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마 탄두리
에르네스트 판 데르 크바스트 지음, 지명숙 옮김 / 비채 / 201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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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마탄두리 (2019년 초판)

저자 - 에른스트 환 데르 크봐스트

역자 - 지명숙

출판사 - 비채

정가 - 13800원

페이지 - 270p



세상에서 제일 강한 사람 엄마



언제 산지 모를 낡디 낡은 몸빼바지에 올리 풀려가는 파마머리를 하고 시장바닥에서 상인과 가격흥정을 하는 아줌마. 상인이 부른 가격에 절반을 후려치자 발끈하는 상인, 그리고 아랑곳 않고 거기에서 잔돈을 절삭하려는 아줌마. 두 사람의 실갱이는 점차 과열되고, 시장을 지나는 사람들은 숨죽인채 그들의 흥정을 지켜본다. 신경전이 치솟아 터지기 일보직전의 일촉즉발의 상황. 자신의 뜻대로 흥정이 되지 않던 아줌마는 상인이 들고 있던 물건 봉지를 낚아챈뒤 돈을 집어던지고 도망쳐버리고. 욕설을 날리며 길길이 날뛰는 상인을 뒤로하고 빠른 걸음으로 멀어져가는 아줌마의 입가에 걸리는 미소...-_-



억척스런 아줌마 하면 어김없이 떠오르는 한장면이다. 그동안 드라마 같은 매체에서 끊임없이 반복되며 일종의 정형화되어버린 아줌마의 표본같은 모습들...고집불통, 소통불가, 대민폐의 대명사...그런데...진정한 끝판왕이 등장했다. 인도 봄베이(뭄바이)에서 날아온 세 아이의 엄마...'비나 환 데르 크봐스트' 일명 마마 탄두리 이다. 셋째아들의 눈으로 바라본 MSG제로 리얼 백프로의 엄마 이야기...그녀의 가족사부터 작가 본인이 아빠가 되어 아이를 낳고 작가로서 엄마에 대한 소설을 쓰기까지 엄마의 수십년 인생이 10가지 에피소드에 꽉꽉 담겨 펼쳐진다.



내츄럴 본 인도여성과 네덜란드의 의대생이 만나 결혼을 하고 네덜란드로 넘어와 정착한다. 둘 사이의 기쁨과 기대속이 첫째 아들이 태어나고 연이어 둘째 아들이 태어난다. 그러나 둘째 아들이 태어난 직후 첫째 아들이 정신지체라는 것을 알게된다. 그리고 딸을 염원하던 부부에게 태어난 셋째 역시 아들...살던 인도에서도 강인한 생활력과 억척스러움으로 유명했던 엄마는 네덜란드에서도 그 악명을 더욱 드높이며 고집스럽게 세 아이를 키워낸다. 무임승차, 물건값 후려치기, 쓰잘데기 없는 고물들을 모아놓는 저장강박증에 자신의 말을 거역할 시 자식새끼도 눈이 번쩍 뜨일 볼방망이(소위 귓방망이)와 사정없이 휘두르는 밀방망이 찜질을 피할 수 없는 무소불위 권력의 독제자...이지만...그런 압제가 숨막혀서 였을까...엄마의 반대를 거역하고 무슬림 여자를 만나 집을 나가버린 둘째와 엄마의 기대를 저버리고 학업 대신 작가로서 펜을 잡은 셋째까지...하루가 멀다하고 벌어지는 좌충우돌 시끌벅적 가족기가 놀라움을 넘어선 경악의 감정으로 쉴틈없이 몰아친다. 



인도 하층민의 열악한 환경에서 살아남기 위해 채득할 수 밖에 없었던 극한 절약의 습관들...하지만 그녀 역시 자린고비 아줌마 이전에 엄마였다. 공짜 물건과 세일 물건들을 잔뜩 그러모아 인도에 사는 친척들에게 나눠주고(값비싼 최고급 물건이라 속일지언정...-_-;;) 교통비, 체류비를 아끼고 아껴 기적의 치료장소로 소문난 명승지에 정신지체를 앓고 있는 첫째 아들을 데리고 가는 엄마의 절실한 마음...셋째 아들의 육상 경기에 한마음이 되어 맨발로 함께 뛰며 아들을 응원하는 엄마의 열정...비록 수단과 방법이 과격하고 극단적이지만 가족을 생각하는 그 마음만은 쇼킹한 에피소드 속에서도 묘하게 빛나면서 애달픔을 준다. 



