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 앱솔루트 달링
가브리엘 탤런트 지음, 김효정 옮김 / 토마토출판사 / 2018년 11월
평점 :
절판


마이앱솔루트달링 (2018년 초판)
저자 - 가브리엘 탤런트
역자 - 김효정
출판사 - 토마토출판사
정가 - 14800원
페이지 - 558p



강인한 소녀, 나약한 딸



이걸 지옥같은 학대에서 겨우 목숨하나 건진 소녀의 고군분투기라 해야할지...그저 혼란스럽기만 하다...잊을만 하면 뉴스에서는 끔찍하고 잔혹한 아동학대 사건이 튀어나오며 전국민의 공분을 사곤한다. 아이를 키우는 부모로서 도저히 상상도 할 수 없는 입에 담지도 못할 더럽고 추악한 짓거리들을 보고있다보면 나 역시 두 아이를 키우는 아빠로서 남다르게 감정이입하고 썩어버린 인간들로 인하여 나의 정신도 한층 썩어감을 느끼곤 한다. 그래서 이 작품의 플롯을 보고 솔직히 약간 고민하기도 했다. 열 네살 소녀 터틀이 친아버지의 학대속에서도 꿋꿋하고 강인하게 성장하여 역경과 고난을 딛고 일어서 비로소 어엿한 성인으로 홀로서기 하게 된다는...아프지만 희망적인 성장소설일거라 생각하고 작품을 집어들었다.



어릴적 엄마는 바다에 뛰어들어 자살하고, 근처 트레일러에 홀로 사는 할아버지를 제외하면 열 네살 터틀에게 가족은 아빠 마틴뿐이다. 6살 부터 마틴에게 총기분해, 사격술 등 무기 다루는 법을 배운 터틀은 열 네살엔 이미 다양한 총기류에 대해 해박한 지식과 명사수에 버금가는 사격솜씨를 갖게 된다. 인적이 드문 과수원 사이 허름한 집에서 단둘이 생활하며 자급자족하는 터틀은 언제나 딸이 자신의 전부라 말하는 마틴의 왜곡된 사랑을 듬뿍 받으며 매일 생명을 걸어야 하는 서바이벌 같은 생활속에서 날선 감각과 또래 소녀 같지 않은 거칠고 강인한 걸크러쉬 소녀로 성장한다. 그렇게 언제까지나 마틴과 단 둘이 살거라 생각하지만...우연히 산길을 헤매던 고딩 오빠들과 친구가 되고 넓고 정상적인 세상을 접할수록 그동안 사랑이라 생각했던 마틴의 행동들이 사랑이 아니었음을 깨닫게 된다. 그리고....한동안 집을 나간 마틴이 길거리를 떠돌던 어린 소녀 카이엔을 주워오면서 그동안 쌓였던 갈등이 폭발한다.....



이 작품의 플롯을 보며 바로 떠오른 작품이 있었는데, '카렌 디온느'의 [마쉬왕의 딸]이다. 납치한 여성을 임신시켜 태어난 딸에게 학대에 버금가는 서바이벌 생존법을 가르치는 아빠에게서 탈출한 뒤 키워준 아빠와 일전을 벌이는 성인이 된 딸을 그리는 작품인데, [마쉬왕의 딸]속 딸과 터틀이 느끼는 아빠에 대한 감정 변화가 상당히 흡사하게 흘러간다. 굉장히 닮아 있는 작품이지만 [마쉬왕]의 아빠는 상당히 과묵하고 거의 야생 인디언으로 그려지는 과묵한 또라이인 반면 [마이 앱솔루트 달링]의 아빠는 평소에는 상당히 상냥하고 친절하지만 예측불허의 광기로 터틀을 기상천외한 방법으로 학대하는 망할 수다쟁이 미친놈이었다. -_-...그래서일까...두 작품 모두 읽기 힘들었지만 이 [달링]이 특히 훨씬 힘들었던건... [마쉬왕]은 그냥 학대만 할뿐이지만...[달링]의 마틴은 가족조차 가리지 않는 빌어먹을 소아성애자이기 때문이다...ㅠ_ㅠ 아...젠장할....



눈뜨고 보기 힘든 추악하고 참혹한 장면이 이어지다 보니 멘탈이 가루가 되버리는것 같다...고통을 그저 감내하고만 있는 터틀에게 너무나 답답하고 그 누구도 마틴의 학대를 눈치채지 못하는 세상이 야속하기만 한데, 모든것이 고립된 상태에서 지속적인 당근과 채찍질은 뒤틀린 엘렉트라 컴플렉스와 스톡홀름 신드롬을 낳은 것일까... 바닥까지 달라붙은 자존감은 세상을 향한 도움의 손길마저 거부하게 만들 정도로 어긋난 부성에 익숙해져 버린다.



