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죽였다
정해연 지음 / 연담L / 201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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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죽였다 (2019년 초판)

저자 - 정해연

출판사 - 연담L

정가 - 14000원

페이지 - 358p



내가 죽인 시체를 대신 처리해준 그는 누규?



CJ ENM X 카카오페이지가 공동으로 주최한 제2회 추미스 소설 공모전에서 금상을 차지한 '정해연'작가의 작품이 출간되었다. (참고로 대상은 윤홍기 작가의 [일곱번째 배심원]이다.) 제목부터 호기심을 자극하면서 살인범의 정체 보다는 why done it과 who done it 이 전개에 중요한 지점이 되는 작품일것이라 생각했는데 예상했던것과는 다른 방향으로 자극을 주는 작품이었다. 



여의도 변두리 5층 빌딩 한켠에 변호사 사무실을 꾸리고 불법 스캔 소설을 업로드한 사람들에게 저작권 위반 메일을 보내고 합의금을 뽑아 생활하는 변호사 김무일에게 건물주가 찾아온다. 건물주는 김무열에게 7년전 월세를 체납하여 홧김에 302호 세입자의 집을 무단으로 침입했고 그곳에서 자신을 덮치는 세입자와 몸싸움 끝에 드라이어 줄로 목을 졸라 죽였다고 고백한다. 7년전 당시 세입자는 자살로 처리되었으나 그동안 마음을 짓누르던 죄책감을 벗어버리고자 자수를 계획하고 있고 변호사 김무열이 자신의 살인사건의 변호를 맡아 달라는 것이다. 그런데 당시 자세한 상황을 묻던 김무열은 이상한 말을 듣게 된다. 건물주가 세입자를 죽인 그 순간 어느새 검은 옷을 입은 남성이 302호 안으로 들어와 직접 살인의 광경을 지켜보고 있었다는 것이다. 이후 검은 옷의 남성이 건넨 말은 더욱 미스터리하다. 건물주에게 모든것을 잊는다면 세입자의 죽음을 자살로 처리해 주겠다는 것. 당황한 건물주는 바로 자신이 사는 5층집으로 도망치고 다음날 정말로 세입자는 자살로 처리된다. 7년전 당시의 정황을 모두 이야기한 건물주는 다음날 경찰에 자수하기로 변호사와 협의하고 변호사 사무실을 나선다. 그날 저녁 변호사 김무열은 고등학교 동창이자 같은 빌딩에 살고 있는 형사 신여주를 찾아 건물주의 자수를 논의하고...빌딩으로 귀가하던중 5층에서 누군가 몸을 날리는 것을 목격한다. 서둘러 투신자를 확인한 김무열과 신여주는 충격을 받는다. 5층에서 몸을 날린 자는 바로 다음날 자수를 예고했던 건물주였기 때문이다.......



우발적 살인 그리고 그 현장을 목격한 남자. 그들의 비밀을 전제로한 기묘한 거래....7년만에 침묵을 깨트린 댓가는 죽음이었다!? 불현듯 인터넷에 짤로 떠도는 일본 설녀와의 약속을 깨트리고 죽음을 맞는 만화('타카하시 요우스케'의 [공포만화]중 한장면)가 떠올랐다. 검은 옷의 남자는 악마이고 악마와의 계약을 깨트린 건물주는 악마의 저주로 5층 창문에서 내던져진 것일까?....라는 망상은 불과 몇페이지만에 무참히 깨져버리니..-_-;;; ㅎㅎ 요즘 너무 오컬트물을 많이 봐서 혼이 아픈가보다....ㅠ_ㅠ 



 

그런데 이후 변호사 김무열과 신여주 경장이 죽을 고비를 넘겨가며 파헤치는 진실들은 차라리 본인의 뇌내망상대로 가는게 더 나을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정도로 추악한 대한민국의 현실을 그대로 반영하고 있었다. 사실 바로 얼마전까지도 비선실세 스캔들로 전국이 충격의 도가니에 빠져있었으니, 웬만한 픽션보다 더 어메이징하고 아스트랄한게 현실 아니던가...그러니 발빠른 작가들은 이 엄청난 소재로 조만간 소설하나 쓰겠거니 생각했는데, 아직까진 관련자들이 재판중이다 보니 이 거대떡밥을 소재로 사용하기엔 부담감이 있는것 같고, 대신 비선실세 스캔들이 터지기 직전의 사건을 작품의 소재로 사용한 것일까? 어찌됐던 소설에서나 나올법한 작품속 음모론과 사건들이 실제 사건을 기반으로 했다는건 검색창에 관련 키워드만 넣어도 줄줄이 뜨는 기사들로 금새 확인할 수 있을듯 하다.(작품에서 소재로 다루는 사건은 지금도 현재진행형이다...)



