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증거 범죄 추리의 왕
쯔진천 지음, 최정숙 옮김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19년 4월
평점 :
절판


무증거범죄 (2019년 초판)

저자 - 쯔진천

역자 - 최정숙

출판사 - 한스미디어

정가 - 14800원

페이지 - 426p



두 천재의 불꽃튀는 대결...그 최후의 승자는?!!!



충격적 반전과 묵직하고 날카로운 사회비판으로 중국추리소설의 수준을 한단계 높였던 [동트기 힘든 밤]의 저자 '쯔진천'의 신작이 출간되었다. 이 작품은 고위급 형사 '자오톄민'과 범죄학전문가이자 수학교수인 은퇴경찰 '옌랑'이 콤비로 등장하는 3부작 '추리의 왕'시리즈중 1부에 해당되는 작품이다. 작가를 중국 3대추리소설 작가의 반열로 끌어올린 이 작품에 대해 중국판 [용의자 X의 헌신]이라는 수식이 붙는다는데, 작가 본인이 말하길 처음으로 완독한 추리소설이 [용의자 X의 헌신]이라고 말하고 있으니 '게이고'의 영향이 전혀 없었다는건 뻔한 거짓말이리라...확실히 작품을 읽으면서 몇몇 뼈대를 이루는 기본설정은 놀랍도록 흡사했다. 그렇다면 그냥 단순한 설정 복붙을 통한 아류작이라 말할 수 있을까? 결론은 놉(NO)!! 이라고 자신있게 말할 수 있을것 같다. 설령 설정은 흡사할지 모르나 '쯔진천'의 손끝에서 창조된 이 [무증거 범죄]는 아류로는 치부할 수 없는 묵직하고 처절한 울림으로 고요했던 독자의 마음에 파문을 그리기 때문이다.   



목이 졸린채 액살되 죽은 시체

죽은자의 입에 물린 태우지 않은 특정 브랜드의 담배

시체 옆에 '나를 잡아주십시오'라는 글귀가 써진 쪽지

교살에 사용된 줄넘기 손잡이의 지문


3년간 5건의 연쇄살인이 벌어지고 항저우시 공안국 형사기구 지대장 자오톄민은 이렇다 할 용의자도 색출하지 못해 골머리를 썩는다. 범행도구에 발견된 지문 외에는 어떠한 단서도 없는 의문의 사건에 압박을 느낀 자오톄민은 경찰을 은퇴하고 수학교수로 지내고 있는 예랑을 찾아가 사건의 자문을 요청하지만 불미스러운 일로 경찰복을 벗은 옌랑은 자오톄민의 요청에 차갑게 반응하고.....


항저우시에서 평범한 국숫집 서빙을 보는 여성 주후이루는 늦은밤 동네 깡패의 배달주문에 신변의 위협을 느끼고 선반에 보관중이던 과도를 챙겨 배달을 나간다. 이를지켜보던 주후이루를 짝사랑하던 궈위도 주후이루를 급히 뒤따르고, 홀로 술에 취한 깡패는 주후이루를 보자마자 거칠게 추행을 시도하고 주후이루와 궈위, 깡패가 실갱이를 벌이던중 사고로 깡패를 죽이고 만다. 뒤이어 뜻하지 않은 살인으로 아연실색한 그들 앞에 나타난 전직 공안청 수사전문요원 뤄원은 그들에게 경찰의 수사를 피하는 방법을 제시하는데.....



다섯 건의 연쇄살인과 우연히 발생한 사고사 그리고 범죄학전문가이자 수학교수인 '옌랑'과 전직 전문수사요원의 '뤄원'...전혀 접점을 찾아 볼 수 없던 사건들이 교묘히 얽히고 두 전직 천재수사요원들의 피할 수 없는 두뇌싸움이 격돌한다. 굳이 조목조목 따져가며 '게이고'의 [용의자 X의 헌신]을 비교하지는 않으련다. (사실 오래전에 읽어서 잘 기억 나지도 않지만...-_-;;;) [용의자 X의 헌신]을 읽어본 사람이라면 두 작품을 비교하며 즐기는 재미가 있을 것이고, 읽지 않은 사람은 그냥 오롯이 이 작품을 즐기면 될테니 말이다. 



뛰어난 수사요원이었지만 불행한 사건으로 공직에서 물러나 일반 회사생활을 하는 '뤄원'은 우연히 앞날이 창창한 이십대 청춘남녀가 쓰레기 같은 깡패새끼 때문에 인생이 나락으로 떨어질 위험에 직면한 우발적 살인을 목격한다. 그리고 고민한다. 마을 전체를 들쑤시던 벌레 한마리 때문에 무고한 두 명의 소시민이 지옥의 길을 걷게될 것을...장고끝에 마침내 '뤄원'은 그들을 돕기로 결심하고, 한때 범인을 잡기위해 쏟았던 자신의 출중한 능력으로 살인현장의 모든 증거들을 교란하고, 제거하고, 오염시킨다. 살인은 있지만 증거는 없는 범죄. 완전범죄. 바로 무증거 범죄를 실현하는 것이다. 



