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작된 시간
사쿠 다쓰키 지음, 이수미 옮김 / 몽실북스 / 2017년 8월
평점 :
절판


조작된 시간 (2017년 초판)

저자 - 사쿠 다쓰키

역자 - 이수미

출판사 - 몽실북스

정가 - 14000원

페이지 - 478p




재심




억울한 누명을 쓰고 살인자로 낙인 찍혔을때....절박한 무고자의 진실을 들어줄자가 누구인가?....

실적주의에 빠진 경찰과 약자에겐 지나치게 근엄한 사법부의 행태를 날카롭게 비판하는 현직 변호사가

써낸 사회파 미스터리가 출간되었다. 형사사건의 변호사로서 수많은 사건을 경험하며 작가가 느꼈던

현재의 사법체계의 맹점을 맹렬하게 꼬집는 이 작품은 이야기나 등장인물은 픽션이지만 중심 소재인

유괴 사건은 실제 일어났던 사건을 차용했다고 한다. 또한 경찰의 수사방식이나 취조 과정, 법정 심리

와 변호사의 변호 준비과정등은 (현직 변호사로서 당연하겠지만) 사소한 부분까지 전부 망라되는 극 

사실적 묘사를 보여준다. 마치 독자에게 사건의 전체를 잘 설명해 주는 [그것이 알고 싶다]를 보는 

기분이랄까..-_- 물론 너무나 자세한 과정에 대한 설명으로 인해 약간 늘어지는 부분이 있다는 단점도

있다지만 이런 생생한 설명과 묘사는 픽션이 아닌 실제 사건에 대한 르포를 보는게 아닌가 싶은 착각

마저 들게 만들정도로 리얼리즘을 극대화 시킨다. 




토건업이란 간판을 세우고 정치깡패로 막대한 부를 모은 쓰네조는 슬하에 애지중지하는 중학생 딸 미카

의 귀가시간이 늦자 아내에게 미카의 행방을 다그친다. 이리저리 전화를 돌려도 행방을 찾지 못하던중

한통의 전화가 걸려오고, 전화를 받은 아내는 미카의 몸값으로 일억앤을 준비하라는 통보를 받는다.

막대한 부를 통해 경찰과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던 쓰네조의 신고로 경찰은 신속하고 은밀하게 검거준비

를 하지만 몸값 전달의 실패 후 유괴범의 연락은 끊긴다. 우연히 나물 채취를 하기 위해 숲속을 해메던 

청년 쇼지는 숲속에서 잠자고 있는듯한 미카를 발견하고 현장을 훼손한 뒤 엉겹결에 겁에 질려 도망쳐

버리고....바로 몇시간 뒤 인근 주민에 의해 미카의 시체는 경찰에게 인계된다....감식결과에 따라 

쇼지가 범인으로 지목되고 이내 쇼지는 유괴살해범으로 체포되는데.......





쇼지의 체포 이후 부터는 경찰의 취조와 법정 심리....판결.....그리고 항소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사건이 발생하고 범인을 찾는 과정이 그려지는 여타의 미스터리와는 다르게 이 작품은 사건이 발생된 

직후 부터 체포된 쇼지가 죄가 없는 무고자라는 것을 밝히고 죄없는 쇼지가 어떻게 인생이 꼬여버리는지

를 본격적으로 그려내는 독특한 미스터리이다. 정말 억세게 운없는 남자....조작된 일련의 시간들이 이

한량을 어떻게 천하의 개쓰레기 살인범으로 몰아가는지 숨쉴틈 없이 몰아친다. 정치깡패에게 뇌물을 받은

경찰간부와의 비리.....범인을 만들기 위해 벌이는 강압 수사와 불법적인 취조...공포에 휩싸여 거짓진술

을 할 수 밖에 없는 청년.....유괴 살인에 얽히면서 풍비박산 나는 청년의 가족.....-_-;;;; 거의 생각할 

수 있는 모든 부정과 부패와 비리와 이해관계가 오로지 이 청년을 향해 얽혀 버려 도저히 돌이킬 수 없는 

나락으로 떨어트리니... 청년의 깊은 절망과 탄식은 작품을 읽는 나까지 한숨짓게 만들어 버렸다. ㅠ_ㅠ

하지만....불현듯 나타난 가난하지만 정의로운 변호사가 이 구린내 풀풀~ 의혹의 냄새를 풍기는 사건에 

관심을 가지니...이 무고한 청년은 다시 세상의 빛을 볼 수 있을까??????.....




작품을 읽는 내내 2000년도에 실제 발생 사건인 익산 약촌오거리 택시기사 살인사건을 모티브로 만든 영화

[재심]이 떠올랐다....(이 작품의 배경은 2001년이다...ㄷㄷㄷ) 사건만 다르다 뿐이지 거의 궤를 같이 하는 

작품이라 느꼈는데, 강압적이고 폭력적인 경찰의 취조때문에 허위 자백을 하고 억울한 감옥살이를 하다가

정의로운 변호사를 만나 진실을 밝히기 위해 다시 재판을 받게되는 과정이 이 작품과 거의 흡사하다. 

사실 겁에질려 자신의 죄를 순순히 인정하는 쇼지의 답답한 모습을 보면서 조금은 과장됐다고 느꼈었는데...

이렇게 바로 이웃 나라인 우리나라에 실제사례가 있어버리니...-_-;;; 멀쩡한 인간을 살인자로 만들어 

버리는 멘탈파괴 취조방식 하나는 인정 해줘야 될듯하다...어쨌던....비리가 판치는 아비규환 속에서도...

약자의 목소리에 귀기울여 주는 이들이 아직은 있기에....조금의 희망은 가져볼만 하지 않을까?....


 


참으로 독특한 작품이다...사건의 발생부터 범인의 체포, 감식, 취조, 재판, 항소, 법정 공방까지 범죄의 

발생부터 사건이 종결되기까지 모든것이 망라된 토탈 미스터리 작품이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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