국가권력이 개입한 거대한 음모와 가차없는 은폐형 꼬리자르기 앞에서 일개 나약한 개인인 무열과 여주는 검은 무리들의 끊임없는 협박과 위협에 굴하지 않고 첩보작전을 방불케 하는 기지로 베일에 쌓여있던 검은 조직의 실체에 접근해 나간다. 계란으로 바위치기 같은 무모한 도전과 불굴의 의지로 세상을 변화시키려는 그들의 신념이 촛불을 들고 세상을 바꿔낸 국민민들의 용기와 맞물려 더욱 가슴에 와닿았다. 더불어 생명을 넘나드는 위협속에서도 더욱 강한 신뢰와 사랑으로 연결되는 무열과 여주의 러브모드가 짙은 어둠을 핑크빛으로 밝혀주어 무거운 분위기의 부담감을 덜어주는듯 하다.  

 


한 책상 안에서 발견된 테블릿 PC가 대한민국의 역사를 바꾸듯 이 작품에서도 전자기기가 사건 해결의 결정적 증거로 사용되는데, 개인적으론 휴대성이나 안전성, 보안성이 너무나 취약한 기기라 현실적으로 맞지않는 허술한 설정이 아니었나 싶어 아쉬웠다가도 현실은 태블릿 PC안에 담긴 몇 건의 문서만으로도 발칵 뒤집히는 세상이니...허허...뭐가 맞는건지 모르겠다. -_- 그저 혼란하다....실제 사건을 모티브로 하고 모부처의 유체이탈 화법 사과까지 그대로 작품에 반영하는 날카로운 사회비판 스릴러이다. 비록 세상은 암울하고 온갖 비리와 음모가 넘쳐나지만 그래도 현실에서도 무열과 여주 같은 정의로운 사람들의 존재를 꿈꾸게 만드는 희망적인 작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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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은 탐정도 불안하다 한국추리문학선 8
김재희 지음 / 책과나무 / 201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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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은 탐정도 불안하다 (2019년 초판)_한국추리문학선8

저자 - 김재희

출판사 - 책과나무

정가 - 14000원

페이지 - 409p



AGAIN. 감건호 X 고한읍 크로스!!! 



2019년에만 벌써 4번째 작품(개정판 [색, 샤라쿠]포함)을 출간하며 실로 왕성한 활동을 보이고 있는 '김재희'작가의 신작이자 한국추리문학의 계보를 잇는 시리즈 한국추리문학선의 여덟번째 작품이 출간되었다. 그동안 [경성 탐정 이상]시리즈와 같은 역사 팩션을 근간으로 한 작품들을 내놓던 작가의 오랜만에 현대물로의 복귀작이자 짠내나는 '감건호' 프로파일러 세번째 시리즈이다. 전작 [표정없는 남자]에 이어 1년만에 허세가득한 여린 마음의 소유자 '감건호'를 다시 만난것도 반갑기 그지없지만 그와함께 한국최초의 추리마을이자 추리작가들의 성지 강원도 정선군 고한읍의 아름다운 풍광을 다시 만나게된 것도 내심 기분좋은 만남이었다. 뭔말인고 하니, 이번 작품의 주무대인 고한읍이 '감건호' 프로파일러의 첫번째 방문이 아니라는 말이다. 지금으로부터 1년전에 출간된 고한읍을 주제로 10명의 추리작가가 써낸 추리 단편 앤솔러지 [굿바이 마이 달링, 독거미 여인의 키스]에 실렸던 작가의 단편 [야생화를 기르는 그녀의 꽃말]에서 이미 '감건호'는 고한에서 사건조사를 경험했던 것. 피바람이 끊일 날이 없는 고담시티...고한이로다. ㅎㅎㅎ