범죄와는 동떨어져 있던 남녀를 데리고 완전범죄를 꾀한다는게 얼마나 어려울것이며, 얼마나 예기치 못한 위기상황이 도래할지는 굳이 말하지 않아도 알 수 있으리라. 매페이지, 매순간마다 심장이 쫄~깃 해지는 긴장감과 모든 상황을 지배하는 '뤄원'의 천재적 능력은 놀라움을 넘어서는 카타르시스를 선사한다. 사건을 수사하던 일반 형사와의 대치도 이리 긴장타게 만드는데, 중반이후 천재 수학자 '옌랑'이 본격적으로 참전하는 본격적인 대결부터는 절정의 크라이막스로 내달리다가 모든 미스터리가 하나로 이어지는 최종장에 다다르면

나도 모르게 참았던 숨이 터지면서 끝도없는 암울속으로 침잠시킨다...ㅠ_ㅠ



아....모든 증거와 알리바이를 조작해도 결코 예측할 수 없는것 예측 불가능의 인자...그것이 바로 자유의지를 지닌 '인간' 아닌가...인간이기에 내밀 수 있는 오만한 구원의 손길은 이렇게 또한번 처절하고 비극적으로 매듭짓는다. 그것이 옳은 일인줄 알면서도 한없이 씁쓸한 마음으로 페이지를 덮어야 하는, 마지막장을 덮고 나서도 오래도록 씁쓸한 여운과 울림을 남기는...그런 작품이었다. 



[동트기 힘든 밤] 이후 다시만난 '자오톄민'과 '옌랑'이 반가웠고, 우려를 넘어 (개인적으론) '게이고'의 대표작 [용의자 X의 헌신]을 넘어서는 재미를 선사한 이 작품에 놀라움을 느낀다. 한국, 일본과는 또다른 치밀하고 정교한 대륙 추리의 맛이랄까...하루빨리 '추리의 왕'시리즈 2편 [나쁜 아이]의 출간을 고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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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끄러움 비채 모던 앤 클래식 문학 Modern & Classic
아니 에르노 지음, 이재룡 옮김 / 비채 / 201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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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끄러움 (2019년 초판)

저자 - 아니 에르노

역자 - 이재룡

출판사 - 비채

정가 - 12500원

페이지 - 149p



"어느 일요일 아버지는 어머니를 죽이려 했다."



뇌리에 각인될 정도로 강렬한 첫문장과 시작되는 이야기에 작가는 자신이 겪은 이야기만을 작품으로 써낼거라는 다짐이 뒷받침 되면서 강한 충격과 호기심으로 나의 뇌리를 강타한다. 비채출판사에서 기획하는 모던 & 클래식 시리즈의 신작으로 출간된 이 '부끄러움'은 내게는 다른 의미로의 '부끄러움'을 선사하는 작품이었다.



"6월의 어느 일요일 정오가 지났을 무렵, 아버지는 어미니를 죽이려 했다."



식당을 운영하던 엄마는 아빠와의 말다툼으로 심기가 불편해져 있었고, 불편한 심기를 상대의 마음을 후벼파는 날카로운 말로 자극한다. 참다못한 아빠는 엄마를 끌고 내려가 낫으로 목을 베려하는 극단적 제스쳐를 취한다...그것도 친딸 에르노가 보고 있는 앞에서 말이다...십대 초반의 에르노는 평범한듯 보이던 가정의 뜻하지 않은 비극적 사건에 커다란 충격과 씻을 수 없는 상처를 받는다. 나와 가장 가까운 사람의 극단적 폭력 앞에 무력할 수 밖에 없는 자신의 무능력함을 깨닫는 동시에 한번 금간 상처는 시간이 지나도 회복되지 못하고 지속적으로 트라우마로 남게 된다....그런 그녀는 유년시절의 상처를 떠안고 독실하고 엄격한 가톨릭 사립학교에 입학하게 된다. 자연스러운 성에 대한 호기심을 차단하는 학교와는 달리 성적욕구가 왕성한 소녀들에겐 모든 신경이 이성에게 쏠리고, 현실의 욕망과 전혀 다른 규범에 혼란스러워 하는데...