소재도 소재거니와 리얼하게 묘사되는 학대 장면들이 다소 끔찍하게 다가오지만 자신의 운명을 위해 자신에게 마지막 남은 혈육을 제 손으로 직접 썰어내는 소녀의 운명을 건 투쟁의 역사는 끝없는 어둠속에서 빛을 향해 조심스럽게 내민 한발자국이기에...그녀의 용기와 홀로 싸워나갈 미래를 진심으로 응원하게 만든다. 잔혹한 만큼 작품에 빠져들고 욕하면서도 끝까지 보게 만드는 작품이었다. 분명 희망적인 이야기다. 그 길까지 가는 길이 엄청나게 험난할 뿐....정신적 데미지가 너무 커서 당분간은 가족간 스릴러는 피하고 싶은 심정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톱니바퀴 심장의 모험 1 - 영원한 심장의 비밀을 찾아서
피터 번즐 지음, 장선하 옮김 / 블루스타 / 2018년 12월
평점 :
절판


톱니바퀴심장의모험 1 : 영원한 심장의 비밀을 찾아서 (2018년 초판)

저자 - 피터 번즐

역자 - 장선하

출판사 - 블루스타

정가 - 9900원

페이지 - 352p




청소년을 위한 스팀펑크 입문서



'필립 리브'의 인기 스팀펑크SF [모털엔진]의 실사화 영화 개봉에 맞춰 흥미로운 청소년용 스팀펑크SF작품이 출간되었다. (물론 [모털엔진]과 이 작품은 스팀펑크라는 장르외에는 아무런 연관이 없다.) 여타 청소년용으로 나온 꿈과 희망이 가득하지만 장르적으로는 여러 장르를 뒤섞어 머라 규정짓기 어려운 SF작품들(바로전에 읽었던 스팀펑크와 판타지에 오컬트까지 난무하던 [로봇 하트]가 그 예이다.)과는 달리 나름 스팀펑크라는 세계관에 충실하게 쓰인 작품이라 애들이 스팀펑크라는 SF를 처음 접하게 되는 입문서로는 좋은 작품이라 생각된다. (이딴 장르 가르기가 머가 중요하냐고 묻는다면 나같은 꼰대한텐 중요 하다고 말하고 싶다. -_-) 충실한 세계관이 뒷받침되어야 그 안에서 명확한 한계와 제약이 설정되고 비로소 스토리에 설득력이 부여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줄곧 부르짓는 스팀펑크가 대체 무엇이냐?...



스팀펑크(steampunk)란 SF, 더 좁게는 대체 역사물의 하위 장르 중 하나를 지칭한다. 20세기 산업 발전의 바탕이 되는 기술(예: 내연기관, 전기 동력) 대신, 증기기관과 같은 과거 기술이 크게 발달한 가상의 과거, 또는 그런 과거에서 발전한 가상의 현재나 미래를 배경으로 한다. 가상현실, 사이보그와 같은 전자·정보 기술의 영향으로 변모되는 미래를 묘사한 사이버펑크(cyberpunk)에서 사이버(cyber) 대신 증기기관의 증기(steam)를 합쳐서 만들어졌다. 1980년대부터 유행하기 시작했으며 19세기 빅토리아 시대의 영국과 유럽을 배경으로 하거나 증기기관에 의한 산업혁명시기를 다룬 것이 많다. SF 평론가이자 번역가인 김상훈에 의하면 기존 과학소설의 건설적인 해체를 지향하던 사이버펑크 소설의 방향성을 시간축에 적용한 일종의 대체역사소설이라고도 할 수 있다.[2] 스팀펑크라는 용어를 처음 쓴 사람은 미국의 과학소설 작가인 K. W. 지터이다. 지터는 당시의 과학소설계를 휩쓴 사이버펑크 운동에 빗대어 "컴퓨터 대신 증기기관이 등장하는 우리 소설은 스팀펑크라고 불러야 한다"라는 농담을 했다. 현재 이 장르를 대표하는 소설가로는 지터의 동료 작가인 팀 파워즈와 제임스 P. 블레이록이 있다. 현재 스팀펑크는 SF의 하위 장르를 넘어서서 하나의 문화 ‘밈(meme)’으로 자리 잡고 있다. 게임, 영화, 애니메이션, 의복, 건축 그리고 순수 예술 분야에서 산업시대를 배경으로 하는 판타지의 영향은 점차 확대되고 있다.   by 위키백과 



이 작품은 위키백과의 자세한 설명대로 19세기 증기기관이 발전한 영국을 배경으로 석탄을 때서 움직이는 증기마차, 체펠린 비행선등이 등장하는 스팀펑크 세계관을 충실히 따른다. 거기에 태엽기관으로 동작하는 로봇을 추가하면서 석탄과 증기, 태엽을 동력기관으로 하는 이색적인 세계를 선보인다. 