인기 방송인이었던 프로파일러 감건호는 세월이 흐르면서 감도 떨어지고 프로파일의 적중률도 크게 떨어져 맡았던 프로그램이 하나, 둘 폐지되고 어느새 자존심만 남아있는 고집센 꼰대 끝물 방송인이 되버린다. 이제 마지막 남은 방송이라도 붙들기 위해 방송국에 미제 사건을 추적하는 르포 프로그램을 제안하고 가까스로 통과된다. 이번 <감건호의 미제 추적>에 프로파일러의 모든 것을 건 감건호는 2년전 고한읍에서 벌어진 미제 실종사건을 다루기 위해 사전조사를 진행한다. 하지만 여전히 감떨어진 모습만 보이는 것을 우려한 방송국은 한창 인터넷에서 주가를 올리고 있는 추리카페 '왓슨추리카페'의 운영진에게 방송출연을 부탁하고 졸지에 감건호 VS 추리청년들의 추리 대결구도가 형성되는데.....살아남으로면 미스터리한 실종사건을 시원하게 해결하여 새파랗게 젊은 청년들을 찍어 눌러야만 한다!!! -_-


만항재에서 10분거리 딸 김미준과 어머니 전선자가 함께 살던 야생화 아파트

402호 김미준의 방에서 다량의 혈흔과 함께 김미준이 실종된다.

방안에는 김미준의 다량의 혈액이 흩뿌려진 상황. 자해 후 가출한것으로 판단한

경찰의 늑장대처로 김미준을 찾을 중요 단서는 이미 시간에 희석된 상황.

해당 시간대 고한을 떠나는 차량은 없었고 뒤늦게 주변 인근과 만항재까지 

샅샅이 수색했으나 김미준의 흔적은 찾을 수 없었다. 


자살인가?

타살인가?

단순가출인가?...

2년전 실종된 김미준을 찾아라!!!!



극 초반 실종자의 혈흔이 흩뿌려진 방을 샅샅히 조사하고 사건 당시 실종자의 심리를 유추하면서 사실적 프로파일기법과 현장감식기법을 토대로 다양한 가설과 추리들을 쏟아내며 실종자의 행방에 대해 독자를 교란시킨다. 또한 '감건호'와 왓슨추리연맹 그리고 실종자의 엄마가 의뢰로 조사를 하는 청년 탐정사무소까지 무려 세팀이 실종사건에 뛰어드니, 한팀이 사건 조사에 막혀 루즈해 지려는 찰나 다른 팀에서 사건의 실마리를 잡고 수사를 이어 나가면서 빠른 사건전개와 시원한 장면전환으로 사건에 흡인력을 가져다준다.



미스터리한 사건을 해결해나가는 청년들의 기지와 사설탐정의 노력이 흥미를 돋우지만 역시 작품의 '진'주인공 '감건호'를 빠트릴 수 없다. 청년들에 만만치 않게 (다른 의미로) 작품 내내 커다란 활약을 펼치기 때문이다. ㅎ 감건호 사단의 감건호와 박피디, 왓슨추리연맹의 주승, 민호, 선미, 진영, 청년 탐정단의 정탐정과 공탐정까지 여러 개성넘치는 캐릭터가 등장하지만 아무래도 본인과 비슷한 연배의 '감건호' 프로파일러에게 가장 애착이가고 마음이 쓰였다. 방송인으로서 전성기가 지나고 감도 떨어져 프로그램도 전부 폐지되는 위기상황에서 무섭게 치고 올라오는 젊은 피 청년 탐정들에게 밀려나 뒷방 노인네로 전락하지 않기 위해 전전긍긍하고 깽판치며 객기 부리는 전형적인 눈살 찌푸려지는 꼰대의 모습...ㅠ_ㅠ 살아남기 위해 핏발 세우며 으르렁대는 '감건호'의 모습이 왜 이렇게 애처롭게 보이는 것인가....'아저씨 [표정없는 남자]에 나올때만 해도 이러지 않으셨잖아요..ㅠ_ㅠ' 위기에 빠진 중년남의 생존을 향한 짠내나는 고군분투에 이리도 감정이입 하는걸 보니 나도 나이를 먹어가나 보다..OTL...어쨌던, 언제나 한결같은 모습만 유지하는 가공의 캐릭터가 아닌 시리즈를 거듭하며 우리와 함께 나이를 먹듯 시간의 흐름에 따라 차츰 변화해가는 캐릭터 '감건호'를 보면서 실제로 살아있는 이를 보는듯한 생동감 넘치는 현실감을 느끼게 하고 그자체로 캐릭터에게 몰입하게 만드는 힘을 전한다. 진지하고 무거운 사건의 긴장을 풀어주는 이런 유쾌한(?) 에피소드도 작품을 풍성하게 하는 요소이리라. 