유년시절에 겪었던 극단적 체험은 화자가 시간이 지나 성인이 된 후에도 여전히 충격적 기억으로 되풀이 된다. 본인도 아이를 키우는 입장에서 웬만하면 싸우지 않으려 노력하지만 정말로 어쩔 수 없는 상황에서 언성을 높이고 싸우게 되는데, 그 순간에도 아이들이 그 장면을 목격하는 당시에 떠오르는 표정은 정말로 몸둘바를 모를정도로 복잡한 표정을 띄는것 같다. 하물며 사소한 다툼 끝에 분노한 아빠가 엄마의 목에 낫을 들이대는 장면을 목도했을 사춘기 소녀의 심정은 어떠했을지....상상하고 싶지도 않을 정도로 충격적이었으리라...



유년시절의 가정폭력을 경험하고 이내 성적으로 보수적인 종교적 사립학교에 입학한 작가로선 이성에 대한 두려움과 억압된 성적 호기심의 상반된 욕망이 거칠게 대립했을 것이라 생각된다. 그런 억압된 기억속에서 내비치는 왕성한 호기심은 '부끄러움'으로 치환되면서 그녀의 미묘하면서도 예리한 감정의 격차가 롤러코스터처럼 오르내리리라.



아빠라는 남성적 폭력을 휘두르는 육체적 성적우의에 대한 거부감과 가장 성적 호기심이 왕성한 소녀의 이성적 관심이 격렬하게 대립하면서 제목의 '부끄러움'에 대한 근원적 의문에 호기심을 던지게 만든다. 아무리 칼로 목을 따는 시츄에이션을 벌이지만 폭풍같은 싸움의 시간이 지나면 부부는 여느때와 다름없는 화목한 부모의 모습을 되찾는다. (부부 싸움은 칼로 물베기라고...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본인 역시 마찬가지의 모습인듯 싶다...) 이런 극단적인 모습을 목도하는 감수성 풍부한 소녀의 감성은 부모의 모습을 100% 이해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성인의 젠더적 감수성과 판단은 이런 유년시절의 실제적 경험을 통해  많은 부분을 차지하게 되리라...



그래서 딸을 키우는 아빠의 입장에서 좀 더 조심해야 겠다고 마음먹게 되는 시간이었다. 사소한 장난에도 진심으로 상처받을지도 모르겠다고 생각되었기 때문이다. 작가는 작가가 경험한 원체험을 토대로 작품이 쓰여졌다고 말하지만 사실 작품만으로는 그녀의 궁극적 목적을 파악하긴 힘든 작품이었다. 소재만으로 봤을땐 얼마든지 비극적 상황을 예상케 하지만 정작 작품은 담담하고 담백하게 흘러간다. 그래서인지 그동안 본인의 독서행태가 직관적이고 구체적인 작품에 치우쳐있었기 때문인지는 모르겠지만 작품의 의미를 파악하는데는 다소 힘들다고 느꼈다. 다만 가족관계에서 상처받는 사람이 없었으면 좋겠다는 마음은 나만 느낀 감정은 아니라라. 문학작품에 정답은 없음을 알면서도 이렇게 서평으로 남길땐 조심스러운 심정이다. '부끄럽지만' 어디까지나 작품을 읽은 본인의 뇌내피셜로 쓴 서평인만큼 작품을 통해 느낀 감정이 크게 어긋났다면 꼭 지적해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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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우스터
김호연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19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파우스터 (2019년 초판)
저자 - 김호연
출판사 - 위즈덤하우스
정가 - 16800원
페이지 - 542p



부유한 노인네의 위험한 비밀놀이



자신들이 자각하지 못하는 사이 무궁무진한 재능을 가진 젊은이들의 뇌에 전송장치 심고 막대한 부를 휘두르는 노년의 노인들에게 돈을 받고 젊은이들의 오감을 직접 체험하게 하는 메피스토 컴퍼니의 파우스트 시스템...죽음을 앞둔 노인네들은 자신들의 꼭두각시...파우스터인 젊은이들을 조종하여 인생의 목표를 성취하게 만들고 젊은이들이 느끼는 성취감에 빨대를 꽂아 인생을 도둑질한다.



메이저 리그 진출을 앞둔 국내 최고의 투수 준석은 느닷없는 교통사고를 당하고 급히 병원에 실려간다. 다행히 가벼운 찰과상만 입고 정신을 차린 준석 앞에 나타난 의문의 여인은 준석에게 10년간 그의 인생이 모두 가짜였다는 말과 함께 휴대폰을 남기고 사라진다. 자신의 피땀흘린 노력과 성공이 오로지 자신이 이룩한 것이 아님을 자각한 준석은 자신을 조종하는 파우스트에게서 도망치기 위해, 메피스토 컴퍼니를 무너뜨리기 위해 남은 인생을 걸고 위험한 도박을 시작하는데....