유명한 태엽로봇을 개발하는 과학자 하트먼 박사의 외동딸 릴리는 기숙학교에서 아버지가 비행선 운항중 실종되었다는 소식을 듣고 집으로 향한다. 집안에는 가정부였던 버디그리스 부인이 박사의 죽음을 기정사실화 하며 유언장을 공개하고재빨리 재산을 정리절차를 밟는다. 이런 가정부의 이상스러운 행동은 릴리를 불안하게 하고, 곧 버디그리스 부인은 자택의 가정부 로봇들을 전부 팔아버린뒤 집안 곳곳을 이잡듯이 뒤지기 시작하는데...한편 시계공의 아들 로버트는 우연히 집근처 총상을 입고 쓰러진 태엽 여우를 발견한다. 은색 눈알을 한 남성들의 수색을 따돌리고 집으로 돌아와 여우를 치료한 로버트는 정신을 차린 여우에게서 자신이 추락하는 비행선에서 하트먼 박사가 보낸 전령이며 박사의 편지를 릴리에게 전달해야 한다고 말한다. 다친 여우를 대신해 로버트는 릴리의 집으로 향하는데....



인간형 로봇을 개발하지만 동력원은 태엽이기에 누군가 태엽을 감아주지 않는다면 언젠간 멈춰버리고 마는 제한적 설정이 독특하고, 이 태엽의 한계를 뛰어넘은 하트먼 박사가 개발한 '영구 운동 기계'가 이야기의 핵심으로 작용한다. 한번 동작하면 영구적으로 동작하는 기계 심장의 획기적 발명품...마치 [아이언맨]의 아크 원자로와 같은 무한동력으로 인하여 박사는 실종되고...릴리와 로버트는 박사를 찾기위해 스릴 넘치는 모험을 하게 되는 것이다. 말괄량이 당찬 소녀 릴리와 고소공포증에 시달리는 약간은 소심한 시계공 로버트의 모험 가득 어드벤처는(캐릭터 구성이나 시대 배경등을 봤을때 마치 [신비한 바다의 나디아]처럼) 청소년용 SF 어드벤처로서 부담없이 즐기기에 좋았고, 내겐 클리셰 같은 뻔한 스토리였지만 청소년들이 읽기엔 기승전결 뚜렷하며 나름 반전까지 갖춘 작품으로 보일 것이라 생각된다. 



작품도 작품이지만 특히...350페이지에 책값이 만원도 안한다는점....요즘같은 시기에 팔천원대라는...쿠폰 먹이면 육천원에도 가능한 모든 것이 용서되는 착한 가격...그래...그거면 됐다!...그리고 2편도 있다. 각 권에서 스토리는 마무리 되고 다음권에서 새로운 스토리가 시작되는 구성이라 1권만 읽어도 되고, 2권 먼저 읽어도 무리가 없다. 애들이 읽기에 딱 좋은 작품인거다. 나는 어른이지만 재미나게 즐긴 청소년용 SF 였고

스팀펑크 입문서로 손색없는 작품이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브루투스의 심장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민경욱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8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브루투스의심장 (2018년 재판)

저자 - 히가시노 게이고

역자 - 민경욱

출판사 - RHK

정가 - 14800원

페이지 - 427p




욕망에 찌들어 기계보다 차가운 심장을 가진 어리석은자들의 이야기



'게이고'의 초기작품들에 새로운 옷을 입혀 새롭게 출간하고 있는 RHK의 '게이고' 재판 프로젝트중 또 한권이 출간되었다. 무려 1987년 출간작으로 '히가시노 게이고'의 1985년 데뷔 이후 불과 2년뒤의 작품으로 지금의 추리소설의 제왕 '히가시노 게이고'를 있을 수 있게한 엄청난 명성을 얻기 전 풋풋하다면 풋풋한, 거칠고 날것의 초기작품을 만날 수 있는 작품이었다. 1985년 이면...난 유치원 시절이니...-_-;;; ㄷㄷㄷ 무려 31년전의 작품이라 당시의 트릭들은 지금시대에 대입하면 CCTV 카메라나, 고속도로 뿐만 아니라 국도까지 깔려있는 ('게이고'의 후기 작품에도 빠지지 않고 나오는) 도로교통 영상저장 시스템인 N시스템으로 조금만 검색해도 바로 손쉽게 범인을 잡을 수 있는 트릭이니...(참...30년 사이 세상에 무슨일이 벌어진 거란 말인가......-_-) 어찌보면 답답해 보일 수도 있을것 같다. 하지만 트릭은 낡았을지언정 시대보정을 거친다면 방법 자체는 완전범죄를 가능케 하는 기상천외한 발상이기에 흥미를 더하고 그런 참신한 발상으로 시작된 살인사건부터 느닷없이 벌어지는 반전의 묘미는 사건과 진범을 예측할 수 없게 하는 미스터리로서의 재미를 충분히 제공한다. 



