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성에서 살 생각인가?
이사카 고타로 지음, 민경욱 옮김 / arte(아르테) / 201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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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성에서 살 생각인가? (2017년 초판)
저자 - 이사카 코타로
역자 - 민경욱
출판사 - 아르때(arte)
정가 - 15000원
페이지 - 492p

 


화성에서 살 수는 없지 않은가?...

 


코믹해 보이는 표지와 함께 화성이라는 제목...그리고 히어로물이라는 책소개 덕에 가벼운 SF 작품일줄 알았다...-_-
근데 이게 웬걸?....블랙 코미디도 아니고 예상과는 전혀 다른 굉장히 다크하고 묵직한 내용에 깜놀했다. -_-;;;;
(이런 무거운 내용에 이런 가벼운 표지는 반전을 노린것인가?....) 좌우간...화성인은 전혀 나오지 않지만...
[1984] 뺨치는 미친 정부와 광기에 휩싸인 민중들에 반대해 기상천외한 무기로 홀연히 맞서 싸우는 SF 히어로물임엔
틀림 없는듯 싶다....개똥밭에 굴러도 이승이 낫다는 말이 있다...근데 정말로 참혹한 현실이 펼쳐져 있다면.....
아무리 참혹해도 지구에서 살 수 밖에 없겠지...화성에서 살 수는 없지 않은가?...

 

 

평화경찰이라는 제도를 만들고 주변인들의 신고를 받아 무차별로 테러분자를 잡아들이고 갖은 고문과 취조를 퉁해
아무런 죄가 없음에도 테러 용의자를 만들어 내는 미친 법안이 통과된다. 수개월 마다 시단위로 평화경찰이 머무

르며 반동분자를 색출하고 잡아들인 반동분자들은 자백을 받아낸 후 광장에 시민들을 모아놓고 길로틴으로 머리를

뎅강...처음엔 주위의 눈치를 보며 신고에 쉬쉬하지만 일단 한명이 잡혀들어가면 다른 누군가를 밀고해야 하기 때문에 굴비 엮듯 구금되는 사람은 줄줄이 늘어나게 된다. 그런 공포 속에서 떨던 사람들은 공개 처형을 보면서 끔찍함 보다는
공포의 스트레스를 피가 뿜어대는 잔혹한 상황을 향해 풀어내며 집단 광기에 휩싸이게 되버린다. 물론 평화경찰제도에
반론을 펼치는 이들도 있겠지만 공개적으로 언급하는 즉시 쥐도새도 모르게 잡혀들어가 처리당한다. 그야말로 암흑의
시대....경찰이 최고의 권력을 행사하며 난동을 부리는 그때 홀연히 나타난 검은 옷의 검은 목검을 든 사내는 기상

천외한 무기를 이용하여 경찰들에게 혹사 당하는 무고한 시민을 구하기 시작하고.....평화경찰은 정의의 사내를 잡기

위해 혈안이 되는데......

 

마녀사냥...길로틴...열광하는 시민들...-_- 작품속에도 언급되지만...마녀로 오인당해 죽음을 당한 수많은 여성들

정말로 마녀라서 죽임을 당한 사람은 없었을 것이다. 그냥 가난이나 고난에 지친 시민들의 광기를 마녀에게 돌리기

위한 임시 방편이었을뿐.....이 작품도 죄가 있던 없던 상관없다. 그냥 없으면 고문을 통해 죄를 만들며 되니까...