머...그럼에도 불구하고 누구도 상상못할 그녀의 기행들은 솔직히 좀 과하다는 생각이 드는건 어쩔 수 없더라...ㅠ_ㅠ 아무리 정당화하려 해도 남에게 민폐끼치고 사는건 아니라고 어머님께 가르침을 받아왔고, 그렇게 살고자 노력하는 나로선 마마 탄두리의 도를 넘어서는 이기적 민폐행위들이 거듭될수록 눈쌀이 찌푸려졌다...개인적으론 쉴드가 불가능할 정도로 과하니... -_- 머...제3자의 입장으로 보자면 그냥 유쾌하게 웃으며 넘어갈 수 있겠지만...ㅎㅎ 다만 내 주위에 이런 아줌마가 한명이라도 있다면...으~ 그냥 몸서리처질 정도로 끔찍한 공포소설이 따로 없을듯...정신없이 욕하는 와중에 훅 하고 치고 들어오는...웃기면서 슬픈 가족드라마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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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의 시나리오 1 - 의문의 피살자
김진명 지음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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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의 시나리오 1 : 의문의 피살자 (2019년 2판1쇄)

제3의 시나리오 2 : 오퍼레이션 페닌술라 (2019년 2판1쇄)
저자 - 김진명
출판사 - 알에이치코리아(RHK)
정가 - 14800원 * 2
페이지 - 264p, 277p



소설은 사실보다 더 진실이어야 한다



작가의 데뷔작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를 읽었던게 중딩이었나 고딩이었나...실존했던 '이휘소 박사'와 박정희간의 한반도 핵무기 개발을 둘러싼 숨막히는 이야기가 그시절엔 그리도 짜릿하고 강렬한 긴장감을 선사했었다. 그렇게 만난 '김진명'작가를 이십년도 더 지난 지금 [제3의 시나리오]로 다시 만나니 뭔가 감회가 새롭다. -_- 그때나 지금이나 실제 정치, 외교적 정세와 실존 인물들을 바탕으로 작가만의 분석적이고 날카로운 시선을 통한 추론을 더하여 만들어낸 소위 실제보다 더 실화 같은 '팩트소설'은 여전히 픽션과 팩션을 오가며 독자들의 혼란을 부추기고 있었다. 북미간의 긴장이 극대화 되며 숨막히는 전운이 감돌던 2004년...그 긴장감 넘치던 시절로 독자를 타임워프 시킨다...



베이징에서 한 구의 한국인 시체가 발견된다. 법무부 안검사는 이 한국인 시체에 대해 조사를 하고 그가 유명 소설가 이정서라는 것과 베이징에서 사망하기전 15일 동안 한국과 뉴욕, 평양을 거쳐 베이징을 방문했다는 사실을 알아낸다. 그뒤 이정서의 장례식장에서 그의 미망인을 통해 받아낸 마지막 유작을 보고 그가 거대한 사건에 휘말려 죽음을 당했단것을 깨닫게 된다. 그의 죽음을 둘러싼 거대한 음모를 파헤치기 위해 한국과 미국을 오가며 조사를 거듭하고...세계가 경악할만한 제3의 시나리오가 드러나는데....



제1의 시나리오는 북한의 쿠테타 유도
제2의 시나리오는 김정일 저격
그리고...
제3의 시나리오는?.....



2004년 당시 노무현 대통령은 집권당 의원들에게 탄핵당해 실질적으로 대통령으로서 손발이 묶여버리는 대한민국 초유의 사태가 벌어지고, 미국은 한국에 주둔중인 미군들의 철수 의사를 내비친다. 미국은 911테러의 보복으로 이라크와 전쟁을 벌여 승리하고 부시 대통령의 재선을 앞둔 상태였고, 미군의 주력 군대는 훈련을 빌미로 북한과 4시간 거리에 있는 괌기지에 밀집하여 공격명령만을 기다리고 있던...어느때보다 북미전쟁의 긴장감이 감돌던 상황이었다. 여기까지가 당시의 팩트상황이고, 여기에 작가의 상상력이 더해진다. 막강한 첩보력으로 한국과 북한을 떡주무르듯 주무르는 미국의 힘의 논리에 맞서 오직 애국심으로 거대 미국에 맞서 첩보전을 펼치는 애국단원들...김정일 위원장의 파격적인 서울 방한...그리고 세계의 패왕 미국 대통령의 뒤에서 대통령을 조종하는 어둠의 조종자...그렇게 한반도에 발동되는 제3의 시나리오....김정일과 노무현...둘의 운명은....