주/야 교대근무로 1인씩 자동화 로봇을 관리하는 공장에서 야간근무자가 작동이 멈춘 로봇을 살펴보던중 멈춰있던 다른 로봇에 의해 잔혹하게 죽음을 당한다. 그로부터 몇년 후...주정뱅이 아버지로부터 어려서부터 학대를 당하던 다쿠야는 이를 악물고 공부하여 대기업 MM중공에 입사한다. 불우한 유년시절을 보상하려는듯 더욱 자신을 채찍질 하여 일하면서 사내에서 로보내틱스 분야로 남다른 실적을 내며 주목받는 사원의 위치에 오른 다쿠야는 거기서 그치지 않고 회사의 실권을 잡고 있는 전무의 비서 야스코에게 접근하여 고급정보를 얻으면서 전무의 눈에 들게 된다. 그리고 미국에 있던 전무의 셋째딸이 신랑감을 찾기 위해 일본에 들어오고...다쿠야는 셋째딸과 결혼하여 높은 지위로 점프하리라 마음먹는다. 셋째딸과 전무에 대한 노력이 먹혀서일까...어느덧 다쿠야는 셋째딸의 신랑감으로 인정받는 단계에 들어오지만...느닷없는 비서 야스코가 폭탄선언을 해버린다. 자신은 임신을 했고, 아이의 아빠는 다쿠야 일지 모른다고....아이의 아빠가 누구던 야스코를 죽여야 한다고 마음먹는 다쿠야는 야스코의 또다른 내연남 2명을 만나 살인모의에 들어가는데....



솔직히 표지의 로봇얼굴도 그렇거니와 프롤로그의 로봇에 의해 살해 당하는 남자의 이야기만 보고 SF소설이라 생각했었다. -_-....그러나 SF는 아니었고, 성공을 향한 야망에 인간성을 버린 남자 다쿠야의 재벌가문에 흡수되기 위한 나름의 고군분투가 펼쳐진다. 단순하다면 단순한 이 플롯에 야스코를 죽이기 위해 모인 세 남자가 떠올린 '릴레이 살인'이라는 트릭이 더해지니 이야기는 종잡을 수 없이 복잡하게 흘러가는 것이다.



"바통은 시체, 코스는 오사카에서 도쿄, 전대미문의 릴레이가 벌어진다!."



오사카에서 야스코를 죽이고 세 사람이 이동 가능한 선에서 시체를 싣고 달려 단독범행으로는 이동거리를 가늠하기 힘들게 하여 알리바이를 입증하는 시체 릴레이라는 방법으로 각자의 욕망을 채우려는 세 사람은 각자의 욕망의 대가로 목숨의 위협을 받게 된다. 탐욕과 욕망에 눈이 먼 자들이 벌이는 죽음의 치킨 레이스...그 끝에 남는 것은 무엇일까...시대는 변했을지언정 인간에게 자리잡은 어두운 탐욕의 그림자는 30년이란 시간의 간극에도 변함없이 심연속 밑바닥을 가차없이 드러낸다. 차례로 쌓여가는 시체 앞에 진범의 정체와 살인의 동기를 두고 주변인물들을 의심하며 수많은 추리를 하게 만드는 작품인데, 대단원의 마지막 허무한 결말이 한가지 아쉬움으로 남는다. 뭔가 로봇이 좀 더 활약해(?) 줬으면 좋았을것 같은데...-_- 비록 지금의 '게이고' 작품과는 비교하기 어려울지 모르겠지만 그래도 '게이고'의 작품인만큼 기본적인 미스터리로서의 재미는 충족시키는 작품이자 '게이고'작품의 원형을 만날 수 있는 작품이었다. 기계보다 차가운 심장을 가진 욕망의 노예들의 이야기...그 몸서리 처지는 차가움에 나의 심장은 오히려 뜨거워 진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뼈들이 노래한다 - 숀 탠과 함께 보는 낯설고 잔혹한 <그림 동화> 에프 그래픽 컬렉션
숀 탠 지음, 황윤영 옮김 / F(에프) / 2018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뼈들이노래한다 : 숀 탠과 함께 보는 낯설고 잔혹한 <그림동화> (2018년 초판)
저자 - 손 탠
역자 - 황윤영
출판사 - 에프(F)
정가 - 24000원
페이지 - 192p



아티스트 숀 탠에 의해 새롭게 창조된 그림동화


신델렐라, 백설공주, 잠자는 숲속의 공주...우리는 태어나면서 부터 그림형제의 동화를 듣고, 보고, 읽으며 자라온다. 때로는 꿈과 희망을...때로는 스릴과 카타르시스를...악한자는 벌을 받고, 착한자는 복을 받는 권선징악을 이미 어릴때부터 그림동화를 통해 배우는 것이다. 하지만...이 그림동화를 보고 자라난 이들이 그동안 봐왔던 아름다운 동화들속의 그로테스크하고 잔인한 진실들을 알고 있을까?....


유리구두를 신기위해 의붓언니들이 유리구두에 발을 구겨넣다가 피투성이가 된다는걸...신데렐라와 왕자의 결혼식에 의붓언니는 비둘기들에 의해 눈알이 파먹혀 장님이 된다느걸...사냥꾼이 백설공주를 죽였다고 속이고 가져온 간과 허파를 여왕은 맛있게 요리해 먹었다는걸...백설공주의 결혼 연회장에 간 여왕이 뜨겁게 달군 시뻘건 쇠신발을 신고 죽어 넘어질때까지 춤을 춰야 했다는걸....


