앙리 픽 미스터리
다비드 포앙키노스 지음, 이재익 옮김 / 달콤한책 / 2017년 11월
평점 :
품절


앙리 픽 미스터리 (2017년 초판)

저자 - 다비드 포앙키노스

역자 - 이재익

출판사 - 달콤한책

정가 - 13000원

페이지 - 319p

 


베스트셀러의 저자를 찾아라!

 


출판사에서 거절한 원고를 모아 만든 도서관이라는 독특한 발상을 통해 그곳에서 우연히 발견된 베스트셀러의 진짜 

저자를 찾기위해 벌어지는 여러 헤프닝을 담은 도서 미스터리라니!! 이것이야 말로 추리덕후와 책덕후를 모두 만족

하는 미스터리가 아닌가! 게다가 자극적인 묘사 없이 지극히 평범한 사람들의 일상을 때로는 잔잔하게 때로는 희극

적으로 묘사하는 코지미스터리로서 누구나 부담없이 유쾌하게 읽을 수 있는 작품이었다. '브라우티건'의 [임신중절]

이란 작품을 들어는 봤지만 읽어보진 못했는데, 이 작품에 거절된 원고를 모아 만든 도서관이 처음 등장한다고 한다.

어디서도 출판하기 꺼려하는 수준 미달의 책들이 모여 있는 도서관이라...-_-; 얼핏 폐지 수집장? 일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면서도 어딘지 모르게 신비하고 보물같은 작품이 숨어 있을것 같은 느낌도 든다. 출판사에는 차마 공식적으로

낼수는 없지만 마니아의 덕심을 자극하는 극악한 내용의 주옥같은 작품도 분명 한두편은 있을것 같아서 헌책방에서

레어 찾는 심정으로 찾아보면 재미있을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다. 작품에서는 미국에 실제로 이런 도서관이 있다고

설명하고 있긴한데...어디까지가 리얼이고 어디까지가 픽션인지 몰라서 실제 존재여부는 모르겠다. -_-

 



좌우간...프랑스의 작은 마을에 시립 도서관에 구르벡이라는 도서관장은 '브라우티건'의 거부받은 책들의 도서관을

계승하여 자신의 도서관 한켠에 거부받은 책들 코너를 마련한다. 구르벡은 사망하고 사람들 사이에 이 코너가 잊혀

질때쯤...출판사 편집자인 델핀과 소설가 프레드는 델핀의 고향인 마을에 내려와 지내던중 이 도서관에 대해 알게

되고 호기심에 방문하여 거부받은 원고들을 뒤적이던중 앙리 픽이 쓴 러브 스토리 소설 한권을 발굴한다. 편집자의

눈으로 봤을때 크게 흥행할 작품성을 가진 작품이란걸 알아본 델핀과 프레드는 본격적으로 출간 계획을 잡고 저자

앙리 픽을 수소문한다. 앙리 픽이 평생 피자집을 운영했고 이미 사망했다는걸 알게된 델핀과 프레드는 앙리 픽의

아내를 찾아가 그의 작품과 그의 생애에 관해 물어보는데......

 



평생 책을 읽는것을 본적이 없는 평범한 가장이 온세상을 떠들썩하게 만든 작품성 높은 베스트셀러의 작가라면?

그로인해 엄청난 부와 관심을 받게되어 혼란을 겪게 되는 남은 가족들....숨겨진 작품을 발굴하여 승승장구 하는

편집장 델핀과 상대적으로 열등감에 시달리는 소설가 프레드의 갈등...작품의 진짜 작가를 찾기 위해 시골마을을

취재하는 기자와 도서관장의 이야기까지 이 숨겨진 작품으로 인해 평화롭던 시골마을은 혼돈의 도가니탕이 되버린다.