사실 음모론도 이런 음모론이 없을 정도로 황당한 이야기로 비춰질지도 모르겠다. 근데 이번 김정은 트럼프의 다낭 회담을 보니 현실로 돌아가는 상황도 그리 일반적이진 않다는거...-_-; 영변 북핵시설 폐기라는 카드를 들고 미국의 원조를 바라던 김정은은 사실 몰래 핵시설을 운영해왔고, 폐쇄각서에 싸인만 남겨놨던 트럼프는 김정은에게 이 숨겨놓은 핵시설의 폐쇄를 지적하며 카운터 펀치를 먹여 그로기 상태로 녹다운 시켜버린다. 한마디로 김정은이 밑장빼기를 시전하다 오함마에 손모가지 날아갈 뻔한것이다. -_- 온세상의 이목이 집중된 국가 수장의 회담 자리에서 벌어진 이 웃지못할 사건은 우리에게 몇 가지 사실을 시사한다. 미국의 정보력은 실로 상상을 초월한다는 것. 그리고 미국이나 북한이나 겉으로 보이는 모습 이면엔 자국의 이익 혹은 자신의 자리를 지키기 위해선 어떤 더러운 짓도 불사한다는 것. 그렇게 따지자면 이 작품에서 그려지는 오로지 힘의 논리로 움직이는 부시나 김정은의 속내와 그들의 이해관계에 내내 휘둘리기만 하는 한국의 처지가 다소 과장되었을지언정 전혀 설득력 없는 가능성 제로의 이야기는 아니라는 것이다. (박근혜/최순실 사태를 직접 겪으며 느끼는건 언제나 현실은 픽션보다 더욱 스펙터클하고 시궁창이라는거...)    



실존인물, 실존사건으로 리얼리티를 극대화 하고, 북한 최고 실력의 킬러를 등장시켜 극의 재미를 살리며, 한국과 미국의 첩보전으로 추리적 재미를 선사한다. 나같이 동북아 국제외교에 관심없는 사람에게 복잡한 이해관계를 설명해주는 딱 좋은 교보재 같은 작품이었다. 전개상 흐름이 끊기고 다듬어지지 않은 부분도 있었지만 시시각각 급변하는 한반도의 정세와 한국과 북한을 두고 이권경쟁을 벌이는 중국, 미국, 일본, 러시아 각각의 정세를 날카로운 시선으로 읽어내고 숨겨진 의미를 간파하는 안목 하나는 인정할만한 작품이었다. 작품의 출간 이후 실제로 작품속 상황대로 흘러간 부분도 있었으니 '소설은 사실보다 더 진실이어야 한다'는 작품속 한마디가 내내 머리속을 멤돈다. 김정일 다음 세대인 김정은과 역대급 선전주의 대통령 트럼프의 다낭회담을 소재로한 신작 한편 나왔으면 재미있을듯 싶다.  



덧 - [양들의 침묵]도 아니고 웬 나방인가 싶을텐데...작품에서 나방이 비장의 생물학 무기로 이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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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탕에서 생긴 일 비채×마스다 미리 컬렉션 1
마스다 미리 지음, 홍은주 옮김 / 비채 / 201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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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탕에서 생긴 일 (2019년 초판)_비채X마스다미리 컬렉션 01
저자 - 마스다 미리
역자 - 홍은주
출판사 - 비채
정가 - 11500원
페이지 - 136p



금남의 구역...여탕에선 무슨 일이?!!!