어쨌던 '감건호'는 그동안의 경력을 바탕으로 다른 프로파일러와 경찰 인맥을 동원하여, 왓슨카페 청년들은 실종자의 SNS를 뒤지며 웹서치를 통해, 청년 탐정사무소의 탐정은 직접 주변을 탐문하며 몸으로 부딪혀, 그렇게 얻어낸 작은 정보들이 하나로 합쳐지면서 실체를 알 수 없었던 진실에 근접해 가는 모습은 뻐걱 대기만 하던 오합지졸들이 어느새 마음을 트고 손발을 맞추며 합심 공조하여 풀리지 않는 미제사건을 해결해 내는...그런 훈훈한 미스터리의 묘미를 자극하며 슬며시 미소짓게 만든다.



흥미로운 사건과 만항재의 고즈넉한 정취가 풍기는 고한, 그리고 독기 품은 '감건호'와 불안한 내일이지만 패기하나로 극복하는 청년들까지....물과 불 처럼 섞일 수 없을것 같았던 신구세대의 유쾌한 콜라보레이션이 돋보이는 작품이었다. 더불어 속편을 예고하는 에필로그를 보니 이 작품은 '감건호' 프로파일러 세번째 시리즈이면서 청년 탐정 시리즈의 비긴스라고 봐야하는것 아닌지 모르겠다.ㅎㅎㅎ 


이로써 '김재희' 평행우주가 +1 확장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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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포의 천사 에드거 월리스 미스터리 걸작선 4
에드거 월리스 지음, 양원정 옮김 / 양파(도서출판) / 201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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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대한 재산을 상속받자마자 살해당하는 메러디스...ㅠ_ㅠ 과연 메러디스의 죽음 뒤에 어떤 추악한 욕망과 살의가 도사리고 있을지....어떤 반전으로 충격을 줄지 기대됩니다. 고전추리의 클래식한 맛을 느껴보고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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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책] 하루하루가 세상의 종말 : 회색 여우
J. L. 본 / 황금가지 / 201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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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하루가 세상의 종말 : 회색여우 [단편] (2019년 전자책 발행)

저자 - J.L.본

역자 - 진서희

출판사 - 황금가지

정가 - 1000원

페이지 - 전자책​



비활성화 되있던 좀비가 깨어났다!



2009년 1권 출간

2011년 2권 출간......


그리고....


무려 8년만에 디지털 단편 출간!!


현직 미 해군 장교인 작가가 그려낸 사실적 무기와 전술이 가미된 밀리터리 좀비아포칼립스. [하루하루가 세상의 종말]시리즈의 신작 단편[하루하루가 세상의 종말 : 회색 여우]가 전자책으로 출간되었다. 본인이 1,2편을 2013년에 읽었으니 무려 5년만에 만나는 후속편인데, 당시만 해도 아무런 정보 없이 좀비물이란 것만으로 읽었던 작품이라 유독 두드러지게 묘사되는 밀리터리 요소들의 이유를 알 수 없었는데 알고보니 현직 미 해군이라니...-_-;;; 그랬구나...글잘쓰는 군인아저씨였으니 머리속에 가득찬 군대 지식들을 작품에 마음껏 풀어놨던 것이었구나... 어쨌던 짧디 짧은 단편이지만 5년만에 다시 만난 주인공 '킬'이 무척이나 반갑게 느껴진다.



중국의 정체불명의 괴질 발생 후 세상이 멸망한지 어느덧 30년이 지났다. 대재앙 발발 5년 후 일부 구역에 좀비 퇴치를 위해 연구한 화학폭탄을 공중폭파 한뒤 관찰결과 해당 폭발구역에 일종의 바리케이드 같은 장벽이 생성되고 그 장벽은 좀비들을 집결시킨뒤 그들의 활동성을 정지시키는 효과를 발휘해낸다. 마치 파리 끈끈이 처럼 말이다. 그렇게 인류는 좀비의 공격을 피해 무사히 생존하게 되고, 노년의 킬은 나룻배를 타고 장벽 근처 냇가를 가로질러 좀비가 활동하는 구역에서 아직 약탈되지 않은 건물에서 생존에 필요한 물품을 조달한다. 심장병을 앓고 있는 아내 타라를 위해 버려진 병원을 찾아간 킬은 그곳에서 또다시 위험과 마주하는데....