진짜 저자의 진실은 에필로그를 보면 알 수 있을것이고, 내가 알고 있는 보통 사람이 어느날 갑자기 베스트셀러

작가였다면? 이라는 가정이 상당히 흥미로웠다. 당장 자영업을 하시는 무뚝뚝한 아버지가 남몰래 쓴글이 있었고

그 작품이 러시아 대문호 푸시킨에 비견될 정도의 작품성을 갖고 있다면...나라면 믿을 수 있을까?..내가 알고

있다고 여겼던 아버지에 대해 나는 얼마나 알고 있는가?...그렇게 평소엔 그냥 지나쳐 버리던 가족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보게 만드는 작품이기도 했다.

 



도서관으로 시작해 소설가, 편집자...숨겨진 베스트셀러...그리고 작품 전반에 걸쳐 등장하는 실제 유명작가와 

그들의 작품들이 쉴새없이 도배되는....진정한 책덕후를 위한 작품이었다. 아쉽게 프랑스 작품이다 보니 언급되는 

유명 작가는 대부분 모르는 작가였지만 간혹 '로랑 비네'의 [HHhH]나 '이탈로 칼비노'의 [거미집속의 오솔길]등등

아는 작가나 작품들이 언급될때는 참 반가운 마음도 들었다. 앞서 말했지만 프랑스 작품이라 말한마디만 해도

사랑에 빠지고 눈빛만 마주쳐도 사랑의 불꽃이 튀는 열혈 러버들이 줄기차게 나와 당황 스러웠지만 그만큼 열정

적이고 사람들에 대한 따뜻한 시선을 느낄 수 있는 착한 미스터리였던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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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투 더 워터
폴라 호킨스 지음, 이영아 옮김 / 북폴리오 / 2017년 12월
평점 :
절판


인투 더 워터 (2017년 초판)
저자 - 폴라 호킨스
역자 - 이영아
출판사 - 북폴리오
정가 - 15000원
페이지 - 532p 



어두 컴컴한 물밑에서 소용돌이 치는 혼란의 씨앗



이천만부의 신화 [걸 온 더 트레인]의 작가 '폴라 호킨스'의 두번째 신작이다. 데뷔작으로 엄청난 인기를
누렸고 헐리우드에서 영화화되어 국내에서도 꽤 인기를 끌었던걸로 아는데 아쉽게 읽어보진 못했고 이 
작품이 내가 처음 접하는 작가의 작품이다. 그래서 첫 작품과 비교하기는 애매하고...이 작품만으로 이야기
하자면 첫 작품의 엄청난 성공으로 인한 부담감 탓일까?... 기대했던것 보다는 약간의 아쉬움이 남는 작품
이었다. ㅠ_ㅠ 



드라우닝 풀...중세시대 마녀 재판을 통해 죄없는 여성들을 물에 빠트려 마녀라면 물에 뜨고 뜨면 마녀라서
죽이고, 인간이라면 물에 가라앉아 죽는 피할 수 없는 죽음의 덫...그렇게 수 많은 여성들의 한이 서린
강이라서 일까...원혼들이 물귀신이 되어 사람을 홀리듯 현대에 와서도 끊임없이 여성들이 사체로 발견되는
저주받은 강가에서 또 한구의 여성 사체가 발견된다. 넬 에벗... 그녀는 드라우닝 풀에서 죽은 여러 여성들
을 탐사하고 취재하여 책으로 출간하기위해 준비하던 작가였다. 그녀의 죽음으로 연을 끊고 지내던 동생 
줄스가 넬 에벗의 하나뿐인 딸 리나의 법정 대리인으로 넬의 집에서 불편한 동거가 시작되고 어디로 튈지
모르는 폭풍 사춘기 15세 소녀 리나가 엄마와 친구 케이티의 죽음에 깊이 관여하고 있다는것을 알게 되고
감춰진 비밀이 서서히 수면위로 드러나는데......



각 등장인물들이 화자가 되어 전개되는 방식인데, 초반 여러 등장인물들이 관계 정리 없이 쏟아져 나오고
풀네임이 아닌 성이나 이름 혹은 애칭으로 나오다 보니 인물간 관계도를 그리는데 상당히 애먹은것 같다. 
첫페이지에 간단히 등장인물이나 관계도를 첨부해 줬으면 더 쉽게 이해하고 좋을것 같은데.....
그래서 내가 만들었다!!