여러 출판사에서 이 작가의 작품들을 출간하면서 이름은 낯익지만 정작 작가의 작품은 한번도 본적 없었던 '마스다 미리'의 신작 에세이를 드디어 나도 영접했다. 그동안 출판사를 달리하며 많은 작품들이 출간되었는데, 표지에 박힌 '비채 X 마스다 미리 컬렉션 01'이라니...'비채에서도 꾸준히 작가의 작품들이 나오겠구나...', '정말 다작하는 작가구나' 라고 느끼고 책을 펴보니 작가의 수많은 결과물들의 비밀을 조금은 알 수 있을것 같았다...누구나 지나칠 수도 있는 일상속 작은 에피소드들을 따스한 시각과 남다른 안목으로 캐치하여 작품화 하고 모든 사람들의 공감을 자아내니 그녀가 지내온 일상들이, 그녀의 인생 그 자체가 작품의 소스이자 원천이었던 것이다. 그녀가 들려주는 한번쯤 경험했을 만한 소소한 이야기들을 통해 한잔의 커피같은 삶의 여유와 휴식이 되어주는 기분을 느낄 수 있었다.  


생활의 활력소 같은 그녀가 이번에 주목한 곳은 어디냐?!! 바로 여탕이다.....*_* 평범한 남자라면 꼬꼬마 시절 엄마손 붙들고 가지 않는이상 절대로 들어가볼 수 없는 금남의 구역...과연 그곳 여탕에선 무슨 일이 벌이지는가?...한껏 기대하고 들쳐봤지만...머...사람 씻는곳이 다 똑같지 머...-_-;;;; 그렇게 별다를건 없었지만서도...작가가 이야기하는 여탕은 남탕과 여탕의 차이인지, 아니면 일본이란 나라가 갖는 국가적 차이인지는 몰라도 비슷하면서도 상당히 다른 특성을 갖고 있었다. 


첫번째로 쇼킹했던건 목욕탕 주인(물론 남자)이 아무 거리낌 없이 여탕안을 들어가는 일인데 지금 한국으로 치자면 주인이 쇠고랑 찰지도 모를 일이 일본에서는 거리낌 없이 벌어지고 있다는 말인가?!!! 흐억! 쓰고보니 일본은 남녀혼탕도 있다는 소리를 주서 들었는데...그렇게 치면 카운터 남자가 들어오는 정도는 그냥 익스큐즈 할 정도인지?...


[음...주인 아저씨가 무신경 한건가, 아주머니들이 무신경 한건가....]
 


두번째로는 전기욕조 시설이다. 한국에선 어딜가던 공기방울 지압 욕조가 있는데, 일본은 무려 욕조내에서 전기 충격을 가한다는 사실...한국선 종종 목욕탕에서 감전사 당하는 사고가 일어나 공포에 떨곤 하는데, 일본은 욕탕 안에 전기 쇼크를 가해 몸의 피로를 풀어내는...그야말로 일렉트릭 쇼크같은 사실이었다.


[어...어이..위...위험해!...]
 


세번째는 반대되는 성의 욕탕을 출입하는 나이가 생각보다 훨씬 높았다. 작가 본인은 초딩 3학년까지 아빠를 따라 남탕을 다녔다고 하는데...초딩 3년이면........그냥 다 큰거 아냐?...-_-;;;



[어...어이..위...위험하다구!...]


이런 저런 작가가 들려주는 일본의 여탕 이야기들을 시간가는줄 모르고 보고 있자니 본인이 어릴적 갔던 동네 목욕탕도 떠오르고 엄마와 함께 목욕을 마치고 마셨던 바나나 우유도 생각나고...뭔가 정겹고 아련한...동네 목욕탕을 통해 그 시절의 노스텔지어를 느낄 수 있었던것 같다. 작가 역시 그런 의도로 써낸 에세이와 만화이리라...동네 목욕탕이 대부분 없어진 요즘 아이들은 목욕탕이라고 하면 삐까번쩍 화려한 시설의 찜질방을 떠올릴 것이다. 그런데 동네 목욕탕 하면 역시 아담한 사이즈의 냉탕, 온탕, 열탕 3탕에 이발소 의자 
3개, 탈의실 가운데 나무 평상이 자리하고, 사이드에 조그마한 음료 냉장고가 자리잡은 손때묻고 작지만 정감가던....그런곳이 진짜 동네 목욕탕이지...(아...이건 남탕이구나..-_-;; 남탕엔 홀라당 벗은채로 머리깎고 바로 탕에 들어가 샤워 할 수 있다는 사실...) 고등학교 때까지만 해도 명절 앞두고선 고삐리 친구들끼리 동네 목욕탕에 가서 때도 밀고, 등도 밀어주고 그랬었는데...ㅠ_ㅠ 이젠 먹고 살자고 타지 나와서 살고 있으니..그때 시절이 그립구나...