이제는 익숙하게 느껴지는 좀비 아포칼립스에 장벽이라는 설정을 추가하여 새로운 좀비물을 꾀하는듯 하다. 전장의 날카로운 늑대에서 영리한 회색 여우로 변한 주인공의 모습은 이제껏 잊고 있던 시리즈의 팬에겐 기억을 되살리는 선물같은 작품으로, 새롭게 시리즈를 접할 예비 팬에겐 시리즈에 대한 호기심을 자극하는 작품으로 생각된다.



그리고 가장 기다리던 소식!! 드디어 3,4편 출간 계약을 체결했다는 반가운 소식이다...ㅠ_ㅠ 마침내 2권 마지막 떡밥이었던 좀비 바이러스의 원인이 나오는 것인가?...ㅎㅎ 허나 이제 계약서에 도장을 찍었으니 부지런히 번역하고 출간하여 내손에 오기까진 좀 더 오랜 시간을 기다려야 할것 같다. 어쨌던 언제가 되었던 나오긴 나오는거니까. 존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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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벽한 삶을 훔친 여자 스토리콜렉터 75
마이클 로보텀 지음, 김지선 옮김 / 북로드 / 201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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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완벽한 삶을 훔친 여자 (2019년 초판)

저자 - 마이클 로보텀

역자 - 김지선

출판사 - 북로드

정가 - 15800원

페이지 - 575p



완벽한 삶의 조건



파킨슨 병을 앓는 중년의 심리학자 '조 올로클린'시리즈로 유명한 골드대거상 수상작가 '마이클 로보텀'의 오랜만의 스탠드 얼론 작품이 출간되었다. 2016년 [라이프 오어 데스] 이후 3년만에 만나는 반가운 단독작인데 [라이프 오어 데스]가 어둠속에서 오롯이 빛나는 희망을 야기 했다면 이번 [완벽한 삶을 훔친 여자]는 한없이 암담한 심연속으로 침잠 시키는 작품이었다..ㅠ_ㅠ 



완벽한 삶을 충족하는 조건은 뭘까? 건강? 가족? 자녀? 성공? 부와 명예? 각자가 최우선시 하는 행복의 조건은 저마다 조금씩 다를지도 모르겠다. 다만 누군가에겐 자연스럽게 당연시 하는 기본충족 조건들이 다른 누군가에겐 꿈에도 그리던 열망의 조건이 될 수도 있다는건 당사자가 아닌 이상에야 알 수도, 공감할 수도 없으리라...너무나 갖고 싶고 그토록 원했지만 단 한번도 가질 수 없었던...그래서 결국 동경하던 타인의 삶을 훔칠 수 밖에 없었던 한 여성의 슬프고 비극적인 이야기가 펼쳐진다.



[메건]

위성스포츠채널의 MC를 맡고 있는 핸섬가이 잭, 똑똑한 공주님 루시, 엉뚱하고 귀여운 막내 라클런. 그리고 이제 셋째를 뱃속에 임신중인 아름다운 임산부 메건. 적당한 재산과 성공한 남편, 자신의 생활과 육아일기를 블로그에 올리며 일일 육천명의 방문자와 이를 통해 각종 회사에서 홍보용 물품을 보내주는 파워블로거 메건의 삶은 남들이 보기엔 완벽하다고 말할 수 있는 우아한 삶을 영위한다. 하지만 그런 외면의 우아함 뒤에 전쟁같은 육아와 점점 냉랭해지는 남편의 태도에서 오는 깊은 한숨이 숨어 있다는건 아무도 모르리라...그런 그녀를 지켜보는 이가 있었으니.....