공개된 플롯만 보고는 마녀재판으로 쓰였던 드라우닝 풀과 심령사가 등장하여 오컬트 심령 미스터리 장르
로 가는줄 알았는데 심령사 니키는 작품에선 내내 미친사람 취급만 당하고 별다른 활약은 없었고, 드라우닝
풀도 별다른 연관은 없었다...예상과는 달리 오컬트적 요소는 거의 배제하고 마을 사람들이 저마다 각자의 
어두운 비밀을 간직한체 반목과 증오로 인한 갈등이 심화되면서 그로인해 벌어지는 비극적 사건들에 초점이 
맞춰진다. 한마디로 작품에 등장하는 등장인물 거의 전부가 매우 이기적이고 폭력적인 싸이코 또라이들인 
것이다. -_- 사소한 오해로 인해 가족과 인연을 끊고 자살직전의 마지막 도움 요청을 매정히 외면하고, 금단의 
사랑과 우정 사이에서 평범한 양아치 소녀가 살인마가 되기도 하는...답없는 인간들이 자기들만 피해자라며 
부르짖는 절정의 이기심을 볼 수 있었다. 그래서 일까...등장인물들의 행동에 공감이 가야 하는데, 도무지 
왜 저러는지 이해가 안가니 그저 답답하기만 했다. 특히나 리나의 행동이 제일 문제였는데 그녀의 심판은 
그냥 히스테리 살인마로 밖에는 보이지 않더라....


여러 등장인물들이 어지럽게 얽히며 갈등이 증폭되고 마을의 참혹하고 추악한 민낯이 드러나면서 숨겨진 비밀
들이 하나씩 벗겨지는, 깊고 깊은 물속처럼 인간의 알 수 없는 깊은 속내를 들여다 보게 만드는 작품이었다.
섬세하고 치밀한 심리 스릴러적 요소와 마지막 반전이 기다리지만 기대가 컷던 만큼 전체적으론 강렬한 한방의 
부재가 아쉬웠던 작품이었던것 같다.
  


덧 - 에필로그를 보고도 몇가지 의문이 남는데.. 넬 에벗의 팔찌를 어떻게 고이 뺐는지?, 지니는 어떻게 죽은건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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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쉬왕의 딸
카렌 디온느 지음, 심연희 옮김 / 북폴리오 / 2017년 10월
평점 :
절판


마쉬왕의 딸 (2017년 1판 3쇄)

저자 - 카렌 디온느

역자 - 심연희

출판사 - 북폴리오

정가 - 13800원

페이지 - 376p





숨막히는 추적 스릴러




상당히 독특한 스릴러 소설이 출간되었다. 제목이 독특하다고 생각했는데, 내용은 그동안 봐왔던 익숙한

스릴러의 공식을 뒤집어 엎으며 새로운 이야기를 들려주어 더욱 흥미롭게 읽을 수 있었다. 동화의 아버지

안데르센의 동화 [마쉬왕의 딸]을 변주하여 이야기를 이끌어 가는데 낯선 남성에게 납치되 14년간 외딴

늪지대의 오두막에 감금되 그곳에서 남성의 딸을 낳고 불행한 인생을 살아왔다는 프롤로그만 봤을땐

그곳에서 엄마와 딸이 함께 납치범의 가학행위를 버티며 한번의 기회를 포착해 가까스로 탈출하게 되는 

[패닉 룸]류의 탈출 스릴러물일거라 예상했는데, 정작 본편에서 전개되는 스토리는 전혀 예상밖의 이야기

라 한방 먹은 느낌이었다. 