제목부터 '괴테'의 고전 [파우스트]를 모티브로 했다는것을 알 수 있는데, 고전 [파우스트]는 못읽어 봤지만 노인이 젊음을 사기 위해 악마와 거래를 한다는 정도는 이 작품을 통해서도 알 수 있을것 같고 두 작품의 공통된 소재라는것도 유추할 수 있었다. 다만 21세기의 파우스트는 좀 더 사회적이고 구체적이며 악랄하다는것이 다를뿐...파우스터 시스템...세상의 유희는 시들해지고, 인생의 쓴맛 단맛 다보고 막판엔 다 쓰지도 못할 돈만 남은 노인네들에겐 굉장히 달콤한 유혹일지도 모르겠다.



처음 작품 소개를 봤을땐 젊은이의 뇌로 접속하여 육체를 빼앗는 SF일거라 예상했는데, 작품속 파우스트(노인)와 파우스터(젊은이)의 관계는 예상보다는 좀 더 제약적인 관계였다. 파우스터 시스템을 간단히 설명하자면


1. 메피스토 컴퍼니에서 재능 많은 파우스터 후보들을 몰카로 찍은 영상을 보여준다.
2. 노인네는 마음에 드는 파우스터를 찍고 수십억의 계약금을 지불
3. 노인네가 집에서 파우스트 헬멧을 쓰면 파우스터의 뇌에 심어진 전송칩을 통해 시각과 촉각을 포함한 뇌의 감정들을 그대로 느낄 수 있다.
4. 파우스트는 파우스터와 직접적으로 접촉할 수 없으며 메피스토라는 메피스토 컴퍼니의 도우미를 통해 간접적으로 접촉할 수 있다.
5. 파우스터의 성공을 위해 메피스토에게 돈을 주면 메피스토는 파우스터의 성공을 위한 주변 환경을 셋팅하여 파우스트의 인생을 조종한다.
6. 3개월마다 노인네들이 모여서 가장 높은 성취감을 느끼게 조종한 노인네를 선발하고, 다음 모임에 1등 예상자에게 배팅을 건다. 
 

사실 조금 갸우뚱 한게...작품속 파우스트 시스템이란게 너무나 불편하고 너무나 즉흥적이고 예측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아무리 젊은이들의 뇌와 접속해 있다고는 하지만 그들의 의사결정권을 쥐고 있는것은 아니고 그냥 도둑놈 처럼 몰래 엿보는 것일뿐. 막대한 돈을 들여 주변 환경을 셋팅은 한다지만 한사람의 인생을 마음대로 한다는게 어디 그리 쉬운일이랴...-_- 그런 답답함을 인내로 극복하고 거기에서 회춘의 쾌락을 찾는 노인네들이 악마라기 보단 생즉불로 보일정도 였다.



어쨌던, 작품에서 파우스트와 파우스터의 관계는 [프린세스 메이커] 같은 게임속 육성형 시뮬레이션의 현실화에 인간의 관음적 욕구를 적절히 짬뽕한 관계로 보면 될 것 같다. 그렇다면 노인네들은 이런 비효율의 극치인 파우스팅에 왜그리 집착하는가...왜그리 커다란 성공에 목을 메는가? 생각해보니 현실의 육체는 제기능을 못하고 그동안 쌓은 권력과 부로 기존의 쾌락과 자극은 익숙해진 상태...그때 젊은이의 뇌속에서 느끼는 성취의 자극은 자신의 젊은 시절을 떠올리게 할 만큼, 생의 의지를 다시금 불어넣을 에너지로 가득차 있지 않을까?...이런 생각을 해봤다. 박사가 아주 어려운 수학 난제를 수십시간 수십일에 걸쳐 풀어냈을때의 성취감과 미취학 아동이 1+1=2 라는 아주 간단한 산수 이론을 깨우쳤을때의 성취감의 차이를...무섭도록 활발히 운동하는 뇌에서 생산되는 성취감과 뿜어져 나오는 아드레날린과 각종 호르몬들이 마약보다 더욱 커다란 쾌락을 이끌어 내고, 그 감각에 노인네들은 차츰 차츰 중독되고 마는 것이리라...머..젊은이들이 느끼는 섹스의 오르가즘은 말할 것도 없을 것이고..그러니 노인네들이 재산을 다 탕진할정도로 파우스터에게 집착하고 그들의 성공을 이뤄내려는 것이겠지...