집에 욕실이 없어 스무살 전후까지 목욕탕을 갈 수 밖에 없었던 작가에겐 수많은 추억이 깃든 곳이 바로 동네 목욕탕일 것이리라...욕탕 안에서 벌어지는 동네 아주머니들의 수다배틀도, 늦은 저녁 홀로 돌아갈 작가를 위해 작가를 기다리는 이웃집 아주머니의 친절함에, 욕탕안에 들어가신 할머니가 무사히 밖에 나오실때까지 함께 욕탕안에서 땀흘리며 기다리는 작가의 배려심에...씻고 나와 엄마와 동생과 함께 나눠 마시던 시원한 과일음료수의 상쾌함에...그런 정겨움, 배려심, 추억, 친절함, 향수, 노스텔지어, 즐거움, 상쾌함의 감정들이 모두 모여있는 그곳...그리고 이 작품....누구나 갖고 있을 동네 목욕탕의 아련한 기억을(여탕 뿐만 아니라 남탕을 다닌 사람들도) 떠올리고 다 함께 공감하게 만드는 잔잔한 작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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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셔
백민석 지음 / 한겨레출판 / 201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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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셔 (2019년 초판)
저자 - 백민석
출판사 - 한겨레출판
정가 - 13000원
페이지 - 217p



한국 사이버펑크 SF의 선구작



이라 불리는 '백민석'작가의 [러셔]가 16년만에 새로운 옷을입고 재출간되었다. 사실 이번에 새롭게 출간된 SF인줄 알았는데, 2003년에 나온 작품이더라...-_- 국내 SF시장이 워낙 협소한데다 그나마도 사이버펑크라 부를수있는 장르는 얼마전 읽었던 [오류가 발생했습니다]외엔 처음 보는지라 국내 사이버펑크의 선구작이라 칭하는 이 작품에 대한 호기심이 발동했다.



RUSHER : 돌진하는 사람


환경오염의 악화로 더이상 대기의 공기를 마시고는 숨을 쉴 수 없는 미래...정부는 각 지역에 거대한 팬을 돌려 공기를 정화시키는 호흡구체를 설치하고 관리하여 시민들의 생존을 보장한다. 하지만 정부의 호흡구체는 단순한 임시방편일뿐. 대기오염의 주원인인 대량의 쓰레기는 차원기술을 이용한 가상차원의 사막에 쏟아부으며 멸망으로 가는 시간을 조금 벌었을 뿐이다. 이미 차원 너머 쓰레기가 쌓인 사막에는 대량의 돌연변이 괴생물체들이 번식하고 있고, 시민들은 이 괴물체들이 언제 차원을 넘어 사람들에게 까지 영향을 미칠지
알 수 없는 불안감에 휩싸인다. 이윽고 정부의 지지부진한 환경정책에 반감을 품은 사람들이 하나둘 모여 무기를 들고 정부를 향해 테러를 벌이고 이 레지스탕스들을 가리켜 '러셔'라 부르게 된다. 러셔중 한명인 탱커 조종사 메꽃은 일급용병 모비와 함께 한국의 대기를 책임지는 호흡구체의 중추시설을 타겟으로 삼고, 이 호흡중추를 파괴하기 위해 계획을 짜는데....과연 이들의 러쉬는 성공할 수 있을것인가?...



미세먼지가 극악으로 치닫고 있는 지금 고등어 굽기 금지, 자동차 2부제 같은 효과도 없고 쓰잘데기 없는 캠페인에 힘쓰지 말고 차라리 건물 크기의 대형 공기 청정기라도 개발해야 되는것 아니냐는 생각이 드는 요즘과 딱 맞아떨어지는 작품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_-;;; 이미 현실은 SF속 디스토피아로 접어들고 있는 것인가..어쨌던...지금의 그린피스가 시간이 지나 과격무장화 된다면 딱 러셔가 되는걸까...정부의 환경오염 정책에 대한 경종을 울리기 위해 도시의 호흡기를 파괴하여 무고한 희생자를 내려하다니...-_-;; 미세먼지에 손쓸 수 없이 발암공기를 들이마시고 있는 시민들이 정부를 향해 뒤집어 엎고 싶은 분노의 심정이야 백분 이해하지만서도, 아무리 뜻이 좋다한들 일반인들의 희생이 수반되는 혁명이라면 그건 그냥 미치광이 집단의 테러와 다름없는것 아닌가...그래서 작품 내내 메꽃과 모비의 고군분투에도 단 1%도 심정적으로 동의할 수 없던건 바로 그 이유 때문이 아닌가 싶다.