알고보면 상상을 초월하는 잔인하고 무서운 이야기들이었다는 사실 말이다....예술가 '숀 탠'은 이 원전 그림동화들에 그만의 독특하고 개성적인 발상을 통해 그만의 방식으로 동화속 한장면을 재현 아니 재해석해 놓는다. 제목을 모르고 보더라도 '숀 탠'의 작품을 보고 있노라면 바로 어떤 이야기의 어느 장면인지 떠오르게 만든다는게 참 놀랍고 신기하다. 작품이 동화의 장면을 그대로 묘사한게 아님에도 말이다. '묘사'하는 것이 아니라 묘사에 자신의 예술성을 부여하여 새로운 작품을 창조해 내는것...머...그것이 예술가 아니겠는가...


그런 의미에서 기괴하고 잔혹한 그림동화와 '숀 탠'의 감각있는 조각들은 묘한 매칭을 보이면서 조각 이후의 이야기를 궁금하게 만든다. 나 역시 유명 동화 외에는 대부분 모르는 동화들이라 '숀 탠'이 엄선한 동화를 [완역 그림동화]속에서 찾아 읽기도 하며 작가가 조각을 통해 말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찾기도 했다. 출판사에서는 친절하게도 따로 완역본을 찾을 필요 없이 '숀 탠'의 작품을 즐길 수 있도록 책의 말미에 동화의 간략한 줄거리를 실어주는 배려를 보이기도 한다. 


물론...전시회등을 통해 실물작품을 좌우 360도 방향으로 감상할 수 있다면야 가장 좋겠지만...'숀 탠'은 호주 사람이기도 하고....꽤 유명하다고 하지만...국내에서 전시회가 열릴 가능성은 아무래도 희박하니...빳빳한 종이에 올컬러로 프린팅된 사진으로나마 안방에 편하게 앉아 초유명 아티스트의 작품을 감상할 수 있다면...그건 그거대로 좋은거 아니겠는가...ㅎ 일류 아티스트의 감각과 원전 그림동화의 낯설면서도 잔혹한 만남이 묘한 시너지를 불러일으키는 책이었다.
 

 

작품을 보고 모르는 동화는 [그림형제 동화전집 완역판]으로 읽어보며 작가의 작품을 이해하며 봤다.




아래 작품들을 보면 굳이 동화를 이야기 하지 않더라도 맞출 수 있을 것이다.



거울의 대답에 화가나 얼굴이 붉게 변하고 분노에 떠는 왕비의 모습을 상상할 수 있지 않은가.... 
[백설공주]를 모티브로 만든 작품이다.


가시덩굴로 뒤덮인 곳에 피어오른 잠든 미녀...

[잠자는 숲속의 공주]를 모티브로 만든 작품...



엄마 염소의 손에 들려있는 가위...그리고 찢겨진 늑대의 배에서 나온 아기 염소....

익히 알고 있는 이야기지만 그로테스크 하다....



말할것도 없이 [브레맨 음악대]를 형상화한 작품이다.



높은 탑에서 머리카락을 늘어뜨리고 지상을 살펴보는 금발의 소녀.....

[라푼젤]의 작품이다.



감각적이고 수많은 이야기를 함축한 '숀 탠'의 작품, 작품에 한참을 바라보고 생각하게 만든다.

다음은...작품을 보고 떠오른 그림들을 묶어보았다.

작가의 그로테스크함이나 미장센이 묘하게 [베르세르크]속 장면들과 매치가 되더라..-_-;;;

어디까지나 개인적 느낌이니 딴지 걸기 없기...




이 작품을 보니 시르케가 부리는 골렘이 떠올랐다.


달아래 춤추는 해골들이 피의 일식 아래 크리쳐들로 겹쳐 보였다.




머...이건 영락없는 토끼버전 베헤리트 아닌가...-_-



웃긴건 내가 이 책을 보고 있으니 6살 딸래미가 그림책 보는줄 알고 옆에 따라 앉아 봤는데, 첫 몇장은 동화를 읽어달라 졸라서 읽어줬는데, 점점 페이지가 넘어갈수록 그로테스크의 강도가 더해가는 작품들을 보더니 '이거 무서워' 라며 도망가더라는....ㅎㅎ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메리 수를 죽이고 - 환몽 컬렉션 블랙 앤 화이트 시리즈 80
오쓰이치 외 지음, 김선영 옮김, 아다치 히로타카 / 비채 / 2018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메리수를죽이고 : 환몽컬렉션 (2018년 초판)
저자 - 오츠이치, 나카타 에이이치, 야마시로 아사코, 에치젠 마타로
해설 - 아다치 히로타카
역자 - 김선영
출판사 - 비채
정가 - 13800원
페이지 - 319p



"네 소설, 메리 수가 나오지? 그 녀석 좀 어떻게 해봐. 솔직히 말해서 찝찝해."