-_-;;; 그저 사회를 돌아가게 하기 위한 하나의 방법일 뿐이다 (살벌한 방법이지만....) 그렇다면 공개처형에 열광

하는 시민들은?...'신이치 사카모토'의 중세 처형인을 주인공으로 그린 만화 [이노센트]에서는 성난 민중들에게 좀더 오래도록 처형자의 고통스러운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인간의 골격과 근육을 연구하는 프로패셔널 처형인의 모습을

보여준다. 뭐...길로틴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한다.... 순간....서슬퍼런 칼날이 떨어지는 동시에 툭 떨어지는 몸의

한부분....이내 솟구치는 혈흔들....그 공포의 감각은 민중들의 뇌리에 강렬하게 박히고 그 공포의 감정은 어느새

타르시스를 동반한 유희로 변모하게 된다. 나라나 시대를 불문하고 군중 심리의 의인한 광기에 휩싸인 인간들이야

어디서든 볼 수 있으니까...작가가 작품을 쓰기 위해 참고한 문헌을 보면 이런 피로 점철된 중세시대에서 많은

소재를 따온 것을 알 수 있다.

 

 

그런데...이거이거.....배경은 일본이지만....아무리 봐도 배경이 낯설지가 않아...뭔가 낯익어...-_-;;;; 아무

죄없이 보통 생활을 하던 멀쩡한 사람도 비밀경찰에 의해 혹은 프락치에 의해 간첩으로 몰려 남산 어딘가로 끌려가

코렁탕을 마시던 그 암흑의 시대와 너무나 닮아 있다....작가야 그저 중세시대에서 따온 몇몇 소재를 토대로 상상한

다크한 세계를 픽션으로 옮겼겠지만....이 작품을 보는 많은 사람들은 이 이야기를 논픽션으로.....우리가 경험했던

지우고 싶은 어두운 역사를 떠올릴 사람들이 많을것 같았다. 독재를 시작으로 몇십년간 이어진 군사정권의 시대를

직접적이던 간접적으로 경험한 사람이라면 이 작품은 좀 더 많은것을 느끼게 하는 작품인지도 모르겠다. 물론 공포를 이겨내고 자유를 쟁취하기 위해 혁명에 참여한 수많은 히어로들이 있었기에 지금의 사회가 있을 수 있는 것이고 그것 만으로도 이 작품속 사람들 보다는 리얼 세상이 좀 더 정의 롭다고 할 수 있을것 같다...불합리한 세력에 맞서는 용기란 무엇인가? 진정한 정의란 무엇인가?....모두를 구하지 못하는 정의는 위선인가?....홀로 분연히 일어선 마스크 속 감춰진 히어로의 고뇌를 따라가다 보면 어떻게 사는것이 지구라는 땅에서 인간답게 사는것인지에 대해 생각하게

만든다.  

 

 

이렇게 쓰면 또 정의로 똘똘뭉친 히어로가 암흑의 세상을 전복하는 이야기 같지만 실상은 또 그렇지도 않다...-_-;;;
사실 작가가 말하고 싶은건 아무리 홀로 발버둥 쳐봐야 세상은 바뀌지 않고 어차피 높은 누군가의 장기판의 기물로서
시스템의 노예(말)일 뿐이라는걸 말하는것 같아 내심 찝찝하고 씁쓸한 마음으로 마지막 페이지를 덮게 만든다. ㅠ_ㅠ
어쨌던... 스토리는 딥다크 한데 반해 개성넘치는 등장인물들로 인해 페이지 넘어가는줄 모르고 몰입하게 만드는 매력적인 작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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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작된 시간
사쿠 다쓰키 지음, 이수미 옮김 / 몽실북스 / 201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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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조작된 시간 (2017년 초판)

저자 - 사쿠 다쓰키

역자 - 이수미

출판사 - 몽실북스

정가 - 14000원

페이지 - 478p




재심




억울한 누명을 쓰고 살인자로 낙인 찍혔을때....절박한 무고자의 진실을 들어줄자가 누구인가?....