작품은 정부군의 방어로 둘러쳐진 호흡중추를 깨부수기 위해 호흡중추의 핵심 데이터를 손에 넣고, 최적의 탈출 정보를 얻으려는 메꽃과 모비 각각의 이야기를 교차적으로 보여준다. 메꽃과 모비는 정보를 얻으면서 도시에 설치된 거대한 정화기인 호흡중추의 허구성에 대한 단서를 끊임없이 듣게되는데, 이때까지만해도 방사능 전쟁 후 지하세계에 갖혀 살던 주인공이 정부와 주변인의 눈을 피해 천신만고 끝에 지상으로 연결된 사다리를 타고 올라가 해치를 열고 나니 햇살이 비치는 맑은 하늘과 더 없이 상쾌한 공기가 있던...모 SF영화와 같은 반전의 장치가 숨어있겠거니 생각했다. 그...런...데.....-_-;;; 이 작품의 결말은 나의 인식 수준을 훨씬 초월하는....SF..그것도 사이버펑크 임에도 불구하고 몹시 추상적이고 관념적인 결말을 선보인다. 작가 후기에 작가가 인도여행을 하고 나서 깨달은 감상을 위해 이 작품을 써냈다고 하는데...난 인도 근처에도 가보지 않았지만 어떤 의도로 한 말인지 짐작은 하겠으나, 그저 난해하다...오리엔탈리즘에 심취한 '닐 스티븐슨'의 사이버 펑크보다도 더 말이다...ㅠ_ㅠ


사이버 펑크의 선구작이라지만 1995년에 개봉한 [공각기동대]보다도 새로울게 없는 진부한 설정과 세계관이 다소 아쉬움으로 남는다. (끝판왕 [공각기동대]랑 비교하는건 좀 그런가...;;) 추상적인 이야기에 오픈마인드라면 작품에 대한 평가는 달라질수도 있겠으나, 본인같이 틀에 박힌 고루한 취향의 독자라면 마지막 결말은 조금 받아들이기 힘들지도 모르겠다.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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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에서 살아남기 2 Wow 그래픽노블
스베틀라나 치마코바 지음, 류이연 옮김 / 보물창고 / 201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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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에서살아남기 2 (2019년 초판)
저자 - 스베틀라나 치마코바
역자 - 류이연
출판사 - 보물창고
정가 - 14500원
페이지 - 247p


약육강식의 법칙이 존재하는 정글같은 학교에서 생존하기


질풍노도의 중학생들의 내적 고민과 갈등을 너무 무겁지 않으면서도 또 가볍지 않게 적절한 밸런스를 맞추며 그들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고 고민하게 만들었던 학원 그래픽노블 [학교에서 살아남기] 두번째 작품이 출간되었다. 1편에서는 미술부 부원인 소녀 페넬로피가 주인공으로 미술부와 과학부의 갈등 속에서 인간적으로 성숙해나가는 패넬로피의 이야기를 그렸었는데, 이번 2편에는 페피와 같은 미술부 부원인 젠슨이 주인공의 바턴을 이어받는다.(같은 학교에 같은 나이가 배경이라 1편과 2편에 중복되는 캐릭터들을 찾고 비교하는 재미도 있다.) 태양의 흑점폭발을 연구하는 우주 비행사를 꿈꾸며 현실보다는 공상의 세계에 있는 시간이 더 많아 보이는 조금은 엉뚱하고 뚱뚱한 체격탓에 느려보이는 젠슨에겐 어떤 사연으로 친구들이 있는 학교가 생존의 장이 되었을지...젠슨의 생존을 위한 고군분투가 펼쳐진다....