작품은 도망치려는 파우스터 준석과 끝까지 붙들고 놓지 않으려는 파우스트 노인네 태근의 쫓고 쫓기는 반전과 역전의 이야기가 숨가쁘게 펼쳐진다. 물론 준석과 태근외에도 다른 조종자와 꼭두각시들을 등장시키면서 여러 생각지 못한 사건들을 통해 파국의 결말로 치달아간다. 현실 세상의 스폰관계를 극단적으로 비꼬는 사회비판적 성격을 띄면서 고전 [파우스트]를 SF적 상상력으로 변용하여 만들어 가는 이야기는 신선한 느낌을 주기에 충분하지만 그래도 SF라는 장르를 달고 나온 작품인만큼 가장 중심이 되는 파우스팅 시스템의 구체적이고 디테일한 설정의 결여는 다소 아쉬운 느낌이 든다. 얼마전 봤던 공포영화 [US] 처럼 하나 하나 뜯어보면 구멍투성이지만 일단 그런건 차치하고 독특한 설정과 분위기로 밀고 나가는 작품이란 생각이 든다. 분량을 좀 줄이고 속도감을 높였으면 어떨까 하는 아쉬움이 있지만 전체적으로 누구나 즐길 수 있는 대중적 재미를 갖고 있는 SF 스릴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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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결의 재구성 - 유전무죄만 아니면 괜찮은 걸까
도진기 지음 / 비채 / 201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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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결의 재구성 : 유전무죄만 아니면 괜찮은 걸까 (2019년 초판)
저자 - 도진기
출판사 - 비채
정가 - 14800원
페이지  - 355p


현직변호사 도진기의 킹리적 갓심으로 바라본 재판 되짚기!


[라 트라비아타의 초상]으로 팬을 자처하고 있고 얼마전 [합리적 의심] 출간 팬미팅에도 다녀온 '도진기'작가님의 신작 논픽션이 출간되었다. 부장판사를 지내고 변호사로 활동중인 법조인이기에 써낼 수 있는 유일무이한 논픽션!...[판결의 재구성]이다. 이 책은 작가가 법복을 벗고  변호사가 된 후 2017년 7월부터 2018년 8월까지 경향신문에 연재한 [판결의 재구성]의 원고를 단행본으로 손봐서 내놓은 책이다.상을 떠들썩하게 했던 역대급 사건들과 매스컴과 사회적 민심으로선 도저히 납득 할 수 없었던 판결, 혹은 사회 문화적으로 열띤 논쟁이 오갔던 첨예한 사안들까지 재판을 통해 논란이 된 사회적 이슈들을 현직 재판관으로서는 말할 수 없었던 비판의 각을 법복을 벗어 던지고 자유의 몸으로 허심탄회하게 그리고 이해하기 쉽게 조목조목 설명해주는 작품이다.


작품은 총 3장으로 구성되 있으며 1장은 세상을 경악하게 만들었던...그리고 민심과는 반대되는 판결로 더욱 논란이 되었던 범죄 사건들로 눈길을 사로잡고, 2장에서는 조영남 대작 사건, 마교수의 [즐거운 사라] 음란성 논란 등과 같은 사회 문화 전반에 걸친 뜨거웠던 이슈들을 소개한다. 남은 3장에서는 재판부에서 범인을 무죄방면 할 정도로 '합리적 의심 없는 증명'에 강박적으로 집착하는 숨겨진 이유가 이어진다.


전체적으로 픽션과 논픽션이란 장르의 차이는 있지만 전작 [합리적 의심]과 궤를 같이 한다는 느낌을 받는다. 바꿔말해 논픽션판 [합리적 의심]이라는 말이다. 다만 재판정에서 죄인의 판결을 결정할때 판단의 근거로 사용되는 합리적 의심이 아닌, 재판 결과에 대한 작가의 객관적인 합리적 의심이 담겨있다고 말할 수 있다. 소설 [합리적 의심]의 소재로 사용되었던 PART 1의 [낙지 살인사건]을 비롯하여 [김성재 살인사건], [캄보디아 아내 보험 살인의혹 사건] 등등 정황상 너무나 유죄가 확실해 보이는 사건들의 재판결과가 합리적 의심을 통해 무죄로 판결된 숨은 저의와 시간이 지나 객관적으로 되짚어본 작가의 추론이 어느 한쪽에 치우치지 않고 중립적으로 설명된다.