실적주의에 빠진 경찰과 약자에겐 지나치게 근엄한 사법부의 행태를 날카롭게 비판하는 현직 변호사가

써낸 사회파 미스터리가 출간되었다. 형사사건의 변호사로서 수많은 사건을 경험하며 작가가 느꼈던

현재의 사법체계의 맹점을 맹렬하게 꼬집는 이 작품은 이야기나 등장인물은 픽션이지만 중심 소재인

유괴 사건은 실제 일어났던 사건을 차용했다고 한다. 또한 경찰의 수사방식이나 취조 과정, 법정 심리

와 변호사의 변호 준비과정등은 (현직 변호사로서 당연하겠지만) 사소한 부분까지 전부 망라되는 극 

사실적 묘사를 보여준다. 마치 독자에게 사건의 전체를 잘 설명해 주는 [그것이 알고 싶다]를 보는 

기분이랄까..-_- 물론 너무나 자세한 과정에 대한 설명으로 인해 약간 늘어지는 부분이 있다는 단점도

있다지만 이런 생생한 설명과 묘사는 픽션이 아닌 실제 사건에 대한 르포를 보는게 아닌가 싶은 착각

마저 들게 만들정도로 리얼리즘을 극대화 시킨다. 




토건업이란 간판을 세우고 정치깡패로 막대한 부를 모은 쓰네조는 슬하에 애지중지하는 중학생 딸 미카

의 귀가시간이 늦자 아내에게 미카의 행방을 다그친다. 이리저리 전화를 돌려도 행방을 찾지 못하던중

한통의 전화가 걸려오고, 전화를 받은 아내는 미카의 몸값으로 일억앤을 준비하라는 통보를 받는다.

막대한 부를 통해 경찰과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던 쓰네조의 신고로 경찰은 신속하고 은밀하게 검거준비

를 하지만 몸값 전달의 실패 후 유괴범의 연락은 끊긴다. 우연히 나물 채취를 하기 위해 숲속을 해메던 

청년 쇼지는 숲속에서 잠자고 있는듯한 미카를 발견하고 현장을 훼손한 뒤 엉겹결에 겁에 질려 도망쳐

버리고....바로 몇시간 뒤 인근 주민에 의해 미카의 시체는 경찰에게 인계된다....감식결과에 따라 

쇼지가 범인으로 지목되고 이내 쇼지는 유괴살해범으로 체포되는데.......





쇼지의 체포 이후 부터는 경찰의 취조와 법정 심리....판결.....그리고 항소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사건이 발생하고 범인을 찾는 과정이 그려지는 여타의 미스터리와는 다르게 이 작품은 사건이 발생된 

직후 부터 체포된 쇼지가 죄가 없는 무고자라는 것을 밝히고 죄없는 쇼지가 어떻게 인생이 꼬여버리는지

를 본격적으로 그려내는 독특한 미스터리이다. 정말 억세게 운없는 남자....조작된 일련의 시간들이 이

한량을 어떻게 천하의 개쓰레기 살인범으로 몰아가는지 숨쉴틈 없이 몰아친다. 정치깡패에게 뇌물을 받은

경찰간부와의 비리.....범인을 만들기 위해 벌이는 강압 수사와 불법적인 취조...공포에 휩싸여 거짓진술

을 할 수 밖에 없는 청년.....유괴 살인에 얽히면서 풍비박산 나는 청년의 가족.....-_-;;;; 거의 생각할 

수 있는 모든 부정과 부패와 비리와 이해관계가 오로지 이 청년을 향해 얽혀 버려 도저히 돌이킬 수 없는 

나락으로 떨어트리니... 청년의 깊은 절망과 탄식은 작품을 읽는 나까지 한숨짓게 만들어 버렸다. ㅠ_ㅠ

하지만....불현듯 나타난 가난하지만 정의로운 변호사가 이 구린내 풀풀~ 의혹의 냄새를 풍기는 사건에 

관심을 가지니...이 무고한 청년은 다시 세상의 빛을 볼 수 있을까??????.....




작품을 읽는 내내 2000년도에 실제 발생 사건인 익산 약촌오거리 택시기사 살인사건을 모티브로 만든 영화

[재심]이 떠올랐다....(이 작품의 배경은 2001년이다...ㄷㄷㄷ) 사건만 다르다 뿐이지 거의 궤를 같이 하는 

작품이라 느꼈는데, 강압적이고 폭력적인 경찰의 취조때문에 허위 자백을 하고 억울한 감옥살이를 하다가

정의로운 변호사를 만나 진실을 밝히기 위해 다시 재판을 받게되는 과정이 이 작품과 거의 흡사하다. 