실로 오랜만에 '오츠이치'의 작품이 출간되었다. 정말로 좋아하는 일본작가이자 전작주의로 가는 작가....처음 '오츠이치'를 만난날로 거슬러 올라가자면 빼놓지 말고 이야기 해야 할 작품이 바로 작가의 첫 단편집[ZOO]이다. 괴기, 공포, 추리, SF, 엽기, 잔혹, 고어가 어우러진 장르종합 선물세트와 더불어 수록된 전 작품이 강렬하고 수준급 이상의 재미를 선사하는...그렇게 혜성같이 등장한 작가에 흠뻑 취해 버린다. 이후 출간된 엽기고어 범죄물 [GOTH]에 또다시 맛이 가버리고...바로 '오츠이치'의 전작주의로 갈 것을 마음 먹는다. 하지만 이후 출간되는 작품들은 강렬함을 뒤로하고 감동을 주는 힐링계 작품들이 쏟아져 나오고...작가의 작품이 암흑계와 힐링계로 나뉜다는 것을 알게 된다. 그렇게 극명하게 나뉘던 작풍은 [암흑동화]를 기점으로 암흑계와 힐링계가 서로 공존하는 이야기를 보이기 시작한다. 미치도록 강렬하고 끔찍한 이야기로 시작하지만....결말엔 잔잔한 감동을 선사하는....-_-;;; 전혀 어울리지 않을것 같은 설정과 감성을 자유자재로 떡주무르는 작가의 이야기꾼으로서의 면모가 빛을 발하는 것이다. (다만 그만의 오리지널 작품에서 벗어나 인기만화 [죠죠 시리즈]의 2차 창작물로서의 시도였던 [더 북]에서는 잡았던 손을 놓을 수 밖에 없었다.....ㅜ_ㅜ) 



좌우간...환몽컬렉션이라는 부제로 출간된 오랜만에 나온 이 앤솔러지 역시 암흑계와 힐링계, 그리고 암흑+힐링계가 적절히 섞여 있는, 뭣하나 버릴것 없이 고루 인상적인 작품들로 구성된 단편집이었다. 이 단편집을 보면서 이제 고립감, 상실감, 고통, 아픔등 인간으로 느끼게 되는 수많은 감정을 이야기에 담아내 공감을 불러일으키며 이 감정들을 희망으로 승화시키는 작가로서의 능력이 어떤 경지에 도달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처음 [ZOO]를 읽었을때의 강렬함과 신선함을 10년이 지나서도 그대로 간직하면서 여전히 인간내면의 감정선을 자극하며 장르의 경계를 허물어 버리는 상상력을 유감없이 발휘하다니...역시 '오쓰이치'라는 말이 절로 나온다.    



1. 사랑스러운 원숭이의 일기 - 오쓰이치
약물에 취해 살던 쓰레기 같던 인생에서 우연히 실종된 아버지의 유품인 잉크병을 얻게되고, 잉크병을 쓰기위해 일기장을 사고, 일기장만 두기 뭣해서 읽지도 않을 책을사고, 꽂아만 놓은 책이 아까워 책을 읽고...그렇게 사소한 일을 계기로 전과는 다른 변화된 인생을 살게 되는데....
- 굳이 가르자면 힐링계 작품이다. 물흐르듯 단순하게 흘러가는 주인공의 인생을 지켜보면서 인생이 변화하게 되는 계기는 이렇게 작고 사소한 잉크병 하나가 될수도 있다는것을 깨닫게 된다. 그만큼 한 사람의 인생을 뒤바꾸는 계기는 누구도 예측할 수 없고 그래서 인생은 신비하다는 것이다. 이 단편의 환몽 소재는 잉크병인가... 



2. 염소자리 친구 - 오쓰이치
바람을 타고 내일의 신문이 날아오는 기묘한 집에서 사는 마쓰다 유야는 우연히 낙엽조각들 사이에서 수일 뒤의 신문 조각을 발견한다. 왕따를 당하던 소년이 가해자를 죽이고, 자수한 경찰서 화장실에서 목을 메달아 자살...그로부터 며칠뒤...편의점을 향하던 유야는 지독한 왕따를 당하던 동급생 와카쓰키 나오토가 가해자를 잔인하게 살해하고 돌아가는 길목에서 딱 마주친다. 촞점을 잃은 동공...살점이 묻어있는 피투성이 방망이...이대로 보내면 경찰에 붙잡힐 것이 뻔하다...결국 나오토를 돕기로 한 유야는 자신의 방으로 나오토를 숨겨주면서 도피행각에 동참하는데....
- 추리와 반전에 미래의 신문이라는 환몽적 소재가 더해지면서 재미가 배가된다. 오랜만에 느껴보는 '오츠이치'식 환상잔혹동화랄까...확실히 어떻게 써야 최대의 재미를 이끌어 내는지 아는 작가이다.