아메키라 인디언 부족의 후예로 사회 부적응자로 도태되던 남성은 14살 소녀를 납치하여 늪지대 한복판

사람들의 인적이 전혀 없는 오두막으로 납치한 뒤 무차별 학대와 강간을 자행하고...그로인해 그들의 

딸 헬레나가 잉태된다. 열악한 조건에서도 헬레나는 무사히 태어나고 그렇게 세식구는 세상과 단절된체

인디언 아버지의 스파르타적 가르침에 따라 야생에서 살아갈 수 있는 수렵과 채집의 노하우를 배운다.

그렇게 학대와 교육 사이 그 어딘가 쯤의 생존 기술을 배우며 굳건하고 강인한 아빠를 동경하며 아빠의

편에서 약자로 사는 엄마를 배척한다. 하지만...우연한 사고를 계기로 14년만의 납치동거는 막을 내리고

부모에게서 벗어나 힘겨운 사회적응기를 지나 홀로서기를 하는 헬레나에게 감옥에 갇혀 있던 아빠가 

탈옥했다는 소식을 접하는데.....




읽다보니 불현듯 영화 한편이 떠오른다. 2013년 '여진구', '김윤석'주연으로 개봉했던 [화이]...

부모의 원수인 킬러들의 손에 키워진 화이....내막은 모른체 킬러들을 부모라고 생각하며 그들에게

스파르타 킬러 수업을 받고...마침내 비밀을 알게된 화이는 어제는 가족이었던 그들과 오늘은 원수로 총대를 

겨눈다. 이 작품도 삭막한 도시가 아닌 곰과 사슴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는 대자연이라는 배경만 다를뿐 기본

적인 지켜야 하는 사람을 위해 원수와 가족이라는 관계 사이에서 갈등하는 주인공의 혼란스런 감정선은 

영화와 상당히 흡사하게 흘러간다. 하지만 비록 오지이지만 광활한 대자연 속에서 동물과 자연과 동화되어

생존하는 헬레나가 회고하는 유년시절의 처절한 모습은 일종의 경외감 마저 들게 만든다. 또한 헬레나가

기억하는 인디언 아빠의 모습이 과연 딸을 사랑하지만 고대 인디언의 풍습대로 냉정한 훈육의 하나였는지

아니면 그냥 개자식 학대범이었는지 끊임없이 헷갈리게 만드는 요소중 하나이다. 사실 이 아빠에 대한 판단은 

마지막 장을 덮고 나서 까지도 상당히 애매한것 같다. -_-;; 개인적으론 진짜 개자식이지만 딸은 사랑했던

걸로 결론 내리긴 했지만...




헬레나의 가혹한 과거는 과거대로...아버지를 쫓는 현재의 헬레나는 현재대로 둘다 숨가삐 극한을 향해

달려간다. 진정 피튀기고 살점 튀는 어른판 잔혹동화였다. 기존의 스릴러에서 피해자로서만 그려지는 극히 

수동적인 여성 캐릭터에서 대자연의 야생 소녀로 아빠와의 질긴 인연을 끝맺음 내려는 강인한 여성상인

헬레나라는 캐릭터는 상당히 독립적이고 매력적인 새로운 캐릭터였던것 같다.   


 


덧 - 웹상에서 동화 [마쉬왕의 딸]을 찾아보려 검색 했지만 아무런 정보가 나오지 않는다...-_-;;; 작품속에

     짧게 나뉘어 실려있는 동화가 실제 동화라면 [알고 보면 무시무시한 그림동화]에나 실릴법한 기괴하고

     잔혹한 동화인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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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창조자의 율법 미래의 문학 8
제임스 P. 호건 지음, 조호근 옮김 / 폴라북스(현대문학) / 2017년 10월
평점 :
절판


생명창조자의 율법 (2017년 초판)_미래의 문학-08
저자 - 제임스 P. 호건
역자 - 조호근
출판사 - 폴라북스
정가 - 17000원
페이지 - 571p

 


SF의 신창세기 이자 제임스 P. 호건의 율법....
경배하라 제임스 P. 호건!!