사실 겁에질려 자신의 죄를 순순히 인정하는 쇼지의 답답한 모습을 보면서 조금은 과장됐다고 느꼈었는데...

이렇게 바로 이웃 나라인 우리나라에 실제사례가 있어버리니...-_-;;; 멀쩡한 인간을 살인자로 만들어 

버리는 멘탈파괴 취조방식 하나는 인정 해줘야 될듯하다...어쨌던....비리가 판치는 아비규환 속에서도...

약자의 목소리에 귀기울여 주는 이들이 아직은 있기에....조금의 희망은 가져볼만 하지 않을까?....


 


참으로 독특한 작품이다...사건의 발생부터 범인의 체포, 감식, 취조, 재판, 항소, 법정 공방까지 범죄의 

발생부터 사건이 종결되기까지 모든것이 망라된 토탈 미스터리 작품이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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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룡경찰 LL 시리즈
쓰키무라 료에 지음, 박춘상 옮김 / 황금가지 / 201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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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룡경찰 (2017년 초판)

저자 - 쓰키무라 료에

역자 - 박춘상

출판사 - 황금가지

정가 - 13000원

페이지 - 365p




잊고있던 이족 보행병기의 투혼을 보다




장르전문 출판사 황금가지에서 새로운 브랜드 LL(Light Literature) 시리즈를 런칭했다. 아무래도 NT노벨을

위시로 하는 라이트 노벨 시장을 노리고 새롭게 마케팅에 뛰어든것 같은데, 장르명가 황가에서 엄선한 작품

들이니 기본 퀄리티 이상의 작품이 출간될 것임은 명약관화 일테고, 이를 통해 독자들이 가볍게 읽을 수 있는 

숨겨진 걸작들을 만날수 있다면야 더할 나위 없이 좋을 테니 두팔 벌려 환영하는 바이다. 그렇게 첫번째 LL

시리즈로 3편의 작품이 출간되었고, 이 작품은 빛을 본 LL시리즈중 한권이다. 본격 SF 메카닉 경찰 추리물로

2010년 작가의 첫 등단작으로 선보인 이작품은 [패트레이버]와 같이 파워수트를 입은 이족 보행병기로 범죄

를 진압하는 경찰 특수부대의 이야기를 매우 빠르고 강렬하게 펼쳐내 그동안 잊고있던 이족 보행병기의 혼을

새롭게 불싸지르게 만든 작품이었다.(도대체 어디서 꼭꼭 숨어있다가 이제서야 나온 것이냐?!!!) 아무래도 

메카닉 애니로 익숙한 일본의 작품이다 보니 역동적인 장면들이 마치 애니메이션의 한장면으로 대체되는 듯 

머리속에 펼쳐지는 놀라운 경험을 하게 만든다. 메카닉 덕후...그중에서도 파워수트 덕이라면 이 작품은 그야

말로 덕심을 충만하게 채워주는 취향저격의 작품일 것이다. 





경찰의 고질적 문제인 경계 권역 내 발생된 범죄사건에서 두 지구의 경찰들이 안일하게 대처하다 사망사고가 

발생한 후...성난 민심을 재우기 위한 자성의 의미로 정부는 경시청 아래 특수부대 창설이라는 초강수를 두게

된다. 기존 기갑부대 SAT가 있음에도 경찰청의 입김에서 자유로운 별동 부대를 창설한 것인데, 이 특수부대는

기존 경찰인력을 차출하여 수사원을 채우고 신속하고 효율적인 병기를 사용한 범죄를 진압하기 위해 최신기술로

무장한 이족보행병기 '드래군' 3기를 배치하게 된다. 외인부대의 창설에 따른 기존 경찰과의 불화는 깊어져만

가는 와중에 한통의 아시아계 외국인이 총기를 소지했다는 신고전화가 경찰서로 걸려오고 두명의 경찰이 탄

순찰차가 신고 현장으로 향한다. 신고현장에 도착한 경찰들을 향해 튀어 나온것은 중국 군용 이족보행병기

홉고블린 3기....홉고블린에 무참히 밟힌 순찰차는 형체를 알 수 없게 찌그러지고 그 안의 경찰은 즉사한다.