3. 소년 무나카타와 만년필 사건 - 나카타 에이이치
초딩 소녀 야마모토는 친구의 만년필을 훔쳤다는 누명을 쓰고 반아이들에게 따돌림을 당한다. 자신은 아니라고 아무리 얘기해도 친구들, 선생님의 시선을 싸늘하기만 하고, 급기야 학교만 가려고 하면 배가 아파지는 등교거부증상까지 나타난다. 등굣길 아픈 배를 잡고 웅크리고 있는 야마모토에게 말을 걸어준 사람은 같은반 소년 무나카타...언제나 구멍나고 더러운 옷을 입고 구릿한 땀냄새를 풍겨 아이들이 피해다니는 그 소년이 내게 만년필이 사라진 날에 대해 물어봐준 것이다. 기억나는대로 그날의 일을 설명하자 구겨지고 찢긴 공책에 사건의 정황을 써내려 간 무나카타는 자신이 만년필 절도사건의 진범을 잡아주겠다고 말하고, 그때부터 무나카타의 수사는 시작된다....
- 모두가 피하던 소년이 외톨이가 된 나를 믿어줄 유일한 사람이 된다면...얼마나 믿음이 갈런지 모르겠다. ㅎㅎ 하지만 그런 의심을 불식시키기라도 하듯, 무나카타가 증명하는 학급재판의 열기는 성인의 법정재판을 뛰어넘는 긴장감과 치열함을 선사한다.



4. 메리 수 죽이기 - 나카타 에이이치
선배의 한마디로 시작되었다. "네 소설, 메리 수가 나오지? 그 녀석 좀 어떻게 해봐. 솔직히 말해서 찝찝해."....고등학교 동아리에서 게임의 2차 창작 동인지를 집필하는 내게 다른 동아리의 선배가 건넨 이 한마디는 충격으로 다가왔다. 메리 수는 기존 게임이나 애니의 세계관에 자신의 오리지널 캐릭터를 집어넣어 이야기를 만들어 내는 2차 창작물속 자신의 소망을 투영하는 캐릭터를 가리킨다.(작품에서는 중2병의 망상속 존재로 설명하기도 함) 현실의 내가 너무나 볼품 없어 상대적으로 자신이 투영한 캐릭터가 말도 안되게 완벽해지는 것이다....-_-;;; 결국 메리 수를 죽이기 위해서는 현실과 소망의 간극을 줄이는 수밖에 없다...나 자신을 바꿔야 한다!!!
- 한 오덕녀의 눈물겨운 성장기?...메리 수를 죽이고 누구에게나 사랑받는 여성으로 성장하지만...하지만 죽은줄 알았던 메리 수는 그녀가 돌아오길 기다리고 있었다...아....이렇게 힐링되는 기분...세상을 향해 자신을 향해 팬들을 위해 키보드를 두드리는 어딘가에 있을 그녀를 향해 응원을 보낸다....
 

5. 트랜시버 - 야마시로 아사코
동일본 대지진으로 사랑하는 아내와 어린 아들을 잃은 남자는 매일같이 심장을 찌르는 아픔을 안은채 폭음으로 고통을 달랜다. 그날도 술에 취해 정신을 잃어가던중 아들과 함께 갖고 놀던 워키토키에서 이상한 화이트 잡음이 들리는 것을 들으며 필름이 끊긴다. 워키토키의 한쪽은 쓰나미에 휩쓸린 아들이...남은 한쪽은 남자가 갖고 있었고, 워키토키 안에는 건전지 조차 없었다. 하지만...폭음을 한 날이면...그 워키토키에서 아들의 목소리가 들리는 것이 아닌가....
- [시그널]?...부자의 이야기 이니 [프리퀀시]?...시간과 공간을 넘어서 다른 곳에서의 신호를 잡아 통신한다는 소재는 익숙하다면 익숙할텐데...여기에 동일본 대지진의 상실의 아픔을 더하니 더없이 슬프고 아련한 작품이 되었다...자식 키우는 아빠로서 작품속 남자의 가족에 대한 처절한 그리움에 공감의 눈물이 맺히고
기적같은 교신 후 새로운 삶으로의 도전에 가슴이 벅차 오른다.



6. 어느 인쇄물의 행방 - 야마시로 아사코
정체불명의 생체실험 연구소에서 소각장 일을 맡게된 여성은 안에서 만난 한 연구원과 만나 사랑을 시작한다. 3D프린터 연구원이라는 남성 역시 자신이 하는 연구를 여성에게 철저히 비밀에 붙인다. 그러던 비오는 어느날...그날도 종이상자에 쌓여있는 소각품을 소각로에 옮기던중 빗물에 미끄러져 상자를 떨어트리고, 떨어진 상자를 살피던 여성은 상자속에서 작게나마 아기의 울음소리를 듣게 되는데.....
- 3D프린터...생체연구소....대체 무슨 실험을 했던것인가...인간의 편의를 위해 벌어지는 끔찍히고 역겨운 상상력의 암흑계 작품이다.



