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루투스의 심장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민경욱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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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루투스의심장 (2018년 재판)

저자 - 히가시노 게이고

역자 - 민경욱

출판사 - RHK

정가 - 14800원

페이지 - 427p




욕망에 찌들어 기계보다 차가운 심장을 가진 어리석은자들의 이야기



'게이고'의 초기작품들에 새로운 옷을 입혀 새롭게 출간하고 있는 RHK의 '게이고' 재판 프로젝트중 또 한권이 출간되었다. 무려 1987년 출간작으로 '히가시노 게이고'의 1985년 데뷔 이후 불과 2년뒤의 작품으로 지금의 추리소설의 제왕 '히가시노 게이고'를 있을 수 있게한 엄청난 명성을 얻기 전 풋풋하다면 풋풋한, 거칠고 날것의 초기작품을 만날 수 있는 작품이었다. 1985년 이면...난 유치원 시절이니...-_-;;; ㄷㄷㄷ 무려 31년전의 작품이라 당시의 트릭들은 지금시대에 대입하면 CCTV 카메라나, 고속도로 뿐만 아니라 국도까지 깔려있는 ('게이고'의 후기 작품에도 빠지지 않고 나오는) 도로교통 영상저장 시스템인 N시스템으로 조금만 검색해도 바로 손쉽게 범인을 잡을 수 있는 트릭이니...(참...30년 사이 세상에 무슨일이 벌어진 거란 말인가......-_-) 어찌보면 답답해 보일 수도 있을것 같다. 하지만 트릭은 낡았을지언정 시대보정을 거친다면 방법 자체는 완전범죄를 가능케 하는 기상천외한 발상이기에 흥미를 더하고 그런 참신한 발상으로 시작된 살인사건부터 느닷없이 벌어지는 반전의 묘미는 사건과 진범을 예측할 수 없게 하는 미스터리로서의 재미를 충분히 제공한다. 



주/야 교대근무로 1인씩 자동화 로봇을 관리하는 공장에서 야간근무자가 작동이 멈춘 로봇을 살펴보던중 멈춰있던 다른 로봇에 의해 잔혹하게 죽음을 당한다. 그로부터 몇년 후...주정뱅이 아버지로부터 어려서부터 학대를 당하던 다쿠야는 이를 악물고 공부하여 대기업 MM중공에 입사한다. 불우한 유년시절을 보상하려는듯 더욱 자신을 채찍질 하여 일하면서 사내에서 로보내틱스 분야로 남다른 실적을 내며 주목받는 사원의 위치에 오른 다쿠야는 거기서 그치지 않고 회사의 실권을 잡고 있는 전무의 비서 야스코에게 접근하여 고급정보를 얻으면서 전무의 눈에 들게 된다. 그리고 미국에 있던 전무의 셋째딸이 신랑감을 찾기 위해 일본에 들어오고...다쿠야는 셋째딸과 결혼하여 높은 지위로 점프하리라 마음먹는다. 셋째딸과 전무에 대한 노력이 먹혀서일까...어느덧 다쿠야는 셋째딸의 신랑감으로 인정받는 단계에 들어오지만...느닷없는 비서 야스코가 폭탄선언을 해버린다. 자신은 임신을 했고, 아이의 아빠는 다쿠야 일지 모른다고....아이의 아빠가 누구던 야스코를 죽여야 한다고 마음먹는 다쿠야는 야스코의 또다른 내연남 2명을 만나 살인모의에 들어가는데....



솔직히 표지의 로봇얼굴도 그렇거니와 프롤로그의 로봇에 의해 살해 당하는 남자의 이야기만 보고 SF소설이라 생각했었다. -_-....그러나 SF는 아니었고, 성공을 향한 야망에 인간성을 버린 남자 다쿠야의 재벌가문에 흡수되기 위한 나름의 고군분투가 펼쳐진다. 단순하다면 단순한 이 플롯에 야스코를 죽이기 위해 모인 세 남자가 떠올린 '릴레이 살인'이라는 트릭이 더해지니 이야기는 종잡을 수 없이 복잡하게 흘러가는 것이다.



"바통은 시체, 코스는 오사카에서 도쿄, 전대미문의 릴레이가 벌어진다!."



오사카에서 야스코를 죽이고 세 사람이 이동 가능한 선에서 시체를 싣고 달려 단독범행으로는 이동거리를 가늠하기 힘들게 하여 알리바이를 입증하는 시체 릴레이라는 방법으로 각자의 욕망을 채우려는 세 사람은 각자의 욕망의 대가로 목숨의 위협을 받게 된다. 탐욕과 욕망에 눈이 먼 자들이 벌이는 죽음의 치킨 레이스...그 끝에 남는 것은 무엇일까...시대는 변했을지언정 인간에게 자리잡은 어두운 탐욕의 그림자는 30년이란 시간의 간극에도 변함없이 심연속 밑바닥을 가차없이 드러낸다. 차례로 쌓여가는 시체 앞에 진범의 정체와 살인의 동기를 두고 주변인물들을 의심하며 수많은 추리를 하게 만드는 작품인데, 대단원의 마지막 허무한 결말이 한가지 아쉬움으로 남는다. 뭔가 로봇이 좀 더 활약해(?) 줬으면 좋았을것 같은데...-_- 비록 지금의 '게이고' 작품과는 비교하기 어려울지 모르겠지만 그래도 '게이고'의 작품인만큼 기본적인 미스터리로서의 재미는 충족시키는 작품이자 '게이고'작품의 원형을 만날 수 있는 작품이었다. 기계보다 차가운 심장을 가진 욕망의 노예들의 이야기...그 몸서리 처지는 차가움에 나의 심장은 오히려 뜨거워 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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