대낮에 민간인을 학살하며 도심을 질주하는 홉고블린 3기를 저지하기 위해 특수부대의 드래군이 출동하는데.....





처음엔 [패트레이버]의 잉그람을 상상하며 읽었는데, 9m의 잉그람에 반해 이 작품의 병기는 3m 내외로 아무래도

[엣지 오브 투머로우]에서의 파워 수트 보다 조금 더 커다란 병기 인듯 하다. 이 파워수트 형의 병기간의 백병전

이 이작품의 백미로 거침없는 현실적인 정밀하고 세밀한 묘사가 일품이었다. 인간은 비벼보지도 못할 살상력과 

파괴력을 가진 병기의 매력에 흠뻑 빠지게 만든다. 또한 조작 레버를 통해 기동하는 기존 병기와 달리 뛰어난 

생체공학 기술로 조종사의 척수를 통해 인지능력이 병기에 바로 적용되는 '드래군'의 신기술은 조종사의 정신적 

신체적 데미지로 인해 한시적으로 밖에 사용하지 못한다는 제약이 적용되는데, [에반게리온]의 배터리 제약이나 

메카닉물의 흔한 변신시간 제약처럼 초월적 능력이라는 잠금장치의 해제와 그에 따른 제약 조건은 익숙하면서도 

재미를 위해 빠질 수 없는 조건이기에 손에 땀을 쥐게 하는 긴장감을 선사한다. 이런 비밀에 휩싸인 드래군 3기의 

병기도 매력적이지만, [에반게리온]의 수장 '아카리 겐도'처럼 내내 포커페이스로 시가만 뻑뻑 피는 '오키쓰'특수

부장을 필두로 드래군 3기에 탑승하는 용병과 이하 수사원 등등 모든 등장인물이 각자의 사연을 안고 개성 넘치는 

매력을 뿜어낸다. 




이 작품은 뻥뻥 터지고 잘리고 썰리는 화끈한 메카닉 SF인 동시에 범인을 추적하고 경찰이라는 관료 사회의 어두운 

병폐를 꼬집는 사회파 추리물로서의 면도 지니고 있는 작품이다. 철옹성 같은 경찰 관료사회 안에서 용병을 고용한 

특수부대의 존재는 그들에겐 받아들일 수 없는 조직으로서 엄청난 멸시와 증오를 쏟아낸다. 같은 경찰임에도 특수

부대의 수사를 오히려 방해하는 융통성 없는 관료 사회를 꼬집으며 경찰 간부들 간의 복잡한 이해관계를 통한 정치

질도 상당 부분 할애된다. 파워수트라는 SF적 요소 외엔 경찰 추리물로 봐도 무방할 정도로 SF와 현실 반영의 적절한

조합은 극강의 시너지를 내면서 진중한 엔터테인먼트 장르로서의 재미를 톡톡히 보여준다. 그동안 파워수트 덕후로서 

파워수트를 소재로 하는 [스타쉽 트루퍼스], [아머], [노인의 전쟁], [All You Need Is Kill]등의 주옥같은 SF작품

들을 봐왔지만 그중 가장 재미있게 읽은 작품이 아닌가 싶다. 이건 무조건 애니메이션화 되야 되는 작품이고, 어서

빨리 후속작 [기룡경찰 - 자폭조항], [기룡경찰 - 암흑시장]이 나와줘야 한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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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다렸던 복수의 밤
야쿠마루 가쿠 지음, 김성미 옮김 / 북플라자 / 201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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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다렸던 복수의 밤 (2017년 초판)
저자 - 야쿠마루 가쿠
역자 - 김성미
출판사 - 북플라자
정가 - 15000원
페이지 - 310p