"사법부의 결정은 따라야 한다. 이건 우리 사회의 질서이다. 하지만 판결 안의 추론 과정마저 따라야 하는 것은 아니다. 그건 늘 옳다는 보장이 없고, 얼마든지 헤집어 볼 수 있다. 유전무죄 비판과 진영 논리들 때문에 오히려 면책되었던 판결의 '내부'를 짚어보려는 것이다. 그래야 판결이 졸지 않고, 외곬 논리는 도태된다."  _7P


작가의 이 한마디가 이 책이 쓰여진 이유에 대한 변이 되지 않는가 싶다. 사실 우리같은 개미들이야 아무리 첨예한 논란이 되는 역대급 사건이더라도 재판 결과가 나오면 그걸로 끝이다. 민심과 정반대되는 판결일지라도 그저 판사와 사법부와 나라에 욕설을 날릴 뿐이지 그 판결이 어떤 검증을 통해, 어떤 이유로 도출되었는지엔 관심도 없을 뿐더러 확인해볼 길도 요원하다. 어려운 법률용어와 지리한 재판의 과정 때문이기도 하지만 어느 누구하나 알기쉽게 설명해주는 이가 없었기 때문이다. 그런의미에서 이 작품은 굉장히 객관적이고 논리적이며 친절하기까지하다. 간결한 판결문을 작성했던 법관일 당시 버릇의 연장선일까...군더더기 없는 심플하고 논리적인 글은 눈에 쏙쏙 박히면서 단번에 모든 것을 이해시킨다.    


[Part 1]
사람이 죽었다. 살인사건이다. 용의자가 선상에 오르고 부검과 수사를 거쳐 유력 용의자가 체포되어 피고인으로 재판에 오른다. 모든 증거들과 정황들이 피고인이 살인자라고 지목하는 상황....그런데 재판부는 무죄를 선언한다. 그 이유가 무엇일까...바로 합리적 의심 때문이다. 사망자의 사망시간이 정확치 않아 피고인이 회사에 출근한 이후 한 시간여의 시간사이에 다른 누군가가 침입하여 살인했을지도 모른다?...혹은 사망 바로 전날 독극물을 구매한 것이 확인되었고 다음날 새벽 그 독극물을 28차례 주사하여 피해자가 사망했는데, 마지막까지 있던 피고인이 구매한 독극물의 양이 한 사람을 죽이기엔 모자란 양이었기 때문에 독극물에 의한 사망이 아닐수도 있다?...혹은 평소 이빨이 썩어 치아가 아파 재대로 씹지도 못하던 피해자가 만취상태에서 낙지를 통째로 삼키다 질식해서 사망당했고, 피해자의 막대한 보험금은 사망 당시 함께 있던 피고인이 수취했는데, 정말로 자다 말고 일어나 낙지가 너무나 먹고 싶어 자르지도 않은 낙지를 통째로 삼켰을 수도 있다?.....-_-;;;;;


이것이 피고인이 100% 범죄자가 아닐수도 있을 가능성...바로 합리적 의심 없는 증명을 넘기지 못하고 무죄로 판결된 실제 사례들이다. 솔직히 피해자의 가족 혹은 지인들이라면 자다가도 벌떡 일어나 피를 토해낼 정도로 황망하고 참담한 심정일 것 같다. 파트1에는 실제 사건들의 합리적 의심의 쟁점들을 되짚어 보고 작가가 바라본 당시 경찰 수사나 재판부의 아쉬웠던 부분들을 따져보면서 사회적 기준과 법적 기준의 괴리에 대해 생각할 수 있는 시간을 마련한다.


[Part 2]
[즐거운 사라]의 외설논란으로 실제 감옥생활을 했던 '마광수'교수가 끝내 외로이 자살로 생을 마감한건 아직도 우리 사회가 폐쇄적이고 독단적이라는걸 입증한 사건이라 생각된다. 1992년 [즐거운 사라] 외설논란과 2019년 모 정부부처의 걸그룹 노출 규제 정책준비를 보면서 27년의 간극이 전혀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마치 평행이론을 보는듯한 기분이 든다. 우리의 의식수준은 분명 진일보 했을진데, 사회의 시선은 일보 후퇴 혹은 제자리 걸음을 하고 있으니 그저 답답할 따름이다. 반면 '조영남' 대작 논란은 이 작품을 통해 현대미술에 대한 몰이해 때문에 빚어진 해프닝이었음을 깨달았다. 나역시도 이 책이 아니었다면 지금도 '조영남'을 욕하고 있었을지도 모르겠다. 파트2에서는 사회적 몰이해와 의식수준의 차이로 인해 논란이된 사건들이 소개된다.  