미술부 부원이지만 부 친구들은 젠슨에게 농담이라는 말로 당사자가 듣기 거북한 악담들을 늘어놓고, 교실 안밖에서는 마주치기만 하면 젠슨을 괴롭히는 친구들이 있는가 하면, 점심시간엔 젠슨의 자리를 맡아주는이 하나 없고, 그룹수업엔 누구하나 끼워주는이 없고, 친구들의 단톡방에 젠슨의 자리는 없다. 여태껏 쭈욱 그렇게 생활해온 젠슨에겐 이런 상황들이 거슬릴것 없었고, 문제의식조차 없이 그저 자신의 감정이 조금 상하지만 이해하고 넘어가면 된다는 식으로 대수롭지 않게 생활해온다. 그러던중 신문부 친구들의 새로운 기사 프로젝트에 인터뷰 요청을 수락하게된 젠슨은 막상 인터뷰 자리에 서고 나서야 그 프로젝트가 따돌림에 대한 프로젝트란걸 깨닫게 되고...그제서야 자신이 겪고 있는 생활들이 다르게 보이는데....


1편이 중학생 소녀의 섬세한 감정에 대해 이야기 했다면, 이번 2편은 정말로 학교에서 살아남기라는 제목에 걸맞는 조금은 무거운 왕따라는 주제를 다룬다. (하지만 뉴스에 보도될 정도로 심각한 왕따는 아니란점...) 때때로 편하다는 이유로 당사자 앞에서 감정이 상할수도 있는 이야기를 한적은 없는지...서툴고 요령없는 친구를 느리다고 무시한적은 없는지...학창시절을 떠나 살다보면 무신경함으로 상대방의 기분을 무시하고 이런 저런 상처들을 준적이 한번쯤은 있을것이다. 문제는 그런 무신경함에 가려진 날카로운 비수가 한번...두번...열번...수십번...찔리다보면...상처는 어느새 딱딱한 딱지가 앉고 더이상 회복될 수 없는 지경에 이를수도 있으리라...


거부당한 후에 억울한 기분에 휩싸이거나 움츠러들기 쉽다.
많은 이들에게 무시당하고 거절당하면서 계속 손을 뻗고, 대화를 시작하고,
누군가에게 도달하려 노력하는 건 사실 두려운 일이다.
하지만 그게 바로 용기이다.
두려워하지 않는 것이 아니라 두려워하면서도 행동에 옮기는 것.
세상이 등을 돌린 것 같고 거절 당할 것이 뻔해 보여도
손을 내밀어 친구를 만드는 것.
서로가 서로의 편이 되어 줄 때 우리 모두 더 강해지니까.
단지 손을 먼저 내밀 용기가 필요할 뿐이다. 


친구들의 가시같은 말들과 무관심을 그만두게 만들 수 있는것은 바로 당사자의 용기어린 한마디 임을 작품을 통해 말한다. 아직 관계에 서투른 학생들에겐 굉장히 중요한 이야기라고 생각된다. 무심코 던진 말들이 누군가에겐 아픈 상처가 될 수 있음을...그 상처로 고통받는 사람이 바로 내 옆에 있을 수 있음을 자각하게 하는건 모든 대인관계의 시작인 상대를 이해하고 헤아리는 역지사지의 마음을 일깨우는 동시에 누구나 상처를 주는 입장에서 상처를 받는 입장이 될 수도 있음을 자각하게 만든다. 사회로 나가기에 앞서 학교라는 소사회에서 오로지 학벌을 위한 공부에 지쳐 인성교육이 등한시되는 지금의 상황에선 정말로 아이들이 인지해야할 중요한 무언가를 가르쳐 주는 만화가 아닌가 생각해본다. 


대인관계의 지혜를 가르쳐주고 있지만 그것이 학교수업같은 강압적 방식이 아닌, 상처를 직접 받게되는 당사자의 시선으로 문제에 직면하게 만들고, 가해학생과 피해학생 모두의 마음을 이해하게 만들어 자연스럽게 옳고 그름에 대해 판단할 수 있게 만드는 자연스러운 방식의 만화라서 더욱 효과적일것이라 생각된다. 물론 한국의 학교생활과 만화속에서 그려지는 외국의 학교생활은 하늘과 땅차이로 다르게 그려지고, 현실은 이 만화보다 훨씬 냉혹하고, 잔인할지도 모른다. 다만 너무 늦어버려 더이상 돌이킬 수 없는 상황에 이르기 전에 이렇게라도 미리 준비시킬 수 있도록 도와주는것이 어른들의 책임이 아닌가 생각해본다. 아이들에게 많은 도움을 줄 수 있는 착한 작품이다. 내 딸아이가 초딩에 입학하게 되면 꼭 보여줄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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