 

 

아기다리고기다렸던 야쿠마루 가쿠 신작

눈빠지게 기다리고 기다리다 기다리기 지칠뻔할때
나온 기다리고 기다리고 기다렸던 기다렸던 복수의 밤

 

 

얼마전 [돌이킬 수 없는 약속]으로 무심코 저지른 약속 때문에 인생이 뒤틀려버린 한 인간과 주변인들의
엇갈린 인생을 설득력있는 문체와 치밀한 스토리로 그려 베스트셀러에 올린 작가 '야쿠마루 가쿠'의 신작
이 출간 되었다. 보기만 해도 눈조자 마주치기 힘들 정도의 살벌한 표지와 함께 우연찮은 행동으로 인해
자신과 주변인의 인생이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바뀌어 버린다는 작품의 플롯을 보고 다시금 작품에 대한
기대감이 증폭되고 짜릿한 반전의 묘미를 느끼고 싶어 근질거리던중 서평 카페에 이 작품의 서평 기회가
왔고 운좋게 이 작품을 읽을 수 있었다. 항상 무지막지한 분량을 자랑하던 전작들에 비해 이번 신작은
얄쌍한 삼백페이지 초반!!! 삼백페이지에 군더더기 없이 아주 쫀쫀하게 이야기를 집약 시키고 의문과 궁금
증을 증폭시키다 막바지엔 눈시울을 붉히는 감동 어린 반전까지 때려박으니...정말 순식간에 읽어버리게
만드는 극강의 가독성과 재미를 동시에 선사하는 페이지 터너 휴머니즘 반전 드라마였다. ㅠ_ㅠ

 

 

양아치로 살며 쉴새없이 죄를 짓고 교도소를 들락거리다 예순줄을 바라보는 나이에 출소한 가타키기 타츠오는
항상 출소후 들르는 선술집 기쿠야에서 주인 기쿠치에게 출소를 알리며 맥주를 청한다. 얼굴의 한쪽 면을
표범 무늬로 문신을 하고 왼손을 절단되 의수를 낀 가카기리의 출현에 술을 마시던 손님들은 서둘러 자리를
피하고 기쿠치는 내심 이런 상황이 불편하게 느낀다. 몇일 뒤 기쿠야에 양복을 입은 손님이 찾아와 가타기리
를 찾고, 기쿠치는 그 손님이 가타기리의 변호를 맡았던 변호사라는것을 알게된다. 변호사는 가타기리가 출소
직후 자신을 찾아와 다음번에도 잘 부탁한다는 묘한말을 하고 사라진것에 마음이 걸려 가타기리를 찾아 왔다
는것....누가 봐도 다음 범죄를 계획하고 있다는 말을 던진 가타기리를 설득하기 위해 기쿠야를 찾아온 변호
사는 자신의 연락처를 기쿠치에게 남기고 돌아간다. 다음날 가타기리는 매춘부와 함께 기쿠야를 찾는데..... 

 

 