 

[트리피드의 날]이후 딱 1년만에 출간된 미래의 문학 시리즈이자 '제임스 P 호건'의 국내에 첫 선을
보이는 세번째 번역 작품!! [별의 계승자]시리즈로 깊이를 알 수 없는 지성과 상상력을 보여주고
놀라운 반전의 한방을 선사한 완소작가의 초역을...엄선된 SF 작품만을 선집하여 진정한 미래의 문학을
보여 주고 있는 '미래의 문학 시리즈'의 여덟번째 작품으로 만나 볼 수 있는 영광을 주시다니..아...
미래의문학 창조자의 깊고 은혜로운 성령이시여...

 


작품을 말하기에 앞서 작가 스스로도 프롤로그 만으로도 책한권의 값어치를 한다는 서문에 대해 얘기하지
않을 수 없는데 1955년 천재 수학자 '폰 노이만'이 고안한 무한 자기복제기계라는 개념(무한의 자원을 이용
하여 지신의 동체를 무한히 복제하여 자가 증식하는 개념으로 이 개념을 이용할 경우 짧은 기간내에 우주의
모든곳을 탐사하는 것이 가능하다고 판단하여 나사에서는 이 개념을 공식적으로 연구하기도 했다고 함)
변용하여 기계 생명체의 창세기를 써낸 22페이지의 서문은 가히 역대급이라 칭할 만하다.

 

기원전 110만년전...높은 지성의 외계인들이 만든 탐사선은 무한 자기 복제 시스템으로 위성에 착륙해 공장
을 짓고 자원을 채취하며 자가 증식한다. 그렇게 연이어 공장이 지어지고 증식된 기계는 자원을 채취하고
채취가 끝나면 다른 행성으로 이동하게 된다. 그렇게 이동하던 탐사선 근처에서 행성 폭발이 일어나고 충격
파를 맞은 탐사선의 고성능 컴퓨터에 작은 결함이 생기게 된다. 오동작을 일으키던 탐사선을 토성의 위성
타이탄에 착륙하게 되고 온전히 프로그램되어야 할 기계들은 반쪽 짜리 프로그램이 된 상태로 만들어지고
기계들의 수세대를 거치며 수많은 시행착오를 거쳐 불완전한 프로그래밍이 무한히 자가복제를 거치면서
각 프로그램들은 각각의 특징과 성격을 갖게 되고 창조되는 기계들 역시 무수히 많은 종류로 생성된다.
이렇게 창조된 기계들은 거친 환경과 포식자들의 위협속에서 약육강식의 자연 법칙을 통해 다양한 유전자
로의 진화를 이룩하게 되고 기계인간으로서의 독특한 생활을 영위하게 되는데.....

 

당연히 인간들이 이 기계 노동력과 광물의 보고 타이탄을 그냥 두지는 않을 것이고...본격적으로 순진한
기계인들을 공략하기 위해 계략을 진행하는 과정이 숨가쁘게 펼쳐진다. 작가는 탐욕스러운 인간에 반하여
지극히 순진하고 기계의 신인 생명창조자를 극렬히 숭배하는 신실한 기계인간이라는 다소 아이러니한 대비를
통해 인간의 어둡고 이기적인 본성을 극명히 부각시켜 비꼬는 풍자의 진수를 보여준다. 자가 진화한 기계
인간들의 사회상이 겨우 중세시대의 수준이고 마녀사냥을 통해 신앙을 시험 당하며 처형 당하는 설정은 무비판
적으로 수용하는 광적인 믿음의 위험성과 허구성을 꼬집는 블랙코미디로 보이게도 하는것 같다. 사실 이
작품의 주인공 겪인 지구 최고의 인기 영능력 사기꾼 잠벤도르프가 신실한 기계 생명창조교도들이 살고 있는
타이탄의 탐사에 끼게 되는 것을 보자마자 대강 이야기가 어떻게 흘러갈지는 충분히 예상이 되었는데...이
잠벤도르프라는 캐릭터가 상당히 매력적으로 그려진다. TV쇼에 나와 사물을 투시하고 은 숟가락을 구부리는
잠벤도르프의 모습은 그야말로 한시대를 풍미했던 사기꾼 초능력자 '유리갤러'를 모티브로 따왔다는걸 알 수
있고, 잠벤도르프의 사기 행각을 밝혀내기 위해 타이탄까지 따라가 애쓰는 마술사이자 심리학자 매시는 국내에서
TV쇼로 초능력자들을 검증까지 했던 미국 초현상연구회 회원인 '제임스 랜디'가 모델인것을 알 수 있다. 실제로도
'유리갤러'와 '제임스 랜디'의 대결이 흥미진진 했지만, 작품속 잠벤도르프와 매시의 대결 역시 상당히 흥미롭게
흘러간다.