[Part 3]
그렇게 누누히 이야기 하는 합리적 의심 없는 증명을 무엇때문에 고수하고 있는지...99퍼센트 범인이 확실함에도 단 1%의 합리적 의심 때문에 피고인을 눈감고 무죄방면하는지에 대한 이유가 이 파트3에서 소개된다. 모든 정황들이 피고인을 살인범으로 지목하는데, 피고인은 끝까지 무죄를 주장한다. 하지만 일말의 가능성을 배재한 재판부는 검사측의 손을 들어주고 피고인은 형을 살게된다. 그런데....재판이 끝난 사건의 진짜 진범이 붙잡힌 것이다....-_-;;;;;


참....애매한 문제다...죄지은 사람은 그에 걸맞는 벌을 받고, 죄짓지 않은 사람은 억울한 벌을 받지 않으면 된다. 그렇게 되기 위해 판사들이 합리적 의심을 들먹이면서 검증에 검증을 거듭하는건지도 모르겠다. 다만 오로지 합리적 의심을 위시하여 주객이 전도되는 일은 없어야 할 것이며 우리 역시 합리적 의심의 눈으로 주시하고 관심 가져야 할 것이다. 법은 만인앞에 평등하고 심판의 저울은 어떠한 상황에서도 수평을 유지해야 한다. 그러나 재판의 결정권자는 우리와 똑같은 한낱 인간일 뿐이다. 이 책에 실린 여러 사건들은 어찌보면 인간이기에 체크하지 못하고 주관에 휘둘려 아쉬운 결과를 낳은 사례집인지도 모르겠다. 똑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는것...그래서 진정한 정의를 이룩하는 것이 우리가 바라고 작가가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아닐까....


일단 잡으면 시간가는줄 모르고 읽게 만든다. 커다란 논란이 되었던 사건인 만큼 평소 범죄소설에 열광하는 본인 조차도 경악하게 만드는, 본인의 상식 수준을 뛰어넘는 충격적 사건들이 연이어 펼쳐지기 때문이다. 실제사건이 주는 무게감과 현장감은 소설이 주는 스릴과는 비교조차 할 수 없다. 트릭따위는 개나 줘버리라는듯 본능에 따라 참혹한 범죄를 저지르는 피고인들과 킹리적 갓심을 들이밀고 너무나 주관적인 판단으로 빤히 보이는 사실들에 눈돌려 버리는 판결들을 보고 있자니 공분의 마음과 피해자에 대한 애도의 마음이 무겁게 깔린다


유전무죄 무전유죄를 떠나 이시대의 법과 질서를 유지하는 도구로 사용되고 있는 고결하고 지엄하신 사법시스템에 (한때 그곳에 몸담았던 한사람으로) 당당하게 메시지를 전하는 이 작품에 응원을 보낸다...논픽션은 딱딱하다는 고정관념은 날려버려도 좋을 것이다. 신문을 볼때 시사, 사회면은 통째로 스킵하고 연예면만 보는 본인조차도 꽉 붙들고 몰입하게 만들었으니까. '도진기'기획, '도진기' 각본, '도진기'제작, '도진기' 연출, '도진기'출연의 [그것이 알고 싶다]를 보는 기분이었달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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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 탐식자 류츠신 SF 유니버스 2
류츠신 지음, 김지은 옮김 / 자음과모음 / 201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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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탐식자 (2019년 초판)_류츠신 SF 유니버스 2

저자 - 류츠신

역자 - 김지은

출판사 - 자음과모음

정가 - 13000원

페이지 - 208p



동양의 영어덜트 SF란 이런 것이다



정통하드SF [삼체]로 아시아 최초 '휴고상'을 거머쥔 '류츠신'의 영어덜트 대상 SF 프로젝트가 나도 모르게 가동되고 있었다...-_-;;; 벌써 시리즈 첫번째 작품 [미래세계 구출]에 이어 두번째 작품 [우주 탐식자]가 출간되었으니...소리소문 없이 출간된 것인지, 내가 놓친건지 모르겠다만 어쨌던 [삼체] 1,2권을 본인의 인생 SF로 꼽을 정도로 애정하는 작품인 만큼 작가의 다른 작품들도 모두 소장해야 겠다고 마음 먹는다. 새롭게 가동되는 '류츠신 SF 유니버스' 시리즈는 작가 자신이 쓴 작품중 청소년이 흥미롭게 읽을 만한 작품을 골라 다듬은 단편 시리즈로서 총 5권이 예정되있고 현재 2권까지 출간되었다. 어차피 개별 작품이니 일단 시리즈 1권은 놓쳤고 최근에 나온 2권부터 잡고 읽어보았다.



1. 탐식제국의 침공

지구로 돌진하는 타이어 모양의 거대 우주선. 이 거대 우주선의 정체는 가운데 비워진 공간에 행성을 끼우고 행성의 자원을 약탈하는 우주 탐식자이다. 지구의 멸망을 초래할지도 모르는 우주 탐식자와의 조우에 앞서 우주 탐식자에서 보낸 사절이 먼저 지구에 도착한다. 소형 우주선에서 나온 거대 공룡의 모습을 한 탐식자는 인류에게 멸망에 앞서 마지막으로 달로 피난할 수 있는 기회를 준다고 말한다. 다만 지구의 위성인 달 궤도를 인류가 자력으로 밖으로 보내야 한다는 단서를 달고...인류는 존속하기 위해 달에 기지를 짓고 핵폭탄을 장착하여 궤도를 벗어나려고 하는데....