성실하던 가타기리는 왜 지속적으로 범죄를 저지르는가?...얼굴의 문신의 이유는?...가타기리의 헤어진 아내
와 딸의 행방은?....출소한 그가 계획하는 범죄는 무엇인가? 라는 질문을 흩뿌리면서 가타기리를 제외한 주변인
5명이 바라보는 시점으로 전개되는 이야기는 서서히 그 무겁고 어두운 질문의 해답을 향해 거침없이 달려가게
만든다. 워낙 폭주 기관차 처럼 밀어 붙이듯 몰아치는 전개와 짧은 호흡으로 내달려 중도에 책을 덮을수도 없게,
마지막 페이지까지 붙들고 있도록 휘몰아치는 작품이다. 철저히 주변인의 시선으로 전개되기 때문에 결말 직전
까지도 가타기리의 행동의 목적이 무엇인지 작품속 주변인조차 궁금해 하고 함께 읽는 독자도 궁금증에 상상의
나래를 펼치게 만든다. 자신의 인생을 망가뜨린 자에게 복수 하기 위해 자신의 반생을 교도소에 바치고 자신의
딸에게 조차 아버지로서의 의무를 남에게 넘기는 가타기리의 절치부심은 읽는 이로 하여금 깊이를 알 수 없는
고독과 안타까움을 느끼게 하는 동시에 가타기리라는 인간에 대한 깊은 연민을 느끼게 만든다. 용서를 통해
딸과의 새로운 삶을 살 수 있는 선택지가 있었음에도 지독한 복수의 길을 택한 주인공의 선택과 의지는 바보스러울
정도로 외골수에 한가지 밖에 생각하지 못하는 지고지순함이 묻어있어 결말에 대해 더욱 가슴을 후벼파게 만든다....
복수 밖에 모르는 바보...ㅠ_ㅠ

 

 

매 작품마다 복수와 용서라는 양립하기 어려운 난제를 이렇게 다양하고 설득력 있는 이야기로 풀어내는 작가의
스토리 텔링에 매번 놀라게 된다. 그렇게 고대하고 기다렸던 복수의 그날 밤...가타기리의 마지막 선택은 많은
것을 생각하게 만든다. 복수에 눈이 먼 외로운 야수로서가 아니라 한 사람을 목숨바쳐 열렬히 사랑했던 인간으로
매듭지을 수 있어 다행이다. 
그나저나 사족이만....표지의 살벌한 모습이나 작품속 가타기리의 외형 묘사나 츤데레 타입의 가슴 따뜻한 에피소드를
보자니 이건 영락없이 [내부자들]에 출연했던 이병헌의 모습이 오버랩 된다. -_-;;;; 만약 한국에서 이 작품이
영화화 된다면무조건 이병헌이 연기 해야될 정도로 내내 이병헌의 모습을 떠올리며 작품을 읽었다. (표지의 살벌한
야쿠자 같은 모습 보다 병헌 리가 더 어울리는듯...-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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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고심령학자
배명훈 지음 / 북하우스 / 201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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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고심령학자 (2017년 초판)

저자 - 배명훈

출판사 - 북하우스

정가 - 14000원

페이지 - 325p




독특하다. 신박하다. 개성적이다. 




배명훈 작가의 따끈 따끈한 신작이 나왔다. 그동안 번뜩이는 아이디어가 돋보이는 단편으로만 접했었는데, 

이번에 처음으로 읽는 장편이 이 작품이 되었다. 어쩌다 보니 [부유하는 혼], [괴담의 테이프]에 이어 이번 

작품도 빙의라는 심령 현상과 관련된 작품을 연달아 읽게 되었다...-_- 다만 같은 심령 현상이 소재이지만

앞선 두 작품과 이번 작품의 분위기는 천차만별이라서 전혀 새로운 느낌의 작품으로 읽어 낼 수 있었다. 

작가의 트윗에서 지난 겨울 눈 덮인 소백산 천문대에서 이 작품을 탈고 했다고 하는데, 첫 도입부 부터 눈

덮인 천문대가 그려져 트윗 사진이 자연스럽게 매칭되었다. 머....사진 같은 적막한 곳에서라면....고시 공부

라도 할 수 있을듯...제목에서도 알 수 있듯이 고고학과 심령학이 합쳐진 고고심령학이라는 독특하고 새로운 

개념을 탄생시켜 이야기를 끌어가니 빙의라는 익숙한 소재임에도 독특하고 개성적인 새로운 이야기로 탄생할 

수 있던것 같다.