 

 

감히 넘겨 짚어 보자면, 작품이 쓰였던 1983년만 해도 미소 냉전이 첨예한 시기였던 만큼 작품속 미국이 타이탄을
선점하여 소련을 앞서 나가기 위해 무리하게 순박한 기계인간들(탈로이드)끼리 전쟁을 일으키려는 계략과 이를
막기 위해 나서는 레지스탕스와의 대결 구도와 기적의 결말은 실제 미소 냉전을 종식시켜주러 외계인이라도
지구에 강림하여 전쟁에 미친 우매한 인간들을 깨우쳐 주길 바라는 마음에서 나온 이야기가 아니었을까 멋대로

상상도 해보는데....​어찌됐던 하이테크닉으로 창조된 기계인간들이 튜닉을 입고 생명창조신을 읍조리며 중세 전투를

벌이는 전혀 어울릴것 같지 않은 설정은 절로 실소를 자아내게 만드는 풍자의 극치를 보여준다. 그렇게 기계인간 탈로이드의 창세기와 칼을든 중세 탈로이드들을 바라보고 있자니 딱 트랜스포머의 기원이자 최근에 개봉했던 [트랜스포머:최후의 기사] 아니던가...-_-;;;

 

이렇게 과학을 배제한 믿음만을 강조하는 광적인 신앙에 대해 비판했던 작가가 말년에는 구약성서를 토대로 한
지구 대격변설을 공개적으로 지지했다는 사실은 참으로 아이러니 하게 느껴지기도 한다. 그건 그거고...
작품은 정말로 뭐하나 깔게 없을 정도로 명확한 기승전결, 최고의 재미를 보장한다. 부디 이렇게 퍼펙트한 작품을
써내는 작가의 작품이 좀 더 많이 소개되길 간절히 바래본다...SF의 신 GOD 호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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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들의 집
소피 골드스타인 지음, 곽세라 옮김 / 팩토리나인 / 2017년 11월
평점 :
절판


여자들의 집 (2017년 초판)
저자 - 소피 골드스타인
역자 - 곽세라
출판사 - 팩토리나인
정가 - 15800원
페이지 - 200p


그녀들의 집엔 수상한 것이 산다.



독특한 작화, 기괴한 분위기, 작품 전반에 흐르는 남성성의 폭력성에 대한 은유와 암시들...
더이상의 설명은 생략한다!!!! -_-;;; 일 정도로 굉장히 축약과 생략으로 이루어진 불친절한
작품이다. 이렇다할 배경 설명없이 4명의 수녀복을 입은 다양한 연령대의 여성들이 비개척 행성
마푸에 도착하면서 이야기는 시작되는데, 마푸에서 먼저 생활하고 있던 4개의 눈을 가진 매력적인
마초 남성 자일은 그녀들의 정착을 도와주고 그녀들의 안전을 지키는 현지 에이전트로서의 역할을 
한다. 첫 만남부터 노년의 여성 2명을 제외한 젊은 여성 2명은 자일을 통해 삼각관계의 불꽃이 
튀고...가장 예쁜 여성 사라이를 꼬시려는 자일과 자일을 짝사랑하는 연구 담당의 여성 리브카의
얽히고 섥힌 질투와 시기들이 종극에 비참한 결과를 불러들이게 된다. 그렇게 위험한 삼각관계와
함께 마푸 행성의 원주민들에 대한 이야기가 진행되는데, 이 4명의 여성들이 마푸에 온 목적은
제국의 군 병사로서 마푸의 원주민들을 교육하여 차차 제국의 일꾼으로서 써먹을 가능성이 있는지
판단하기 위한 선발대 였던 것이다. 