2. 시 구름

지구와 탐식제국의 조우 후 긴 시간이 지난다. 얼마 남지 않은 인류는 탐식제국의 식량으로 사육당하는 신세인데 우주의 신이 태양계에 찾아와 탐식자에게 사육되고 있는 인간인 '인의'를 지목하여 만나길 원한다. 사육조에서 아이들에게 시를 가르치던 '인의'와 우주의 예술을 추구하는 신이 만나면서 중국 한시의 우수성에 대한 이야기가 오가고, 한시에 매료된 신은 '인의'의 클론으로 다시 태어나 깨달음을 얻기 위해 그가 창조한 지구공동에서 고행을 하게 되는데....



3. 미세기원

태양의 폭발을 염려한 인류는 광속 우주선 방주를 타고 인간이 살 수 있는 행성을 찾아 나선다. 하지만 새로운 항성찾기에 실패하고, 유일하게 살아남은 생존자는 광속비행으로 인해 수천세기 후 다시 지구로 귀환한다. 다시 찾은 지구는 이미 태양의 플레어 폭발로 시꺼멓게 타버린 모습이었고, 생존자는 절망에 빠진다. 그런데 지구로 부터 의문의 영상이 우주선 방주로 전송되는데....



사실 첫번째 단편 [탐식제국의 침공] 초반만 읽었을땐 지구를 침공하는 외계문명과 인류의 사투를 그리는 통쾌한 스페이스오페라가 펼쳐질줄 알았다. 그런데 페이지가 넘어갈수록 탐식자와 저항자의 삶과 죽음의 공존이라는 다소 철학적인 분위기로 마무리되는가 싶더니 이어지는 [시 구름]에서는 마블의 세레스트리얼급의 신과 인간이 양자역학을 이용하여 시의 본질을 이해하고 세계의 이치를 깨달아 가는 지극히 철학적인 진리추구의 SF로 반전된다. 영어덜트를 대상으로 하고 있지만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영미쪽 영어덜트 SF작품과는 상당히 다른...동양의 철학이 어우러진 다소 깊이있는 독특한 색깔을 띄고 있는 작품이었다. 이게 중국SF의 특징인지 아니면 '류츠신'작가만의 고유의 색깔인지는 모르겠지만 미래세계의 이야기임에도 동양의 설화나 고전을 보는듯한 클래식 오리엔틱한 느낌은 다소 난해하면서도 전에는 경험해보지 못한 새로운 경험으로 신선하게 다가온다. 



세번째 단편 [미세기원]은 '리처드 매드슨'의 [줄어드는 남자]와 영화 [다운사이징] 같은 소형화에 대한 이야기인데 작품은 단순한 소형화에서 끝나지 않고 눈으로는 볼 수 없는 미세화된 세계를 창조하여 최소한의 자원, 최소한의 공간으로 번영하는 인류의 미래를 그려내기도 한다. 불과 3편의 단편이지만 외계문명과의 충돌, 우주의 진리추구, 미세 인류의 생존이라는 다양한 SF적 소재를 통해 장르에 국한되지 않고 그만이 가질 수 있는 독창적이고 독보적인 세계를 구축해낸다. 더불어 세 가지 단편 모두 실제 과학이론을 기반으로 하는 하드SF로 쓰여졌으니 사고실험을 통한 지적유희는 하드SF로서 빼놓을 수 없는 묘미 아니겠는가...권말에 실린 중국의 이론물리학자 '리먀오'의 과학 해설은 작품을 한층 더 하드하게(?) 즐길 수 있도록 기름칠을 해준다. 



물론 한꺼번에 너무 많은 것을 담으려는 과욕에 다소 매끄럽지 못한 부분도 있었지만 이제껏 익숙한 SF와는 전혀 다른 분위기의 작품을 만날 수 있었다는 것에 만족감을 표한다. '휴고상'수상에 이어 단편원작 [유랑지구]의 영화화 대성공도 그렇고 중국뿐만아니라 아시아를 이끌어가는 걸출한 SF작가인 것만은 분명한듯 하다. 같은 작가니 당연하겠지만 이 단편들 속에서 작게나마 [삼체]를 엿볼 수 있어 몇 년째 애타게 기다리고 있는 [삼체 3부]의 갈증을 조금은 풀 수 있었던 것도 정말 좋았다...ㅠ_ㅠ [삼체 3부]도 출간해주기를...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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