살짝 설정을 들여다 보자면 고고심령학은 주류 학문으로 인정받진 못하지만 영감이 있는 사람들을 중심으로

심령현상을 관찰하여 그 현상속에서 고고학적 가치를 찾는 것을 말한다. 흥미로운건 심령현상속 그들의 한을 

풀어주는 제령행위가 아니라 퇴마나 제령행위 없이 고고학적 사실만을 연구한다는 설정이다. -_- 작품속 

언급되는 예인데, 20층 부터 3층까지 매번 추락하는 혼령이 건물에 출현하는데, 고고심령학자들이 출동하여

하는일은 추락하는 혼령을 보고 그가 입은 의복을 스케치하여 혼령이 생존했던 시대의 의복 스타일을 고고학

적 관점에서 연구한다는 것이다... 그 혼령이 왜 건물에서 떨어지는지, 왜 20층부터 3층까지 출몰하는지는 

관심대상이 아니란 것이다..-_-;;; 심령현상이 수반되지만 정말로 학문으로서 접근하는 이야기인 것이다. 

그렇기에 작품을 읽다보면 학술지를 읽고 있는 듯한 느낌이 들정도로 체계적이며 분석적이다. 자칫 딱딱하고

지루한 작품이라 오해할지도 모르겠다만 개인적으론 독특하고 차별적인 설정의 배명훈 월드에 빠져들어 헤어

나올 수 없는 매력을 보여준 작품이라 생각한다.




저명한 고고심력학자 문박사가 죽고 그의 가장 가까운 조수인 은수는 고고심력학을 상업적으로 이용하려는 

이박사의 요청으로 천문대에 위치한 문박사의 서재 디지털화 작업을 진행한다. 그러던 중 서울 한복판에 

일정 시간동안 30미터 높이의 성벽이 출몰하는 사건이 발생하고, 확인결과 성벽 발생은 혼령이 성벽에 깃든

심령현상임이 밝혀진다. 대규모 심령현상의 발생에 따라 이박사를 중심으로한 TFT팀이 꾸려지고 은수를 비롯해

요새빙의 전문가인 파키노티 박사는 독자적으로 서울의 요새빙의 현상을 파헤친다. 점차 성벽의 발생 횟수가

잦아지면서 수십명의 투신자살자가 발생되는등 요새빙의 현상이 심각한 위험을 초래하게 됨을 인지하면서

상황은 급변하는데.....




서울 빙의 라는 문제를 풀기위해 고대 장기속 기물인 코끼리의 정체, 구전 노래의 몬데그린 현상, 일제시대

경성의 지도 등등 퍼즐처럼 나열된 단서들을 각각의 등장인물들이 파헤치고 연구하다 보면 어느새 흩어져 있던

퍼즐은 하나의 그림으로 완성되고 마침내 문제의 해답을 얻게 된다. 그런데 이 단서들을 파헤치는 일련의 과정

들이 지적 유희를 자극하는 '알쓸신잡'급이라서 알아봐야 쓸데 없지만 전혀 몰랐던 새로운 이야기와 개념들을

만나는 즐거움에 넋놓고 빠져드는 나를 발견 할 수 있었다. 특히 장기와 체스에 관한 이야기들은 어디까지가

실제이고 허구인지는 모르겠지만 꽤 흥미있는 이야기들이었다. 여태껏 '장이야', '멍이야' 거리며 그냥 두기만 

했지 각 기물들에 대한 의미와 숨겨진 이야기들이 이렇게 많을 줄이야....-_- 어찌보면 심령 현상보다 장기 

이야기의 분량이 더 많을 정도니....당연히 없겠지만 장기나 체스를 둘 줄 모르면 이 작품에 대한 재미를 100% 

느끼기 어려울지도 모르겠다.  




김보영 작가의 [저 이승의 선지자]도 그렇고 이번 [고고심령학자]도 그렇고 SF와 SF와는 전혀 어울릴것 같지 

않은 심령현상이 믹스되는 작품들이 속속 선보이는데 이질적인 외국과는 다른 익숙한 느낌의 동양적 심령에 

대한 정서와 SF의 조합이 독특하고 신박하고 개성적으로 느껴져 개인적으론 좋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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