마푸의 원주민은 몇가지 특징이 있는데

1. 역시 눈이 4개
2. 어린 개체들...특이 암놈들은 멍청하지만 교육이 가능하다.
3. 성인으로 자란 암놈들은 성적 욕구가 강함
4. 어린 개체에서 성체로 자라기전 남성의 강한 페로몬을 흡입한 암놈은 숫놈으로 성별 전환이 가능
5. 숫놈 성체들은 굉장히 포악하고 교육이 불가능하며, 작은 자극에도 극도로 위험해지며, 먼곳에서도
   암놈들의 페로몬을 맡고 찾아와 무차별적으로 성교하려 한다. -_-;;;; 
6. 여자들의 집안에 있는 암놈 성체들의 성욕구는 자일이 전담하여 풀어준다는...


이거 완전 숫놈 원주민은 개잡놈으로 그려진다는....게다가 공격력도 상당하여 인간들도 맨몸으로는
도저히 막을 수 없는 공포의 존재로 그려지는데....어린 암놈들을 데리고 산책하던 교육 담당 여성이 
우연히 자일이 숫놈 원주민들에게 영역표시의 일환으로 박아 놓은 남성 페로몬을 맡게 되면서 가장 
애착을 갖고 있던 원주민이 암놈에서 숫놈으로 변하면서 파국의 씨앗이 심어진다. 변화되는 도중에 
자일은 너무나 위험하여 당장 죽여야 한다고 말하지만 여성들은 그동안의 정 때문에 쉽사리 처리하지 
못하고 결국 그 정때문에 학살 당하게 된다. 머...질투와 배신 성적 욕망등등의 작품 전반에 깔린
암시와 은유, 메타포 등은 독자들이 판단할 몫이겠고.... 마푸에 얽힌 비밀의 반전이 밝혀지면서 
후반부의 기괴하고 끔찍한 결말은 상당히 충격적으로 다가온다. 


SF와 사이코섹슈얼 드라마의 판타스틱한 만남!!!


거기에 스크린톤 같은 시각적 효과는 전혀 배제한체 흑과 백만을 사용한 강렬한 작화와 그로테스크하고
기괴함이 가득한 마푸 행성의 신비로운 배경은 작품을 몰입하게 만드는 힘을 갖고 있다. 작품성과 
대중성을 겸비한 최고의 그래픽 노블에 수여하는 '이그나츠 어워드'를 왜 수상했는지 단박에 이해가
가는....정말 일단 책을 펴들면 어느새 흠뻑 빠져들게 만드는 강렬한 작품임에는 분명한것 같다.



사랑과 질투와 모성이 어지럽게 섞여 있는 여자들의 집에 찾아온 비극...
SF와 공포호러, 섹슈얼리즘을 선호하는 취향이라면 추천할만 한 작품이다.
그런데 앞서도 말했지만 상당히 불친절한 작품이라 몇가지 의문이 남는데...자일의 4개의 눈과 원주민의 
4개의 눈이 의미하는 바? 둘 사이에 어떤 관련이 있는지와 제국에서 보내온 자일의 범죄 기록이 무엇
이었는지는 작품을 다 읽었음에도 풀리지 않는 궁금증이자 여운으로 남는다.  



[구체 우주선을 타고 신비한 마푸 행성으로 향하는 4명의 여성들, 첫장만으로도 독특한 작풍을 풍겨낸다.]


[그녀들이 살게될 여자들의 집...]



[착하고 멍청한 어린 원주민들..과 함께 하는 여성들]

[연구 담당 질투에 눈먼 리브카의 살벌한 모습....이 그림만 놓고 보면 일본의 가부키 여성이 연상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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