7. 에바 마리 크로스 - 에치젠 마타로
고아원에 큰 기부를 해오던 부호 제임스 번스타인이 죽고 반년뒤 그의 아내가 권총 자살을 한다. 고아원에 근무하는 에바 마리 크로스는 남자친구인 나에게 부인의 죽음이 번스타인의 숨겨둔 치부에 커다란 충격을 받고 자살한 것이라는 얘기를 전하고, 잡지기자인 나는 아내를 자살로 내몰은 번스타인의 충격적 치부에 관심을 갖고 조사하려한다. 부인이 자살하기 직전까지 시중을 들던 시종의 동생에게서 부인이 봤던 것이 '인체 악기'였다는 말을 들은 나는 점점 더 '인체 악기'에 대해 궁금증이 증폭되고, 우연히 번스타인의 유품 잔해에서 정체불명의 초대장을 발견하게 되는데.....
- 작가가 '클라이브 바커'의 작품에 영감을 받아 써냈다고 하는데....정말 [피의 책]같은 기괴하고 몽환적인 끔찍한 이야기를 창조해냈다. 가면을 쓰고 비밀리에 벌이는 인체 악기 연주회는 [아이즈 와이드 셧] 속 가면난교파티를 떠올리듯 비밀스럽고 환상적이며 이어지는 결말까지 웨스턴식 괴기환상소설의 분위기를 유지한다. 그동안 '오츠이치'에게서는 느껴보지 못한 독특한 분위기의 작품인듯... 



'오쓰이치'와 '나카타 에이이치', '야마시로 아사코', '에치젠 마타로' 등 여러 작가가 써낸 앤솔러지로 생각하게 만들지만....사실은 작가 '오쓰이치'의 다른 팬네임으로 모두가 '오쓰이치'의 작품이다. 나역시 처음엔 여러작가의 엔솔러지로 알고 있었으나 한참을 작가의 이름들을 보자니 눈에 익은 이름들이라 책장을 뒤져보니 '나카타 에이이치'의 이름으로는 [기치조지의 아사히나군]이, '야마시로 아사코'의 이름으로는 [엠브리오 기담]으로 국내에 출간된 책이 꽂혀 있는것이 아닌가...ㅋㅋㅋ 결국 작품의 해설을 썼다는 '아다치 히로타카'까지 모두가 '오쓰이치'의 농담같은 장난인 것이다. 역시 난 '오츠이치'의 왕팬이니까 알아챈거야!라고 생각하면서 마지막장의 '옮긴이의 글'을 읽어보니 모두가 '오쓰이치'의 작품이라고 밝히더라는...-_-;;; 이정도로 작가가 농간을 부리면 출판사에서는 끝까지 밝히면 안되는거 아니요?!!!...>_<


단지 팬네임을 달리하면서 단편을 수록한 것이 작가의 농간인지 어떤지는 모르겠지만 정말로 단편 하나 하나가 각기 다른 장르와 매력을 보여주고 있어 모르는 사람이 본다면 정말로 다른 작가의 손에 쓰여진 작품이라고 믿을 정도로 개별적인 매력을 발산한다. 학교에서 왕따를 당하는 학생의 아픔을 보여주는 [염소자리 친구]와 [소년 무나카타와 만년필 사건]은 타인의 아픔뒤에 가려진 무관심과 외면이 어떤 끔찍한 일을 가져오게 될지, 끝없는 고통속에서 허우적대는 친구를 구원하는 것은 작은 관심과 용기 한조각이라는 것을 말한다. 표제작 [메리 수 죽이기]는 코믹스 [죠죠 시리즈]에 열광하며 5년간 집필한 2차 창작물 [더 북]을 써낸 본인의 경험과 감정을 살려 써낸 작품이라 생각된다. 동일본 대지진으로 전일본의 사람들이 느끼고 있을 상실감과 인간의 힘으로는 도저히 어찌 할 수 없는 방사능의 공포를 가족이라는 새로운 희망으로 극복해 내려는 의지가 담긴 [트렌시버]역시 감동적으로 다가온다. 끔찍하고 괴이한 상상력에 웨스턴 공포를 접목한 마지막 작품 [에바 마리 크로스]도 몽환적인 공포작품으로 더할 나위 없는 만족감을 주는 작품이었다.



짜릿하고 강렬한 카타르시스와 잔잔한 감동이 공존하는 '오쓰이치'의 작품집...[더 북]과 [하나와 앨리스]로 멀어졌던 애정을 다시금 활활 불태우는 단편집이자 정말 책값은 하는...아니 책값 이상의 재미와 만족감을 주는 작품집이었다. 내가 가장 좋아했던 그때 당시 그모습 그대로 돌아와줘서 다행스럽다. 너무 오래 기다리게 하지말고 기똥찬 새로운 작품들이 쭉쭉 나오길 희망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