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앙리 픽 미스터리
다비드 포앙키노스 지음, 이재익 옮김 / 달콤한책 / 2017년 11월
평점 :
품절
앙리 픽 미스터리 (2017년 초판)
저자 - 다비드 포앙키노스
역자 - 이재익
출판사 - 달콤한책
정가 - 13000원
페이지 - 319p
베스트셀러의 저자를 찾아라!
출판사에서 거절한 원고를 모아 만든 도서관이라는 독특한 발상을 통해 그곳에서 우연히 발견된 베스트셀러의 진짜
저자를 찾기위해 벌어지는 여러 헤프닝을 담은 도서 미스터리라니!! 이것이야 말로 추리덕후와 책덕후를 모두 만족
하는 미스터리가 아닌가! 게다가 자극적인 묘사 없이 지극히 평범한 사람들의 일상을 때로는 잔잔하게 때로는 희극
적으로 묘사하는 코지미스터리로서 누구나 부담없이 유쾌하게 읽을 수 있는 작품이었다. '브라우티건'의 [임신중절]
이란 작품을 들어는 봤지만 읽어보진 못했는데, 이 작품에 거절된 원고를 모아 만든 도서관이 처음 등장한다고 한다.
어디서도 출판하기 꺼려하는 수준 미달의 책들이 모여 있는 도서관이라...-_-; 얼핏 폐지 수집장? 일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면서도 어딘지 모르게 신비하고 보물같은 작품이 숨어 있을것 같은 느낌도 든다. 출판사에는 차마 공식적으로
낼수는 없지만 마니아의 덕심을 자극하는 극악한 내용의 주옥같은 작품도 분명 한두편은 있을것 같아서 헌책방에서
레어 찾는 심정으로 찾아보면 재미있을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다. 작품에서는 미국에 실제로 이런 도서관이 있다고
설명하고 있긴한데...어디까지가 리얼이고 어디까지가 픽션인지 몰라서 실제 존재여부는 모르겠다. -_-
좌우간...프랑스의 작은 마을에 시립 도서관에 구르벡이라는 도서관장은 '브라우티건'의 거부받은 책들의 도서관을
계승하여 자신의 도서관 한켠에 거부받은 책들 코너를 마련한다. 구르벡은 사망하고 사람들 사이에 이 코너가 잊혀
질때쯤...출판사 편집자인 델핀과 소설가 프레드는 델핀의 고향인 마을에 내려와 지내던중 이 도서관에 대해 알게
되고 호기심에 방문하여 거부받은 원고들을 뒤적이던중 앙리 픽이 쓴 러브 스토리 소설 한권을 발굴한다. 편집자의
눈으로 봤을때 크게 흥행할 작품성을 가진 작품이란걸 알아본 델핀과 프레드는 본격적으로 출간 계획을 잡고 저자
앙리 픽을 수소문한다. 앙리 픽이 평생 피자집을 운영했고 이미 사망했다는걸 알게된 델핀과 프레드는 앙리 픽의
아내를 찾아가 그의 작품과 그의 생애에 관해 물어보는데......
평생 책을 읽는것을 본적이 없는 평범한 가장이 온세상을 떠들썩하게 만든 작품성 높은 베스트셀러의 작가라면?
그로인해 엄청난 부와 관심을 받게되어 혼란을 겪게 되는 남은 가족들....숨겨진 작품을 발굴하여 승승장구 하는
편집장 델핀과 상대적으로 열등감에 시달리는 소설가 프레드의 갈등...작품의 진짜 작가를 찾기 위해 시골마을을
취재하는 기자와 도서관장의 이야기까지 이 숨겨진 작품으로 인해 평화롭던 시골마을은 혼돈의 도가니탕이 되버린다.
진짜 저자의 진실은 에필로그를 보면 알 수 있을것이고, 내가 알고 있는 보통 사람이 어느날 갑자기 베스트셀러
작가였다면? 이라는 가정이 상당히 흥미로웠다. 당장 자영업을 하시는 무뚝뚝한 아버지가 남몰래 쓴글이 있었고
그 작품이 러시아 대문호 푸시킨에 비견될 정도의 작품성을 갖고 있다면...나라면 믿을 수 있을까?..내가 알고
있다고 여겼던 아버지에 대해 나는 얼마나 알고 있는가?...그렇게 평소엔 그냥 지나쳐 버리던 가족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보게 만드는 작품이기도 했다.
도서관으로 시작해 소설가, 편집자...숨겨진 베스트셀러...그리고 작품 전반에 걸쳐 등장하는 실제 유명작가와
그들의 작품들이 쉴새없이 도배되는....진정한 책덕후를 위한 작품이었다. 아쉽게 프랑스 작품이다 보니 언급되는
유명 작가는 대부분 모르는 작가였지만 간혹 '로랑 비네'의 [HHhH]나 '이탈로 칼비노'의 [거미집속의 오솔길]등등
아는 작가나 작품들이 언급될때는 참 반가운 마음도 들었다. 앞서 말했지만 프랑스 작품이라 말한마디만 해도
사랑에 빠지고 눈빛만 마주쳐도 사랑의 불꽃이 튀는 열혈 러버들이 줄기차게 나와 당황 스러웠지만 그만큼 열정
적이고 사람들에 대한 따뜻한 시선을 느낄 수 있는 착한 미스터리였던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