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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쉬왕의 딸
카렌 디온느 지음, 심연희 옮김 / 북폴리오 / 2017년 10월
평점 :
절판
마쉬왕의 딸 (2017년 1판 3쇄)
저자 - 카렌 디온느
역자 - 심연희
출판사 - 북폴리오
정가 - 13800원
페이지 - 376p
숨막히는 추적 스릴러
상당히 독특한 스릴러 소설이 출간되었다. 제목이 독특하다고 생각했는데, 내용은 그동안 봐왔던 익숙한
스릴러의 공식을 뒤집어 엎으며 새로운 이야기를 들려주어 더욱 흥미롭게 읽을 수 있었다. 동화의 아버지
안데르센의 동화 [마쉬왕의 딸]을 변주하여 이야기를 이끌어 가는데 낯선 남성에게 납치되 14년간 외딴
늪지대의 오두막에 감금되 그곳에서 남성의 딸을 낳고 불행한 인생을 살아왔다는 프롤로그만 봤을땐
그곳에서 엄마와 딸이 함께 납치범의 가학행위를 버티며 한번의 기회를 포착해 가까스로 탈출하게 되는
[패닉 룸]류의 탈출 스릴러물일거라 예상했는데, 정작 본편에서 전개되는 스토리는 전혀 예상밖의 이야기
라 한방 먹은 느낌이었다.
아메키라 인디언 부족의 후예로 사회 부적응자로 도태되던 남성은 14살 소녀를 납치하여 늪지대 한복판
사람들의 인적이 전혀 없는 오두막으로 납치한 뒤 무차별 학대와 강간을 자행하고...그로인해 그들의
딸 헬레나가 잉태된다. 열악한 조건에서도 헬레나는 무사히 태어나고 그렇게 세식구는 세상과 단절된체
인디언 아버지의 스파르타적 가르침에 따라 야생에서 살아갈 수 있는 수렵과 채집의 노하우를 배운다.
그렇게 학대와 교육 사이 그 어딘가 쯤의 생존 기술을 배우며 굳건하고 강인한 아빠를 동경하며 아빠의
편에서 약자로 사는 엄마를 배척한다. 하지만...우연한 사고를 계기로 14년만의 납치동거는 막을 내리고
부모에게서 벗어나 힘겨운 사회적응기를 지나 홀로서기를 하는 헬레나에게 감옥에 갇혀 있던 아빠가
탈옥했다는 소식을 접하는데.....
읽다보니 불현듯 영화 한편이 떠오른다. 2013년 '여진구', '김윤석'주연으로 개봉했던 [화이]...
부모의 원수인 킬러들의 손에 키워진 화이....내막은 모른체 킬러들을 부모라고 생각하며 그들에게
스파르타 킬러 수업을 받고...마침내 비밀을 알게된 화이는 어제는 가족이었던 그들과 오늘은 원수로 총대를
겨눈다. 이 작품도 삭막한 도시가 아닌 곰과 사슴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는 대자연이라는 배경만 다를뿐 기본
적인 지켜야 하는 사람을 위해 원수와 가족이라는 관계 사이에서 갈등하는 주인공의 혼란스런 감정선은
영화와 상당히 흡사하게 흘러간다. 하지만 비록 오지이지만 광활한 대자연 속에서 동물과 자연과 동화되어
생존하는 헬레나가 회고하는 유년시절의 처절한 모습은 일종의 경외감 마저 들게 만든다. 또한 헬레나가
기억하는 인디언 아빠의 모습이 과연 딸을 사랑하지만 고대 인디언의 풍습대로 냉정한 훈육의 하나였는지
아니면 그냥 개자식 학대범이었는지 끊임없이 헷갈리게 만드는 요소중 하나이다. 사실 이 아빠에 대한 판단은
마지막 장을 덮고 나서 까지도 상당히 애매한것 같다. -_-;; 개인적으론 진짜 개자식이지만 딸은 사랑했던
걸로 결론 내리긴 했지만...
헬레나의 가혹한 과거는 과거대로...아버지를 쫓는 현재의 헬레나는 현재대로 둘다 숨가삐 극한을 향해
달려간다. 진정 피튀기고 살점 튀는 어른판 잔혹동화였다. 기존의 스릴러에서 피해자로서만 그려지는 극히
수동적인 여성 캐릭터에서 대자연의 야생 소녀로 아빠와의 질긴 인연을 끝맺음 내려는 강인한 여성상인
헬레나라는 캐릭터는 상당히 독립적이고 매력적인 새로운 캐릭터였던것 같다.
덧 - 웹상에서 동화 [마쉬왕의 딸]을 찾아보려 검색 했지만 아무런 정보가 나오지 않는다...-_-;;; 작품속에
짧게 나뉘어 실려있는 동화가 실제 동화라면 [알고 보면 무시무시한 그림동화]에나 실릴법한 기괴하고
잔혹한 동화인듯...