유인 우주로켓 경쟁을 벌이다 사망한 러시아와 미국의 우주비행사 부모가 쓴 편지글이다.


22. 에피칵 
미국의 슈퍼컴퓨터에 연애상담을 한 사나이의 운명은..
- 시를 쓰는 누구보다 인간적인 슈퍼컴퓨터의 이야기


23. 아담
독일계 이민자로 이국의 땅에서 아이를 출생한 아빠는 주변사람들과 함께 축하하려고 하지만, 자신의 바램과는 다른 온도차이로 거리감을 느끼고...
- 역시 작가 자신이 느낀 감정을 써낸 작품인가?...

 
24. 내일, 내일, 그리고 또 내일 
신약의 개발로 인간의 수명은 무한히 늘어나 수백살씩 먹어도 죽지 않는 초고령 사회...작디 작은 아파트에 몇대가 함께 사는 집에서는 왕할아버지가 집안의 왕으로 군림하고...왕할아버지는 유언장을 무기로 가족들을 개처럼 부려먹는데...
- 홍콩의 닭장처럼 빽빽한 아파트에서 구겨 사는 가족의 일상이 끔찍해 보인다. 


25. 옮긴이의 말 


26. 이 책에 수록된 단편들이 처음 실린 곳


정신없이 읽다보니 마지막 페이지네...ㅠ_ㅠ...이 단편집을 통해 작가가 바라보는 세상에 대한 시각을 약간은 가늠할 수 있을것 같다. GE에 입사한 경험을 살려 써낸 몇몇 단편에선 자동화 기계에 밀려 설곳을 잃어버리고 인간성을 상실해 가는 사람들의 암울한 세상을 그리는 작가의 첫 장편 [자동피아노]식 디스토피아와 함께 자신을 공장에 갖혀버린 사슴과 비유하며 획일화된 곳에 대한 불편함을 호소하기도 한다. 뭐니뭐니해도 [해리슨 버저론], [몽키 하우스], [내일 내일 내일]식의 블랙유머가 가득한 디스토피아는 '보네것'SF의 백미로 끔찍한 설정과는 반대로 시종일관 쓴웃음을 짓게 만드는 날카로운 비판적 요소가 가득담겨 있어 마냥 웃고 있을수만은 없게 만드는 작품이었다. 마약에 취한듯 정신없이 벌어지는 아비규환 난장판...심각하지만 끝까지 웃음을 잃지 않는 해학과 풍자...굳이 작품에 숨겨진 의도를 파악할 필요없다. 부담없이 그냥 읽어도 작품이 갖고 있는 재미에 흠뻑 빠져들테니 말이다. 그래서 가장 좋아하는 SF작가이기도 하고 나를 SF의 세계로 빠지게 한 작가이기도 하다. 출판사 근간에 작가의 절판된 [갈라파고스]가 예정되어있더라. 부디 아직 국내에 소개되지 않은 '보니것'의 숨겨진 작품들을 초역해주길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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