[애거사]

유년시절의 불행한 사건으로 부모와 의절하고 홀로 지낸지 십수년...첫 결혼에 실패하고 새로 해군에 근무중인 해이든을 만났지만 사소한 다툼으로 해이든은 연락을 끊고 전투정을 타고 전세계 바다를 누빈다. 홀로 남은 애거사는 수퍼마켓 파트타임 알바를 하며 생계를 꾸리는데, 어느새 배가 불러오고, 출산일이 임박한다. 바다위 연락두절 해이든에게 임신사실을 알리기 위해 남친의 부모를 찾아간 애거사. 결국 해이든은 애거사를 만나기 위해 귀국하기로 결정한다. 이제 시간이 얼마 남지 않은 애거사는 그동안 완벽한 삶을 사는, 동경해 마지 않으며 눈여겨 보던 메건에게 접근하는데......



추악한 진실을 숨기고 완벽한 삶을 연기하는 여자

자신의 불행을 잊으려 완벽한 삶을 훔치려는 여자

끔찍하게 애절하고 애처롭다.

과연 누가 이들에게 돌을 던질 수 있을까.....



두 여성의 극단적인 삶을 교차시키며 이들에게 서서히 감정이입시키고 차근차근 그리고 꼼꼼이 정성들여 그녀들의 어지러운 심리와 극단적 선택에 대해 (머리로는 거부할지 모르나 가슴으로는) 납득하게 만드는 정당성을 부여하는 작품이다. 사실 100페이지까지만 봐도 애거사가 숨기던 비밀이 드러나고, 150페이지 부터는 전체의 줄거리나 결말이 어느정도 파악될 정도로 초반부터 숨김없이 까놓고 시작하는 작품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반적인 흐름을 알고 있음에도 애거사도 울고...메건도 울고...나도 운다....ㅠ_ㅠ 이렇다 할 반전 없이 이상심리 마저도 100% 공감하게 만드는 작가의 탄탄한 심리묘사와 끝까지 압박하는 스릴은 역시 독자를 쥐고 노련하게 흔들어대는 심리 스릴러의 장인으로 인정할 수 밖에 없게 만든다. 



[지금부터는 스포주의]


여성에게 가장 고귀하고 위대한 덕목은 역시 모성이리라. 하여 애거사의 불행한 사연이 밝혀질즈음엔 모두가 그녀를 동정할 수 밖에 없으리라 생각된다. 엄마가 되려 하지만 엄마가 될 수 없는 고통은 경험해 보지 않으면 절대로 알 수 없는 고통일 것이요, 아이에 대한 집착과 열망은 그녀의 인생을 송두리째 빼앗겨 버린 상실에 대한 일종의 보상심리인지도 모르겠다. 기약없는 난임치료, 끝없이 들어가는 금전적 부담 그리고 이어지는 고통의 시간들....결국 애거사는 넘지 말아야 할 선을 넘어버리고 그토록 동경의 시선으로 바라봤던 메건의 아이를 훔치려는 계획을 실행하기에 이른다. 한편 메건은 남편 친구와의 단 한번의 불같은 욕정에 저지른 실수로 아이의 아빠가 누구인지 혼란에 빠져 있으니 이 얼마나 신의 장난 같은 아이러니한 상황이란 말인가...-_-;;; 어딘가에서는 아기를 방치하여 굶겨 죽이고, 어딘가에서는 희망을 꿈꾸며 시험관 시술을 받는 극단적 대비가 떠올랐다. 누군가에겐 완벽한 삶을 위한 조건이 누군가에겐 삶을 망치는 조건이 될 수도 있다는게 안타깝고 슬펐다. 



언뜻 타인의 SNS를 감시의 도구로 사용하면서 과도한 모성으로 말미암아 범죄를 저지르게 되는 '민카 켄트'의 [훔쳐보는 여자]와 비슷한 맥락의 작품이라는 생각이 드는데 추악한 자신들의 치부는 가린체 거짓된 위선의 웃음을 날리는 SNS의 허구성이 누군가에겐 범죄의 타겟으로 악용될 수 도 있다는 생각은 나역시 여러 SNS를 운영하는 사람으로서 걱정되고 우려되는 부분이기도 했다.



어쨌던 아이를 잃고 실의에 빠진 메건이나 훔친 아이를 지키기 위해 극한의 심리적 부담감을 안고 전전긍긍하는 애거사나 모두 이해되고 안타까웠다. 아이를 키우는 사람으로서 이런 상실의 아픔은 너무나 무겁고 생생하게 다가와 고통스러웠는데 이 공감의 고통이 작품을 평가하는 척도라 생각한다면 서서히 심장을 옥죄는 고통의 스릴러로서 놀랍도록 높은 수준의 작품이라 평가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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